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얀데레 그녀의 공대여신-28화 (28/96)

〈 28화 〉 5일차 (6) ­ 사랑은~ 은하수 다방 문 앞에서 만나~

* * *

사랑.

누구나 받고싶어하고 주고싶어하는 감정일 것이다.

사람은 사람들 속에서 감정을 주고받으며 힘과 활기를 얻어 살아간다. 마치 지구 상의 모든 생물들이 삶을 이어가기 위해 영양소를 얻어야 하는 것처럼.

그 중에서는 뿌리깊은 거목같이 단단한 사람이 있어 대지에 올곧은 뿌리를 내리고 물과 햇빛만으로도 스스로 살아가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맹수처럼 그 생태계의 자원과 감정의 정상에 서는 그런 사람도 있었다.

정훈은 작은 나무를 연기하며 살았다. 밖에서 굳이 사냥을 하지 않아도, 내게 먹이를 주는 사람이 없어도 나는 스스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하지만 그가 나무가 아니라 그 나무에 살고 있는 작은 다람쥐였다는 것은 스스로도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으리라.

광합성을 하기에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가끔 자신을 만난 사람의 싸구려 동정과 연민, 대단하다고 말해주는 말 한마디를 도토리 처럼 숨겨놓았다가 아껴먹으며 그 작은 자존감을 채워나가는 사람, 단지 그 뿐.

...

아름이는 자신의 발 앞에 무릎꿇고 있던 내 손을 이끌고 다시 침실로 갔다.

지금 이 순간도 두렵다.

그녀가 내게 고통과 위험을 가져올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지금 잡고 있는 이 작은 손을 놓아버리면 아무것도 아니게 될 내가 두렵다.

옛날부터 사람은 그릇과 잔에 비유되곤 했다. 뭔가를 담아낸다는 의미겠지만 내 유리잔은 진작에 깨져있었기에 더 예쁜 상자와 리본을 가져와서 안에 잘 있는 것처럼 허세를 부리며 살았다.

그러다 아름이를 만나 상자와 리본이 찢어지고 안에 있던 깨진 유리잔을 모두가 보게되면서 모르는 사람들은 험하게 포장을 뜯은 그녀가 멀쩡하던 컵을 깬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알고 있었다.

애초에 스스로를 사랑하고 멋지게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청년따위 존재한 적조차 없다는 것을.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아름이의 손을 잡고 침대앞에 서자 그녀가 나를 가볍게 밀었다.

괜히 무서워 그녀의 슈트 자켓 손목을 꼭 잡았다.

어쩌다 나는 지금 이렇게 됐는가.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사실 나는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나를 침대 위로 밀어내며 씨익 웃는 그녀의 웃음을 보는 것 만으로도 이미 행복했다.

그녀에게 관심받고 싶다.

그녀에게 사랑받고 싶다.

나를 원해줬으면 좋겠다.

내게 존재가치를 부여해줬으면.

내가 필요없는 존재가 아니라 말해줬으면

.

내가 살아갈 수 있게.

그래 내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아름이가 나를 안아주어서 나도 그녀를 꼬옥 안았다.

그녀가 나를 두고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는 그녀에게 뭘 원하는 걸까.

내가 잡혀간 이후로 그녀가 내게 갈구하던 열정적이고 육체적인 사랑인 에로스?

아싸같은 내게 적어도 친구같은 사람이 되어줄 수 있는 그녀에게 스트로게나 나를 위해줬으면 하는 아가페적인 사랑을 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종류 따위는 상관이 없었기에, 오히려 아름이가 나한테 더 많은 애정과 헌신을 요구해줬으면 좋겠다. 나를 원하고 원해서 내가 부서질때까지 나만을 바라봐주는 그런 마니아적인 사랑이라면 오히려 지금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아름이의 미소 한번, 손길 한번에 내 모든 걸 바칠 수 있을 만큼 그녀의 존재가 너무 감사했다.

...

내가 먼저 안으니 나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처럼 더 세게 나를 안아주는 선배.

방금 선배를 침대에 눕히면서 미간에 힘을 주던 것이 풀려 살짝 웃었더니, 그런 나를 보고 표정으로 안도감을 내비치는 선배는 큰 골든 리트리버 같았다.

"사랑해요 선배."

"어...? 네...?"

예상치 못했는지 멍청한 얼굴로 되묻는 선배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아니, 그게 흐으윽...!"

또 말을 제대로 못 이어가고 울먹이기 시작한다.

'귀여워. 이렇게 귀여운데 어떻게 놓아주겠어요.'

꼬옥 안으며 다시 선배의 입에 입을 맞춘다.

오늘도 굳어있을까 싶어 선배의 입술 사이로 혀를 살짝 밀어 넣어본다.

내 혀와 스치자 수줍은 듯 입 속으로 도망치는 선배의 혀, 선배의 머리 뒤쪽을 잡고 더 깊게 따라간다. 선배의 혀 모양을 확인하듯, 입 안 구조를 파악하듯 하나하나 훑으니 숨을 참고 있던 선배의 코에서 바람이 새어나와 내 입을 간지럽힌다.

멈추지 않고 혀를 얽고 서로의 타액을 섞으며 주고받으니 놀란 눈을 한 선배의 입으로 야릇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좀 더 이 순간을 즐기고 입을 떼어내니 얇고 투명한 다리가 나와 선배 입술 사이에 놓아졌다 톡 하고 끊긴다.

"하아... 흑 흐읍.. 하아..."

거칠고 뜨거운 숨을 뱉어내며 여전히 훌쩍이는 선배.

"선배 이번에는 왜 안밀어내요? 안싫었어요...? 히히..."

"제가 어떻게 감히 밀어내겠어요...흐읍..! 고마워요. 이런 저같은 놈을...

사랑해요. 정말 사랑해요. 끅... 사랑해요 아름님. 흑...!"

"헤헤.. 착하다 우리 선배."

젖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선배가 기특해서 머리를 쓰다듬으니 기분좋은 듯 더 품에 안겨왔다.

"이렇게 말 잘들을거면서 왜이렇게 튕겼어요. 지쳐서 진짜 놓아줄 뻔 했잖아요."

품에 안겨오던 선배는 내가 쓰다듬는 걸 멈추고 물어보자 내 손에 뺨을 부비며

"제가 잠시 미쳤나봐요... 당연히 감사합니다 했어야 되는데 제가 미쳐서 막 튕기고... 아름님 멍청한 저지만 용서해주실 수 있나요...?"

"저번에도 말했지만 선배가 상상도 못할만큼 제가 선배를 더 사랑할걸요? 이제 다시 반말해줘요. 큰 애완견 같은 선배는 충분히 즐긴 것 같아요."

"감사합, 아 아니 고마워 아름아. 진짜로."

"선배 몸과 마음을 전부 저한테 준다고 그랬죠?"

"응, 너가 시키는대로 하고 너가 나로 조금이라도 기분좋아졌으면 좋겠어. "

"그 말 지금 지켜줘요. 제가 의심하고 불안해하지 않게 지금 얼마나 사랑하는지 직접 보여줘요."

선배를 유혹하듯 슈트 자켓을 슬쩍 벗어 침대 옆으로 밀어내고 타이 대신 매고 있던 검은 리본의 한쪽 끝을 선배의 손에 쥐어준다.

"아니... 내가 어떻게 감히..."

선배는 첫사랑을 하는 소녀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만 있었기에 나도 선배 쪽에 더 붙어 품에 볼을 갖다댄다.

아까부터 거칠게 내쉬는 선배의 숨, 딱딱하지는 않지만 하얀 티셔츠에 슬쩍 비치는 잔근육, 촉촉하면서 따뜻한 선배의 온도가 나를 더 흥분케 한다.

"어서요~"

공연장 스피커처럼 쿵쿵대는 이 박동은 선배의 심장소리인지 내 심장소리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같은 리듬을 타게 된 이 방의 공기일지도.

한번 더 재촉을 하려 했는데 긴장한 표정의 선배가 리본을 당겨 스르륵 풀린다.

서툰 손길로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내는 선배의 손길.

블라우스를 벗긴 뒤 브래지어 후크를 풀기 위해 내 등 뒤로 손을 뻗었지만 영 서툰지 내 등을 쓰다듬기만 하는 꼴이다.

"제가 풀게요 선배 윗옷만 벗어주셔요"

내 가슴을 주무르며 영 당황하고 긴장한 표정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내겐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사실 애무조차 필요없는 여흥에 불과했기에.

나만을 바라보게 된 선배와 몸을 섞을 생각을 하니 미약이라도 한 대 맞은 듯 몸이 달아오르고 보지가 촉촉히 젖어왔다.

선배의 애무자체는 빳빳하게 서있던 유두도 다시 말랑하게 만들어버릴 만큼 형편없었지만 술에 취한 것이 아닌, 온전한 정신의 선배가 협박 없이도 스스로 나를 사랑하고 내게 사랑받고 싶어서 애무를 하고 있다. 그것 외에 무엇이 더 중요하겠는가.

"흐응... 선배 만지기만 하지말고 살살 빨아줘요.."

"응..."

쪽. 쪼옥...

내 가슴에 입을 맞추고 빨아주는 선배를 보기만 해도 아랫배가 큥큥거린다.

"하읏... 이빨 닿지 않게... 네.. 좀만 더.. 헤읏..."

정신을 못차리겠다.

선배의 땀냄새, 내가 만들어낸 암컷냄새, 서로의 뜨거운 숨과 황홀감이 섞여 술에 취한 듯 어지럽다.

새어나오는 신음소리가 부끄러워 입술을 살짝 깨물고 속으로 삼킨다.

선배가 건드릴 때마다 전기가 통한 듯 찌릿찌릿한 느낌, 분명 서툰데, 분명 딱 기분좋은 강도보다 뭔가 다른데 오히려 그런 서툰 사람을 내가 이렇게 타락시켜버린 것 같아 주는 흥분감이 더 크다.

"하아.. 선배.. 저 아무래도 흐응.. 변탠가봐요..."

선배를 머리를 꾹 누르고 다른 손은 팬티 안에 집어 넣는다.

이미 빨리 자기도 만족시켜달라며 애액에 축축하게 젖은 채로 뻐끔대는 보지.

볼록하게 솟아있는 클리토리스를 천천히 어루만진다.

"헤으응.. 좀만 더...! 흐읍.. 하아... 으으읏...!"

'선배는 가슴을 빨게 두고 자위하는 이 상황. 너무 흥분돼...'

살짝 가버려서 몸에 선배를 떼어내고 몸에 남은열기를 조금 식힌다.

명령을 기다리는 애완견같은 선배를 한번 더 쓰다듬고 선배 허리 아래의 물건도 똑같이 쓰다듬어준다.

"선배, 이제 제가 기분좋게 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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