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화 〉 밤에서 밤까지6
* * *
“하앙~, 하응~, 응, 응, 으으응!”
여운을 즐길 틈도 없이 미네르바가 다시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자 담요로 얼굴을 가린 채 계속해서 신음하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얼굴을 가린 담요를 뚫고 울리는 레이시의 신음에 있는 힘껏 허리를 흔들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허리를 세게 밀어붙이면 레이시를 금방 울게 할 수 있는데…….
미네르바는 그런 생각에 잠시 눈 감고 모르는 척 세게 찔러볼까 고민했지만, 이내 레이시가 한쪽 손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짚자 레이시를 꽉 끌어안았다.
미스트가 한 번에 강하게 몰아붙이는 것보다는 느긋하게 오래 괴롭히는 것이 좀 더 기분이 좋다고 했었지.
조금 전에는 살짝 실패한 부분을 떠올린 미네르바는 자신의 품 안에 쏙 들어와 헐떡이고 있는 레이시를 보며 적당히 힘을 조절하며 계속해서 허리를 흔들었다.
가볍게 위, 아래로 움직이다가 허리를 밀착한 채 꾹꾹 누르기도 해보고 딜도를 반쯤 빼서 입구 부분을 긁어대기도 해보고…….
그렇게 최대한 힘을 빼고 계속해서 괴롭히자 레이시는 입을 벌린 채 멍하니 미네르바의 허리놀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아, 아앙……, 흐으으응……!”
조금 전처럼 미네르바의 허벅지에 손을 올린 채 미네르바와 몸을 섞는 레이시.
하지만 미네르바의 허벅지에 올라간 손의 의미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조금 전에는 부끄러움과 쾌락 사이사이의 미약한 고통을 참기 위해 손을 올렸다면, 이번에는 좀 더 잘 느끼기 위해서 자세를 잡기 위해 손을 올리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레이시가 자신을 받아들이자 기쁜 듯, 귀를 핥으며 천천히 레이시를 엎드리게 했다.
이번에는 자세를 바꿔도 거절한다거나 부끄럽다는 말을 하지 않고 얌전히 엎드리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반응에 더욱 인내심을 가지고 몸을 밀착한 채 천천히 허리를 흔들며 뒤에서 몸을 애무해주었다.
귀에다 숨결을 내쉬며 약하게 깨무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그런 미네르바의 행동에 움찔움찔 떨며 담요를 꽉 끌어안았고 미네르바는 그런 레이시의 반응에 점점 더 느긋하게 허리를 흔들었다.
상대방이 갈 거 같아도 갑자기 강한 충격을 주는 건 매너가 아니라고 했었던 미스트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는 미네르바.
미네르바는 자신이 실수했던 것을 머릿속으로 되새기며 레이시를 만족시키기 위해 허리를 흔들었다.
하지만 정작 레이시는 그런 미네르바 덕분에 영 죽을 맛을 느끼고 있었다.
이유는 뭔가 결정타가 찾아오지 않아서였다.
부드럽게 자신을 자극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뭔가 잘해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확실하게 가버릴 계기를 주지 않고 계속해서 부드럽게 자극을 주자 가버리고 싶어도 가버릴 수가 없었다.
방금처럼 엘라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가버리려고 해도 이미 한 번은 느꼈었던 자극이라 그런지 좀처럼 계기가 되지 않는 엘라의 자위.
레이시는 그런 상황 속에서 바들바들 떨다가 침대를 짚고 있는 미네르바의 손을 잡았다.
손목을 꽉 잡고 천천히 일어나더니 엉덩이를 미네르바에게 내미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움직임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허리를 멈췄고 레이시는 자극이 멈추자 숨을 크게 몰아내쉬며 자위하고 있는 엘라를 힐끗 보고는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게 해주…….”
“으응?”
“조, 좀 더 세게 해주세요…….”
정보를 캐내려면 고통을 주고, 미치게 하려면 쾌락을 주라더니 딱 그 말 그대로다.
가버리지 못하니까 이렇게 되다니…….
레이시는 부끄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며 미네르바에게 조르기 시작했고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행동에 난감하다는 듯 눈을 찌푸렸다.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
레이시의 말대로 조금 강하게 해주는 게 좋을까?
그게 아니라면 미스트의 말대로 느긋하게 계속해주는 게 좋을까?
미네르바는 레이시를 껴안으면서 고민했고 레이시는 미네르바가 움직이지 않자 숨을 천천히 몰아쉬다 몸을 뒤척이며 똑바로 눕고 미네르바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미네르바의 날개에 몸을 가리듯 미네르바의 품에 파고들면서 미네르바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계, 계속 그렇게 하니까 미칠 것 같단 말이에요……. 제발……, 네?”
“웃, 우으…….”
레이시의 속삭임에 움찔 떨더니 날개로 레이시의 몸을 가린 채 이리저리 눈을 돌리는 미네르바.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는지 미네르바는 심호흡하고는 가볍게, 하지만 아까보다는 강하게 허리를 밀어붙였고 레이시는 허리가 울리는 피스톤질에 미네르바를 꽉 끌어안으며 부르르 떨었다.
그 모습을 보고 미네르바는 잠시 걱정하는 얼굴로 레이시에게 괜찮냐고 물어봤고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질문에 숨을 크게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흐끙……, 흐끄으으응…….”
“이 정도면 괜찮나?”
“조, 좋아요…….”
“계속 한다. 주인.”
“네, 네엣……, 응!? 하앗! 하앙!”
“기분 좋나?”
“조, 좋아욧! 앗, 아앙! 미, 미칠 거 같앗……! 앗! 응! 으응! 좋앗! 좋아앗!”
생각보다 강한 자극에 저절로 튀어나오는 신음.
하지만 그 자극에서 고통이라던가 오르가즘을 방해하는 요소는 느껴지지 않았다.
올라오는 건 순수한 쾌락.
오랫동안 일하다가 마시는 얼음물처럼 머리가 새하얗게 변할 정도의 쾌락이었고 레이시는 하반신에서 올라오는 쾌락에 정신없이 울기 시작했다.
미네르바의 등에 손톱자국을 길게 남기며 짐승처럼 우는 레이시.
미네르바가 허리를 흔들며 가죽을 때리는 소리를 낼 때마다 미칠 것 같다거나 금방 가버릴 것 같다며 레이시가 울자 엘라는 침을 꿀꺽 삼키기 시작했다.
자신과 할 때는 내지 않았던 상스러운 소리로 우는 레이시.
피스톤질 할 때마다 슬쩍슬쩍 보이는 얼굴도 자신에게 보여주지 않을 정도로 육욕에 빠진 모습이라 엘라는 바이브레이터의 강도를 키우며 스스로의 음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우웅~하며 진동하는 소리와 함께 허리가 들썩거릴 정도의 쾌감을 선사하는 바이브레이터.
엘라는 레이시가 허리를 들썩거릴 때마다 같이 허리를 들썩거리기 시작했고 이내 레이시의 허리가 활처럼 피면서 경련하자 자신도 허리를 크게 튕기며 절정감을 느꼈다.
“흐아, 흐아…….”
“……흣, 흐우…….”
서로 절정하고 나서 여운을 즐기는 건지 축 늘어져서 숨을 몰아쉬기만 하는 엘라와 레이시.
그러다가 먼저 정신을 차린 엘라는 레이시가 있는 곳으로 가서 잠시 얼굴을 살폈고 침과 눈물, 그리고 땀으로 엉망이 된 얼굴을 보고는 작게 웃었다.
“그렇게 좋았어?”
“하아, 하으…….”
“쮸읍, 쮸으으읍~.”
“으웁, 쵸옵~.”
엘라의 키스요청에 적극적으로 혀를 내밀며 키스하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그런 레이시와 엘라를 보며 불만 가득한 얼굴을 했지만, 이번에는 꾹 참으며 페니스 밴드를 풀었고 레이시는 키스가 끝날 때쯤 자신을 애타게 바라보는 미네르바에게 팔을 벌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안기기 시작하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그런 미네르바의 반응에 작게 웃다가 다시 키스했고 미네르바는 날개를 살짝 흔들다 혀를 깊숙하게 집어넣고 레이시의 손을 잡았다.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손을 잡지 않은 손으로는 레이시를 꽉 끌어안고 깍지를 낀 손으로는 레이시의 손바닥을 간질이며 자신의 호감을 최대한 어필했고, 레이시는 그런 미네르바의 행동에 미스트가 한 말이 떠올랐다.
손바닥을 간질이는 게 음어라고 말했었던 미스트.
레이시는 미네르바가 자신의 손가락을 간지럽히자 미스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겠다고 느꼈다.
뭔가 손바닥을 간질일 뿐인데 가슴 깊은 곳까지 간질간질한 느낌이 든다.
평소에 만져질 일이 없는 곳을 간질어서 그런가?
그렇게 생각하던 레이시는 엘라가 뒤에서 자신의 귀와 목덜미를 핥자 작게 신음하며 손을 뒤로 뻗어 엘라를 밀어냈다.
“쪽, 쪼옥, 츕……, 흐아. 아직 키스, 쮸으으읍~.”
“츠릅, 쯔으으읍, 하지만 미네르바만 신경 쓰잖아?”
“키스, 쯔으읍, 하는 중이니까요.”
엘라가 계속 들러붙자 미네르바를 살짝 밀어내고 불만스러운 얼굴을 하는 레이시.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얼굴에 똑같이 불만스러운 얼굴을 하다 이내 키득키득 웃으며 애무만 할 테니 키스는 미네르바와 잔뜩 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레이시의 가슴을 잡고 귀를 핥아주는 엘라.
레이시는 엘라의 애무에 흠칫흠칫 떨다가 신음하기 시작했고 미네르바는 그런 레이시를 가만히 쳐다보자 레이시의 다리를 벌리더니 그대로 음부를 핥기 시작했다.
“햐앙!? 키, 키스, 키스느으은……?”
“주인이 여길 더 좋아할 거 같아서.”
“응!? 응흐으으, 하으, 하으앙~.”
레이시의 허리를 살짝 들더니 혀를 깊숙하게 넣고 핥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손가락과 또 다른, 혀 특유의 미끄덩한 감촉에 바들바들 떨다가 미네르바의 머리를 잡고 울기 시작했고 엘라와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울음에 더욱 신경 써서 레이시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오래 참게 한다거나 그런 짓은 하지 않고 적당히 즐기다 여러 체위로 바꿔가면서 즐기는 세 사람.
커튼을 쳐둔 덕분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잊고 서로 몸을 섞던 세 사람을 멈춘 건 레이시의 배에서 난 소리였다.
“하아, 하으. 아…….”
“……아핫! 꼬르륵거리네.”
“으아으으아! 잊어요!”
“샌드위치라도 먹을까?”
끈적거리던 분위기를 가볍게 환기시키는 소리.
레이시는 자신의 배에서 나는 소리에 얼굴을 붉히며 엘라에게 웃지 마라며 소리쳤지만, 엘라는 전혀 개의치 않고 미스트가 샌드위치를 만들어뒀을 거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체로 일어나서 땀이나 다른 액체를 닦지도 않고 일어나 샌드위치를 가져와 소파에 앉는 엘라.
레이시는 그런 엘라의 행동에 부끄러워했지만, 이내 다시 한번 배가 꼬륵거리자 미네르바의 날개를 가림막 삼아 몸을 가리고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했다.
“흐아암……, 벌써 노을이 지네.”
“네?”
“저기 봐. 커튼 틈으로 약간 붉은 햇빛이 들어오고 있잖아.”
“정말이다…….”
짙은 주홍빛의 햇살.
그것이 의미하는 건 하나밖에 없었기에 레이시는 부끄러워하다가 소파 근처에 나뒹구는 도구들을 보고는 얼굴을 붉히며 차마 다시는 들지 못했다.
로터 여러 개와 바이브, 일회용 슬라임의 보관함과 여러 사이즈의 딜도, 페니스 밴드에 젤과 로션까지…….
레이시는 그것들을 보자 자기가 얼마나 했는지 깨닫고 발을 동동 구르다가 문득 엘라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걸 깨닫고 어색하게 웃기 시작했다.
“마, 많이 했으니까 오늘은…….”
“마지막으로.”
“으으웁, 우응……, 하으으~.”
미네르바에게 기대면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엘라가 입을 맞춰오자 눈을 가늘게 뜨면서 키스를 받아주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그런 두 사람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엘라가 했듯이 레이시의 가슴과 귀를 핥으며 레이시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레이시는 금방 눈을 지그시 감고 두 사람의 사이에서 신음했고 엘라는 그런 레이시의 신음에 손을 천천히 아래로 내려 음부 쪽으로 가져갔다.
손에서 전해지는 체온에 자연스럽게 다리를 벌리고 고개를 돌리는 레이시.
엘라는 아직도 부끄러워하는 거냐며 허벅지를 쓰다듬다가 손가락을 레이시의 음부에 천천히 밀어 넣기 시작했다.
벌써 몇 시간 째 몸을 섞고 있지만, 처음처럼 꽉 조이는 레이시의 음부.
스킬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아마 레이시의 몸 자체도 명기인 거겠지.
엘라는 잠시 그렇게 생각하다 뜨거운 숨을 내쉬는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질척거리는 소리와 함께 입술 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신음.
엘라는 그런 소리에 눈을 가늘게 뜨며 웃다 이내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미스트가 들어오자 레이시가 알아차리기 전에 가라며 눈짓했다.
하지만 레이시는 엘라의 소망과는 반대로 미스트와 눈을 마주쳤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부끄러워하며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레이시의 모습에 잠시 상황을 파악하듯 눈을 이리저리 돌리는 미스트.
잠시 후, 미스트는 상황을 파악했다는 듯 싱긋 웃으면서 상자 안에서 한 가지 도구를 꺼냈다.
엘라는 미스트가 꺼내는 물건을 보고 흠칫 떨더니 조심스럽게 레이시에게서 떨어졌고 미네르바도 미스트의 얼굴을 보고 움찔 떨다가 레이시를 꽉 껴안기만 할 뿐 가슴과 목을 희롱하는 걸 멈췄다.
갑자기 끊어진 애무에 당황하면서도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주섬주섬 담요를 주워 몸을 가리는 레이시.
하지만 미스트는 레이시에게서 담요를 빼앗더니 레이시의 가랑이 아래에 깔아줬고 레이시는 미스트의 행동에 당황하며 미스트를 바라봤다.
“레이시, 죄송해요. 공주님하고 이야기하려면 이러는 수밖에 없었어요. 쪽…….”
“네……? 에? 아, 아, 아아아아……!? 꺄아아아악!”
자신의 볼에 입을 맞추며 사과하는 미스트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레이시.
하지만 곧이어 올라오는 쾌락에 레이시는 비명을 지르면서 미스트가 왜 자신에게 사과했는지 깨달았다.
클리토리스에서 올라오는 쾌락.
뭔가 빨려진다고 느껴지자마자 입에서 반사적으로 비명이 튀어나왔고 얼마 가지 않아 레이시는 머리 안이 녹아내리는 걸 느끼며 그대로 축 늘어졌다.
그리고 어떻게든 그 여운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리자, 레이시는 자신의 음부에서 샛노란 액체가 쪼륵거리는 소리와 함께 담요 위로 떨어지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곧바로 실금 절정.
레이시는 너무나 쉽게 가버린 자신의 음부를 보고는 부끄러워하다가, 미스트가 자신을 안아주자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그대로 기절하듯 잠들었다.
“…….”
“…….”
“나중에 이야기할까요?”
“아, 아니, 레이시, 재우고 와. 들을게…….”
“도, 도와주겠다.”
“아뇨, 혼자서 할게요. 얌전히 기다려주시겠어요?”
두 사람의 대답에 싱긋 웃으며 레이시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주는 미스트.
엘라와 미네르바는 미스트의 웃음에 침을 꿀꺽 삼키다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얌전히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미스트는 그제야 웃음을 거두고 살짝 두 사람을 흘겨보며 잔소리가 있을 테니 얌전히 있으라며 레이시를 괴롭혔던 도구를 보다가 상자 안에 던졌다.
흡입계 마법과 클리토리스를 보호하고 쾌락을 선사하기 위한 슬라임 촉수, 그리고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스위치가 조합된 성인용 기구.
일명, 우머나이저.
즐기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보내버리기 위해서 고안되고 만들어진 도구는 앞으로 엘라와 미네르바가 겪을 일을 알려주듯 차갑고 딱딱한 소리를 내며 상자 안을 데굴데굴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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