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3화 〉 저는 당신을 질투하고 있어요4
* * *
“뭐, 오늘 훈련은 이쯤 해둘까?”
오전 11시.
아침 8시부터 이어졌던 훈련이 끝난 시간.
훈련이 끝난 시점은 다른 때보다 빨랐지만, 쉬지 않고 계속해서 뛰어서인지 기사들은 아샤의 말이 끝나자마자 조끼를 벗고서 땅바닥에 엎어져 병사들이 들고 온 소금과 스포츠음료를 허겁지겁 먹으면서 염분과 당분을 보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어색하게 웃는 레이시.
레이시는 땀 때문에 몸에 붙기 시작한 셔츠의 옷자락을 잡고 가볍게 흔들다가 미네르바에게 음료를 건네주었고, 이내 아샤에게도 음료를 건네주기 위해서 아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아샤가 한 모습을 보고는 그대로 헛기침하면서 바들바들 떠는 레이시.
레이시는 그늘에 앉아서 땀을 식히는 아샤를 보더니 다급하게 자기 외투를 벗어서 아샤에게 덮어주었고, 아샤는 그런 레이시의 행동에 음료를 받으면서 왜 그러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레이시는 태평한 얼굴을 한 아샤에게 그렇게 살결을 드러내면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냐며 화를 냈고, 아샤는 그런 레이시의 말에 잠시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레이시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레이시가 할 소리냐고 물어봤다.
“저 기사들이 누구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더라?”
“윽……, 그, 그건……! 아, 아무튼 안 되요! 가려요! 알겠죠!?”
“하아, 그래, 그래. 알겠어. 쯧.”
기사들을 들먹이면서 레이시를 바라보는 아샤.
레이시는 그런 아샤의 말에 치사하다는 듯 입을 우물거리다가 이내 아무튼 보여지면 안 된다면서 아샤를 말렸고, 아샤는 그런 레이시의 행동에 한숨을 내쉬다가 일단 알겠다면서 레이시를 바라봤다.
몸에 들러붙은 셔츠 때문에 힐끗 비쳐보이는 스포츠 브래지어와 새하얀 속살.
셔츠가 땀 때문에 접힌 곳은 보이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괜히 더 야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레이시의 몸.
아샤는 몇 번이고 봤었던 레이시의 알몸을 상상하다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고, 이내 기사들도 자기와 같은 눈으로 레이시를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도끼눈으로 기사들을 노려봤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뭔가 음란한 눈으로 레이시를 바라보는 기사.
연정의 야차의 효과겠지만, 완전히 홀려서 레이시를 바라보며 마른 침을 삼키는 기사들을 보자 아샤는 다시금 탐욕과 질투가 들끓는 것을 느끼며 헛기침했고, 기사들은 아샤의 헛기침에 아샤가 자기를 노려보고 있는 걸 간신히 눈치챘는지 화들짝 놀라며 시선을 피했다.
“하……, 씨팔.”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깊게 내쉬는 아샤.
아샤는 기사들을 보다가 다시 레이시를 바라봤고, 레이시는 아샤의 시선에 움찔 떨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자기를 바라보냐는 듯 아샤를 바라보는 레이시.
아샤는 그런 레이시의 시선에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레이시의 손을 잡고 다른 곳으로 갔고, 레이시는 갑자기 격하게 변한 아샤의 행동에 당황하며 버둥거리다가 따라오는 미네르바에게 손을 뻗었다.
그러자 레이시의 손을 잡고 아샤의 품에서 레이시를 빼앗아 안는 미네르바.
미네르바는 볼을 부풀리더니 어제 말한 대로 오늘 레이시는 자기 거라면서 아샤를 노려봤고, 아샤는 그런 미네르바의 모습에 잠시 미네르바를 노려보다가 한숨을 내쉬면서 알겠으니 저택으로 돌아가서 씻자고 말했다.
“기사들이 쳐다보는 거 못 견디겠으니까 돌아가자.”
“응, 그건 동의한다.”
아샤의 말을 듣자 잠시 눈을 찌푸리다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그러자고 말하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아샤의 말에 자기 몸을 바라보다가 셔츠가 비쳐 보이는 걸 깨닫고는 얼굴을 붉히면서 그러면 그렇게 말해달라며 부끄러워했다.
“큼큼……, 놀랐잖아요.”
“하아……, 미안.”
“아니에요, 그럼 씻으러 가요.”
그렇게 서로 이야기하자 분위기는 누그러졌고, 레이시는 옷을 쭈뼛쭈뼛 만지더니 이내 다시 웃으면서 아샤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한숨을 내쉬면서 레이시의 손을 잡는 아샤.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한쪽 팔에 팔짱을 끼더니 오늘 레이시는 자기 거라면서 아샤와 기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고, 아샤는 미네르바의 기 싸움에 한숨을 내쉬면서 마음대로 하라며 손짓했다.
그러자 레이시를 껴안고 저택의 욕실까지 들어가는 미네르바.
레이시와 아샤, 미네르바는 셋이서 욕실에서 몸에 묻은 땀을 씻어내기 시작했고, 아까 기사들의 시선이 떠오른 아샤는 레이시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레이시.”
“네?”
“어제도 말했지만, 내가 유혹당할 거라면서 질투하지는 마. 오늘 있었던 일만 봐도 알잖아? 기사들은 나 같은 것보다는 레이시를 더 좋아해. 그러니까 내가 널 질투하면 하지, 네가 날 질투할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이런 말을 하는 건 좀 부끄럽긴 하지만 내게는 너밖에 없으니까 내가 다른 사람에게 눈을 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돼.”
말하면서도 부끄러운지 쭈뼛거리면서 레이시의 눈치를 살피는 아샤.
아샤의 뺨은 목욕물 때문인지 붉어져 있었고, 레이시는 그런 아샤의 모습에 똑같이 얼굴을 붉히다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아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레이시.
욕조가 좁았기에 어쩔 수 없이 서로 꼭 달라 붙어서 씻게 된 세 사람은 그렇게 한참을 목욕물에 몸을 담그고 있다가 천천히 빠져나와 몸을 씻었고, 엘라와 미스트는 세 사람이 씻고 나오자 내일 아침 도시를 떠날 테니 채비를 마쳐달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레이시는 알겠다면서 미네르바와 함께 나비와 하양이의 몸 상태를 살피러 나갔고, 아샤는 미스트를 도와서 짐을 싸서 마차에 묶을 준비를 했다.
그렇게 떠날 채비를 마치자 아직 미련을 못 버렸는지 인사를 한다면서 찾아오는 기사들.
아샤는 레이시를 노렸던 사람이라는 생각에 눈을 가늘게 뜨다가 기사들의 마중을 나갔고, 기사들은 아샤가 찾아오자 움찔 떨면서 어색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런 기사들에게 왜 여기에 왔냐고 물어보는 아샤.
아샤는 레이시 떄문에 온 거라면 레이시는 오늘 하루 종일 바쁠 예정이니 얌전히 떠나라고 말했고, 기사들은 아샤의 말에 서로 눈치를 보더니 그럼 아샤도 같이 와서 넷이서 데이트는 어떻냐고 물어봤다.
자기들이 사주는 거라면서 어떻게든 데이트를 해보려는 기사들.
아샤는 그런 기사들을 바라보자 한참 산적 사냥꾼으로 있을 때 느꼈던 탐욕이 들끓는 걸 느끼면서 한숨을 내쉬었고 이내 기사들에게 진심으로 하는 소리면 가서 회복이나 더 열심히 하라며 핀잔을 줬다.
“제대로 일인분 역할도 못 하는 녀석하고는 친해질 생각도 없어. 빨리 가서 휴식이나 취해. 오늘은 뜨거운 물로 씻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자라.”
손을 휘휘 내저으면서 기사들을 내보내는 아샤.
아샤는 귀찮다는 듯 한참을 기사들을 바라보다가 이내 문을 닫고 돌아갔고, 그 사이에 하양이와 나비를 데리고 온 레이시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아샤를 바라봤다.
“아샤도 데이트 신청 받았죠? 그거 봐요. 저 말고도 아샤도 다른 사람한텐 매력적으로 보인다고요?”
“시끄러워, 너랑 같이 도매금으로 넘겨졌을 뿐이야.”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이마에 입을 맞추면서 일의 준비는 끝났냐고 물어보는 아샤.
레이시는 아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엘라가 오늘은 저녁만 먹고 자자면서 카드 게임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고, 아샤는 레이시의 말에 5명이 하는 거냐고 물어본 다음 레이시가 고개를 끄덕이자 같이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포커를 시작하는 레이시 일행.
표정을 전혀 관리하지 못하는 레이시와 미네르바는 얼마 지나지 않아 탈락했고, 나머지 셋이서 1, 2, 3등을 가리는 포커.
레이시는 그런 세 사람의 게임을 보다가 뾰로통한 얼굴로 앉아 있는 미네르바에게 간식을 먹여주었고,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간식을 먹으면서 배시시 웃다가 소파에 누워 레이시의 허벅지에 얼굴을 파묻고 얌전히 있었다.
그렇게 다섯이서 한참을 놀고 있자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 저녁을 먹을 때가 되었고, 미스트는 시간이 되자 미리 만들어둔 저녁을 모두에게 나눠주었다.
내일 아침 일찍 떠나서인지 꽤 성대하게 나오는 저녁.
레이시는 저녁을 먹자 오전에 했던 훈련의 피로감이 올라오기 시작했는지 하품을 늘어지게 하면서 오늘은 먼저 자겠다고 말했고, 엘라나 다른 사람들은 편히 자라며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미네르바와 함께 방에 들어가는 레이시.
레이시가 들어가자 엘라와 아샤는 본격적으로 다음 도시에서 할 일들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고 미스트는 알코올이 없는 음료를 두 사람에게 제공하면서 다음 일을 어떻게 해결할지 물어봤다.
“산이 막혔다니까 내가 마법으로 부수는 게 좋겠는데……. 길을 다시 다듬는 건 네가 해야하겠지? 난 지휘는 영 엉망이니까.”
“나도 딱히 공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
“그거라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다음 도시에서 할 건 몬스터를 피해서 갈 수 있게 만든 길이 산사태로 막혔으니 도로의 재시공에 생긴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것.
공주가 할 일인가 싶긴 했지만, 일단 왕가로 도움을 요청했으니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 엘라는 두 사람과 함께 계획을 짜기 시작했고, 이내 어떻게든 될 것 같자 음료수를 마시면서 자기가 이런 걸 해야 하냐며 가볍게 투덜거렸고, 미스트는 엘라의 말에 작게 웃으면서 일을 받은 건 엘라가 아니냐며 그냥 하자며 엘라를 다독였다.
그러자 한숨을 내쉬면서 아샤를 바라보는 엘라.
뭔가 동의를 해달라는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아샤는 자기는 옳은 명령을 받으면 그대로 하는 기사일 뿐이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엘라는 아샤의 반응에 혀를 가볍게 차다가 자러 갈 거냐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잘 거야. 오늘은 미네르바 때문에 꽤 열심히 달렸으니까.”
“흐응……. 그래? 먼저 자.”
“너는?”
“미스트랑 계획을 짜야지. 나랑 미스트는 내일 마차에서 좀 잘 거고 너랑 레이시, 미네르바가 마차를 몰아줘야겠네.”
“그래, 알았어.”
미네르바에게 나비를 맡기고 마차는 나랑 레이시가 번갈아 몰아야할까?
그렇게 생각한 아샤는 먼저 들어가보겠다면서 음료수를 비운 다음에 위로 올라갔고 이내 레이시가 일어나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레이시는 곤히 잠들어 있었고, 아샤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에 내일 아침 일찍 말하면 되겠지 싶어 이를 닦은 다음에 침대에 누워서 자기 시작했다.
그리고 달이 하늘 중앙에 뜰 때쯤, 아샤는 무언가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처음에는 엘라와 미스트가 공사 작전을 짜는 소리인가 싶었지만, 뭔가 그런 소리가 아닌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자 아샤는 눈을 찌푸리면서 소리의 근원지를 찾기 시작했다.
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서인지 금방 근원지를 찾아내는 아샤.
아샤는 레이시의 방에서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레이시의 방문에서 촛불의 빛이 새어 나오는 걸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열린 문틈 사이로 레이시의 방을 엿보았다.
그러자 보이는 건 침대 위에서 입을 맞추고 있는 레이시와 미네르바.
레이시는 자다가 잠에서 깬 건지 부스스한 모습으로 혀를 섞었고, 미네르바는 그런 레이시가 귀여운지 작게 웃으면서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으면서 레이시에게 사랑의 말을 속삭였다.
“후후, 주인, 자다 깬 모습도 정말 사랑스럽다.”
“아으으응……, 자다가 갑자기……. 쪽.”
“하지만 잠이 잘 안 왔다.”
“왜요?”
“아침에 주인을 두고 다퉈서인 거 같다. 에헤헤헤……. 그, 그리구 며칠 동안이나 안 해서 조금……, 조금 쌓였다. 에헤헤헤…….”
헤프게 웃으면서 레이시의 뺨에 계속해서 입을 맞추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연신 이어지는 미네르바의 입맞춤에 얼굴을 붉히면서도 천천히 옷을 벗으면서 미네르바를 껴안았고,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나체를 보고는 크게 흥분하면서 레이시와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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