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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게 된 건 좋지만 내가 여자가 되어버렸다-249화 (249/542)

〈 249화 〉 3일만 만나지 않더라도­3

* * *

아샤가 레이시의 곁으로 돌아오고 이틀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에는 아샤의 체력을 배려해서 여관 근처를 산책한다거나 아쿠아리움에만 간다거나 그랬지만, 슬슬 다시 돈을 써야만 하는 시기가 찾아와 레이시 일행은 다시금 카지노를 방문하게 되었다.

레이시의 게임을 맡아준 사람은 저번에 엘라가 팁을 준 딜러.

아무래도 상대해야 하는 사람이 왕가의 사람이라는 게 부담스러운 거겠지.

동료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었기에 딜러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면서 카드를 나눠주었고, 아샤는 딜러가 카드를 나눠주자 레이시가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게임이 시작되자 레이시는 은근히 높은 승률을 보여주었다.

a가 11로 고정된 블랙잭이라서 불리한 게임이지만, 그래도 10판 중 3판은 이기고 있는 레이시.

미스트라면 확률을 무시하고 게임을 이기겠지만…….

어차피 돈을 쓰러 온 곳에 그럴 필요는 없겠지.

그렇게 생각한 아샤는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했고, 레이시는 아샤가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배시시 웃다가 아샤를 끌어안았다.

그러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마에 입을 맞춰주는 아샤.

아샤는 레이시가 칭찬해줄 때마다 배시시 웃자 똑같이 웃으면서 레이시를 계속해서 칭찬해주었고, 레이시는 아샤의 칭찬에 배시시 웃다가 게임을 이어나갔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요?”

“그럴까?”

레이시의 말에 주변을 둘러보다 카지노에는 시계가 없다는 걸 깨닫고 어깨를 으쓱이면서 레이시를 끌어안는 아샤.

아샤는 레이시의 볼을 콕콕 찌르면서 많이 지쳤냐고 물어봤고, 레이시는 아샤의 질문에 배시시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지치기도 지쳤고, 아샤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이 있어서요!”

“응? 어딘데?”

“에헤헤, 따라오면 알아요.”

어린아이가 자기 보물을 자랑하는 얼굴로 아샤의 손을 잡아끄는 레이시.

아샤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어디 안 갈 테니 천천히 가자며 레이시를 진정시켰고, 레이시는 아샤의 말에 어색하게 웃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샤를 아쿠아리움으로 데리고 갔다.

언제 봐도 신기한 풍경.

전생에서도 보기 힘든 아름다운 모습에 레이시는 멋지지 않냐며 아샤를 쳐다봤고, 아샤는 눈을 깜빡이다가 레이시의 미소에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눈이 돌아갈 정도로 예쁜 풍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레이시가 좋아하니까 뭐…….

그렇게 생각하던 아샤는 관상어들을 보면서 잠시 눈을 깜빡이다가 카지노에서 돈을 다 쓰고 난 다음에 할 일이 있는지 물어봤고, 레이시는 아샤의 질문에 엘라를 쳐다봤다.

그러자 엘라는 아마 따로 일을 시키지는 않겠지만, 확실한 건 왕궁으로 돌아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엄청 급한 일이 아니라면 조사하는데 바빠서 아마 일을 시키지는 않을 거야.”

“그럼 다른 곳으로 휴가 가자. 곧 있으면 여름이니까. 수영하기 좋은 호수를 알아. 여기처럼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사는데 조금 외진 곳에 있다는 게 흠이지만 그거 말고는 좋아.”

“그래?”

“작년 여름에 수영 못 했잖아.”

“수영…….”

수영하려면 수영복이 있어야겠지.

그런 생각이 들자 엘라는 레이시를 바라보며 배시시 웃었고, 레이시는 엘라의 웃음에 또 무슨 변태적인 생각을 하는 거냐며 엘라의 볼을 쿡쿡 찌르다가 자기는 헤엄을 칠 줄 모르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아샤는 어깨를 으쓱이면서 괜한 걱정은 하지 말라며 레이시를 말렸다.

“너 정도면 힘이 좋아서 그냥 헤엄칠 수 있을 거야.”

“……그런가요?”

“응. 그런 거야.”

몸무게는 50도 안 나갈 정도로 가벼운데 몸무게가 3톤이 넘는 나비의 장난을 받아줄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헤엄을 못 치더라도 힘으로 몸을 수면 위로 올릴 수 있다.

그리고 그렇다면 몇 번 물 좀 먹고 나면 헤엄을 칠 수 있게 되겠지.

아샤가 그렇게 말해주자 레이시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자기 손을 바라보다가 이내 아샤의 말을 믿기로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 안 돼면 허리에 튜브 끼고 둥둥 떠다니지 뭐.

그렇게 생각하면서 레이시는 엘라를 바라보면서 비키니는 안 된다며 미리 못 박아뒀고,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그럼 스트링 계열의 수영복은 괜찮냐고 물어보며 웃었다.

그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레이시.

레이시는 미스트에게 엘라가 말하는 수영복이 어떤 거냐고 물어봤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말에 엘라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피다가 이내 한 장의 그림을 그려 레이시에게 보여주었다.

“케흑!”

그리고 곧바로 헛기침하면서 고개를 돌리는 레이시.

입으라고 만든 건지, 아니면 벗으라고 만든 건지 알 수 없는 수영복의 형상에 레이시는 바들바들 떨다가 엘라에게 미쳤냐면서 소리쳤고,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레이시라면 그런 것도 어울리지 않겠냐며 볼을 콕콕 찔러댔다.

그러자 눈을 째리면서 엘라의 볼을 꼬집어당기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행동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평범한 수영복으로 고르자며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고, 레이시는 그제야 화를 풀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바니걸 볼 때마다 입어달라고 하는 것도 멈춰줘요.”

“그건 싫어.”

“……어째서요?”

“귀엽잖아. 특히 엉덩이 라인이 끝내줘. 그, 스타킹도 일부러 심이 있는 걸 입어서 솔기 라인이 보이게 하는 게 특히 말이야. 아, 그리고 레이시는 역 바니 같은 것보다는 그냥 바니가 더 잘 어울리는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몰라요. 멍청아. 왜 매번 그런 생각만 하는 거예요?”

“그거야 그런 옷을 입고 있으면 버니걸도 입어주지 않을까 해서.”

“없어요!? 당장에 이 옷도 입기 싫은데!”

“레이시.”

“네?”

“야해. 옷을 벗고 싶다니.”

“시끄러워요!”

엘라의 말에 얼굴을 붉힌 채 빼액 소리를 지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농담이었다고 말하면서 손사래를 치다가 잠시 입을 다물었고, 레이시는 엘라가 입을 다물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엘라를 쳐다봤다.

“흐음, 아샤.”

“응?”

“네가 안다는 그 호수. 거기, 좀 이른 여름에도 따뜻하던가?”

“뭐, 이제 봄이 다 지나가는 시기니까 헤엄칠 수 있을 정도로는 따뜻하지.”

“그럼, 오늘 내로 돈 다 태우고 거기로 갈까?”

“에……? 하루에 남은 돈을 어떻게 다 태워요……. 못 해도 9억은 있을 건데.”

“보여줘?”

엘라의 말에 움찔 떨면서 겁을 먹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가 처음 카지노에 왔을 때처럼 움찔거리자 피식 웃으면서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오늘 내로 돈을 다 태워주겠다면서 레이시를 데리고 다시 카지노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풍경은 레이시로서는 차마 받아들이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한 게임에 자기 3년치 월급이 오고 가는 게임판.

조금 판이 커진다 싶으면 억 단위의 돈이 오갔고, 레이시는 그 모습에 멍하니 입을 벌리다가 공포에 덜덜 떨면서 미스트에게 안겼다.

그러자 입을 가리고 있다가 등을 토닥여주는 미스트.

아샤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미네르바와 함께 뺨을 긁적이다가 엘라가 게임하는 걸 바라봤다.

“아~ 재밌었다. 역시 남의 돈으로 도박하는 건 아무런 리스크가 없어서 재미있단 말이지.”

“아, 아하하하…….”

6시간만에 남은 돈을 모두 카지노에 태운 다음에 개운하다는 듯 기지개를 쭉 켜는 엘라.

엘라는 기왕 로제디아에 왔으니까 수영복도 사고 가자면서 레이시의 손을 잡았고, 레이시는 엘라의 행동에 덜덜 떨다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엘라의 뒤를 따라갔다.

“비키니까지는 괜찮아?”

“비키니라면 헤엄치다가 벗겨질 걸? 스포츠브라처럼 된 거면 괜찮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없다면 괜찮아요.”

“그럼 괜찮겠네.”

레이시의 볼에 입을 맞추면서 키득키득 웃는 엘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말에 엘라도 아는 곳이냐고 물어봤고, 엘라는 레이시의 질문에 아샤를 바라보면서 자기가 아는 거기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는 아샤.

엘라는 아샤의 대답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말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조금씩 불안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체 어느 곳이기에 다른 사람들이 없다고 저렇게 확신할 수 있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며 엘라를 바라보자, 엘라는 그런 것보다는 수영복이 중요하다면서 스포츠 브라 형식으로 된 것 중에 가운데에 토끼 모양으로 구멍이 나있는 걸 레이시에게 내밀었다.

“왜 토끼 모양…….”

“저번에 말해줬잖아, 로제디아의 초대 영주와 마케르크 가문의 초대 영주가 친구여서 배그 영지의 수호신을 그대로 이 도시에 유행시켰다고. 그러니 토끼의 문양이 들어가도 이상할 것 하나 없지 않을까? 거기에다 미스 배그의 버니걸이었던 레이시에게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

“일부러 그러는 거죠?”

“응, 그런데 예쁠 것 같다는 건 진심이야.”

“아으으으으…….”

엘라의 말에 앓는 소리를 내면서 얼굴을 가리는 레이시.

차라리 자기를 놀리기 위해서 저런 말을 하는 거라면 속 시원하게 화라도 내겠는데, 그런 게 아니라는 즛 엘라는 진지한 얼굴로 레이시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몸을 이리저리 베베 꼬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면서 엘라를 바라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가 자기를 쳐다보자 입어주지 않을 거냐고 물어봤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한숨을 내쉬면서 조심스럽게 엘라가 내민 수영복을 받아들였다.

“하아아아…….”

한숨을 내쉬면서 엘라를 바라보는 레이시.

엘라는 기대하는 눈빛으로 레이시를 바라봤고, 레이시는 엘라의 시선에 옷을 입고 오겠다면서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윗단이 배꼽 바로 아래까지 올라오는 핫팬츠 같은 비키니 팬티와 스포츠 브라에서 토끼 문양이 가운데에 파진 수영복.

레이시는 거울에 비치는 자기 모습에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다가 밖으로 나왔고, 엘라는 역시 귀엽다면서 레이시의 가슴골 사이에 손을 넣었다.

“……뭐해요?”

“아니, 따뜻할까 싶어서.”

“맞을래요?”

얼굴을 붉히면서 가슴을 가리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아쉽다는 듯 레이시의 가슴을 바라보다가 손가락만 넣어보면 안 되냐고 레이시에게 물어봤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사람들이 다 있는데 뭐 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없으면 해봐도 돼?”

“……변태.”

엘라의 집요한 부탁에 얼굴을 붉히는 레이시.

하지만 레이시의 목소리는 은근한 허락의 느낌을 풍기고 있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말에 볼에 입을 맞춘 다음 수영복을 결제하고 다른 수영복도 사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많이 사요?”

“수영복은 한철만 입고 버리는 옷이니까. 대부분은 복원력이 낮아.”

“그래요……?”

“응.”

“그건 몰랐네요.”

남자였을 땐 수영할 때 그냥 팬티만 입고 시골 강에서 놀았으니까 수영복이 내구성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하긴 생각해보면 세탁 방법도 마땅히 없는 걸 생각해보면, 한철 옷이라고 해도 딱히 이상할 건 없으려나?

그렇게 생각하던 레이시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자기 수영복과 비슷하지만, 밑가슴을 그대로 노출하는 디자인의 수영복을 보고는 이건 누구 수영복이냐며 손을 들었다.

“아, 그거 제 거예요.”

“…….”

미스트의 말에 미스트의 가슴을 바라보는 레이시.

이내 레이시는 미스트가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상상하다가 얼굴을 붉히면서 입을 막았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반응에 키득키득 웃다가 다른 사람들의 수영복도 기대하라며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으으으으…….”

“후후, 거기 가면 우리밖에 없으니까 다들 제대로 꾸며보기로 했어요.”

레이시의 볼에 입을 맞추면서 속삭이는 미스트.

레이시는 미스트의 입맞춤에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다가 매점의 직원이 포장을 위해서 다가오자 화들짝 놀라면서 수영복을 내밀었다.

그러자 수영복을 예쁘게 포장해서 레이시에게 건네는 점원.

레이시는 점원이 건네준 수영복을 보고 얼굴을 붉히다가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도망치듯이 가게에서 나갔고, 엘라는 자기는 영주와 만나고 올 테니 나중에 여관에서 만나자며 손을 흔들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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