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화 〉 하은이는 연기중 (2)
* * *
조금 전 흘렀던 눈물이 다시 새어나오려 했지만 나 하나의 인생이 달린 문제가 아니었기에 끝까지 참고 문장을 마친다.
"흐음~"
일부러 뜸을 들이는 그녀였지만 그것에 대해 지적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지금 나와 그녀의 위치 차이는 조금 기울어진 정도가 아니니까.
"뭐든지 라는 말 감당할 수 있어?"
"...네. 진짜 뭐든 하겠습니다."
"일어서. 이러니까 내가 나쁜사람 된 것 같다.
시현아 내가 나빠서 이러는거야?"
"아닙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그럼 너무 딱딱하게 그러지 마.
자꾸 입니다 아닙니다 그러니까 거리감 느껴지잖아.
우리 친구잖아. 아니야?"
"맞습, 아, 그, 응..."
하은이는 그녀 앞에 울먹이며 꼿꼿하게 서있는 내 볼을 손바닥으로 툭툭 친다.
"아이고, 우리 예쁜 시현이 얼굴 다 망가졌네.
진작에 좋게 좋게 갔으면 이렇게 울먹이고 서로 피곤한 일 안생겼을텐데."
히죽히죽 웃으며 내 눈가의 눈물을 엄지로 닦아주는 그녀였다.
"오늘 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이 마음에 안들면 언제든지 그만하겠다고 말해도 괜찮아. 어디 언론에 찔러도 되고, 인터넷에 글로 써도 괜찮고."
"...?"
그녀가 무슨 짓을 하려고 저렇게 밑밥을 까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우리는 친.구. 니까...
우리 둘만의 비밀이었으면 좋겠네."
"뭔지 모르지만 평생 비밀로 할게."
"너가 그러기로 약속한거다?"
"응, 읍..! 으읍.."
그녀는 내 입에서 긍정의 표현이 떠나자마자 내 얼굴을 잡은 채로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에 맞춘다.
'씨발 이게 뭐야.'
한학기 내내 그녀의 하인 노릇을 하거나 공개적인 장소에서 그녀의 심심풀이를 위해 망신을 당하거나 하는 걸 생각했는데...
한번도 연애를 못해본 채로 드라마나 소설을 읽으며 로맨스를 그려왔던 내 첫키스가 오늘 처음 만난 재벌 4세, 그것도 여자에게 뺏겨버렸다.
이런 내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만족스럽다는 눈웃음을 지으며 혀를 밀어넣으려는 하은.
내 몸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바짝 긴장해 딱딱하게 굳어있는데 그런 내 입술에 포개어진 촉촉하고 부드러운 하은이의 입술은 그렇게 기분나쁘지 않았다.
내가 입을 계속 다물고 있어 입술 주면만 몇번 훑던 하은의 혀가 나가고 그녀는 입을 떼며 내게 묻는다.
"처음이었어?"
"응..."
"입 좀 벌려봐 시현아. 기분좋게 해줄게...♥"
"응..."
하은이는 자기 앞에 서있는 나를 살짝 밀어 자신의 침대에 넘어뜨렸다.
하은이가 내 턱을 가볍게 잡았기에 그녀가 시킨대로 입을 벌려 그녀를 맞을 준비를 한다.
츄릅 츄릅 스읍 츄릅
부드럽고 매끈한 하은의 입술을 느낄 틈도 없이 내 입 안에 자신의 혀를 밀어넣는 그녀.
그녀의 혀는 내 입안을 휘저으며 굳어있는 내 혀를 어루만지듯 풀어준다.
혀를 섞는 것 뿐인데도 간질간질한 기분이 올라오다 찌릿 하는 쾌감이 생각을 멈추게 할 때 쯤 다시 떨어지는 그녀의 입.
"아..."
"왜, 아쉬워 시현아?"
묘한 쾌감은 가끔 자위를 할 때 느꼈던 것과는 달랐다.
1차원적이고 단순한 자위의 쾌감과는 달리 머리가 하얘지고 몸이 간질간질해지는 쾌락.
"하아..."
그녀는 기분좋은 키스에 정신을 못차리는 내가 귀엽다는 듯 쓰다듬어 주었다.
"시현아."
"응..."
"방금 겁주긴 했지만... 너가 싫으면 이번꺼만 비밀로 해주고 앞으론 안해도 괜찮아.
내가 가족 건드린 것도 사과할게. 미안.
너가 너무 좋아서 이렇게라도 가까워지고 싶었어.
너는 여자 안좋아할텐데. 미안 역겹지?"
소름돋게 싸늘한 그녀도, 다정했던 그녀도 아닌 진실된 목소리의 하은.
"아냐. 나도 너 좋아. 앞으로도 해줘 괜찮아."
레즈는 징그럽다고 생각했다.
여자는 남자랑 사랑을 해야지 여자끼리 비비는 그런건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이런 일은 이상하다는 배덕감과 그녀가 준 쾌락. 그리고 싸늘한 그녀를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내가 동경하는 하은이가 나한테만 보여주고 둘만의 비밀을 만들자고 한다.
'하은이가 내가 너무 좋다니까...'
하은이는 내 대답에 다시 다른 질문을 돌려주지 않았다.
그저 살며시 손깍지를 낀 채 다른 손으로는 내 옷을 벗기며 쇄골을 핥는 그녀.
"흐으.. 간지러워."
그녀는 내가 몸을 비틀자 깍지를 낀 손에 힘을 살짝 넣으며 옷을 마저 벗긴다.
"시현아."
"응..."
"혹시 언니라고 불러줄 수 있어?"
"응? 그치만 우리 동갑이잖아."
"페티쉬 같은거라서... 싫으면 괜찮아."
"아냐, 안싫어."
"그리고 그.. 이왕이면 해요체로..."
알 수 없는 부탁을 두개나 하는 하은이었지만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흥분감과 설렘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정도는 기꺼이 해주기로 한다.
하은이가 내 어떤 부분을 좋아한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이런 모습이, 이런 감정이 나를 향한다는게 기분좋아 다른 사소한 요소들은 무시할 수 있게 한다.
"흐읏.. 하,하은 언니. 거긴.."
쇄골을 괴롭히던 그녀는 내 가슴을 움켜지며 유두를 괴롭혔다.
"거긴 왜? 어떤지 말해줘...♥"
"하아.. 언니, 가슴, 가슴 기분좋아요..!"
혀로 내 유두를 간지럽히는 그녀는 내 반응이 만족스러운지 한쪽 가슴에 얼굴을 파묻으며 혀로는 유두를 핥았다.
내 젖꼭지를 남이 핥고 있다는 살면서 처음 겪는 상황.
자위할때 손가락으로 튕기는 것과는 비교가 불가능한 쾌감에 허리가 자꾸 움찔거린다.
"아앗..! 깨,깨물면.. 으응..!'
부드럽게 핥짝이다 갑자기 유두를 깨문 그녀때문에 허리를 떨며 절정했다.
"후우..."
"가슴만으로 간거야?"
"녜헤..♥ 언니가 기분좋아서 가슴만으로 갔어요...♥"
언니라고 말할때마다 기분좋은지 손에 힘이 들어가던 하은이었기에 더 자주 언니라고 말해준다.
"우리 아름, 아니 시현이는 변태네... 가슴으로만 가버리고.
언니가 더 기분좋게 해줄까?"
그녀는 아름관 얘기를 하려다 말았던 건지 말을 내이름으로 고치며 움찔했다.
뭐 중요한 건 아니니까.
"네.. 더 사랑해주세요."
'더 기분좋아지고 싶어. 하은이가 더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내 머리를 쓰다듬던 하은이는 능글맞게 웃으며 허벅지 안쪽을 쓰다듬는다.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바지와 속옷을 함께 내려 내 그곳을 그녀에게 드러냈다.
"언니가 어떻게 해줄까?"
"..."
속옷은 내렸지만 내 입으로 뭔가를 요구하려니 이제까지 못느끼던 부끄러움이 확 밀려온다.
내가 머뭇거리니 하은이는 내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귓가에 속삭인다.
"말을 안해주면 기분좋게 해줄수가 없는데...?"
"흐응~"
그녀의 따뜻한 숨에 기분좋은 소름이 돋는다.
"여기 만져줄까?"
아랫배를 쓰다듬던 손을 옮겨 내 음부를 토닥토닥 해주는 하은이.
"네..."
"정확히 말해줘야 기분좋게 해주기 쉬울 것 같은데."
씨익 미소짓는 그녀는 내가 말하기 전까지는 해줄 생각이 없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하은 언니 손가락으로... 보지 괴롭혀주세요..."
"우리 변태. 그렇게 안달났어?"
되묻는 그녀의 눈을 피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신 답한다.
부끄러움이 배가 되었지만 그것보다는 아까의 키스보다, 가슴보다 더 기분좋게 해줄 그녀에게 갖는 기대 때문에 몸이 달아오른다.
"기분좋게 해줄게 다리 좀 더 벌려봐."
다정한 듯 명령조인 그녀의 말은 내가 그녀의 노예가 된 것 같은 기분을 준다.
하은이가 시킨대로 다리를 좀 더 벌리고 무릎을 세워 보지가 훤히 드러난 M자가 되도록 자세를 고친다.
"자세 흐트러지지마."
그녀의 주의에 바로 이어서 질 속으로 따뜻하고 촉촉한 무언가가 들어온다.
"흐으응...! 아앗.."
꿈틀꿈틀 거리며 부드럽게 질 안을 어루만지는 무언가.
손가락이 아니라 혀인가 싶은 즈음에 하은이의 숨이 클리토리스를 간지럽힌 탓에 또 가볍게 가버리며 허리가 튕긴다.
"언니..! 언니.. 보지, 너무 하읏...!"
찌릿찌릿한 기분좋음이 자궁으로부터 몸을 간지럽히는 것 같은 느낌에 몸부림치려 하지만 하은이는 꼼지락대는 내 양손에 깍지를 끼며 나를 올려다봤다.
조금만 더 참아달라고 명령같은 부탁을 하는 그녀의 야한 눈빛.
같은 여자인 나도 쳐다보기만 해도 아래쪽이 축축하게 젖을 겉 같은 끈적하고 음탕한 눈빛에 최대한 몸부림 치는 걸 멈추고 쾌락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내가 움찔거리는 허리를 최대한 참으려는 걸 알아차렸는지 점점 빨라지는 그녀의 혀.
천천히 언덕을 올라가듯 쾌락의 절정으로 인도하던 그녀의 혀가 갑자기 내 보지에서 빠져나간다.
"흐읏..! 어..."
하은이는 가버리지 못한 답답함에 원망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내 머리를 쓰다듬고는 혀가 빠져나간 빈자리에 중지와 약지 손가락을 채워주었다.
"배고팠다는 듯이 손가락 두개 물고있는 보지 좀 봐."
부끄러운 그녀의 멘트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이미 이성의 한계에서 쾌락을 쫓고 있었던 나는 그녀의 손가락이 조금 깊은 곳에 들어올 수 있도록,
내 아랫배 안쪽을 긁듯 움직이는 그녀의 손가락에 맞춰 허리를 더 내밀 뿐이었다.
"키스해줘."
"녜헤..! 흐읏..!"
축축하게 젖어있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옆으로 하고 그녀의 입에 내가 먼저 입술을 맞춘다.
그녀의 침과 숨결, 내 애액이 섞인 야한 맛.
내 보지를 괴롭히던 그녀의 혀가 다시 내 혀를, 안달나서 애가 타던 내 보지 속에 기분좋은 자극을 퍼지게 하는 그녀의 손가락을 한껏 받아들인 나의 몸.
하은이의 움직임이 빨라지며 나도 점점 움찔거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절정을 직감한다.
"흐읏..! 언니, 가, 갈것 같아요..!"
"가버리렴...♥"
"흐으읏..! 아.. 으응..!"
온몸의 근육이 축 늘어진다.
그녀가 내 보지에서 손가락을 빼서 입에 갖다주었기에 나는 얌전히 혀로 핥아 깨끗하게 한다.
"기분좋았어?"
"네...♥"
서로 땀과 침에 젖어 말도 아닌 몰골이지만 그런 하은이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져 내 옆에 누운 그녀의 볼을 강아지처럼 핥는다.
"우리 암캐 애액 좀 봐."
하은이는 내 다리 밑에 웅덩이가 생겨버린 액체를 손으로 주물럭거리며 내게 보여준다.
"부끄러워..."
"뭘 이런걸로. 아무튼, 앞으로 잘부탁해."
"으응...♥"
다시 씻어야겠다는 그녀의 말에 동의하며 서로 가운만 걸쳐입고 다시 샤워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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