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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데레 그녀의 공대여신-15화 (15/96)

〈 15화 〉 4일차 (1) ­ 나에게만 준비된 선물 같아 자그마한 모든 게 커져만 가?

* * *

...

영상이 꺼지듯 강의실에 있던 내 시야가 점점 닫히고 자연스럽게 꿈에서 깨어난다.

여기에 잡혀온 이후로 꿈을 자주 꾼다.

빡세게 몸이 굴러서 렘수면까지 안깨고 잘 들어가나보다.

살짝 뒤척이며 눈을 뜨니 어제 탈출하기 전에 있던 침실이었다.

신나서 아름이를 때리다가 아름이 휴대폰을 뺏고 나가려고 했었는데, 손에 단추같은 걸 들고있던 그녀를 본 것을 마지막으로 끔찍한 고통에 바닥에 구르게 됐었다.

'어우 쓰벌... 온몸이 안아픈 곳이 없네...'

안그래도 배트로 맞고 고문을 겪으면서 욱씬욱씬하던 몸으로 그 쇼를 하다가 전기충격을 맞은 후에는 서재바닥에서 뭍에 올라온 물고기마냥 꿈틀댔는데...

몸이 멀쩡하면 그게 더 이상할 지경이다.

'근데 얘는 왜 이러고 있냐 미친년.'

몸이 아픈 건 아픈건데 눈을 뜨니 서로 안고 자고있었던 것 같은 자세로 아름이가 있었다.

내 팔도 아름이 위에 있었긴 한데 나는 침실에서의 기억은 없으니 그녀나 그녀가 시킨 사람들이 나를 여기까지 옮겼을 것이다.

그 후에 내가 잠결에 한 것인지 그녀가 내 팔을 이끈것인지는 몰라도 연인들이 서로 꼭 안고 잔 것처럼 자고있었다.

아름이는 기분좋은 꿈을 꾸는지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새근새근 자고 있다.

어제 서재에서 입었던 하늘하늘한 블라우스보다는 조금 딱딱한 디자인의 셔츠...

어깨와 허리가 되게 많이 남는 걸로 봐선 아마도 남자 셔츠를 넉넉하게 걸치고 있는 것 같다.

셔츠 한장과 검은 속옷만 입고 있는 상태의 아름이가 나를 꼭 안고 있었다.

'옷은 또 왜이리 헐벗고 있는건데... 눈 둘 곳이 없네...'

고장난 줄 알았던 하반신이 오늘 아침에는 너무 제대로 일을 하고 있었다.

내가 이런 경험이 없는 모쏠이긴한데... 아침이라 일어난 생리현상일 것이다.

음 음.. 아침이라서. 음. 그럴것이다.

왼팔이 그녀 아래에 있었기에 갑자기 팔을 빼면 괜히 아름이를 깨워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것 같아 팔은 그대로 둔 채로 천천히 몸을 돌려 위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다시 천천히 팔을 빼면서 그녀를 등지는 쪽으로 몸을 더 돌린다.

하반신의 변화도 들키지 않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자세로 몸을 움츠린다.

'어제 거하게 사고를 쳐버려서 오늘도 아마 좆같은걸 준비했다 할거야, 지금 조금이라도 더 자두자.'

그녀를 등지고 다시 잠에 들려고 하던 그때.

콕.

내 옆구리를 누가 콕 찌른다.

나랑 아름이 밖에 없으니까 아름이겠지.

그녀가 안건드렸으면 좋겠어서 잠든 척을 하자 잠시 후에는 아예 내 귀를 깨문다.

"앙~!"

'헉 씨발.'

깜짝놀라 뒤돌아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가 방긋 웃으며 나를 반긴다.

"선배, 왜 일어나셨으면서 자는 척해요! 흥.."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화난 티를 내는 아름이.

"미, 미안... 자는 척 한거랑

그, 어제, 내, 내가 한 짓들도 진짜진짜...

원래 그럴려던게 아닌데,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

어, 너가 죽여도 내가 할 말이 없지만,

어제 했던 말들도 사실은 내가 그, 본심은 아니고..."

깨어난 그녀를 쳐다보니 이마와 볼, 목에 내가 남긴 흔적들이 눈에 띄어 어제의 일에 대해 급하게 사과한다.

당황해서 아무 말이나 붙이며 사과를 이어가는 내 입을 아름이의 입술이 막는다.

쪽.

"어제 일은 그만 사과하셔도 돼요. 선배."

주는 음식을 안받았던 걸로는 짜증이 나서 예정에 없던 하드한 고통자극시간을 선물해주셨던 그녀가 내가 어제 한 행동으로는 별로 화내지 않는다.

잘 이해는 되지 않지만 그녀가 그렇다고 하니 그냥 닥치고 있기로 한다.

다시 그녀를 바라보는 자세가 되자 또 목 아래로는 눈 둘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괜히 천장을 바라본다.

'아니 봐주신건 감사한데 왜 씨발 이러고 계십니까...

내 반응보면서 즐기려고 일부러 이러는건가? 아니면 나 필름 끊긴 이후로 뭐가 더 있었나? 좆되네 진짜.'

눈을 마주보는게 부담스러워 내리깔았다가 셔츠랑 속옷에 흠칫한 내게 아름이가 입을 연다.

"오늘은 그거 안해줘요?

어제 마지막으로 경고하신 다음에 우리 마무리를 못했던걸로 아는데요, 선배."

반달 눈웃음을 지으며 내 손목을 잡아 끌고 물어보는 그녀.

"아.. 아니.. 그..."

'아니 어떻게 지금 그 짓을 해.

한번 더 했다가는 손모가지 잘리겠구만!'

"에이 재미없게..

어제처럼 블라우스 입고오면 또 음흉한 선배가 당겨서 늘어날까봐오늘은 일부러 빳빳한 셔츠입고 기다리고 있었던거라고요.

아~까전에 깼으면서 슬쩍 쳐다봤다가 등돌려서 자는척이나 하시고.

저 안꼴려요?

남자 셔츠에 속옷만 입고있으면 뻑간다고 인터넷에서 그랬었는데..."

'꼴리지, 존나 꼴리는데 그게 문제잖아 이년아...

근데 진짜 어제 일은 뒷감당을 어떻게 하지...'

내가 고민하자 아름이는 애완견을 귀여워하듯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내 턱을 간질고 있다.

일어났을 때 솔직히 놀랐다.

어제 그녀가 한 말대로면 지금 시멘트가 부어져서 드럼통 안에서 깨거나

팔다리 끼우기 전의 레고인간처럼 몸통만 겨우 남긴 상태로 아름이가 깨워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멀쩡한 상태로 일어났다.

휴대폰도 없는 아름이가 되게 작은 장치같은 걸 누르니까 다음 장면은 바닥에서 올려다본 천장이었다.

애초에 교수님이 거짓말을 하신건지, 아름이가 교수님이 무슨 말을 했는지를 다 알아서 준비해둔 것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여기 잡혀온 이후로 계속 그녀 손바닥 위에서 놀고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제는 정말 지나가는 고분고분한 개새끼 459호 같은 느낌으로 그녀가 뱉은 침까지 핥을 자신이 생겼다.

지금도 거의 개취급이긴 한데 지금보다 더한 것들도 씹가능이란거지.

"어제 진짜. 진짜진짜진짜~ 좋았어요."

한 손으로 내턱을 간질여주던 아름이는 어제를 회상한건지 갑자기 볼이 빨개지며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씨발 나 잘때 뭐 했나? 왜 저러는거지?

저번에도 나 의식없을 때 뭐 했다는 식으로 말하던데, 왜 나는 모르는데, 뭐야?'

"아름아..."

"네, 선배."

"나 잘 때 그, 우리, 했니...?"

"무슨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어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능청스럽게 질문을 다시 돌리는 그녀.

나는 괜히 물어봤다 싶었지만 그냥 아니라고 하기는 또 좀 그랬기에

"저, 밤에, 있잖아, 남녀가, 그, 하는거."

"음... 선배 제가 어휘가 약해서 설명만 들으니까 헷갈리네요...?"

"그...섹스... 말이야..."

그 단어가 내 입에서 나오길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미소가 진해지고 다시 내 입에 입술을 맞춘다.

쪽.

"어머 선배도 참, 응큼하시네요.

저는 천천히 알아가고 싶은 순수한 사랑이었는데, 저로 그런 상상하셨던거에요?

선배가 사실 원하시는거면 지금이라도 하셔도 되는데...♥

제가 벗어드릴까요...?"

'내가 응큼하기는 미친년이. 아침에 일어나니까 속옷에 셔츠만 입고 배를 쓰다듬는데 그러면 우리 어제 복근운동했냐고 물어보냐?'

라는 말은 가슴 속에만 담아두기로 한 나는 뭐라 대답할 말이 없어 얼굴만 빨개진 채로 또 눈을 피한다.

내가 아무말도 못하자 내 품에 더 깊이 파고들고는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아름이.

"선배 자는동안 선배한테 아무것도 안했어요.

선배가 저를 정말 원할 때가 아니면 제가 먼저 억지로 하는 건 싫어서...

나중에 저를 너무 안고싶어서 참을 수 없을 것 같을 때 후회하지나 마세요.

물론 그 때가 되어서 선배가 빌면 또 제가 받아줄것 같긴 하지만요...♥"

일단은 다행이다.

내 동정이 내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증발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오늘 아름이의 기분은 매우 맑음으로 보이니 과거는 과거로 묻어두고 좀 무난무난한 납치 감금생활을 보낼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아름아..? 우리 오늘은 뭐하니...?"

아름이는 내 품에 계속 안긴채 내 가슴과 목에 얼굴을 묻고 냄새를 맡고 있었다.

"아, 아름아...?"

검지 손가락으로 내 입을 막는 그녀.

"...조금만 더요. 지금 거이 다 대써요."

내 품에 얼굴을 묻고 있어서 웅얼거리는 그녀다.

1시간 같은 1분이 지난 후 아름이는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숨을 쉰다.

"푸하... 선배 뭐라고 하셨죠...?"

"아, 아냐.. 근데 뭐하고 있었던 거니?"

아름이가 자신의 목을 어루만지며 답한다.

"어제 이후로 선배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모자란 정후니움을 충전중이었어요...♥"

'정후니움은 또 뭐야? 나한테 나오는 뭔가야...?

아 저 목이랑 얼굴에 남은 자국 좀 누가 지워줬으면 좋겠다.

볼때마다 내가 사고친 장면이 반복재생돼서 토막날 것 같다고...'

아름이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말을 하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기에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그렇구나... 우리 오늘은 뭐하니...?"

"음... 오늘은 별로 할 게 없네요.

몸도 아직 불편하실 거 아니에요?"

"그렇지...?"

"흐음~ 그냥 이렇게 있어도 되는데 선배랑 하고 싶었던 거라 하면 음...

2가지 보기를 드릴게요 선배가 고르실래요?"

"어, 그래..."

"첫번째는 오늘은 계속 침대에 있는거에요.

사실 꼭 해야할 일이란 게 없어서 그냥 주말에 만난 연인처럼 침대안에서 꽁냥꽁냥 좀 하다가 밥먹고, 이야기좀 하고, 선배 용기가 다시 충전되면 이런 것도..."

아름이가 가만히 듣고있던 내 손을 배꼽 아래로 가져가려 해서 깜짝놀라 손을 뺀다.

'어우 깜짝이야..'

"아,아름아 그건 진도가 너무 빨라서 조금 힘드네..?

혹시 다른 보기는 뭐니?"

침착한 척 덤덤한 말투를 연기해서 다른 보기도 물어본다.

1번도 마지막 부분만 빼면 무난하긴 한데, 2번이 더 나은 미래였으면 좋겠다.

사실 아름이가 진지하게 원한다 그러면 당장이라도 육딜도가 될 수 있지만...

그래도 안좋아하는 년 위에서 허리를 흔드는 건 아다인 나라도 뭔가 거북하다.

적어도 '진하고 격렬한 사랑 나누기' 같은건 아니길...

"캠프에서 선배랑 처음 봤을때도 했던건데...

선배랑 보드게임하면서 놀고 싶네요..."

'응...? 갑자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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