〈 269화 〉 질투심1
* * *
뚜벅뚜벅.
블루드의 남성용 구두 소리가 울리고, 이윽고 문이 닫히자 그제야 풀리기 시작하는 분위기.
엘라는 레이시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시선에 어색하게 웃다가 자기는 블루드의 말 같은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건 지금 블루드의 말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행동이었고, 그렇기에 엘라는 미안하다는 얼굴로 레이시를 바라보다가 레이시를 꽉 안아주었다.
“후우우…….”
“…….”
엘라의 한숨에 조심스럽게 엘라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토닥임에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사과에 아니라고 몇 번 말하다가 엘라가 멈출 생각이 없자 그냥 엘라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있자 조금씩 떨어지는 엘라.
엘라는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으면서 레이시의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고, 레이시는 그 간지러운 감촉에 작게 웃으며 혀를 섞다가 가볍게 떨어지고는 엘라를 올려다보았다.
“엘라.”
“응.”
“정략 결혼 같은 건 엘라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죠?”
“딱히 그런 건 아닌데…….”
레이시의 말에 이번 결혼은 그다지 이익이 없고 자기가 완고하게 거절하면 국왕도 어떻게 하기 어려울 거라고 말하는 엘라.
엘라는 레이시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해도 역시 엘레오놀에 대한 걸 신경 쓰고 있구나 싶어서 눈을 가늘게 뜨다가 레이시의 이마에, 눈에, 코에……, 그렇게 레이시의 얼굴에 입을 연신 맞춰대기 시작했다.
레이시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사랑을 속삭이는 엘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입맞춤에 작게 웃다가 조심스럽게 엘라와 입을 맞춘 다음에 엘라를 끌어안았고, 엘라는 레이시의 포옹에 입을 맞추던 걸 멈추고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었다.
“안으로 갈까?”
“에헤헤…….”
엘라는 레이시의 웃음에 눈가에 다시 한번 입을 맞추고는 레이시를 방에 데리고 갔고, 레이시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엘라가 자기를 침대에 밀쳐 넘어트리자 엘라를 올려다보면서 엘레오놀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시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충성을 바치고 있는 기사들과 다르게 블루드에게 이용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마냥 미워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역시 싫었다.
왠지 엘라를 내게서 뺏어 가려는 것만 같아서 싫다.
엘라는…….
“으우…….”
“왜?”
“엘라는 제 공주님이죠?”
“응? 당연하지?”
뭘 당연한 걸 묻냐는 듯 웃는 엘라.
엘라는 만약 자기가 레이시에게 상처를 입히는 짓을 해버리면 다른 세 사람이 자기를 죽일 거라면서 너스레를 떨었고, 레이시는 엘라의 너스레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다시금 엘라를 꽉 끌어안고 아무 말도 하지 않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이나 아무 말도 안 하다가 엘라는 조심스럽게 블루드의 헛소리를 신경 쓰고 있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엘라에게 얼굴을 파묻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대답에 그런 헛소리는 신경 끄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이내 그런 말을 해봤자 안 들을 거란 생각에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마음이라는 건 간사해서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도, 또 상대방이 자신을 안심시켜주어도 그런 가능성을 몸 한구석에 쐐기로 남겨둔 채 계속해서 괴롭히니까…….
그러니까 말만으로는 몇 번을 말해도 레이시의 불안을 없앨 수가 없다.
그렇게 생각한 엘라는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다가 레이시의 옆에 누워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레이시는 조용히 자기를 안아주는 엘라의 품에 안겨서 엘라의 체온을 느꼈다.
그러자 신기할 정도로 몸이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아까까지 느꼈던 불안감 때문에 굳었었던 위가 풀리면서 몸에는 나른함이 감싸고 돌았고, 그 나른함을 느끼자 블루드가 오는 바람에 끊겼었던 감각이 다시금 떠오르기 시작했다.
모든 좋은 감정들이 뒤섞였지만, 그와 동시에 나쁜 감정도 끊이질 않는 그 감정.
레이시는 자기 피를 타고 흐르는 애욕을 느끼면서 얼굴을 붉히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엘라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입술을 댔다가 떨어지는 레이시.
하지만 이내 그것만으로는 애욕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레이시는 혀로 엘라의 목덜미를 핥다가 그래도 뭔가 욕구가 풀리지 않자 레이시는 엘라의 몸 위에 올라타서 약하게 목덜미를 깨물었다가 빨면서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다.
아까 한 번 끊어졌기 때문인지 좀 더 과감하게 혀를 놀리면서 엘라의 몸을 만지는 레이시.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행동에 눈을 가늘게 뜨다가 피식 웃으면서 레이시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 뒀고, 레이시는 엘라가 신음할 뿐 위에 올라탔어도 딱히 말리지 않자 얼굴을 붉히면서 엘라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쪽, 쪽.”
그리고 드러나는 살결에 연신 입을 맞추면서 독점욕을 드러내는 레이시.
레이시는 자기가 이래도 되는 건가 싶었지만, 블루드를 떠올리자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는 듯 계속해서 독점욕을 드러냈고, 엘라는 자기 전신에 키스마크를 새겨대는 레이시의 모습이 마냥 귀여워 계속해서 레이시를 쳐다봤다.
“으움.”
“내 건 미스트 거처럼 안 큰데.”
“우움, 쮸으으읍……, 파하아~. 으, 으으응…….”
엘라의 농담에 싫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사과하더니 계속해줄 수 있겠냐고 물어봤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엘라의 셔츠를 완전히 벗기고 명치께에 입을 맞추다 점점 내려와서 배를 핥기 시작했다.
기분이 좋다기보다 간지럽다는 느낌이 드는 애무.
하지만 감각이 둔한 몸에 천천히 스며드는 애정의 감각에 엘라는 작게 신음하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신음에 얼굴을 붉히다가 혀로 배꼽 근처를 가볍게 핥다가 조금 더 고개를 숙여서 아랫배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엘라의 바지를 조심스럽게 벗겨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가 바지를 벗기기 쉽게 허리를 살짝 들어주었고, 레이시는 멋을 잔뜩 부린 엘라의 속옷을 보고 얼굴을 붉히다가 엘라의 허벅지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거기에도 키스마크 새기게?”
“……시, 싫어요?”
“아니, 좋아.”
엘라의 웃음에 얼굴을 더욱 붉히면서 얼굴을 파묻는 레이시.
레이시는 부끄러움에 애무를 멈추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금 혀로 엘라의 허벅지를 천천히 핥기 시작했고, 엘라는 다시 시작한 레이시의 애무에 눈을 가늘게 뜨면서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응……, 좋네.”
“쪽, 쪼옥…….”
허벅지에 가볍게 키스마크를 새기더니 좀 더 아래로 내려와서 무릎을 가볍게 애무하는 레이시.
레이시는 무릎을 가볍게 혀로 핥다가 정강이 뼈를 따라 혀를 핥다가 이내 발등에 입을 맞추면서 엘라를 올려다봤다.
마치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자기를 버리고 갈 거냐는 듯 가만히 바라보는 레이시.
예전에 가지고 놀았던 다른 여자들이 보이던 시선.
엘라는 레이시가 그런 시선을 하면서 애교를 부리고 있자 뭔가 가학심이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고, 곧이어 레이시에게 그런 거친 행동은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못된 짓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레이시를 다른 여자들처럼 골려보고 싶다.
한동안 진심으로 남을 재미삼아 골려본 적이 거의 없으니까 더더욱 그러고 싶다.
그렇게 생각한 엘라는 레이시가 자기 발을 소중하게 잡은 다음 발등에 입을 계속해서 맞추자 그대로 레이시의 턱을 들어올렸다.
“으으응…….”
머리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레이시의 물기 어린 눈을 보자……,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레이시.”
“네?”
“나중에 사과할게.”
“으, 으응……?”
놀려버리자.
놀리고 나중에 사과하자.
그렇게 생각한 엘라는 레이시의 턱을 들면서 예전에 자기에게 매달렸던 여자들에게 하던 것처럼 놀리기 시작했다.
“애무 끝났어?”
“네……?”
“레이시, 우리가 몇 번 했지?”
“그, 그게…….”
“많이 했지?”
“……네.”
“그런데도 아직 내가 좋아하는 곳을 다 못 외웠네?”
엘라의 차가운 말에 움찔 떠는 레이시.
레이시는 엘라의 이름을 부르면서 겁에 질린 얼굴을 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얼굴에 역시 그만 둘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레이시를 쳐다봤다.
“제, 제대로 할게요……. 그, 그러니까, 응쮸읍, 쮸읍…….”
하지만 그 순간 엘라의 고민을 끊어주듯 레이시는 엘라에게 매달리면서 애교를 부렸고, 엘라는 레이시가 자기에게 어울려주자 조금 더 건방지게, 그리고 자존심이 완전히 꺾인 듯한 목소리로 연기해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난해하다는 얼굴을 하면서도 그러면 좋을 것 같냐고 물어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도 부탁한다며 매달렸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잠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뭔가 자기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어서 하기 힘들 거 같은데…….
그렇게 고민을 이어가자 레이시는 자기가 불안해서 엘라에게 매달리는데 자꾸만 야한 것에만 신경 쓰는 엘라가 미워져서 자연스럽게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여기가 좋은 거죠? 전에 여기 좋아하셨잖아요.”
자존심이 확 꺾이지만, 사랑이 너무나 강해서 어쩔 수 없이 져준다는 목소리로 엘라의 성감대를 물어보는 레이시.
레이시는 이를 살짝 세우더니 허벅지 안쪽을 깨물면서 엘라의 반응을 살펴봤고, 엘라는 레이시의 목소리가 확 변하면서 애무의 느낌마저 바뀌자 성욕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마른 풀에 불을 던진 듯이 확 달아오르는 엘라.
어째서일까?
다른 여자들과 놀았을 때 다른 여자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면 잘 젖지도 않고 되지도 않는 밀당을 한다고 귀찮았는데 레이시가 이런 모습을 보이자 이쪽에서 밀당을 하고 싶어졌다.
애태우고 싶다.
몸을 허락할 듯 말 듯 애태우면서 결국엔 내가 레이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끼게 만들고 싶다.
그렇게 생각한 엘라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욕망을 억누르기 시작했다.
밀당하는데 자기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서야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그렇기에 엘라는 레이시가 자기 고간에 고개를 파묻고 혀로 열심히 애무하는 걸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면서 아까보다는 낫다고 말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배시시 웃다가 이내 엘라가 연기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한 걸 떠올리고는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확 돌렸다.
그러자 풋풋한 느낌의 귀족 소녀가 완성되었다.
남들의 이야기를 듣고 억지로 밀당을 하는 것처럼 서툰 레이시의 연기.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연기를 보자 놀리고 싶다는 가학심이 계속해서 끓어올랐고, 이내 남아있던 이성마저도 잃고 상황극 플레이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까 레이시, 요즘 다른 여자들하고 많이 놀더라?”
“왜요? 질투해요?”
자기 말에 꺾인 자신감이 회복된 듯 키득 웃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웃음에 눈썹을 살짝 찡그리다가 이내 기어오르지 말라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레이시의 질문에 대답했다.
“아니, 나도 다른 여자를 만들어볼까 해서.”
“에……?”
그리고 그런 엘라의 말에 당황하는 레이시.
레이시는 엘라가 다른 여자들을 만들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아까 들었었던 엘레오놀의 이름이 떠올라 불안해하기 시작했고, 이내 쭈뼛거리면서 엘라의 배에 입을 맞추면서 꼬리를 말았다.
“제, 제가 있는데도요?”
“흐응? 레이시, 다른 여자들 많잖아. 어차피 나는 두 번째나 세 번째 아니야?”
“아, 아니에요!? 저에겐 엘라 밖에 없다고요? 알고 있잖아요!”
건방지게도 자기 위에 올라타서 머리 옆에 손을 짚는 레이시.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반응에 너무 꼴린다면서 키득키득 웃다가 그렇다면 자기를 가장 사랑하냐고 물어보며 레이시의 손가락을 깨물고 혀로 핥아주기 시작했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곳 전부 알고 있겠네?”
“으읏……, 당연하죠.”
“만족시켜봐. 할 수 있지?”
씩 웃으면서 침으로 적셔준 레이시의 손을 자기 음부로 가져가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유혹에 침을 꿀꺽 삼키다가 콘돔을 손가락에 끼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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