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9화 〉 그대는 나의 어여쁜 아가씨1
* * *
엘라의 말이 끝나자 침묵이 맴도는 파티 홀.
귀족들은 엘라의 말이 진짜인지 의심하는 눈초리로 엘라와 레이시를 바라보다가 레베카와 돌로로스가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다급하게 박수를 치면서 두 사람을 축복했고, 엘라는 그런 그들의 모습에 피식 웃다가 단상에서 내려와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러자 서로 눈치를 살피다가 엘라에게 다가가는 사람들.
가장 먼저 용기를 낸 사람은 레이시와 엘라의 관계를 축하해주었고, 엘라는 그 사람의 축하를 받아주면서 레이시를 껴안았다.
“미안하지만, 우리 레이시가 부끄러운 듯 해서, 축하는 다음에 받아도 괜찮겠나?”
“아, 네! 물론입니다!”
“그래, 배려해줘서 고맙군.”
그리고 레이시의 핑계를 대서 사람들과 거리를 벌리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가 인파를 뚫고 원래 자리로 돌아오자 얼굴이 화끈거려서 죽을 것 같다면서 작게 앓았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앓는 소리에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터트리다가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수고했어.”
“……수고는 엘라가 했죠.”
“푸훗! 그래서 그렇게 부끄러워?”
엘라의 질문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대답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이걸로 꽤 편해졌다면서 숨을 깊게 내쉬면서 슬슬 빠져나가자고 말했다.
그러자 레이시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파티의 주인공이 빠져나가도 되는 거냐고 물어봤고, 엘라는 레이시의 질문에 어깨를 으쓱이면서 어차피 이제부터는 자기들이 있든 말든 별 상관 없다고 말했다.
“정말요……?”
“응, 우리는 우리 목적을 달성했잖아. 우리 관계에 대한 축하도 받았고. 이제부터 있는 일은 우리 이름으로 서로 편 가르기만 할걸? 뭣하면 보여줄까?”
“뭘요?”
“우리가 가도 되는지 물어봤을 때 얌전히 보내주는지 아니면 우리를 붙잡는지, 내기라도 할까? 그러네. 내가 이기면 들어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내 부탁 들어주라.”
“들어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요?”
“응, 어때? 할래?”
“으응……, 그런 거라면 할게요.”
레이시가 내기를 받아들이자 씩 웃으면서 레이시와 함께 레베카에게 가는 엘라.
엘라는 레베카에게 반주를 몇 잔 하더니 조금 피곤해졌다면서 돌아가도 괜찮겠냐고 물어봤고, 레베카는 엘라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근처에 있던 사람을 불러 뭔가 속삭이더니 이내 웃으면서 조심해서 돌아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눈을 깜빡이다가 당황하는 레이시.
엘라는 그런 레이시를 보더니 윙크를 가볍게 하고는 고맙다면서 아샤, 미스트, 그리고 미네르바를 데리고 저택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정말 저희는 상관이 없었던 거네요…….”
“그렇지?”
레이시의 혼잣말에 대꾸해주면서 능글맞게 웃는 엘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모습에 얼굴을 붉히면서 내기는 들어줄 테니 그 음흉한 웃음은 더 이상 짓지 마라고 말했고,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일부러 더 과장되게 음흉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러자 레이시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엘라를 쳐다보면서 내기로 자기에게 시키고 싶은 건 뭐냐고 물어봤고, 엘라는 잠시 고민하다가 오늘은 밤새도록 둘이서 대작을 해줄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둘이서요?”
“응, 단둘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술을 마시자고 말하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자기는 주량도 제대로 파악 못 했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봤고,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주량이야 천천히 파악하면 되는 거고 도수가 센 술을 마시지도 않을 거라고 말했다.
“아예 몸도 못 추릴 정도로 엄청 마시지는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그냥 기분 좋을 때까지만 마시자.”
“으응.”
“알겠지?”
싱글벙글 웃으면서 레이시를 바라보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잠시 뺨을 긁다가 이내 환하게 웃으면서 그러자고 말했고, 엘라는 레이시의 허락에 미스트에게 오늘은 자기 방에 안 와도 된다며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면서 치즈와 술만 준비하겠다고 말하는 미스트.
엘라는 미스트의 말에 그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는지 과일도 몇 개 준비해달라고 말한 다음 오늘은 편하게 쉬라고 말했고, 미스트는 엘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저택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두 사람의 술을 준비하는 미스트.
레이시는 그런 미스트를 보고 안절부절못하더니 도와줄 일이 있지는 않냐며 미스트에게 물어봤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말에 잔을 준비하는 걸 도와줄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레이시는 흔쾌히 하겠다고 말한 다음 잔을 들고 갔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뒷모습을 보고는 미네르바를 달랜 다음 도수가 약한 술을 몇 병 꺼낸 다음 얼음이 가득 담긴 양동이에 술병을 담고서 두 사람에게 가져다줬다.
그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 말한 다음 문을 닫고 나가는 미스트.
레이시는 그런 미스트의 말에 얼굴을 붉히다가 엘라가 잔에다 술을 담아주고 건배를 하자며 잔을 흔들자 한숨을 내쉬면서 잔을 가볍게 부딪친 다음에 술을 마셨다.
술은 미스트가 배려해서인지 달콤해서 마시기 쉬운 향을 머금고 있었다.
체리의 향기가 나는 걸 보면 체리로 담근 술인 걸까?
그렇게 생각하던 레이시는 엘라가 자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자 왜 그러냐면서 고개를 갸웃거렸고,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그냥 좋아서 쳐다본다고 말한 다음에 술을 홀짝였다.
그러자 레이시는 얼굴을 붉히면서 그런 부끄러운 말을 잘도 한다며 투덜거렸고, 엘라는 그냥 본심을 말하는 것뿐이라며 킥킥 웃었다.
“그런 게 부끄럽다는 건데.”
“레이시도 왕궁 생활을 한 3년만 제대로 해보면 나처럼 될걸? 하고 싶은 말은 못 하고, 반대로 하기 싫은 말은 더럽게 많이 해야 하는데 그러면서도 표정이 썩으면 안 되니까 말이야.”
“……그렇게 되기는 싫어요.”
“걱정하지마, 그렇게 되고 싶다고 해도 안 되게 막을 거니까.”
술을 마시다가 레이시를 자기 옆자리에 앉히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손짓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소파에 앉았고, 엘라는 이제 한 잔 마셨을 뿐인데 취기가 올라오는 건지 레이시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 멍하니 레이시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러자 엘라에게 조금 취했냐고 물어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질문에 어깨를 으쓱이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의외로 술이 정말 약하다면서 술을 홀짝였다.
체리 향이 강하게 나는 달콤한 술.
하지만 독하지는 않았기에 레이시는 계속해서 술을 홀짝였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면서 배시시 웃었다.
예전에는 이런 술을 무슨 맛으로 먹냐며 투덜거렸지만, 지금 레이시가 이렇게 마시는 걸 보자 이런 도수가 약하고 달달하기만 한 술을 무슨 맛으로 마시는지 알 것만 같았다.
상대방이 마시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마시는 거구나.
술에 취하지는 않지만, 레이시에게 취한다.
그렇게 생각한 엘라는 피식 웃으면서 몸을 일으켜세우고 술을 홀짝거렸다.
그러다가 레이시가 맛있다면서 웃자 엘라는 키득 웃으면서 깎아놓은 사과를 레이시의 입에 가져다줬고, 레이시는 엘라가 건네주는 사과를 깨물었다.
아삭하는 소리와 함께 단맛이 올라오는 사과.
레이시는 맛있는 사과라면서 엘라에게도 사과를 건네주었고, 엘라는 레이시가 건네주는 사과를 물고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한 잔 술을 비웠다.
여전히 달기만 하고 취하는 느낌은 전혀 안 드는 술.
하지만 엘라는 술을 가볍게 목 너머로 넘긴 다음 레이시를 빤히 쳐다봤고, 레이시는 엘라의 시선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엘라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자 얼굴을 붉히면서 잔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싱긋 웃으면서 입을 맞추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입맞춤에 자연스럽게 엘라를 끌어안고 눈을 감았고, 엘라는 레이시가 눈을 감자 레이시의 뺨을 잡고서 혀를 집어넣기 시작했다.
“쯉……, 쮸으읍…….”
“쯔르릅…….”
체리의 향기와 사과의 향기가 뒤섞인 맛.
그렇게 생각한 엘라는 좀 더 맛을 보여 달라는 듯 레이시의 입을 탐했고, 레이시는 탐욕스럽게 밀고 들어오는 엘라의 혀를 이제는 제법 능숙하게 받아내면서 엘라에게 어울려주었다.
그러자 입을 떼고 레이시의 뺨을 조심스럽게 만지는 엘라.
엘라는 레이시가 눈을 뜨자 이제는 꽤 능숙해졌다면서 레이시를 칭찬해주었고,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
“으으응…….”
그리고는 작게 앓는 소리를 내다가 엘라를 바라보는 레이시.
레이시는 눈으로 할 거냐고 물어보면서 엘라를 쳐다봤고, 엘라는 레이시의 시선에 잠시 고민하다가 눈웃음을 지으면서 좀 더 마시다가 하자고 말했다.
그러자 레이시는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엘라는 다시 한번 레이시와 잔을 부딪쳤다.
이번에는 잔을 들지 않은 손을 레이시의 손 위에 포갠 채로 술을 마시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손이 부끄러운지 잠시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이내 방 안에 둘이 있어서인지 엘라의 손에 깍지를 끼면서 엘라에게 왼손으로 술을 마시는 게 불편하지 않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엘라는 그냥 술을 마시는 건데 뭐가 불편하겠냐며 웃었고, 레이시는 엘라의 웃음에 포크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과일을 포크로 찍어 엘라의 입에 가져다줬다.
“더 맛있어진 거 같아.”
“……그럴 리가 없잖아요. 취했어요?”
“취하면 하러 갈 건데 기대하고 있어?”
“…….”
“헤에, 어느 쪽이야?”
자기 질문에 바로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얼굴을 붉히며 대답을 피하는 걸 보자 엘라는 덮쳐지길 기다리는 거냐고 물어보며 레이시의 뺨을 약하게 깨물었다.
원한다면 지금 당장 덮쳐주겠다고 말하는 엘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말에 얼굴을 붉히면서 엘라를 살짝 밀어내다가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고,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에 너무 놀렸나 싶어 레이시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었다.
이제 화내려나?
그렇게 생각한 엘라는 레이시에게 어떻게 변명할까 생각하면서 레이시의 머리를 계속해서 쓰다듬어주었다.
“……닦고.”
“응?”
“이, 이빨 닦고 올래요…….”
“…….”
하지만 레이시는 엘라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말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말에 얼굴을 붉히다가 이내 레이시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뒤에서 레이시를 껴안고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있는 레이시의 몸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으, 으읏……, 이빨 닦을 때까지만 기다려요. 네?”
“후우우우, 같이.”
“…….”
엘라의 말에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대답에 가슴을 살짝 주무르다가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며 이를 닦기 시작했고, 이내 입을 헹군 엘라와 레이시는 침대에 앉아서 멍하니 주변을 둘러봤다.
“아, 잠시만.”
그러다가 커튼을 치고 전등 역할을 하던 마석을 끄는 엘라.
방 안이 어두워지자 엘라는 여러 초에 동시에 불을 붙여서 야릇한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침대에 반쯤 누운 채 주변이 주황색 빛으로 가득 차자 심장이 크게 뛰기 시작했다.
“머리, 다치면 안 되니까 꽃 뺄게.”
“네, 네헤에…….”
그 분위기에 압도 되서 말도 제대로 못 하겠는지 쭈뼛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레이시.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반응에 작게 웃음을 터트리다가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다가 레이시의 머리를 장식하던 꽃을 하나씩 빼서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다시 입을 맞추는 엘라.
레이시를 눕힌 엘라는 마음껏 혀를 섞다가 레이시의 허벅지를 쓰다듬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손길에 움찔 떨더니 다리를 오므리고 엘라를 올려다봤다.
그러자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아래로 내려서 레이시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는 엘라.
엘라는 레이시의 목에 입을 몇 번 맞추다가 레이시의 귀에다 대고 작게 속삭이며 허락을 구했다.
“레이시.”
“네……?”
“이제 우리 공식적으로 연인이지?”
“응읏…….”
“그럼 키스마크를 보이는 곳에 새겨도 상관없지?”
엘라의 말에 얼굴을 잔뜩 붉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허락에 단숨에 레이시의 목에 입을 맞추고 가볍게 빨아들이며 목에 키스마크를 새기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엘라가 키스마크를 새기기 쉽게 고개를 돌려 자기의 목을 내어주며 엘라를 꽉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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