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얀데레 그녀의 공대여신-89화 (89/96)

〈 89화 〉 새빨간 아름이 (2)

* * *

...

음... 뭐라고 해야할까...

여자가 되고나서 인체의 신비를 여러 부분에서 느끼지만 가장 자극적인 부분은 역시 밤의 일이었다.

아까 가을언니도 차이를 물어보셔서 대충이나마 전했지만, 확실히 요소요소에서 차이가 느껴진달까.

남자일 때. 아 물론 내 아들놈은 아름이와의 격렬한 하룻밤을 보낸 뒤 사라져서 사실상 아다였긴 하지만...

아무튼, 그래도 나름 비교를 해보면 남자는 쌓인다는 느낌이었다.

정액이. 그리고 그걸 해소하지 못했을때의 찝찝함이.

야동에서는 막 한달 반을 참은 OO씨의 어쩌구 대단해~ 이지랄을 하며 무슨 마요네즈마냥 끝도없이 뿜어져 나오는 그런 장면도 있지만 그게 가짜라는 건 엥간한 남자들은 다 눈치 챌 것이다.

그정도로 오래 금딸을 하더라도 쌓이는 것은 어마무시하게 굉장한 용량이 아니라 시도때도 없이 불끈불끈해지는 곤란함이니까.

뭔가를 빼내는 것이기에 한번 배출을 하면 현자타임이 세게 오고 그 이후로는 억지로 자극을 해봐도 힘도 들어가지 않고 이상하게 가라앉을 뿐이었다.

이렇게 길게 남자였을때를 회상한 이유는 최근 느끼기로는 그 반대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데.

남녀가 몸을 섞을 때 남자의 자지가 여자의 그곳에 들어가는 것처럼, 오랫동안 못하게 된 여자는 속이 비어가 애달파지는 느낌이었다.

온몸이 간질간질하게 들뜨면서도 마음 깊은 곳이 굶주려 뭔가를 원하는, 그렇기에 안달나있는 나를 아름이가 어루만져주자 다른 무언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충만감이 온몸에 가득찼었다.

그리고 남자였을 때는 사정 후 몰려오는 피로와 회의감이, 즉 현자타임이 없었다.

흥분감을 그래프로 그릴 수 있다면 절정 직후 고꾸라지는 남자와는 달리 열기가 전부 빠져나가지 못하고 충만감과 함께 남아있는 쾌감이 몸을 반바퀴 정도 더 돌고 나간다.

아름이와의 관계로 예를 들면 늘 한번 간 이후로는 허리와 다리 힘이 풀려 축 늘어진 채 부들부들 떠는 나를 아름이가 꼭 안아주곤 했다.

그러면 몸과 마음이 동시에 따뜻해지는 것만 같아서 좋았는데...

방금의 아름이는...

어...?

멍한 상태로 뭔가에 집중하며 떠올리고 있었는데 지금 뭐지...?

꿈 속에서 회상을 했던 건가...

...

...

"헉..! 흐으읏..!"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난다.

그새 정신을 잃은건가? 아름이랑 섹스하다가?

아까 절정을 한번 맞이 했는데도 나를 안아주기는 커녕 내 보지에 들어간 손가락으로 질내의 민감한 부분을 자꾸 문지르는 아름이 탓에 비명을 지르던 것까지 기억난다.

그러고보니 오늘 계속 아름이랑 같이 입었던 검은 수트차림이었는데 지금은 속옷 위에 가운 하나를 걸친채 누워있었다.

아름이가 벗긴 바지랑 셔츠도 옷장 앞에 걸려있고...

그나저나 아름이는 어디간거야...

"어머. 언니 일어났어?"

내 생각이라도 읽는건지 마침 아름이가 침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까와 똑같은 차림에 손에 들려있는 갈색 액체는 양주...?

양주를 병째 들고 들어온 아름이였다.

"언니 4번째 가버린 이후로 안움직이더라 크크... 그래도 보지는 아무도 안건드린 것 같아서 다행이었어."

"아니... 아, 아니다 미안..."

하마터면 아까처럼 내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지 않냐고 할 뻔 했다.

그러면 또 거울이나 보고 말하라며 뺨을 맞지 않았을까...?

예전에 정하은이 볼에 키스하고 지나갔을때도 잔뜩 혼났는데, 이번에도 가을 언니 때문에...

앞으로는 볼 간수를 더 잘해야겠다.

또 엄밀히 말하면 가을 언니가 클리토리스랑 보지 주변을 팬티 위로 만지긴 했는데, 굳이 먼저 자수할 필요는 없겠지 싶다.

내가 기절한 사이에 아름이가 구석구석? 검사했는데도 저렇게 결론을 내린 걸테니까.

"그런데 손에서 다른 남자 냄새가 나던데... 설명해줄래 언니...?"

취한 아름이는 기본이 웃는 상이라서 그런지 저렇게 정색을 할때 평소의 아름이보다도 갭이 커서 흠칫흠칫 놀란다.

손에서... 룸에서 뭐가 없었으니 딱히 집히는게... 앗...!

가을 언니 방에서 가을 언니랑 막내 멤버가 몸을 섞은 후 무의식적으로 물건을 살짝 잡았던 것 같다.

잠깐이었는데 냄새가 밸... 수 있겠지...

그때 막 몸이 뜨거워져서 말도 안되는 야한 상상을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그러고 있었는걸.

이걸 아름이한테 어떻게 말해줘야...

"짐작가는 부분이 있나봐?"

"아, 아니..."

짝!

오늘 벌써 두번째로 뺨을 맞았다.

아름이에게 맞은 자리가 따끔하지만 문제는 이 볼보다 지금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가는가인데...

"거기 향초가 끄윽, 막 나쁜 약 성분이 있어서.. 히끅..."

긴장한 탓인지 딸꾹질이 나왔지만 그래도 대충 알아들을만큼은 애기했다.

"아하... 가을 언니가 우리 정연 언니를 괴롭히려고 몸이 안달나는 약을 썼다...?"

"끄흡, 으응... 그치..."

"그 향초가 그런거래? 다른 주사나 약은 먹은 적 없고?"

아름이 표정이 조금 풀리고 있었다.

그래, 나도 맨정신이었다면 저항할 수 있었겠지.

근데 가을 언니가 그렇게 반칙을 써버려서 나도 모르게...

"웅 웅... 나는 최대한 저항했는데... 그 향초가 몸이 막 간질간질해져서..."

원래의 내가 지금 모습을 본다면 충격을 받겠지만, 마음이 점점 유약해져가서 그런지 금방 어리광을 부리게 되는 것 같다.

"에구구 우리 언니, 다 가을 언니 탓이네...?"

"으응... 그래도 지금 아름이랑 있으니까..."

아름이가 봐주는 것 같아 싱긋 웃으며 아름이 품에 안기려 했는데,

짝!

앞의 두 대와는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찌릿하는 고통이 뺨에 스친다.

"아얏!"

'왜... 이번엔 왜...'

"언니, 거짓말을 하려면 똑바로 해야지. 그 향초, 내가 지난 주에 선물한 물건인데 그런 성분이 있을리가 없잖아?"

"그, 그럴리가 없는데..."

분명히 몸이 뜨거워지고 안달나는 기분을 느꼈는데...

"가을 언니한테 그렇게 들은거면 속은거야. 대충 모양을 보니 최음 성분이 있으니까 하고 자기합리화를 했나본데, 그건 천박한 언니 본성이라고."

그럴 리가 없다.

내가 야해졌는가?

그건 그럴 수 있다. 실제로도 맞는 것 같고.

하지만 내가 야해진건 아름이에 대한 것에 국한된 일이었을 것이다.

아까도 아름이가 웃어줄 때 흥분되는 느낌이었고...

평소에 안달날 때도 야동도, 남자 몸도 아닌 아름이의 모습을 상상했던 나다.

술에 취하면 주사가 야해지는 거라고 아름이는 그러지만, 그렇다고 선을 넘어버릴 정도는 아닐텐데..

"할 말 없어? 기껏 언니가 갖고싶다고 여자로 만들어놨더니, 발정나서 다른 남자 좆이나 잡고 오고..."

"아,아름아... 내가 이해가 잘 안되는데..."

당황스러워서일까, 진실을 마주한 뒤 아름이가 내게 실망한 것이 두려워서일까.

아름이에게 사과를 해야하는데 목소리와 몸은 추운 들판에 던져진 듯 떨리는 게 멈추지 않는다.

"너,너도 알잖아. 나 아름이 너밖에 없어. 아,아까 실수한 건 변명할 여지가 없는 내 잘못이긴 한데..."

아름이 눈썹이 씰룩거린다. 다시 뺨을 맞진 않았으니 조금은 더 들어주려나.

"자,자위도 아름이 네 티셔츠 맡으면서 하고, 아까도 아름이가 만져줘서 잔뜩 갔잖아...♥"

아름이한테 내가 아무한테나 그렇지 않는 다는 쪽으로 최대한 어필한다.

원래였다면 아예 성적인 쪽으로 밝히지 않는다는 얘기로 방향을 잡았겠지만, 지금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지금도 자, 바,봐봐... 아름이가 또 만져줄 생각에 잔뜩 젖어있는데...♥"

앞머리를 쓸어넘기고 있던 아름이의 오른손을 붙잡아 내 음부로 가져간다.

다급한 마음에 팬티를 내릴 생각도 하지 못하고 다른 손으로 옆으로 살짝 젖힌 후 아름이의 검지와 중지를 질구 주변에 문질러댄다.

"흐읏... 어,어때... 젖어있자나..."

몸은 아직도 예민해서 아름이 손이 닿을때마다 흠칫흠칫 떨고 있지만 이걸로 조금이나마 아름이가 기분이 풀린다면 그걸로 족하다.

"이걸 믿어줘야 할까~"

아름이가 놀리듯 손을 떼어내며 나를 바라본다.

그래도 정색하던 것보다는 훨씬 나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

"흐음~"

내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자기 허리 앞에 내밀고 뜸을 들이고 있는 아름이.

고민을 하는 줄 알았는데 나한테 성의를 보여라는 뜻인가보다.

"헤헤..."

괜히 헤실헤실 웃으며 아름이 앞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다리."

"응?"

"다리 벌리고 쪼그려 앉아. 무릎 꿇지 말고."

"어, 어어..."

이유를 알 순 없지만 일단 시킨대로 한다.

자세를 고쳐 쪼그리고 앉은 채로 다리는...

아, 이 자세 가슴부터 보지까지가 다 드러나는구나...

흐뭇하게 보고 있는 아름이를 의식하니 급 부끄러워지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아름이의 손가락에 입을 가져간다.

오물오물하며 아름이 손가락을 물고 있으니 아름이도 입안 이곳 저곳을 만진다.

혀 위를 간지럽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까 키스했던 부분들을 다시 더듬으려는 듯.

"우읍... 푸하..."

아름이가 손가락을 뽑아내서 겨우 다시 숨을 쉰다.

"혀놀림이... 야해..."

"아니, 그건, 어떻게 하다보니..."

"푸흐, 칭찬이니까 그렇게 떨지 마."

"으응..."

"언니 진짜 나한테만 야한 거 맞아?"

"당연하지... 아름이가 시킨 대로 다 할 수도 있어."

"그럼... 혼자만 취하면 재미 없으니까 언니도 술 마시자."

"술...?"

술이 거의 다 깨서 이제 막 제정신이 드려고 하는데, 또 술...?

일단 아름이가 먹자고 하니까 잔을 가지러 가려고 일어서려는데 아름이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린다.

"잔 없어도 돼. 언니는 계곡주 마실거니까 헤헤...♥"

'계곡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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