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화 〉 장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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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까놓고 말하자면 지금 미스트가 레이시에게 하는 건 고문의 일종이었다.
수갑과 거친 안대를 사용하는 대신 부드러운 천을, 차가운 얼음 오수 대신에 따뜻한 향유를 사용하고, 고통을 주는 대신 쾌락을 주고 있을 뿐이지 행하는 행동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일부 감각을 차단하고 예민해진 감각을 자극하며 정신을 잃지 못하게 과제를 부여한다.
아주 기초적인 고문.
그리고 이런 종류의 고문은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뭔가 보이질 않으니 모든 걸 감각만으로 의지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자꾸 다른 감각이 방해하면 어떻게 될까?
차라리 고통이 온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고통이란 살아가는데 필수인 감각이긴 해도 유쾌한 감각은 아니며 자연스럽게 뇌에서 통증을 차단하려고 드니까.
하지만 그게 쾌락이라면?
사람은 고통을 무시할 수 있어도 몸에 오는 쾌락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게 이성을 지닌 것의 한계다.
“후후…….”
그렇게 생각하며 미스트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레이시를 감상하듯 천천히 훑어봤다.
아랫도리는 소변이라도 지린 듯 흥건했다.
이제는 아무런 자극을 주지 않아도 자신의 하체를 타고 흐르는 애액만으로 쾌감을 느끼고 있는 레이시.
물방울이 발끝을 타고 바닥에 깔아둔 이불에 떨어질 때마다 레이시의 하복부는 가볍게 경련하면서 미스트에게 자신이 느끼고 있는 쾌감에 대해 낱낱이 보고했다.
질의 입구는 레이시가 숨을 쉴 때마다 입구를 꽉 다물었다가 벌리며 연신 미스트를 유혹하고 있었고, 그런 레이시의 음부에서 시선을 조금만 아래로 내리면 미스트가 새긴 흔적이 선명하게 보였다.
젖가슴도 그런 허벅지와 마찬가지로 미스트가 새긴 갖가지 흔적으로 가득했다.
오른쪽 가슴은 자신의 침으로 범벅이 되어있고, 왼쪽 가슴은 자신의 손에 의한 자국이 잔뜩 남아 붉은 자국이 선명했다.
그리고 그 흔적의 절정은 얼굴이었다.
모두와 모나지 않게 지내던 귀여운 얼굴이 완전히 망가졌다.
침을 뚝뚝 흘리고 있는 입과 눈물 자국이 잔뜩 남은 안대.
향유가 자신의 어깨에 떨어질 때마다 레이시는 크게 움찔 떨면서 뭔가 말하려고 하는 듯했지만, 혀가 완전히 풀려버렸는지 신음도, 비명도 아닌 애매한 소리를 내면서 앓기 시작했다.
“음음…….”
자신이 만든 레이시의 모습에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빨딱 선 유두를 초인종 누르듯 눌러보는 미스트.
레이시는 미스트의 손가락이 닿자 자신의 가슴을 앞으로 내밀며 미스트의 손가락을 반겼고,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반응에 작게 웃다가 레이시의 귀에 속삭였다.
“향유 몇 방울 떨어졌는지, 기억하고 계세요?”
“하, 아응……? 아헤에에…….”
중간부터는 레이시의 몸에 향유를 뿌리는 걸 그만뒀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5초에 한 번씩 움찔거리는 레이시.
레이시는 미스트의 질문에 대답하려고 하는 건지 입을 오물거렸지만, 혀가 풀렸는지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옹알이하며 몸을 뒤틀었다.
그러자 피식 웃으면서 레이시의 안대를 풀어주는 미스트.
이 정도로 풀어졌으면 슬슬 안대를 풀어줘도 아무런 저항도 못 하겠지.
“레이시, 레이시. 정신 차려요.”
“흡, 흐베……, 에헤엑…….”
아까까지만 해도 향유를 어디까지 셌는지 물어봤을 뿐인 미스트가 다른 말을 하자 정신을 차리는 레이시.
미스트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뻥긋거리는 레이시를 보고 키득키득 웃으면서 레이시의 혀를 잡고 혓바닥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주기 시작했다.
눈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언제쯤 자신이 분신을 쓰고 있다는 걸 눈치챌까?
등을 껴안아 주는 분신이 하나, 양쪽 다리를 마사지해주고 있는 분신이 둘, 가슴과 얼굴을 애무하고 있는 본체가 한 명인데…….
미스트는 레이시의 반응에 그저 재미있다는 듯 킥킥 웃어대다가 천천히 입을 맞추며 아까부터 뻐끔거리던 레이시의 질 입구에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넣었다.
“……?”
그러자 상황파악이 안 된다는 듯 멍한 얼굴을 하면서 미스트를 바라보는 레이시.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에 싱긋 웃더니 곧바로 손가락을 굽혀 g스팟을 찔러 올렸고, 그 순간 레이시의 음부에서는 애액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퓨쉭 퓨쉿 거리는 소리와 함께 쉬지 않고 절정하는 레이시의 음부.
하지만 그런 하반신과는 별개로 레이시의 얼굴은 여전히 상황 판단이 안 된다는 듯 물음표만을 얼굴에 띄어둔 채 미스트를 바라봤고,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얼굴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 ……! ……?”
“귀여워라…….”
치켜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어떻게든 뭔가 파악하려고 하지만, 하반신은 홍수가 난 듯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물을 뿜어대며 허리를 튕기고 있는 레이시.
그 상반된 모습을 보자 미스트는 주체할 수 없이 흥분하기 시작하며 꼬리를 살랑거리기 시작했다.
그동안에는 이런 과격한 짓을 해버리면 레이시가 싫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참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레이시가 엘라에게 허락을 받아서 레이시가 엘라를 신경 쓸 걸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거친 플레이?
이미 촉수로 즐길 걸 다 즐겼는데 이 정도 부드러운 고문은 명함도 못 내민다.
레이시가 자신의 과거를 조사했고, 그럼에도 좋아한다고 말한 걸 들었으니 이제는 레이시가 자신을 싫어하게 된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어졌다.
이제 망설일 필요가 없다.
그렇게 생각한 미스트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아직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레이시에게 입을 맞췄다.
그러자 똑같이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을 하면서도 기쁜 듯이 혀를 얽어오는 레이시.
무표정에 가까운 표정이었지만, 미스트는 레이시가 좀 더 귀여워졌다며 혀를 섞어주며 계속해서 레이시의 음부를 자극했다.
중지를 깊숙하게 넣고 손가락을 세워 쿡쿡 찔러대는 미스트.
레이시는 그럴 때마다 허리를 튕기다 키스를 방해받는 감각이 싫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신체와 정신이 완전히 분리된 모습.
이제는 순수하게 자신에 대한 감정만 보이는 모습에 미스트는 꺄르륵 웃으면서 레이시의 뺨을 쓰다듬었다.
“우리 레이시, 왜 이렇게 귀여울까요~. 우후후, 우후후후…….”
키스하던 입을 떼어내자 자신을 붙잡고 있는 분신의 팔을 밀어내며 미스트에게 안기려고 하는 레이시.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투정을 바라보며 쿡쿡 웃다가 슬슬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고 생각했다.
만약 이 상태에서 정신을 원래대로 되돌려주면 레이시는 어떻게 될까?
지나친 쾌락에 비명을 지르며 매달릴까?
그게 아니라면 곧바로 눈을 까뒤집고 연신 가버리며 음탕한 얼굴로 매달릴까?
어쩌면 그 외의 다른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한 미스트는 레이시가 몇 번 절정하다가 멈추자 천천히 이마에 향유 한 방울을 떨어트렸다.
똑하고 피부에 닿는 물방울.
그러자 레이시는 정신을 차렸는지, 아니면 미스트의 명령을 반사적으로 따랐는지 백이라는 숫자를 간신히 말했고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를 칭찬하며 꺄륵 웃었다.
“그래서 뭘 하고 싶나요? 뭐든 들어드릴게요.”
“……? 키, 키흐…….”
“키스하고 싶어요? 후후, 레이시는 입맞춤을 너무 좋아하네요.”
레이시의 말에 작게 웃으면서 침대에 앉아 레이시에게 어서 오라고 말하자 테이블에서 내려오는 레이시.
하지만 아까부터 계속 마사지 당한 다리와 몇 번이고 쉬지 않고 절정한 레이시의 허리로는 1m를 걷는 것도 불가능했고, 레이시는 그대로 주저앉아 자신의 몸이 말을 안 듣는 것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러다가 자신이 못 걷는다는 걸 간신히 파악했는지, 레이시는 침대에 있는 미스트에게 팔을 벌려 안아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아이가 더는 못 걷겠으니 안아달라고 부모에게 투정부리듯 팔을 벌리고 울먹거리는 레이시.
미스트는 천천히 레이시의 얼굴에 표정이 돌아오자 레이시를 침대에 눕히고 혀를 섞기 시작했다.
“에헤헤……. 쬬옵……, 쬬옵…….”
미스트의 혀를 빨면서 헤실거리는 레이시.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웃음에 작게 웃다가 레이시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다시 한번 음부 근처의 근육을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근육을 풀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레이시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
정신을 차리려나…….
미스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레이시의 혓바닥을 가볍게 깨물며 레이시의 반응을 살피기 시작했고, 다행히 레이시는 미스트의 애무에 천천히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내 완전히 정신을 차렸는지 자신이 왜 침대에 누워있는 거냐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레이시.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의 반응에 쿡쿡 웃다가 기억이 안 나는 거냐며 숫자를 100까지 다 세었다고 말해주었다.
“에……?”
그 말에 당황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레이시.
레이시는 자신이 그렇게 했던 게 기억이 안 난다며 미스트를 바라봤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반응에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어차피 100까지 세었으니 괜찮지 않냐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뭐, 사실은 향유는 130~140방울 떨어트렸고 중간부터는 향유를 뿌리지 않고 계속 귀엽다는 말과 사랑스럽다는 말을 속삭이며 최면을 걸었지만…….
자신의 장난질을 받아주겠다고 한 건 레이시니까 상관없는 일이겠지.
그렇게 생각한 미스트는 레이시에게 이제는 못 참겠다며 레이시를 보내도 괜찮겠냐고 물어봤고, 레이시는 자신을 강하게 요구하는 미스트의 말에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할게요?”
“자, 잘 부탁드려효오…….”
“후후, 부드럽게 보내드릴게요.”
사실 레이시의 몸은 레이시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열 번은 더 간 몸이지만요.
자아……, 이제 어떻게 반응하려나?
미스트는 속으로 싱글벙글 웃으면서 레이시의 목덜미를 약하게 깨무는 동시에 그대로 손가락으로 클리를 가볍게 꼬집어 당겼다.
그러자 그대로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더니 애액을 뿜어대는 레이시.
세차게 뿜어진 물줄기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면서 음탕한 소리를 내었고 레이시는 그 소리에 멍하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강한 쾌감이 자신의 몸을 때렸다.
그래서 자신의 몸은 방금 그거로 한 번 가버렸다.
그것만큼은 확실한데 어째서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 걸까……?
레이시는 멍하니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자신의 음부를 바라보다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미스트를 바라봤다.
그러자 미스트는 레이시에게 입에서 입으로 음료를 건네주며 레이시에게 수분을 보충시켰고, 레이시가 음료수를 삼키자 다시 손가락을 놀리며 레이시를 보내버리기 시작했다.
“에……? 앗……? 어윽……?”
갈 때마다 작은 신음과 함께 자신이 대체 어떻게 간 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을 하는 레이시.
레이시는 그런 자신의 몸 상태에 덜컥 겁을 먹었는지 한참 멍하니 있다가 이내 눈물을 머금고 울먹거리기 시작했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반응에 허리를 흠칫흠칫 떨었다.
“미, 미스트으으으……, 저, 저 몸이…… 몸이 이상햇…….”
“어디가요?”
“이, 상햇……, 앗, 아, 아, 아으……?”
신음을 흘리지만, 낮은 소리로 깔리며 의문을 느끼는 듯한 레이시의 목소리.
미스트는 레이시가 다시 치켜뜬 눈으로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자, 레이시의 음부에 자신의 음부를 맞댄 다음 스킬로 보관하고 있던 바이브를 꺼냈다.
그리고 자신과 레이시의 음부 사이에 바이브를 끼우는 미스트.
미스트가 바이브를 작동시키자 레이시는 다시 멍청한 얼굴이 되어서 허리를 마구 튕겨대며 무섭다는 말을 중얼거렸고, 미스트는 레이시의 말에 레이시를 옆에서 꽉 안아주면서 레이시에게 속삭였다.
“자아~ 괜찮으니까 저희…… 응~! 같이 가버려요?”
“아, 앗……? 에……? 아헷……?”
미스트의 포옹에 두려움이 사라졌는지 미스트를 끌어안고 미스트의 다리 사이에 자신의 다리를 끼워 넣고 허리를 미스트에게 밀착하는 레이시.
그 덕에 바이브는 두 사람의 음부 사이에 꽉 고정된 채 기계음을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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