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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게 된 건 좋지만 내가 여자가 되어버렸다-194화 (194/542)

〈 194화 〉 생일 선물­3

* * *

“술, 천천히 마셔. 저번처럼 확 마시다가 뻗지 말고.”

“아, 안 그래요.”

잔에 담긴 술을 홀짝이면서 엘라를 바라보는 레이시.

아샤는 그런 레이시에게 술은 적당히 마시라면서 잔소리했고, 레이시는 아샤의 잔소리에 얼굴을 붉히다가 조심스럽게 잔을 양손으로 잡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숨을 내쉬면서 술먹고 사고 쳤을 때를 떠올리라고 말하는 아샤.

레이시는 아샤의 말에 앓는 소리를 내다가 이내 자기는 모른다면서 발을 버둥거렸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이 마냥 귀엽다는 듯 키득키득 웃다가 머리에 꽂아준 비녀를 만지작거렸다.

레이시의 머리카락에 맞춰서 녹색의 보석으로 장식된 비녀.

포니테일로 목덜미를 드러내고 있는 레이시를 가만히 바라보던 엘라는 레이시의 목덜미를 손가락으로 살살 간질었고,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행동에 화들짝 놀라며 엘라를 쳐다봤다.

그러자 엘라는 뭐 그렇게 놀라나며 웃으며 레이시의 입에 큐브 치즈를 넣어주었고, 레이시는 엘라가 넣어준 치즈를 우물거리면서 입술을 샐쭉하게 내밀었다.

“그야 갑자기 목덜미를 만지면 누구나 놀란다구요.”

“그래? 그거 미안하네. 레이시의 목덜미가 예뻐서.”

“피이~, 맨날다 예쁘데.”

엘라의 말에 투덜거리는 레이시.

하지만 기분이 마냥 나쁘지는 않은지 엘라가 다시금 목덜미를 만지자 얌전히 엘라의 손길을 받아들였고, 엘라는 레이시가 자기 행동을 받아주자 배시시 웃으면서 레이시에게 머리를 기댔다.

그러자 지지 않겠다는 듯 반대쪽 팔을 끌어안는 미네르바.

졸지에 양쪽 팔을 다 제압당한 레이시는 어색하게 웃다가 미스트를 바라봤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시선에 잠시 시선을 마주치다가 술을 마시고 싶은지 물어봤다.

“근데 팔이…….”

“아하, 방법이 있죠.”

“네? 웁!?”

미스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레이시.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뺨을 잡더니 자기 입에 머금은 술을 혀를 통해서 건네주었고, 양팔이 봉인된 상태의 레이시는 그런 미스트의 키스에 제대로 된 저항도 하지 못하고 발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자 미스트는 더욱 마음을 놓고 레이시를 유린했고, 엘라와 미네르바는 그런 미스트를 보고 질투를 느끼듯 도끼눈을 뜨고 미스트를 바라봤다.

“하고 싶으시면 팔 양보하시던가요?”

“크읏!”

하지만 되려 당당하게 맞받아치는 미스트.

미스트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옆자리를 양보할 생각이 없으면 자기가 하는 걸 얌전히 지켜보라며 웃었고, 이내 아샤를 바라보며 아샤도 레이시에게 뭔가 먹여줄 생각이 있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아샤는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다급하게 좌우로 저었고, 미스트는 그런 아샤의 반응에 의외로 순수하다며 다시금 레이시와 입을 맞추면서 술을 넘겨주었다.

미스트의 혀가 자기 입안에 들어와 술을 넘겨주면서 혀의 밑바닥을 누를 때마다 반사적으로 꼴깍거리면서 삼키는 레이시.

술의 맛은 잔에 따라 마실 때와 그다지 변하지 않았지만, 코끝을 간질이는 미스트의 체취에 레이시는 뭔가 아까보다 더 취한다고 생각하면서 얼굴을 붉혔고, 미스트는 레이시가 얼굴을 붉히고 자기를 쳐다보자 배시시 웃으면서 이번에는 과일을 먹어보겠냐면서 과일을 입에 무는 척 했다.

그러자 레이시는 다급하게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배가 부르다고 말했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대답에 장난이라면서 레이시의 입가에 과일을 가져가주었다.

“후후후, 기대했나요?”

“아, 아으으윽!”

미스트의 말에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푹 떨구는 레이시.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반응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기대했구나 싶어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 레이시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미스트의 손길을 피하다가 이내 미네르바와 엘라를 뿌리치고 아샤에게 가서 아샤의 뒤로 숨었고, 아샤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다가 레이시를 안아주면서 적당히 놀리라며 다른 일행들을 말렸다.

“생일이니까 들뜬 건 알겠는데 적당히들 해.”

“칫, 자기도 하나도 안 다르면서.”

“아니, 난 미스트처럼 키스로 술을 넘긴다거나 엘라 너처럼 성희롱은 안 하는데?”

“……성희롱 아냐.”

“그럼 뭔데?”

“성적인 대화.”

“아, 그래. 레이시가 신고는 안 했네……. 잘났다, 등신아.”

엘라의 변명에 황당하다는 듯 엘라를 쳐다보다가 어깨를 으쓱이면서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아샤.

엘라는 레이시가 계속해서 아샤의 품에 안겨있자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입술을 샐쭉 내밀다가 이내 생일 선물을 주면서 했던 내기가 떠올라 씩 웃으면서 미스트를 바라봤다.

마침 미스트도 레이시를 빼앗긴 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미스트는 엘라의 시선에 엘라가 원하는 걸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똑같이 웃으면서 아샤를 바라봤고, 아샤는 두 사람의 시선에 움찔 떨다가 설마 지금 할 거냐는 듯 두 사람을 노려봤다.

“내기는 내기죠?”

“그래, 그리고 그 내기 네가 걸었잖아. 쿠크리면 레이시가 가장 좋아할 거라고.”

“……큭!?”

“네? 내기했어요?”

“응, 그런 게임을 하는데 내기가 안 걸리면 심심하잖아?”

레이시는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엘라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이내 확실히 그건 그렇다면서 무슨 내기를 했냐고 물어봤고, 엘라는 레이시의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레이시가 물어보자마자 씩 웃으면서 기대하라고 말했다.

그러자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아샤.

레이시는 그 모습에 자기가 쿠크리를 걸리지 않아서 아샤가 벌칙에 걸렸다는 걸 깨닫고는 아샤에게 사과했고, 아샤는 레이시의 사과에 레이시를 잠시 쳐다보다가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레이시에게 죄가 있을까?

그냥 선물을 잘 고르지 못하는 자기 센스가 문제지…….

그렇게 생각한 아샤는 잠시 기다리라면서 위로 올라갔고, 레이시는 그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장기자랑에 필요한 준비물을 들고 오려고 올라갔구나 싶어 콜라를 홀짝이면서 아샤가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2층에서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리자 레이시는 고개를 돌려 아샤가 뭘 준비했나 보기 위해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 순간, 미스트가 아직은 안 된다면서 레이시의 눈을 가렸고, 레이시는 그런 미스트의 손에 놀라 당황하다가 미스트에게 준비가 필요한 거냐고 물어보며 미스트에게 몸을 기댔다.

그러자 미스트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 환하게 웃으면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레이시는 미스트의 말에 그 아샤가 준비한 장기는 뭘까 싶어서 배시시 웃으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레이시의 흥얼거림에 나신으로 리본만 칭칭 두르고 있는 아샤는 수치심에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엘라의 코치에 따라 자세를 바꾸면서 몸을 바들바들 떠는 아샤.

엘라는 그런 아샤에게 레이시가 궁금해하기 전에 자세도 못 잡는 거냐며 핀잔을 줬고, 아샤는 그런 엘라의 말에 눈을 찌푸리더니 거친 욕설과 함께 엘라가 요청한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엘라는 이제 됐다는 신호를 줬고, 미스트는 콜라를 마시면서 발을 흔드는 레이시의 눈을 가리던 손을 치웠다.

“사실은…… 내, 내가 선물이야.”

“푸흐으으으으으으읍!”

그리고 레이시는 눈이 밝아지고 앞이 보이자 그대로 고개를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돌리고 콜라롤 토해냈다.

“커흑! 커흡!”

기침을 연달아하다가 바닥에 엎드려서 바들바들 떠는 레이시.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그렇게 충격적이었냐고 물어봤고, 아샤는 속으로 욕설을 내뱉으면서 미스트에게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파티가 끝날 때까지죠?”

“으, 으그으으으윽……. 씨발!”

“어머? 아샤,선물이 그렇게 험하게 말씀하시면 안 돼죠?”

“으, 으으윽…….”

미스트의 말에 얼굴을 붉히다가 아예 당당하게 있기로 했는지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는 아샤.

그러자 자연스럽게 아샤의 몸 이곳저곳이 훤히 드러났고, 레이시는 잔근육이 선명하게 보이는 아샤의 몸에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는 시선을 자꾸만 이곳저곳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냥 봐. 어차피 알몸까지 다 봤으면서 이제와서 뭘 빼는 거야?”

“그, 그렇게 말하지 마요.”

“부끄러워해야 하는 거는 나거든?”

레이시가 부끄러워하자 어처구니없어 하는 아샤.

레이시는 아샤의 말에 그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부끄러운 건 어쩔 수 없다며 아샤의 몸을 곁눈질로 쳐다보다가 손부채질로 얼굴을 식히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성인이고 다들 나하고 사귀는 사이이니까 이런 장난을 칠 수도 있겠지.

강제로 이상한 짓을 시키는 거면 모를까, 다들 하기로 한 술자리의 왕게임으로 이런 장난을 치는 건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레이시는 아샤의 알몸을 보는 건 게임의 일환이며 야하거나 부끄러운 게 아니라고 자기 세뇌를 시작했고, 이내 마음을 다잡고서 다시 아샤의 몸을 바라봤다.

“…….”

“왜 점점 눈이 위로 올라가는 건데.”

“죄송해요…….”

그리고 곧바로 시선을 피해버리는 레이시.

아무리 그런 눈으로 안 보려고 해도 그런 쪽으로 의식하게 되는 아샤의 몸.

거기에다가 리본 때문에 애매하게 몸이 가려져서인지 평소보다 훨씬 더 야하게 느껴진다.

안 가려져 있으면 그냥 나체로 인식하고 아무런 감정이 안 들지만, 가려진 부분이 생기면 자기도 모르게 가려진 부분을 상상하게 되기 때문에 더 야한 기분이 든다던가?

레이시는 전생에서 배웠던 잡지식을 떠올리다가 한숨을 내쉬면서 아샤에게 사과했고, 아샤는 됐다면서 생일파티의 열기가 식어가는 걸 느끼고는 다음에 갈 곳에 대해 말해주었다.

“그나저나 다음에 갈 곳은 호수가 유명한 곳인데 슬슬 봄도 가까워지겠다, 한 번 가보는 게 좋을 거야.”

“정말요?”

“응, 대신 우리가 일 처리 할 때에는 너 혼자서 야영지를 지켜야겠지만.”

“왜요?”

“상대가 바질리스크거든. 아무래도 그런 녀석들을 상대로 너를 데려갈 수는 없지.”

다리가 8개가 달린 도마뱀.

온몸에 비늘이 돋아났고, 머리에는 닭벼슬이 돋아났고 지네의 더듬이처럼 갈라진 혓바닥을 낼름거리면서 마비와 석화의 독을 뿜어대는 지네 같이 생긴 파충류.

히드라가 늪지대의 폭군이라면 바질리스크는 돌산의 폭군이었기에 그런 존재가 있는 곳에 레이시를 데리고 갈 수가 없었다.

위험한 건 아니지만, 눈 먼 공격만으로도 큰 부상을 얻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자 레이시는 아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말했고, 아샤는 레이시의 말에 자기는 안 다칠 테니 다른 일을 잘 할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혼자서 야영지 준비, 할 수 있겠어? 생각해보니까 야영지를 지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야영지를 만드는 것도 못 도와줄 거 같은데…….”

“아……. 으응, 어떻게든 해볼게요!”

“흠, 뭐, 미네르바도 도와주니까 힘으로 하는 일은 괜찮겠지……. 텐트나 이런 것들도 마차 안에 설명서가 있고.”

레이시의 대답에 살짝 불안하다는 듯이 레이시를 바라보는 아샤.

하지만 설명서도 있고 미네르바도 있겠다 아샤는 금방 레이시에 대한 걱정을 잊고 잘 해보라며 다독여줬고, 레이시는 아샤의 다독임에 배시시 웃다가 마지막으로 콜라를 마셨다.

그리고 레이시가 잔을 내려놓자 상을 치우겠다고 말하는 미스트.

레이시는 미스트를 도와 상을 치웠고 이내 자기 전까지 멍하니 소파에 앉아 아샤와 엘라에게 몬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잠을 잘 시간이 다가오자 레이시는 기지개를 켜고 하품하다가 씻으러 가겠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아샤는 레이시의 말에 자기는 좀 더 늦게 잘 테니 먼저 자라고 말했다.

“기다리지 말고 자.”

“네에에. 그나저나 아샤…….”

“응? 왜?”

“옷 입어도 되는데 왜 아까부터 안 입고 있어요?”

“쓰으읍……. ……야!”

“에헤헷! 저 잘게요오오오!”

마지막으로 아샤를 놀리고 도망치는 레이시.

아샤는 그런 레이시를 보며 얼굴을 붉히고 소리를 지르다가 이내 엘라와 미스트마저도 자기를 놀리자 한숨을 내쉬면서 옷을 갈아입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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