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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게 된 건 좋지만 내가 여자가 되어버렸다-258화 (258/542)

〈 258화 〉 쓸데없는 내기­2

* * *

“흐으응……, 에? 아으우우!? ……에? 아, 마, 맞다…….”

낮잠을 자다가 피로가 풀렸는지 눈을 뜨는 레이시.

그렇게 레이시가 눈을 뜨자마자 본 건 당연하게도 물이었고, 레이시는 자기가 물에 빠졌다는 생각에 다급하게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숨이 멀쩡하게 쉬어지고 주변에서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보석들의 모습에 레이시는 자기가 어쩌다가 잤는지 깨닫고 눈을 깜빡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자기는 미스트의 도움을 받아서 호수 안에서 잤었지.

그것도 바닥이 보석으로 되어있고 깊이는 200m가 넘는 곳에서.

자기가 직접 겪고 있는 일이지만 비현실적인 것도 정도가 있다며 한숨을 내쉰 레이시는 눈을 깜빡거리다가 주변에서 일행들이 바닥을 뒤지고 있는 걸 보고는 눈을 깜빡였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욕심을 부려서 보석을 챙긴다고 생각하겠지만, 엘라나 다른 사람이 그러자 레이시는 대체 왜 저러나 싶어 눈을 깜빡였다.

그렇게 궁금해하던 레이시는 미네르바에게 가서 미네르바의 날개를 잡고 뒤에서 미네르바를 껴안았고, 바닥을 뒤지면서 레이시에게 어울릴 보석을 찾던 미네르바는 레이시가 자기를 껴안자 당황하며 레이시를 바라봤다.

“뭐해요? 미네르바.”

“아, 주인. 일어났나?”

“으응, 왜 다들 보석을 뒤지고 있는 거예요? 다들 보석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그게…….”

“말해주실 수 있죠?”

싱긋 웃으면서 망설이고 있는 미네르바의 뺨에 입을 맞추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입맞춤에 잔뜩 망설이다가 이내 레이시가 다시 한번 입을 맞추자 자기도 모르게 배시시 웃으면서 레이시를 바라봤고, 레이시는 미네르바가 자기를 보자 똑같이 웃으면서 미네르바의 뺨을 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 미네르바는 쭈뼛거리면서 왜 다들 보석을 뒤지고 있는지 레이시에게 말해주었고,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설명에 어이가 없다는 듯 다른 일행들을 바라봤다.

그러니까 반지를 누가 끼울 건지 정하고 있다고……?

레이시는 너무나 의외의, 그리고 너무나 쓸데가 없는 내기에 눈을 깜빡이다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었고,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웃음이 사람들이 화를 낼 때 자주 보이는 그 웃음인 걸 확인하고는 조심스럽게 레이시에게 화가 났냐고 물어봤다.

“네? 아뇨! 화가 난 게 아니에요. 그냥 조금 어이가 없어서요.”

“우으응……?”

레이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반응에 뺨을 쓰다듬어주면서 자기가 내기를 들었을 때 어떻게 생각했는지 설명해주었다.

“다들 저를 똑같이 좋아하면서 왜 그렇게 차이를 둘려는지 모르겠어요.”

“으으응…….”

“미네르바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래도 주인에게 가장 사랑받고 싶다.”

“아하하…….”

미네르바의 질투에 어색하게 웃는 레이시.

하긴 미네르바라면 이렇게 말하겠지.

그렇게 생각한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뺨을 쓰다듬다가 가볍게 입을 맞춰주었고,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입맞춤에 얼굴을 붉히다가 레이시를 꽉 끌어안으면서 자기가 주운 보석을 레이시에게 내밀었다.

“주인은 어느게 좋나……?”

“이게 좋아요.”

그러자 미네르바의 이마에 입을 맞추면서 자기는 보석보다는 미네르바가 좋다고 말하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대답이 자기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리고 방금 돌멩이와 비교당했다는 걸 알면서도 입꼬리가 씰룩거리면서 웃으려고만 했고, 레이시는 미네르바가 웃음을 억지로 참는 이상한 얼굴을 하자 키득 웃으면서 미네르바를 안아주었다.

그러더니 레이시는 잠시 위를 쳐다보다가 야영지로 돌아가자며 미네르바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가서 뭔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엘라에게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말해주고 있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이야기가 끝났는지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곁으로 돌아온 다음천천히 올라가야 해서 꽤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주었고,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말에 배시시 웃으면서 미네르바의 몸을 꽉 끌어안았다.

그러자 레이시를 조심스럽게 껴안고서 천천히 위로 헤엄치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몸이 붕 뜨는 느낌을 받으면서 내려올 때는 불안해서 보지 못 했었던 풍경을 가만히 바라봤고, 이내 어둠 속에서 히끗히끗 보이는 호수 안의 풍경에 감탄하면서 입을 벌렸다.

“예쁘네요…….”

“응?”

“호수요. 에헤헤, 예뻐서요.”

“응, 주인이 그렇게 말했으니까 다음에 또 오면 좋겠다.”

“푸훗, 그게 뭐예요? 제가 다른 곳에 가자고 하면 다른 곳으로 갈 거예요?”

“그게 당연하지 않나?”

“그럼 제가 미네르바가 가고 싶다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면요?”

“가만히 있을 거다. 주인이 있는 곳이 있고 싶은 곳이니까.”

“푸흐흐. 미네르바, 바보.”

미네르바의 말에 작게 웃으면서 미네르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레이시.

레이시는 한참을 헤엄치다가 수면이 점점 가까이 오자 다음에는 미네르바가 좋아하는 곳을 같이 찾아보자며 미네르바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러자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미네르바.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뺨에 입을 맞추다가 이제 좀 있으면 나올 것 같다면서 레이시의 뺨에 입을 맞췄고,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말에 위를 올려다보다가 cf에서처럼 몽환적인 분위기의 수면이 점점 다가오자 수면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퐁­하는 소리와 함께 호수에서 나오는 레이시.

들어갈 땐 해가 이제 막 뜨고 있었지만, 중간에 짧게 낮잠을 자서일까?

해는 하늘 한 가운데에 떠서 따사로운 햇빛을 내리쬐고 있었고, 레이시는 그 햇빛이 기분 좋다는 듯 잠시 멍하니 있다가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호수에서 나와 모닥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흐아아아……, 조금 춥네요.”

“으응, 많이 춥나?”

“이제 모닥불 피웠으니까 괜찮아지겠죠.”

“으응…….”

날개로 자기 몸을 끌어안는 미네르바의 행동에 싱긋 웃으며 수건으로 몸을 닦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레이시가 잘 닦지 못하는 곳을 닦아주면서 많이 추우면 마차에서 자자면서 레이시의 볼에 입을 맞췄고, 레이시는 계속해서 애교를 부리는 미네르바를 보고 작게 웃다가 그럴까 물어봤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은 쓸데없는 내기를 하느라 늦게 올 거 같고…….

“으으으응~.”

한참을 고민하던 레이시는 이내 미네르바의 말대로 하기로 하고 마차로 들어가 이불을 몸에 두르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모닥불의 온기로 몸을 녹이기 시작했고, 미네르바는 레이시가 몸을 녹이는 사이에 심심하지 않게 미스트가 준비해둔 간식을 가져다주면서 배는 안 고픈지 물어봤다.

“그렇게 배고프지는 않네요. 호수의 물을 마셔서 그런가?”

뭔가 그런 감각은 없었지만, 말하면서 물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마법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그 마법이 무슨 마법인지도 모르는 레이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꺄르륵 웃다가 미네르바에게 자기 옆자리에 앉으라며 이불을 살짝 들추어 주었다.

그러자 레이시의 옆에 앉더니 물기 하나 없는 뽀송뽀송한 날개로 레이시를 안아주는 미네르바.

미네르바는 레이시가 자기 품에 들어오자 눈을 가늘게 뜨면서 레이시에게 입을 맞추고 배시시 웃었고, 레이시는 미네르바가 애교를 부리며 매달리자 키득키득 웃으면서 미네르바의 뺨을 만지작거렸다.

“그래서 갑자기 왜 다들 반지니 뭐니 난리를 피운 거예요?”

“응? 모른다. 그냥 엘라가 내기하자고 해서 하기로 한 거다.”

“아하…….”

친구들끼리 계곡에 놀러갔다가 자기들 밖에 없으니 누가 가장 물수제비를 멀리 띄우는가 내기하는 감각……?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말에 그렇게 생각하면서 미네르바의 볼을 콕콕 찔렀고, 미네르바는 레이시가 볼을 찌르자 레이시를 자기 허벅지 위에 앉히고서 멍하니 레이시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 주인…….”

“안 돼요.”

“아,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하자고 할 거잖아요.”

미네르바의 입술을 꼬집으면서 볼을 부풀이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말에 몸을 크게 흠칫 거리더니 어색하게 웃으면서 시선을 피했고,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반응에 한숨을 내쉬면서 미네르바의 볼에 입을 맞췄다.

“죄송해요. 어제한 것 때문에 좀 피곤해서…….”

“훌쩍…….”

“아, 아하하. 이거로 참아주세요.”

미네르바가 울먹이자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면서 미네르바를 달래주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말에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입술을 샐쭉하게 내밀고 레이시를 쳐다보다가 한 번 더 원한다면서 입술을 내밀었고,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애교에 어색하게 웃다가 다시 입을 맞췄다.

미네르바의 입술을 약하게 깨물면서 간지럽히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입맞춤에 작게 웃다가 레이시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다가 이내 만족하고 마차 안에 있는 책을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수수께기가 잔뜩 있는 책을 보고는 책을 펼치고 이걸 풀자면서 레이시에게 졸랐고, 레이시는 십자말풀이 퀴즈에 오랜만이라면서 웃으면서 미네르바와 퍼즐을 풀기 시작했다.

꽤 어려운 난이도의 퍼즐.

이런 종류의 퍼즐이 다들 그렇듯 풀리는 문제 몇 개와 풀리지 않는 문제가 뒤섞여 레이시와 미네르바를 괴롭혔고, 두 사람은 의외로 어렵다며 꺄르륵 웃다가 아직도 다른 사람들이 올라오지 않자 조심스럽게 호수를 바라봤다.

세 사람이라면 호수에서 익사하는 일 같은 건 없겠지만…….

“으으응…… 걱정되니까 불러볼까요?”

“응, 알겠다. 그런데 어떻게 부르나?”

“……그러게요?”

물을 강하게 차면 되려나?

그래봤자 5m 아래로만 들어가면 안 들릴 거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던 레이시는 잠시 고민하다가 미네르바에게 좋은 방법이 없냐고 물어봤고, 미네르바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빨랫줄에 걸린 레이시의 속옷을 걷어서 던져도 되냐고 물어봤다.

“헤……?”

“레이시의 속옷이면 단번에 올라올 거다.”

“…….”

미네르바의 말에 잠시 어처구니없다는 얼굴을 하는 레이시.

하지만 잠시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진짜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레이시는 잠시 미네르바를 바라보다 장난기가 발동해 수영복에 립스틱으로 1등으로 올라온 사람에게는 키스해주겠다고 쓴 다음 호수에 던졌다.

어차피 어제 저녁부터 하루 내내 입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한 레이시는 마차 근처에 만든 간이 샤워실에서 미네르바와 함께 몸을 씻은 다음 평소에 입는 정장을 입었다.

그리고 그 순간 등 뒤에서 숨을 헥헥거리면서 올라온 엘라.

이마에서 주르륵 흐르는 것들이 전부 물이 아니라는 것쯤은 명백하게 보이는 상황에 레이시는 다소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엘라를 바라봤고, 엘라는 레이시의 시선에 헛기침하다가 수영복을 건네주면서 키스해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했다.

“아니, 좀 깨잖아요.”

“약속이잖아.”

“조금 예쁘게 나와야죠. 그렇게 허겁지겁 나오면 조금…….”

점심시간의 고등학생도 아니고.

레이시는 뺨을 멋쩍게 긁으면서 엘라에게 그렇게 키스가 하고 싶은 거냐고 물어봤고, 엘라는 레이시의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 가슴을 활짝 폈다.

그러자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면서 엘라의 이마에 입을 맞춰주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입맞춤에 다음에는 입술이겠지 싶어 얌전히 기다렸고,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모습에 장난치듯 키득 웃으면서 너무 급하게 올라왔으니까 참으라고 말하면서 다시 한번 엘라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러자 잠시 멍하니 있다가 치사하다면서 투덜거리는 엘라.

“너무 안 올라와서 걱정했는 걸요.”

“그래도 그렇지, 키스해준다면서!”

“거의 매일 하잖아요.”

“숨 쉬는 것도 매일 쉬잖아.”

“숨 쉬는 거랑 저랑 키스하는 거랑 똑같아요?”

“적어도 후자 게 더 중요해.”

“숨 쉬는 걸 우선해주세요.”

물에서 나와 투덜거리는 엘라의 볼을 꼬집으면서 가볍게 버드 키스를 해주는 레이시.

엘라는 입술끼리 살짝 맞닿았다가 떨어지자 오늘은 이걸로 봐주겠다며 한숨을 내쉬었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다른 사람들은 언제 올라오냐고 물어봤다.

“오늘은 미스트가 가르쳐준 스튜 만들어봤는데.”

“두 사람은 잠수병 방지하려고 천천히 올라온데.”

“그렇구나. 엘라는요?”

“그냥 텔레포트 썼는데? 마법사들은 기본적으로 스킬 레어도가 높으면 다른 종파의 마법도 어떻게든 쓸 수 있거든. 나는 대암흑마도천이라는 스킬 때문에 한정적이지만.”

“헤에에……. 그렇구나.”

“레이시의 테이밍은 마법이라기보다는 다른 종류라서 힘들겠네.”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작게 웃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조금 아쉽다고 생각하면서도 빨리 점심을 먹으러 가자며 엘라를 껴안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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