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3화 〉 여름 외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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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대회 이후, 레이시는 로라의 사과를 받았다.
뭔가 갑자기 사람이 착해져서 연기하는 게 아닐까 의심하긴 했지만, 그동안 꽤 지쳤었던 레이시는 어떻게든 이 일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뿐이었기에 레이시는 로라의 사과를 받아주었다.
그리고 그 후로 놀라울 정도로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
무슨 일이 생기길 바란 건 아니었지만,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로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서 일 갔다가 점심에 다른 사람들 도와주고, 저녁에 밥을 먹고 때때로 침대에서 몸을 섞고…….
그리고 그건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평소보다 약간 이른 시간에 몸을 섞고 있어서 그렇지, 평소와 별반 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
“흐엑, 헤엑, 헤에엑…….”
……아니, 뭔가 다르긴 했다.
평소처럼 몸을 섞고 있는데 이상하게 열이 빨리 올라, 레이시는 네 발로 엎드린 채 혀를 길게 내밀고 있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평소보다 예민한 건가 싶어 조금 여유를 줘봤지만, 여전히 크게 헐떡이는 레이시.
그 모습을 본 엘라는 혹시 어디 아픈 건가 싶어서 레이시의 이마를 만져 열을 재면서 혹시 어디 아픈 거냐고 물어봤다.
“어디 아파?”
“네? 아, 아뇨. 후우, 후우우……, 조, 조금만 떨어져 주세요…….”
“응? 아, 응.”
그러자 레이시는 몸을 크게 뒤척이면서 떨어져 앉더니 축 늘어졌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를 보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얼굴을 보면 아픈 것 같지는 않은데 대체 왜 힘들어하는 걸까?
일이 많았던 것도 아니고, 아샤에게 힘든 훈련을 받은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하고 일정이 겹치지 않게 다른 사람과 섹스한 날로부터 3일의 시간 여유를 들였고 점심도 체력을 보충할 수 있는 것으로 먹었다.
다른 때와 다 같은 것들을 준비했는데 왜 이렇게 힘들어할까?
딱히 추리할 수 있는 것도 없었기에 엘라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레이시를 바라봤고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얼굴에 어색하게 웃다가 자신의 위에 올라타는 엘라의 뺨을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엘라는 안 더워요?”
“응? 아, 잠시만…….”
“그거 뭐예요?”
“온도계, 날이 많이 더워졌구나.”
해가 반쯤 저물고 있는데도 방 온도 28도.
그 상태에서 몸을 완전히 밀착하고 비벼대고 있었으니, 안 지칠래야 안 지칠 수가 없겠구나.
하긴 휴가가 거의 다 끝나갔는데 아직도 봄일 리가 없겠지.
그렇게 생각한 엘라는 혀를 빼꼼 내밀고 사과하다가 종을 울려 미스트를 불렀다.
“미안, 얼음이랑 음료수 좀 들고 올래?”
“네, 그럴게요. 레이시는 뭐 마시고 싶어요?”
“……과일주스면 좋아요.”
부끄럽긴 했지만, 일단 더워죽겠는지 이불로 대충 몸을 가리고 중얼거리는 레이시.
미스트는 그런 레이시를 보고 키득키득 웃다가 얼음으로 가득 찬 잔과 서리가 잔뜩 낀 병을 들고 와 건네주었다.
방 안의 냄새나 분위기 같은 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
레이시는 무덤덤한 미스트의 반응에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다가 음료수를 마시고는 살겠다는 듯 숨을 깊게 내쉬었다.
“파하아아, 날, 엄청 더워졌네요.”
“그러게. 전혀 몰랐어.”
“에에, 진짜요? 이렇게 더워졌는데요?”
“날이 변하는 것 정도야 죽고 사는데 별 의미가 없으니까 회복이 안 됐거든.”
화상을 입을 정도의 온도나 동상을 입을 정도의 온도는 눈치채겠지만, 이렇게 날이 더워졌다거나 시원해졌다 같은 건 잘 모른다고 말하는 엘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말에 쭈뼛거리다가 날이 꽤 많이 더워졌다고 다시 한번 말했고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에 피식 웃으면서 레이시의 뺨을 가볍게 꼬집었다.
“한 번, 두 번 들은 것도 아닌데 왜 그래?”
“으, 으응.”
엘라의 말에 부끄러워하며 시선을 피하는 레이시.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목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레이시의 몸에 땀방울이 많이 맺힌 걸 발견했다.
날이 덥다고 하더니 노을에 비쳐서 짙은 주황색이 비쳐 산산히 부서질 정도로 땀을 흘리는 레이시.
아직 몸의 열기가 채 가지 않았는지, 주스를 홀짝거리면서도 가슴을 크게 위, 아래로 움직이는 레이시를 보고는 엘라는 자연스럽게 잔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다시 올라타기 시작했다.
“쪽, 쪼옥.”
“앗, 저 아직 마실 게.”
“내려놓고.”
“흐으응~.”
“할짝할짝…….”
그런 엘라의 행동에 당황하다가 이내 금방 누워서 엘라의 애무를 받아들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가 자신을 거절하지 않자 목덜미를 핥다가 천천히 레이시를 눕히더니, 그대로 팔을 위로 들어 올려 이불로 손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가슴을 핥다가 천천히 입을 옮겨 레이시의 겨드랑이를 핥아보는 엘라.
털은 나지 않는지 매끈한 레이시의 겨드랑이를 핥자 엘라는 다른 곳과는 다른 맛의 땀에 오묘하다며 다시 혀를 놀렸고,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애무에 당황하며 발을 버둥거렸다.
“겨드랑이를 왜 핥는 거예……, 히읏!?”
“쯔읍, 쯔으읍……. 왜? 느끼고 있으니 괜찮지 않아?”
“그런 게 문제가, 하우응!? 응! 으응!”
레이시가 부끄러워하자 겨드랑이를 핥아지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게 손을 아래로 내려서 괴롭혀주는 엘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행동에 당황하다가 이내 천천히 신음을 흘리며 엘라에게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한쪽 다리를 살짝 든 다음 손이 움직일 때마다 같이 허리를 흔드는 레이시.
몇 번이나 하면서 레이시가 느끼는 위치를 전부 외운 엘라는 계속해서 레이시의 땀방울로 자신의 입술을 적시다 손가락을 굽혀 레이시의 약점을 강하게 찔렀다.
“으으으으응!”
그러자 레이시는 금방 가버리면서 숨을 크게 내쉬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어깨에 계속해서 키스하며 레이시가 여운을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하아, 하으……, 조금 더워요…….”
“그래?”
“아우우……, 기분은 좋은데 더워서 떨어지고 싶기도 하고…….”
몸을 돌려 엘라를 꽉 껴안으면서 투덜거리는 레이시.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투정에 키득키득 웃다가 레이시의 이마에 입을 맞춘 다음에 계속해서 몸을 겹친 채 부비적거렸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끈적거리는 피부.
레이시는 그런 피부가 귀찮다고 느껴지다가도 이내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자 점점 눈을 감고 피부끼리의 마찰을 즐기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달아오른 체온 때문에 서로의 피부가 녹아서 질척하게 뒤섞이는 기분.
그 기분 탓인지 레이시는 평소보다 엘라의 심장박동이 더 잘 느껴지는 것만 같아 배시시 웃게 되었고, 엘라는 레이시의 웃음에 같이 웃다가 조심스럽게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이제부터 다시 키스하고 싶은데 어떻겠냐고 묻는, 노크 같은 키스.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키스에 잠시 부끄럽다는 듯 팔을 내리다 이불을 풀어달라며 엘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엘라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이불을 풀어 대충 바닥에 던져두고 다시 입술을 가깝게 했고, 레이시는 엘라의 얼굴이 다가오자 눈을 감고 조심스럽게 입을 벌렸다.
그러자 입 안으로 들어오는 미끄덩거리는 감촉.
레이시는 역시 그 감촉 자체는 별로라고 생각하면서도, 엘라의 심장이 뛰는 소리, 죽인 숨소리가 자신의 귓가를 간질이자 심장이 똑같이 크게 뛰기 시작하면서 조심스럽게 깍지를 꼈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다가 서로의 손가락을 가지고 놀 듯 만지작거리는 엘라와 레이시.
두 사람은 한참을 입을 겹친 채 가만히 있다가, 숨이 막히기 시작하자 천천히 입을 뗐다.
엘라가 몸을 일으키면서 길게 이어지는 끈.
레이시는 자신의 입을 뜨겁게 만들던 엘라의 혀가 자신의 입에서 빠져나가자 아쉽다는 듯 혀를 길게 내민 채 엘라를 쳐다봤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혀를 가볍게 깨물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며 입을 맞췄다.
키스마크가 가득한 목덜미.
땀방울이 맺혀있는 쇄골과 땀이 고인 밑가슴.
매끈하게 쭉 이어져있는 복근.
그리고 털이 거의 없는 하복부.
점점 더 내려가 음부까지.
레이시는 그쯤 되자 조심스럽게 엘라에게 손을 뻗어 막는 시늉을 했지만, 엘라가 자신의 허벅지에 키스하자 손에 주던 힘을 천천히 빼기 시작했다.
그리고 엘라는 레이시가 손에 힘을 빼자 잠시 허벅지에서 고개를 떼고 레이시를 잠시 쳐다보다가 무릎에, 정강이에 그리고 발등에 키스하다가 마지막으로 발가락을 약하게 깨물었다.
“으응……!”
미약하게 느껴지는 고통에 눈을 가늘게 뜨다가 엘라가 자신의 발가락을 핥자 손가락을 깨물어 신음을 참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에 쿡쿡 웃다가 다시 천천히 키스하는 곳을 올려 레이시의 음부를 가리고 있는 손가락에 키스했다.
“제가 키스해도될까요?”
“풉! 그게 뭐예요?”
“그냥 가리길래 해봤어. 웃었으니까 농담 성공이네.”
쿡쿡 웃으면서 레이시의 허벅지를 깨무는 엘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웃음에 같이 배시시 웃다가 베개를 껴안고 침대에 누웠고 이내 자신의 다리를 살짝 벌렸다.
그러자 엘라는 레이시의 허벅지를 가볍게 눌러 다리를 벌리면서 레이시의 클리토리스를 혀로 굴리기 시작했다.
“응……! 으응!”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엘라의 머리를 가볍게 밀어내는 레이시.
엘라는 레이시의 반응에 눈을 가늘게 뜨다가 이빨을 세워 가볍게 허벅지를 깨물었다.
그러자 레이시는 엘라의 등에 자신의 다리를 꼬고 빼내지 못하게 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를 보고 쿡쿡 웃으며 레이시를 바라봤다.
“아양 떨긴.”
“으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웃음에 부끄러워졌는지 천천히 베개를 끌어올렸다.
벌써 몇 번이나 몸을 섞었는데도 아직도 처음 할 때처럼 귀엽게 부끄러움을 표현하는 레이시.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듯 한참을 웃다가 다시 레이시의 음부를 괴롭혀주기 시작했다.
레이시의 다리 때문에 평소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레이시의 음부를 괴롭혀주는 엘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쿤닐에 허벅지를 흠칫흠칫 떨다가 이내 여름이 왔음을 알려주던 주황빛으로 길게 늘어지던 노을처럼 신음을 흘려대기 시작했다.
길게 늘어지며, 땅에 녹아내리듯 흐르는 신음.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반응에 잠시 몸을 뗐다가 베개를 몇 개 겹쳐서 레이시의 허리를 들어준 다음, 쿤닐과 함께 핑거링을 하기 시작했다.
“앗, 아, 아~……, 아앙! 흑, 흐응!”
엘라 때문에 풀렸었던 다리를 다시 엘라의 등에 걸치고 얼굴을 가리는 베개를 꽉 끌어안는 레이시.
숨을 쉬기 위해서인지 레이시는 더 이상 얼굴을 가리지 않고 그저 베개를 껴안아 쾌락에서 오는 힘겨움을 간신히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시는 크게 몸을 경련하면서 엘라의 얼굴에 자신의 애액을 뿜어댔다.
“헤엣……, 헤에엑…….”
절정이 찾아오자 잊고 있었던 더움이 몰려오는지 다시 혀를 길게 내밀고 더워하는 레이시.
그런 더위를 잘 느끼지 못하는 엘라는 그런 레이시를 보며 키득키득 웃다가 레이시를 껴안고 욕조로 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궜다.
“목욕하면서 뭐 마시면 재밌단 말이지.”
“전 하면 안 될 짓을 하는 거 같은데요…….”
목욕하면서 뭘 먹는다니, 대체 왜 그런 짓을 하는 걸까?
잠시 그렇게 생각한 레이시였지만, 이내 잔에 물방울이 맺힐 정도로 차갑게 식힌 잔에 얼음을 띄워 오렌지주스를 따라 마시자 몸에 퍼지는 활기에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하면 안 될 짓을 하는 것 같지만, 자긴 어른이니까 해도 괜찮지 않을까?
전생 대학생이라고 해서 딱히 어른이라는 느낌은 안 들지만, 일단 나이상으로는 어른이니까…….
그렇게 생각한 레이시는 오렌지주스를 홀짝거렸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반응에 킥킥 웃다가 여름이란 걸 생각하고는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
“아, 그러고 보니 다음 주에 일 있었지.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네.”
“네? 무슨 일이에요?”
“바다에 가서 축제 즐기는 거.”
“……에?”
일이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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