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 테이머로서의 훈련3
* * *
“후으응……, 목욕물 온도를 이렇게 하던가…….”
방에 딸린 욕실 앞에서 욕조의 물 온도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고민하는 레이시.
레이시는 수건 하나로 몸 앞쪽만 가린 채 무방비하게 뒷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고 미네르바는 그런 레이시의 몸을 뒤에서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땀투성이가 되어 약간 붉게 상기된 피부와 자신의 손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앙증맞은 엉덩이.
그 작은 몸에는 어울리지 않게 음란한 자국이 곳곳에 남아있었지만, 그런 자국 중에서도 딱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하반신, 정확하게는 가랑이 사이가 단연코 눈에 띄었다.
작은 몸이었지만, 확실히 여자라고 알려주듯 발달한 골반.
그 골반 덕분에 약간의 공간이 생긴 허벅지 사이로 떨어지는 음란하고 투명한 꿀물.
미네르바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레이시의 몸을 돌리고 앞에서 레이시를 쳐다봤다.
“에?”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레이시.
미네르바는 그런 레이시의 표정에 살짝 날개를 펄럭이다 이내 레이시의 아랫도리로 시선을 내렸고 이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수건 사이로 뚝뚝 떨어지는 애액.
뒷모습으로 실컷 봤었던 모습이었지만, 이성이 자꾸만 사라진다.
자꾸만 마른침이 꿀꺽거리며 넘어가고 가라앉았던 성욕이 치솟는다.
그렇게 생각한 미네르바는 레이시를 꽉 껴안았고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포옹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미네르바를 안아주었다.
“으응?”
끝난 후의 애교 같은 걸까……?
엘라처럼 능글맞게 웃는 게 아니라 레이시는 왠지 모르게 미네르바가 귀엽다고 느끼며 미네르바의 뺨을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미네르바가 자신의 엉덩이를 잡고 자신을 번쩍 들면서 깨끗하게 사라졌다.
“에……?”
푸욱.
이게 만화였다면 그런 효과음이 적혀 않았을까?
레이시는 갑작스러운 충격에 쥐고 있던 수건을 놓치며 멍하니 입을 벌렸고 미네르바는 그런 레이시의 모습에 다시 성욕이 자신의 몸을 지배하는 걸 느끼며 허리를 튕기기 시작했다.
“윽!? 앗! 아앙!?”
“후웃, 후욱……. 미안하다. 주인…….”
“그, 하앙!?”
레이시가 착각한 건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로 착각한 건 딜도로 플레이하면서 생긴, 체력에 대한 착각.
이번에는 유사 사정 기능을 탑재한 고급 딜도를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설령 그런 딜도를 사용했다고 해도 미네르바가 직접 사정하는 건 아니었다.
미네르바는 암컷밖에 없는 종족인 하피고 당연히 자신의 몸에서 정액을 배출하는 기관이 달려 있을 리가 없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서 만든 정액을 사정하는 게 아니라면 체력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일도 없다.
허리를 흔들며 상대방을 만족시켜주는데 지치는 일은 당연히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걸 기대하기엔 미네르바는 그렇게 허약하지도 않았다.
도시에 들어가기 전에 했었던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는 약속만 없었다면 레이시를 공격했던 기사들을 1분 내로 전부 죽일 수 있는 맹금류.
그게 미네르바니까.
그런 상대를 눈앞에 두고 방심한 채 애액을 끈적하게 흘려대는 모습을 보여줬으니 이렇게 되는 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착각.
첫 번째 착각과 이어지는 레이시의 두 번째 착각은 남자와 여자의 몸의 차이였다.
레이시는 딜도에 쑤셔지면서 미네르바가 가버리면서 허리를 흔드는 걸 멈췄으니 남자처럼 한동안 쉴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었다.
남자는 한번 가버리면 체력이 충분해도 회복할 휴식시간이 필요하니까 미네르바도 그럴 거라고, 그리고 그 사이에 분위기를 정리하면 될 거라고…….
하지만 레이시와 미네르바는 여성이었고 여성은 한번 갔다고 해서 남성처럼 곧바로 현자 타임을 느끼는 게 아니었다.
한 번 가버려도 자극만 계속 온다면 쉬지 않고 연달아 오르가즘을 느낄 수도 있다.
애초에 그런 쪽 용어로 멀티 오르가즘이라는 단어도 있을 정도니…….
하여튼 그런 두 개의 착각 때문에 레이시는 무방비하게 미네르바에게 들린 채 딜도로 하반신을 거칠게 쑤셔지기 시작했다.
“앙!? 하앙! 하읏! 흐읏! 자, 잠깐……! 무, 무서…… 히잉!?”
미네르바가 허리를 튕길 때마다 미네르바의 품에서 몸을 들썩거리다가 다급하게 미네르바를 멈추는 레이시.
레이시는 미네르바에게 들린 채 그걸 하는 건 떨어질 것만 같아서 무섭다며 울먹거렸고 미네르바는 그런 레이시의 울먹거림에 침을 꿀꺽 삼키다가 레이시를 침대에 밀쳤다.
그러자 무력하게 침대 위로 쓰러지는 레이시.
레이시는 미네르바의 거친 행동에 숨을 들이마시며 당황했지만,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마음을 배려해주지 않은 채 계속 움직였다.
레이시를 뒤에서 끌어안더니 우악스럽게 자세를 정해주는 미네르바.
미네르바가 정해준 레이시의 자세는 후배위.
레이시가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엉덩이를 쭉 내민 채 상체를 잔뜩 숙이고 있자 자연스럽게 애액을 흘리는 음부가 강조되었고 미네르바는 온갖 들짐승들이 왜 그런 자세로 교미를 했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무방비하기 짝이 없는 모습.
당장에 자신이 어디를 뭘 어떻게 하더라도 반응할 수도 없고, 아까부터 자신을 흥분시키던 애액을 원하는 대로 볼 수 있는 자세.
그런 무방비한 자세의 레이시를 마음대로 괴롭힐 수 있다는 생각에 미네르바는 숨을 크게 헐떡이면서 다시 한번 딜도에 로션을 치덕치덕 바르기 시작했다.
그럴 수는 없겠지만,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성욕을, 그리고 지배욕을 모두 레이시에게 쏟아내고 싶다.
그렇게 생각한 미네르바는 다시 한번 딜도를 레이시의 깊숙한 곳에 쑤셨고 레이시는 차가운 딜도의 감촉에 비명을 질렀다.
“햑!?”
체온으로 데우지 않은 로션은, 상상 이상으로 차가웠다.
미지근한 물을 마시다가 갑자기 얼기 직전의 물을 마셔버린 느낌.
레이시는 그런 냉기에 바들바들 떨다가 미네르바가 뒤에서 몸으로 짓누르며 허리를 흔들자 금방 오르가즘을 느끼며 신음했다.
“항~! 하앙! 흐윽, 흣, 흣……!”
애초에 쾌락에 젖어있던 몸.
얼마 쉬지도 않았기에 다시 쾌락을 찾아 신음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고 레이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미네르바의 허리 놀림에 같이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미네르바는 더욱 흥분하며 레이시의 팔을 뒤로 잡아당기며 허리를 밀어붙였다.
허리를 밀어붙일 때마다 평평하게 짓눌리는 엉덩이.
팔이 뒤로 잡아 당겨져서 도망치지도 못하는 레이시는 그 충격에 혀를 내밀고 앙앙거리며 헐떡였다.
그리고 레이시의 몸은 그런 충격에 윤활유를 뿜어대며 침대를 더럽히기 시작했다.
땀방울과 떨어지는 애액들.
침대보가 흥건하게 젖을 정도로 물을 뿜어대던 레이시는 서서히 눈앞이 새까맣게 변하는 걸 느끼기 시작했고 그게 정신력의 한계라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숨이 잘 안 쉬어진다.
몸의 감각은 있긴 하지만, 그 감각은 전부 성감대로 몰려서 미네르바의 행동에 맞춰주기 위한 감각일 뿐이다.
그런 걸 느낀 레이시는 이대로 가면 실신해버린다고 생각하고선 미네르바를 말리려고 했다.
“저, 하응!? 거깃!? 멈, 아앙! 혀요옷……!”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이어지는 피스톤질 때문에 레이시는 애교를 부리는 건지 미네르바를 말리는 건지 알 수 없는 목소리를 내고 말았다.
달콤한 신음이 잔뜩 섞이고 혀가 풀려 그저 음탕한 애교가 되고 마는 레이시의 말.
미네르바는 그런 레이시의 말에 크게 흥분하며 허리에 힘을 주며 위로 쑤셔 올렸고 레이시는 그대로 등을 미네르바에게 기댄 채 다리가 허공에 뜨기 시작했다.
레이시의 발이 침대에서 떨어지자 뒤에서 가슴을 받치며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는 미네르바.
다시 들린 채 박혀대자 안 그래도 강한 피스톤질에 중력의 힘까지 합쳐져서 레이시는 딜도를 처음 삽입 당할 때처럼 이상한 신음을 흘리며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캬흑! 옷, 오옥……! ……앙! 앙! 후앙~!?”
이제는 말도 못 하고 팔을 약하게 휘저으며 미네르바의 새 형태의 허벅지를 밀어낼 뿐인 레이시.
하지만 그런 저항도 무시한 채 허리를 빠르게 흔들던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몸에서 암컷의 냄새가 나자 자신의 몸이 2개가 아니라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레이시의 몸에 맺힌 땀방울들을 핥으며 레이시의 맛과 냄새를 맛보고 싶지만, 지금 자세로는 아무래도 불가능하다.
어째서 자신은 몸을 2개로 나눌 수 없는 걸까?
미네르바는 그렇게 생각하다가 거울에 비치는 레이시의 모습에 침을 꿀꺽 삼켰다.
몸을 2개로 나눌 수 없는 건 아쉽지만, 지금 레이시는 자신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미네르바는 허리를 점점 빠르게 흔들며 레이시를 괴롭히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멍하니 몸을 들썩거리다 전신을 경련시키기 시작했다.
가버린다는 신호.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몸에서 전해져 오는 신호에 허리를 더 거칠게 흔들기 시작했고 레이시는 이제는 신음도 내지 못하고 몸을 튕기기 시작했다.
“앗……, 아……, 옷……. 싸, 버려허……. 앙……!”
배 위로 보일 정도로 딜도가 깊숙하게 들어오자 발끝을 경련하면서 축 늘어지는 레이시.
한참을 미네르바에게 몸을 기대고 경련하던 레이시는 미네르바가 자신의 아랫배를 누르자 스위치를 눌린 듯 그대로 실금하기 시작했다.
쪼로로록거리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뿌려지는 소변.
소변이 떨어질 때마다 레이시는 실금으로 느끼는 건지 간헐적으로 애액도 뿜어대며 전신을 계속 경련했고 미네르바는 그런 레이시를 껴안고 여운을 즐겼다.
자신은 아무런 물리적 자극도 없었는데, 레이시가 가버릴 때 머리가 새하얗게 되면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상하다.
하지만 싫은 기분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던 미네르바는 실금을 끝내고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레이시에게 키스했다.
바뀐 자세 때문에 애액과 소변이 몸에 묻기는 했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레이시의 입을 훔치는 미네르바.
한참을 자신이 만족할 정도로 키스한 미네르바는 레이시를 껴안은 채 허리에 찬 스트랩을 풀고 바닥에 던졌고 그 소리에 미스트는 방 밖에서 노크하며 끝났냐고 물어봤다.
“……끝났다.”
“그러네요. 청소할 테니 미네르바는 레이시와 욕실에 들어가겠어요? 온도는…… 자, 조정했어요.”
방을 청소하러 온 건지 각종 청소용 도구를 들고 꽤 격하게 했다며 웃는 미스트.
미네르바는 그런 미스트의 말에 왜인지 모를 부끄러움과 독점욕이 치솟아 레이시를 꽉 끌어안고 날개로 레이시를 가렸다.
그러자 미스트는 입가를 가리고 웃다가 고개를 꾸벅 숙인 다음에 창문을 열고 방을 청소하기 시작했고 미네르바는 그런 미스트를 노려보다 욕실로 들어갔다.
욕조에 들어가자 출렁이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물.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얼굴에 물이 묻지 않도록 주의하다가 레이시의 얼굴에 남아있는 눈물 자국과 침 자국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다.
그러자 정신이 드는지 눈을 파르르 떨다가 이내 눈을 깜빡이며 멍하니 눈을 이리저리 돌리는 레이시.
레이시는 한참이나 멍하니 있다가 기분이 좋을 정도로 따뜻한 물의 감촉에 멍하니 욕조를 바라봤고, 이내 정신을 차리자마자 볼을 부풀리며 미네르바를 쳐다봤다.
“…….”
“…….”
자기가 잘못한 걸 알긴 하는 건지 레이시가 노려보자 시선을 피하는 미네르바.
레이시는 그런 미네르바의 반응에 아무 말 없이 계속 미네르바를 노려봤고 미네르바는 레이시의 시선에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음에도 식은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했다.
“중간에 멈춰달라고 말했는데.”
“……미, 미안하다.”
“……그리고요?”
“다음부터는 자제하겠다.”
“…….”
미네르바의 말에 투덜거리다 미네르바의 뺨을 쪼물거리는 레이시.
레이시는 미네르바가 좀처럼 눈을 마주치지 못하자 한숨을 내쉬면서 미네르바의 품에 안겼다.
자기를 좋아해서 흥분했다는데 뭘 어떻게 하겠는가?
딱히 폭력을 가한 것도 아니고, 자기를 너무 사랑해서 그 사랑을 표현하다 너무 느끼게 해서 절정에 실금에 실신하게 만든걸…….
레이시는 그렇게 생각하자 얼굴이 뜨거워지는 걸 느끼며 작게 투덜거렸다.
“다음부터는 주의해주세요. ……시, 실금하면서 가는 거 부끄럽다고요.”
“읏……! 깨, 깨어 있었나?”
“……실금하는 동시에 가버려서, 그게 부끄러워서 기절했어요. 그 사이에 뭔가 한 건 아니죠?”
“키스……, 했었다.”
“……다음부턴 깨어 있을 때 해달라고 졸라요. 아무리 지쳐도 키스 정도는 해드릴게요.”
“그, 그럼!”
“……우으, 변태……. ……알았어요.”
다급한 미네르바의 목소리에 얼굴을 붉히고 우물거리는 목소리로 투덜거리는 레이시.
레이시는 자신의 허벅지를 쓰다듬던 미네르바의 손을 허리로 옮긴 다음 미네르바에게 수고했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키스했다.
애무할 때처럼 격하지는 않지만, 버드 키스도 아닌, 섹스 후의 여운을 그대로 나타내듯 부드럽게 혀를 감싸는 키스.
짧지도, 길지도 않은 키스가 끝나자 레이시는 조용히 미네르바의 몸에 고개를 파묻고 씻겨달라며 칭얼거렸고 미네르바는 그런 레이시의 칭얼거림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레이시를 꽉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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