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 합의4
* * *
레이시의 가슴을 부드럽게 만지면서 웃는 엘라.
엘라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레이시를 놀렸고 레이시는 엘라의 농담에 얼굴을 붉히며 엘라의 어깨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밀쳤다.
그러자 엘라는 웃음을 터트리면서 레이시의 뺨을 만지더니 이내 조심스럽게 귀를 깨물며 속삭였다.
“견디기 힘들 정도로 해달랬지?”
“아, 그……, 그게……. 너, 너무 힘들게는 말고요.”
“헤에? 싫은데?”
“그럼 왜 물어본 거예요?”
“그냥.”
“그냥이라니…….”
“후아, 그럼 실신시켜줄게.”
약간의 화풀이가 섞인 말.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말에 침을 꿀꺽 삼키면서 진정하라고 말했지만, 엘라는 레이시가 그렇게 말하든 말든 촉수를 소환했다.
“……헤?”
검은색의,역동적으로 꿈틀거리는 촉수.
엘라와 연결되어있는지 엘라가 신호를 주면 이리저리 몸을 베베꼬는 촉수의 모습에 레이시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엘라를 쳐다봤다.
이런 걸로 할 생각은 아니지 않냐며, 엘라에게 동의를 구하듯 쳐다보는 레이시.
하지만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시선에 약간의 애정과, 약간의 화풀이를 담고서 싱글벙글 웃을 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다가 눈을 살짝 찡그렸다.
마치 오르가즘을 느낄 때처럼 요염하게 눈을 찡그리는 엘라.
레이시가 그런 엘라의 표정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촉수에서는 하얀색 액체가 퓻하고 쏟아져 레이시의 얼굴에 떨어졌다.
“에……? 이, 이거……?”
“후아, 걱정하지 마, 그냥 마력 덩어리니까.”
“에? 에에?”
“좋아, 감각은 연결됐고……, 기대해. 이번에 솔직히 말해서 화가 꽤 많이 났거든. 흑마법 제 4위계 비정형의 신체.”
말 그대로 형태가 정해지지 않은 촉수를 소환해 자신의 수족처럼 부리는 마법.
원래라면 그냥 다른 것들을 조이고, 부수는 것밖에 하지 못하는 마법이었지만, 자신의 하반신에 남성기를 달고 싶지 않았던 엘라는 마법을 극한으로 발전시켰고 결국엔 이렇게 유사 사정을 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
보통은 상대방이 어지간히 하드한 플레이를 즐기지 않으면 촉수 플레이는 싫어하니까 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레이시에게 난 화를 푸는 시간.
엘라는 레이시에게 죽을 정도로 사랑해주겠다며 싱글벙글 웃었고,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말에 어색하게 웃다가 살려만 달라며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그러자 천천히 레이시에게 다가가는 촉수.
레이시는 그런 촉수를 보면서 침을 꿀꺽 삼키다 엘라를 다급하게 말렸다.
그러자 엘라는 잠시 촉수를 멈추고 레이시를 바라봤고, 레이시는 엘라에게 엉금엉금 기어가더니 엘라를 꽉 끌어안은 채 작게 속삭였다.
“이, 이제 각오 됐어요.”
“풉…….”
“우, 웃지 마요!? 촉수라니! 엘라는 대체 얼마나 변태인 거예요!?”
“글쎄? 몸으로 느끼게 해줄게.”
“힛!?”
레이시의 말에 싱긋 웃다가 촉수를 움직이는 엘라.
촉수를 움직여 레이시의 발을 휘감은 엘라는 처음엔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를 애무하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그런 촉수의 움직임에 흠칫 떨더니 이내 얼굴을 붉히고 엘라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었다.
발가락 사이를 혀로 핥아진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때와는 다른 감각.
촉수의 촉감이 혀와 다르기 때문일까?
레이시는 그런 생각에 부끄러워하면서 엘라의 몸에 얼굴을 완전히 파묻은 채로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촉수가 점점 올라와 이번에는 종아리를 꾹꾹 눌러대자 참고 있던 숨을 토해냈다.
“하아아앗…….”
“마사지, 기분 좋아?”
“으, 으응…….”
레이시의 숨결에 귓가에 속삭이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부드럽게 자신의 종아리를 마사지하는 촉수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천천히 몸이 기울어지더니 엘라의 허리를 끌어안고 엎드리는 자세가 되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엉덩이와 등에 남은 자국을 보고 다른 촉수를 소환해 레이시의 몸에 남은 흔적을 가볍게 훑었다.
그러자 조금은 아픈 건지 레이시는 엉덩이를 움찔움찔 떨면서 엘라의 허리를 끌어안은 손에 힘을 주기 시작했고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을 살피며 촉수를 다시 움직였다.
이제는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촉수.
끝부분이 안쪽 허벅지에 오도록 칭칭 감은 촉수는 마치 마사지하듯 레이시의 허벅지 위를 꿈틀거리며 움직였고, 아까까지 근육이 풀려서 개운하다는 듯 소리를 내던 레이시의 숨결은 점점성욕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아……, 으응…….”
천천히 무릎을 세우고 엎드리더니 천천히 숨을 토해내는 레이시.
자연스럽게 다리를 살짝 벌리고 허리를 앞, 뒤로 움직이자 엘라는 레이시의 상체를 일으켜 세우더니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며 키스했다.
“츗……, 츗…….”
앞으로 더한 걸 느낄 테니 벌써 고생할 필요는 없다는 듯, 입술만 맞닿았다가 떨어지는 엘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키스에 눈을 가늘게 뜨다 엘라가 자신의 팔을 목에 걸게 유도하자 쭈뼛거리면서 엘라의 목에 팔을 걸고 엘라의 품에 완전히 안겼다.
“그럼 할게?”
“네, 네헤에…….”
레이시는 엘라의 말에 마른침을 연신 삼키면서 긴장했고, 엘라는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며 촉수를 움직여 레이시의 클리토리스와 질 입구, 그리고 애널을 살살 간질이기 시작했다.
“힉!?”
동시에 세 곳을 한 번에 자극당하는 건 처음인지 크게 움찔거리는 레이시.
레이시는 엘라를 꽉 끌어안고 한참을 당황하다가 이내 몸을 떨어트리고 다급하게 엉덩이에 있는 촉수를 잡고서 엘라를 말렸다.
“저, 그, 그! 스, 슬라임! 슬라임도 안 했는데……!”
“촉수는 슬라임의 기능을 탑재했으니까?”
“안 돼요!”
“으응~ 뭐, 그러지.”
이해는 안 되지만, 멧돼지는 상대할 수 있어도 언데드는 상대하지 못하는 그런 것과 비슷한 거려나?
엘라는 레이시와의 과거를 떠올리다가 알겠다면서 슬라임 보관용 병을 꺼내 레이시의 애널에 집어넣었고 내장을 깨끗하게 비우기 시작했다.
“으, 으응……, 하으, 하읍…….”
꾸룩꾸룩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애널 섹스의 준비를 끝내는 레이시의 몸.
레이시는 자신의 몸이 준비되자,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면서도 이제는 준비가 됐다며 천천히 누웠다.
그러자 다시금 움직이는 촉수들.
다시 세 군데를 살살 간질이기 시작하자 레이시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뜨거운 숨결을 내쉬며 엘라의 귓가를 간질었다.
그러자 엘라는 촉수에서 오는 감각이 감질나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레이시를 큰 소리로 울게 하고 싶은데, 그랬다간 레이시가 아파할 테니 할 순 없겠지…….
아, 아아아…….
숲에서 벌레들에게 물어뜯기며 며칠 동안 잠복할 때도 이렇게 괴롭진 않았는데…….
엘라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자신의 인내심에 한숨을 깊게 내쉬며 레이시의 혀를 약하게 깨물었다.
그리고 혀를 섞다가 잠시 말을 멈추고 레이시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어깨를 약하게 깨문 엘라는 레이시의 엉덩이를 잡고 살짝 벌렸다.
그러자 훤히 드러난 구멍으로 좀 더 파고 들어가는 촉수.
레이시는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올 준비를 하는 촉수의 감촉에 바들바들 떨다가 엘라를 꽉 끌어안고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조, 조금 무서우니까……, 그러니까 안아주면서 해줘요…….”
“그래.”
레이시의 말에 싱긋 웃으면서 다리를 얽어서 오므리지 못하게 막는 엘라.
그리고는 레이시가 겁먹지 않도록 촉수를 천천히 집어넣었고, 레이시는 근육질의 이상한 물체가 자신의 몸에 들어오자 엘라의 목덜미를 깨물면서 크게 떨었다.
딜도와는 차이가 큰 감각.
정말로 살아있는 것이 자신의 몸 안에 들어온다는 느낌이라 레이시는 발장구를 치면서 이상하다며 울먹거렸고 엘라는 레이시의 말에 촉수를 멈춰주었다.
“그렇게 이상해?”
“이상해요!”
“헤에, 어떻게 이상해?”
“살아있는 게 몸 안을 돌아다니는 느낌이라고요!”
“하긴 장난감인 딜도와는 다르게 이건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엘라는 레이시의 말을 이해한다면서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더니 눈물이 찔끔 맺힌 레이시의 눈가를 핥아준 다음, 다시금 촉수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생물은 보여줄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며 꿈틀거리는 촉수.
360도 회전하며 자극한다거나, 특정 부위에 힘을 줘서 볼록하게 만들어 지그시 누른다거나, 끝부분이 분열해서 수십 갈래로 갈라져 주름 사이사이를 사람의 손으로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정교하게 자극한다거나…….
아직도 손가락 한, 두 마디밖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레이시는 벌써 전신에서 땀을 흘리며 헐떡거렸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을 보면서 키득 웃었다.
“어때? 기분 좋아?”
“아, 아윽……! 지, 지금 그걸……!”
엘라는 촉수와 감각이 연결됐다고 말했었다.
그렇다면 지금 자신의 질 안이나, 애널 안의 감각을 전부 느끼고 있을 게 뻔했고 자신이 느끼고 있는지, 느끼지 않고 있는지는 다른 누구보다도 엘라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분명 그럴 텐데 이렇게 물어본다는 건 자신을 놀리려는 의도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한 레이시는 눈물을 글썽거리는 얼굴로 엘라를 노려봤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시선에 작게 웃다가 자기는 잘 모르겠다며 능글맞게 시선을 피하기 시작했다.
“말 안 해주면 모르겠는걸?”
“씨, 씨이잉! 엘라아아아!”
“아하하핫!”
레이시의 앙탈에 웃음을 터트리다가 레이시의 턱을 잡아 살짝 들더니 입술을 약하게 깨무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가 자신의 몸을 가볍게 더듬자 눈을 작게 감은 채 바들바들 떨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귀를 핥아주며 작게 속삭여주었다.
“실신할 정도로 사랑해준다고 했었지?”
“힉……!”
“각오해.”
레이시가 도망치지 못하게 꽉 끌어안더니 이내 촉수를 움직이는 엘라.
촉수들은 근육질의 동체를 꿈틀거리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레이시의 음부와 애널을 파고들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그런 촉수들 덕에 자신의 질 내부와 애널 내부가 어떤 형태인지 확실히 느끼기 시작했다.
다른 것들과 다르게 살아있는 물체였으니까.
쉴 새 없이 꿈틀거리면서 레이시의 질과 애널에 빈 곳이 없도록 자신의 몸을 변형하고 있는 촉수.
레이시는 크게 맥박치며 움직이는 그 촉수들의 움직임에 정신을 못 차리고 헐떡거리면서 엘라를 끌어안았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에 킥킥 웃으며 놀리기 시작했다.
“벌써 그렇게 헐떡이면 어떻게 해? 앞으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레이시가 나를 의심하지 못할 정도로 사랑해줄 건데.”
“힉……! 힉……!”
엘라의 말에 숨이 넘어가는 소리를 내면서 엘라를 쳐다보는 레이시.
쾌락 때문인지 수치심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레이시는 물기가 가득한 눈으로 반쯤 우는 얼굴로 쾌락을 느끼고 있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얼굴을 보자 다시 인내심이 끊어지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촉수에게 연결한 감각 때문에 없는 성감대가 생겨서 자극당하는 느낌인데, 이런 꼴리는 얼굴을 하고서 자신을 올려다보다니…….
엘라는 진지하게 레이시가 자신을 도발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며 레이시의 얼굴을 바라보다 손을 아래로 내려 레이시의 클리토리스를 가볍게 문질렀다.
“히으으응!”
곧바로 신음하며 허리를 튕기는 레이시.
촉수들은 레이시의 움직임에 레이시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레이시의 몸을 좀 더 부드럽게 조이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허벅지에서 느껴지는 힘이 강해지자 엘라를 샐쭉하게 노려봤다.
“아…….”
개 꼴린다…….
당장에 촉수를 움직이고 싶다.
한 5cm만 삽입하는 게 아니라 15cm나 20cm쯤 삽입시키고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쾌락에 헐떡여 정신을 못 차리게 하고 싶다.
실신하게 해주겠다고 말했으니까 정말 실신시키고 싶은데…….
촉수에서 올라오는 쾌락 때문이겠지만, 레이시의 것 못지않게 축축하게 젖은 자신의 음부를 확인한 엘라는 숨을 크게 몰아쉬더니 레이시에게 작게 사과했다.
“미안…….”
“에?”
“레이시가 너무 꼴려서 못 참겠어.”
“힛, 히이이익!?”
엘라의 사과와 함께 크게 움직이는 촉수와 그에 반응하듯 몸을 튕기는 레이시.
동시에 마차도 크게 덜컹거렸지만, 근처에 사람이 없었기에 그런 마차를 이상하게 여길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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