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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론의 도움 덕에 다행히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폭발해 버린 마을에서의 탐색은 무의미했다. 그들은 새로운 장소에서 동맹군을 쫓을 단서를 발견해야 했다.
“이 몸은 탐지견 같은 게 아니다. 애초에 고작 몇 할의 힘으로 마계 전체를 뒤져 특정 인물을 찾아내는 건 불가능해.”
쿤라의 단언에 카델은 실망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인간 측의 불리한 상황을 설명했음에도 그가 이렇게 답한다는 것은, 귀찮은 것이 아니라 정말 수색이 힘들다는 뜻이었으니.
한숨과 함께 머리를 쓸어 올린 카델이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있는 기사들과 단장, 하이론을 바라보았다. 그들에겐 쿤라의 포악한 성정 때문에 따로 대화할 시간이 필요하다 변명해 둔 상태였다. 손쉽게 둘만의 시간을 확보한 것까진 좋았지만, 지금은 마왕 후계자 탐색보다 전세를 뒤집을 방법을 찾는 쪽이 더 급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동맹군과 합류해서 에밀리아가 머무는 성을 공격해야 해요. 그 전엔 우리도 함부로 움직일 수 없고요.”
“알고 있다.”
“정말 방법이 없어요? 대략적인 방향이라도 알 수 있다면…….”
말을 잇던 카델의 시선이 움직였다. 어느새 제 어깨에 올라와 지그시 힘을 주는 하얀 손.
“방향 정도는 알 수 있어.”
카델은 평소처럼 기척 없이 다가온 요젠을 올려 보며 꿀꺽 침을 삼켰다. 그의 고요한 등장에 슬슬 적응될 법도 하건만. 매번 심장이 철렁거릴 만큼 놀라 버리고 만다.
“이 몸과 반쪽이의 대화에 함부로 끼어들지 마라.”
“일부러 엿들은 건 아니야. 동맹군을 찾을 방법이 생겨서 찾아왔을 뿐이지.”
쿤라의 짜증을 간단히 무시한 요젠이 카델에게 말했다.
“내가 모들렌의 그림자 분신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지?”
“응. 하지만 마계에 있는 분신은 오래 유지하기 힘들고, 흔적을 쫓기도 어렵다고 했잖아.”
“마계에 온 뒤로 계속 시도했거든. 지상보다 암기를 자유롭게 다루긴 힘들지만, 분신의 위치를 대략 파악할 수 있는 수준까진 올라왔어.”
“뭐? 정말이야? 대단하잖아, 요젠!”
요젠은 기뻐하는 카델의 목소리를 따라 작게 미소 지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쿤라는 자신도 본체였다면 단숨에 위치를 찾을 수 있었을 거라며 투덜거리더니, 곧 펜던트 속으로 모습을 숨겼다.
“좋아. 일단 모두에게 알리고, 바로 움직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