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얀데레 그녀의 공대여신-70화 (70/96)

〈 70화 〉 아름다운 밤 (1)

* * *

#아름이 1인칭 표현을 기본은 존대 캐릭터로 바꿔보려고 합니다.

선배는 내꺼니까... 같은 부분은 그대로 가도 되겠지만,

느낌이 괜찮으면 몇화 더 써보다가 옛날 회차 부분도 조금씩 수정해두겠습니다.

­­­­­­­­­­­­­­­­­­­­­­­­­­­­­­­­­­­­­­­­­

정연 언니의 상태가 아무래도 걱정이 돼서 어제 진정제를 먹고 잠든 동안 뇌파 측정기를 비롯해서 이것저것 검사를 해봤어요.

기본적으로 수치도 다 정상 범주 안에 있었어서 뇌 자체 문제는 아닌게 거의 확실했고,

새터 일정 뒤에는 김기자였던 것을 정리한 다음 그래도 소견을 듣고 상담을 하러 H 병원에 다녀왔어요.

과장님은 언니가 다시 트라우마 때문에 같은 증세를 보이지 않도록 트리거가 된 표현은 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한동안은 언니가 충분히 안정되고 행복하게 느낄 수 있도록,

또 뭔가를 잘 하지 않아도 언니 그 자체로 애정과 보살핌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무의식중에도 알 수 있게 자주 사랑한다고 말해달라 하셨어요.

마지막에 세종시 쪽 미팅 건이 있었는데 상황이 바뀌어서 실장님만 가시고 저는 뒷풀이 하기 전 옷이나 갈아입으려고 했는데...

기숙사에 도착해서 방에 들어가는 길에 실장님 전화가 걸려왔네요.

캠퍼스에 잘 돌아갔는지, 직접 못오시니까 근처 직원이라도 몇명 붙여주시겠다는 그런 내용으로 대화를 하며 방에 들어갔네요.

그런데...

"그냥 제가 따로 갈게요."

전화를 끊고 어두운 방을 다시 천천히 둘러봐요.

처음에는 방 불이 꺼져있어서 당연히 언니는 저녁 식사를 하시러 나갔나보다 했는데...

머리를 방 문쪽으로 한 귀여운 고양이 한마리가 자꾸 주인님이니 시오후키니 아름님이니 하면서 야옹야옹 거려서 당황했어요.

몸을 쭉 편 상태로 한쪽 손은 은밀한 그곳에, 다른 쪽은...

'저 티셔츠는 어제 제가 입었던 거 같은데 왜 저기에 얼굴을 파묻고...'

"이건 뭔가요...? 이벤트...? 푸흐흣...♥"

언니는 벽쪽을 바라보고 있던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지 않으시네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얼굴을 부비던 티셔츠를 슬쩍 떼어내고 다리 사이에 있던 손가락도 꼼지락 거리고 있으셔요.

"대답... 안해주실 건가요..?"

"......"

언니 머리 위로 뾰족하게 올라온 고양이 귀며, 목에 있는 저 목걸이는 저번에 언니랑 부산 내려갔을 때 쓰려고 했다가 제가 차게 되었던 물건 같은데...

언니가 너무 놀라면 또 심리적으로 안좋을까봐 머리맡에 앉아서 머리를 쓰다듬어드리며 방을 둘러봐요.

"머리에 땀 좀 봐... 꽤 오래 이러고 있으셨나보네요."

가지런했던 책상 위 물건들도 조금씩 어긋나있고, 옷장 문도 살짝 열려있어요.

서랍도 아직 완전히 안닫혀 있는데 가장 아래 서랍이면 어제 입은 옷들이 있었겠네요.

"언니는 변태...♥"

"...!"

애써 모른 척 하던 언니가 움찔 하셨어요.

엊그제 3일간 제가 안해드릴거라고 하니까 언니는 안하실 거라고, 제가 더 힘들거라고 그러셨으면서.

겨우 삼 사십분 이러신 게 아니라 오늘 헤어진 뒤 계속 방에서 뒹구셨던건지 방에는 언니가 뿌린 페로몬 같은 향이 가득했어요.

땀에 푹 쩔어있는 언니랑, 그런 언니가 한껏 발정나서 열심히 풍기고 계신 암컷 냄새...

제가 남자였다면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언니를 보고 아마 충동을 참지 못했을 거에요.

속옷까지 전부 벗은 채로 자기 이름을 부르며 자위하고 있는 연인을 보고 어떤 남자가 성적 충동을 참을 수 있을까요.

언니는 이런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 일도 없는 척 속옷을 다시 집어드려 하시지만 그렇게 둘 수는 없어요.

휙!

조심스럽게 옆에 벗어둔 속옷으로 향하던 언니의 오른손을 잡고 천천히,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를 제 혀에 새기듯 느긋하게 언니의 손가락을 핥아드려요.

"뭐하고 계셨길래 손가락에 이런 암컷 즙을 잔뜩 묻혀두셨나요?"

또 움찔하는 언니는 너무 귀여웠어요.

뭐하고 있었는지는 물어볼 필요가 없을 자명한 것이지만, 이런 반응 때문에라도 꼭 물어봐야 했어요.

"아까 쥬인님, 아름님 그러면서 시오후키...? 그런 말도 들리던데 혹시 옆방에서 들린 건가요?"

"...씨이..."

자꾸 놀려서 그런지 언니가 부들부들 떨고 있네요.

'어머... 혹시 또 제가 트라우마라도 건드린건 아니면 좋겠는데...'

"흑.. 흐흑..."

어라...?

"흐아앙...! 아, 아르미가.. 안해준다고. 3일동안 벌로 안해준다고. 끄윽. 흡. 그랬는데..."

좀 전에 부들부들 떨던 언니는 아무래도 눈물을 꾹 참고 있어서 그랬나보네요.

제가 잘못한 건 아닌 것도 같지만 일단은 울먹이며서 안기는 선배에게 품을 내어주기로 해요.

"끄윽.. 아르미가.. 저녁까지 안오니까.. 윽. 호,혼자서라도 해보려고.. 흡. 그랬는데... 찌릿도 하고 힘도 쭉 빠지는 것 같다가도 그... 음... 가는게 안돼서.. 흑..."

무슨 이야긴지 잘은 못 알아들었지만 토닥토닥 해주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니 그래도 언니는 금방 울음을 그치셨어요.

"아이구 우리 언니. 제가 안해줘서 서운했어요...?"

"응... 안해주니까 혼자 할랬는데... 아름이 손길처럼 가버릴 수가 없어서... 인터넷 보니까 처음은 야동이 별로고 여자는 향이랑 촉감 같은 복합적인 자극이 더 잘 먹힌다 그래서..."

"그래서 제가 어제 입은 옷 냄새 맡으면서 자위한거에요?"

"응..."

너무 귀엽고 웃긴 일이지만 여기서 대놓고 웃어버리면 언니가 또 토라질까봐 간신히 웃음을 꾹 참고 이야기를 이어가요.

"그래서요? 효과는 좀 있으셨어요? 아.. 물어볼 필요가 없을지도요...♥"

"어, 음.. 으응..."

그래도 천천히 잘 대답하던 언니는 마지막 질문은 아직 부끄러운지 눈을 피하며 몸을 베베 꼬고 있네요.

"언니, 키스해줘요."

"응?!"

"왜요, 싫어요?"

"아니... 그건 아닌데."

언니가 머뭇거리면서 입술을 내밀어서 저는 차마 다 못기다리고 먼저 선배의 입에 제 입술을 포개어 겹쳤어요.

"으읍..."

놀라면서 숨을 잘 못 쉬는 것도 같지만 천천히 혀를 앞 뒤로 섞으며 언니의 입 안 기분 좋은 곳을 찾아 훑어주니 언니는 금방 녹아버린 표정을 하며 달콤한 신음을 제 숨에 섞어주셨어요.

"흐으... 헤에...♥"

"기분 좋아요?"

"응!"

아까 부끄러워 하던 언니랑 다른 사람이 된 것 처럼 기분좋다고 고개를 크게 끄덕여 주시는 언니.

야한 책에서는 끝까지 아니라고 그럴 때 '입은 그렇게 말하지만 몸은 솔직한걸?' 같은 대사를 하던데,

언니는 기분 좋을 때 그래도 꽤 잘 말씀해주시는 것 같아요. 언니 말고 다른 여자를 안아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요.

"그럼 뒷풀이 가죠."

"응! 아니, 어? 응?"

당황한 듯 눈이 커지며 다시 되묻는 언니.

물론 저도 지금 끝까지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저런 언니를 보고 한번 시작해버리면 끝을 봐야 만족 할 것 같아서...

애초에 시간이 별로 여유롭지 않네요. 씻고 걸어갈 생각을 하면 여유는 10분 정도.

애매하게 건드릴 바에는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서 언니한테 설명 대신 시계를 가리키며 싱긋 웃어드렸어요.

"히잉..."

"돌아와서 잔뜩 해요. 헤헤..."

풀 죽은 고양이 같은 언니를 쓰다듬어드리고 언니를 일으켜 나갈 준비를 시켜요.

'저는 이대로 나가도.. 앗!'

울면서 안긴 언니 때문에 블라우스에 눈물자국이 묻어버렸네요.

수트 입고 뒷풀이 가는 것도 웃기니까 언니꺼랑 세트로 저번에 사온 후드티를 새로 꺼내둬요.

...

...

아름이는 시계를 가리키며

'지금 안씻으면 뒷풀이 못갈걸요?'

라고 말하는 듯한 웃음으로 나를 달랬다.

하아...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처음에는 진짜 온몸에 마비라도 걸린것 처럼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일단 나름 자연스럽게? 아름이 티셔츠에 코를 박고 있던 걸 그만두고 보지 안쪽을 괴롭히던 중지랑 약지도 다시 빼서 속옷을 입으려 했는데...

아름이는 내 손목을 잡더니 끈적한 눈빛을 하며 내 손가락을 핥더라.

말랑 촉촉한 아름이 혀도 혀지만 아름이의 다 알고있다는, 아름이 자신이 없어서 이렇게 안달나있지 않냐고 말하는 것 같은 그 야하고 새빨간 눈빛. 다른 표현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는 그 눈을 보니까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오랫동안 혼자 고민해도 갈 수가 없던 절정이라는 문을, 아름이가 조곤조곤 암컷 즙이라고 이야기하니까 몸이 야한 기분이 들면서 온몸의 피가 흐르는 방향이 바뀌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며 살짝이지만 도달했었다.

절정은 이런겁니다 하는 기준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아름이의 손길에 여러번 실신할 정도로 가버렸던 나는 혼자 할때와는 다른 그 차이를, 절정 직적의 안달난 상태와 가볍게라도 가버린 그 작은 차이를 너무나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씨이... 아름이가 야한 눈빛으로 손가락 핥는걸로 가버리다니...♥'

그렇게 살짝 가버리니까 괜히 억울하고 진 것 같아서.

또 아름이만 있으면 이렇게 쉬운 건데 벌이랍시고 안해줘서 혼자 고생한게 너무 서운해서 눈물이 나와버렸다.

"에효... 준비나 하자."

방금 끝까지 가는가 하고 기대를 했지만, 시간을 보니 정신이 확 들었다.

안그래도 놓친게 많은 만큼 뒷풀이라도 가야 적당히 얼굴 도장이라도 찍을테니까.

그런데 아름이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온걸까?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