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연애를 하게 된 건 좋지만 내가 여자가 되어버렸다-165화 (165/542)

〈 165화 〉 그 신입 교사는…….­3

* * *

반으로 들어간 레이시는 학생들에게 다시 한번 잘 부탁한다고 허리를 숙여 인사한 다음 아카데미에서 빠져나왔고, 미스트는 다소 다급해 보이기까지 하는 레이시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면서 레이시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우으으으으……!”

그리고 아카데미에서 좀 멀어지자 미스트에게 항의하는 레이시.

레이시는 미스트에게 왜 그 사람들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냐며 투덜거렸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질문에 그냥이라고 말하면 안 되냐며 되려 물어보았다.

그러자 레이시는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미스트를 바라봤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시선에 가볍게 볼에 입을 맞추면서 레이시를 꽉 끌어안았다.

“예전에 아메스 학생 주임님이 추파를 던져서 관계를 확실히 한 것뿐이에요. 미안해요.”

“에……?”

미스트의 말에 잠시 당황하는 레이시.

레이시는 설마 이런 일이 있을 줄은 몰랐다며 당황하다가 조심스럽게 미스트에게 사과했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사과에 자기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그러자 레이시는 조심스럽게 추파를 예전에 추파를 던졌다는 게 무슨 의미냐고 물어봤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질문에 잠시 눈을 깜빡이다가 아메스에 대한 것을 말해주었다.

“나이 많고 인맥이 넓은 메이드와 젊은 메이드가 오피스 애인처럼 서로 관계를 맺는 건 메이드 사이에서는 은근히 있는 일이에요.”

“정말요……?”

“네. 남작가나 자작가의 메이드는 평민 출신이 많지만, 백작가 이상의 가문에서부터는 귀족을 메이드로 들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다른 귀족의 추천서가 없으면 안 되니까요. 연상의 메이드는 연하의 메이드를 품에 안고, 연하의 메이드는 그 대가로 추천서를 받는 거예요. 그리고 아메스 학생 주임은 그런 걸 저에게 하자고 말했고요.”

“에……. 싫은, 데…….”

“후후,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그 전부터 이미 엘라 공주님의 메이드가 되기로 국왕님과 협약을 맺었거든요. 그래서 거절했어요. 그런데 아카데미에서 다시 만나니 뜨거운 눈길을 저에게 쏟아내시더라고요.”

미스트의 말에 미스트를 꽉 끌어안는 레이시.

불안감을 그대로 드러내는 포옹에 미스트는 레이시를 달래줄까 고민하다가 지금은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서 레이시를 껴안고 말을 이어갔다.

“뭐, 사실 그런 제안을 적게 받은 건 아니에요.”

“……정말요?”

“네에~. 공주님의 메이드로 들어가기 전에는 온갖 메이드들이 저를 한 번 안아보겠다고 온갖 수단을 사용했죠. 개중에는 미약을 먹이려던 사람도 있었고요.”

“세상에…….”

“물론 전 그런 하급 미약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는답니다?”

“그래도요. 괜찮아요?”

“네. 후후, 제가 미약이 담긴 차를 다 마셔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얼마나 당황들 하셨는지……. 직접 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 아하하하…….”

“그리고 공주님의 메이드가 된 이후로는 저를 안아주지 않겠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늘었어요. 아마 높은 사람의 메이드가 되고 싶었던 거겠죠.”

“으응.”

“하지만 저는 추천서를 쓸 수 없게 국왕님과 계약한 상태라 조용히 돌려보냈고요. 그 뒤로도 몇 번 있긴 했지만……. 저는 레이시 양이 좋아서요.”

“…….”

“앞으로도 아메스 주임님이 질투하면 안아도 괜찮을까요?”

“……덜 부끄럽게 해주면요.”

미스트의 설명이 끝나자 머리를 살짝 기대는 레이시.

아무리 부끄러워도 미스트를 남에게 빼앗기긴 싫다는 듯 레이시는 얼굴을 붉히면서 미스트의 품에 안겼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반응에 키득키득 웃다가 레이시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러자 레이시는 한숨을 내쉬면서 미스트를 끌어안았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귀에다 대고 이제는 자기 기분을 알겠냐며 키득키득 웃었다.

매번 다른 여자를 유혹하기나 한다면서 레이시의 볼을 꼬집는 미스트.

레이시는 미스트의 말에 자기가 언제 그랬냐며 얼굴을 붉히며 투닥거렸고, 미스트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며 레이시를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 레이시는 당당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반응에 할 말을 잃었다는 듯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아무래도 이건 말로 해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한 미스트는 레이시에게 다음에는 어디로 갈 건지 물어봤고, 레이시는 미스트의 말에 눈을 깜빡이다가 벽천화 기사단에 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기 때문에 왕자비와 대면하게 되었는데 사과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군대에 있을 땐 별 하나 달린 사람이 와도 호들갑을 떨면서 전 부대를 갈아엎었는데 왕자비라면 최소한 별 3개일 테니까…….

……잘 생각해보니 벽천화 기사단의 사람들에게는 정말이지 못된 짓을 해버렸다.

그렇게 생각한 레이시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하양이의 등에 엎어져서 하양이의 목덜미를 쓰다듬었고,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에 키득키득 웃다가 자기도 도와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며 레이시의 허리를 만지작거렸다.

그러자 얼굴을 붉히면서 투덜거리는 레이시.

레이시는 엉덩이로 내려가려는 미스트의 손 위에 자기 손을 포개더니 허리로 올렸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손길에 허리를 마구 만질거라며 손가락을 꿈틀거렸다.

부끄러워하길 기대하고 한 손짓.

하지만 레이시는 평소와는 다르게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미스트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꾹 참아내는 레이시의 모습에 잠시 눈을 깜빡이다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저를 그렇게 유혹하시면 어떻게 해요?”

“아, 안 했어요!?”

“정말요? 그렇게 하는데요?”

“제, 제가 뭘 했다고…….”

미스트의 말에 얼굴을 붉히면서 시선을 피하는 레이시.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방금 그 모습을 자기를 유혹하는 모습이었기에 미스트는 레이시의 허리를 간질이며 레이시를 뚫어져라 바라봤고, 레이시는 미스트의 시선에 고개를 피하며 다시 하양이에게 몸을 파묻었다.

그러면서도 미스트의 손을 자기 허리에 올리는 레이시.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행동에 살짝 하늘을 쳐다봤다가 이내 인내심을 발휘해 레이시를 벽천화 기사단까지 안내했다.

한참 난리를 피우고 있는 벽천화 기사단.

왕자비가 갑자기 방문한다는 대형 이벤트에 기사단 내부를 깔끔하게 청소하는 것으로 모자라서 갑옷에 왁스칠까지 하는 사람들을 보자 레이시는 어설프게 웃으면서 마리아를 찾아갔고, 마리아는 레이시가 보이자 살려달라는 듯 울먹이면서 레이시에게 달려갔다.

“레이시 스스으으으으응!”

“으에에엑!?”

“살려줘요! 갑자기 왜 왕자비님이 찾아 오신다는 거예요!?”

“그, 그게…….”

레베카에게서 레이시의 제안으로 오는 거라고 들었던 마리아.

마리아는 레이시에게 매달리면서 왜 이런 일을 만든 거냐며 레이시에게 매달렸고, 레이시는 마리아의 행동에 다급하게 사과하면서 이번 일의 전말을 말해주었다.

그러자 한숨을 내쉬면서 레이시를 바라보는 마리아.

마리아는 레이시에게 좀 더 왕궁 안에서의 상식을 배우는 게 좋다고 말했고, 레이시는 마리아의 말에 어색하게 웃으면서 사과했다.

“대신 제가 휴가를 받는 것을 도와주시는 겁니다! 아시겠죠!?”

“네, 그럴게요.”

“그럼 어쩔 수 없네요. 그래서 미스트 님. 어떻게 하면 될까요?”

레이시의 협력 약속에 한숨을 내쉬다가 미스트를 바라보는 마리아.

미스트는 마리아의 시선에 학생들과 짰던 것을 그대로 말해주면서 동시에 학생들이 일을 견학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고, 마리아는 미스트의 작전을 가만히 보다가 이렇게 하면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미스트는 실수에 대비해서 몇 가지 안전장치를 준비하자고 말했고, 마리아는 미스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사단의 사람을 불러 모아 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그 시각 레이시는 쭈뼛거리면서 갑옷에 광을 내는 방법을 배워 갑옷을 닦기 시작했다.

“뭐해? 뭐 이리 소란스러워?”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아샤는 목에 수건을 걸친 채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침 샤워를 하기에는 늦은 시간인데 지금 샤워를 한 걸 보면……, 임무라도 다녀온 걸까?

그렇게 생각한 레이시는 갑옷을 닦으면서 아샤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아샤는 레이시의 옆에 앉아 레이시의 이마를 가볍게 튕겼다.

“아얏.”

“사고 쳤네.”

“아, 아하하……. 지금은 인식하고 있어요.”

“그나저나 왕자비의 방문인가……. 그럼 도와줘야 하려나.”

잠시 눈을 깜빡이는 아샤.

아샤는 아직 마리아에게는 조금 벅찬 일이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미스트가 있는 곳으로 갔고, 마리아는 아샤가 도와주자 환하게 웃으면서 아샤를 껴안았다.

물론 그 즉시 하늘 위로 날아갔지만.

하여튼 레이시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저녁까지는 계속해서 갑옷을 닦으며 일을 준비했고, 저녁을 먹은 뒤에는 내일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 미네르바에게 안겨 그대로 잠에 빠졌다.

그리고 평소보다 약간 이른 시간인 새벽 3시 반에 일어나는 레이시.

레이시는 하품을 늘어지게 하면서 나비와 하양이의 식사를 챙겨준 다음에 옷을 차려입고 레베카에게 갈 준비를 했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가꾸면서 주의사항을 말해주었다.

“제가 이야기를 끝내기 전에는 제 뒤에서 계속 고개를 숙이고 계세요.”

“국왕님을 알현할 때처럼요?”

“네, 다른 분들이 볼 때에는 레이시는 아직도 견습 언저리니까요. 아마 안 좋게 볼 거예요.”

“으응. 알겠어요.”

미스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레이시.

하긴 왕자비를 보좌할 메이드라면 메이드로 활동한 경력만 최소 5년쯤 됐다는 건데 아직 9개월 10개월쯤 메이드를 하고 있는 나를 바라보면 그렇게 보이겠지.

그렇게 생각한 레이시는 그냥 입을 다물고 있겠다고 말했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싱긋 웃었다.

“메이드의 치기는 장난이 아니랍니다?”

“아하하…….”

“물론 질투도 장난이 아니지만요.”

“흐읏!?”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가볍게 엉덩이를 터치하는 미스트.

레이시는 그런 미스트의 손길에 화들짝 놀라며 미스트를 바라봤지만, 미스트는 아무렇지 않은 듯 레이시와 함께 왕궁을 거닐었고 이내 아이야트와 레베카가 머무는 저택에 도착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는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다란 저택.

레이시는 미스트의 뒤에서 슬쩍 저택을 둘러보다가 잘못하면 저택 안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것도 가능하겠다며 작게 웃으며 미스트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싱긋 웃으면서 여기서 기다리라고 말하는 미스트.

레이시는 미스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늘에서 멀뚱멀뚱 서 있기 시작했고, 그런 모습을 본 메이드들은 하나, 둘씩 레이시를 보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다가오는 한 무리의 메이드.

레이시는 그런 메이드들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조용히 허리를 숙여 인사했고, 메이드들은 예의 바른 레이시의 모습에 조용히 미스트와의 관계를 물었다.

“네? 미스트 선배랑 무슨 관계냐고요?”

“네. 혹시 말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무슨 관계라고 하셔도……. 선후배 관계인데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대답하는 레이시.

그러자 메이드들은 답답하다는 듯 레이시를 바라보다가 밴대질을 한 적이 있냐고 물어봤고, 레이시는 밴대질이라는 단어의 뜻을 생각하다가 얼굴을 붉히면서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 그런 거! 켁! 케헥! 그런 걸 왜 물어보세요!?”

“저도 미스트 언니에게 안기고 싶으니까 그렇죠. 국왕님에게 공인을 받은 메이드가 많은 줄 아세요? 조금의 수업만 받아도 메이드 인생으로서의 계급이 달라질 건데……. 당신만 안기지 말고 저에게도 알려주세요. 혹시 여체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저희들이 가르쳐드릴까요?”

“네에!?”

“치마가 아니라 정장을 입으신 걸 보면 하시는 쪽 같으신데……, 저는 양쪽 다 가능하거든요?”

“그, 그런 거 아니에요!? 사, 사육사라 어쩔 수 없이 바지를 입는 건데!”

크게 헛기침을 연달아하다가 메이드들의 말에 당황하며 뒤로 물러나는 레이시.

하지만 처음부터 벽 근처 그늘에 있어서인지 레이시는 얼마 안 가 벽에 부딪혔고, 메이드들은 그런 레이시를 에워싸고 치맛자락을 슬쩍슬쩍 들어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레이시는 눈을 질끈 감으면서 바들바들 떨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기도를 들었는지 저택의 커다란 문이 열리더니 레베카와 미스트가 나왔고, 레베카는 레이시를 둘러싸고 있는 메이드들을 보고는 레이시를 불렀다.

“레이시 양? 어서 와주시겠어요?”

“아, 아앗! 넷!”

레베카의 말에 구세주를 만났다는 듯 다급하게 양해를 구하고 레베카에게 가서 고개를 꾸벅 숙이며 미스트가 미리 준비해준 편지를 건네는 레이시.

레베카는 이미 다 알고 있는 편지를 읽는 시늉을 내다가 레이시에게 잘 부탁한다며 마차에 올라탔고, 레이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축 늘어졌다.

그러자 미스트는 레이시를 쳐다보고 있는 메이드들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래서 메이드들이 무섭다니까…….

같은 여자끼리는 노 카운트라면서 몸을 아무렇지 않게 허락하고 쉽게 사랑하며 쉽게 버리려한다.

“…….”

“미, 미스트 선배?”

“하아.”

“히약!?”

“다른 여자들의 시선, 되도록 끌지 마라고 했는데…….”

“그, 그게……! 그러니까 이건 제 잘못이……!”

“나중에 벌이에요.”

싱긋 웃으면서 레이시의 엉덩이를 가볍게 손에 쥐고 귀를 약하게 깨무는 미스트.

미스트는 레이시와 자기를 빤히 쳐다보는 메이드들에게 자기와 레이시의 관계를 확실히 보여준 다음, 레이시의 손을 잡고서 마차에 올라탔다.

“고생이 많아 보이네요. 미스트.”

“아하하, 귀여운 후배니까요.”

“으으으으으…….”

“그럼 가볼까요? 우선 실리파 아카데미죠?”

“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공주님.”

두 사람의 대화에 얼굴을 붉히면서 고삐를 잡는 레이시.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허리를 가볍게 감싸 안고 출발하자고 말했고, 레이시는 허리를 껴안는 미스트의 손길에 가볍게 미스트를 흘겨보다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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