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얀데레 그녀의 공대여신-1화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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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 프롤로그 : 여긴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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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어느날 나는 인생 최대의 위기로 추정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잘 모르겠지만 이건 좆됐다. '

정신이 들고 얼마되지 않았는데 앞이 보이지 않아 여기가 어딘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이 분명한데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운이 안좋은 편이긴 했지만 이렇게 손발이 묶인 채로 어딜 끌려오는 일은 없었는데 말이다.

어릴때 사고로 부모님께서 돌아가셔서 친척들 집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여기저기 맡겨졌었다.

쫓겨났을때 굶어죽지 않으려면 공부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과학고에 들어가 조기졸업으로 K공대에 들어오고 6학기를 다니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과 역경을 악바리 근성으로 이겨내왔는가.

'장학금 못받은 학기의 대출금도 과외랑 교내근로로 채워넣고 이제 정말 행복 대학라이프만 남았는데...'

마지막 기억이 흐릿하다. 학교 근처에서 혼밥을 하고 들어가는 길이었던 것 같은데. 몸이 좀 뻐근한걸 보면 어떻게 끌려와서 묶인지 좀 된 것 같다.

이제 막 22세가 된 공대생 이정훈의 지난 인생을 회상하던 것도 잠시. 문 너머에서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누군가가 걸어오는 것이 느껴져 귀를 기울인다.

'누구지?'

철컥 철컥 퉁 끼익~

잠금장치가 해제되고 묵직한 문이 열리는 소리다.

"어머, 이런 꼴로 갖다놨구나. 오랜만이네요. 선배...?"

'여자 목소린데...'

처음 듣는 여자목소리다. 사람 목소리를 잘 기억하진 못하는 편이지만 적어도 최근에 만난 사람은 아닐 것이다.

"...선배요? 절 아시나요? 여긴 어디죠? 혹시 저한테 원하시는 게 있으신가요?"

말하는 걸 보면 날 아는 사람 같다. 하지만 애초에 의자에 묶이고 눈이 가려져있는 나를 보고 저런 반응을 보인것을 보면 그녀가 이 상황에 어떻게든 관여했을 것이다.

"흐음... 제 목소리 기억 못하시나요...? 아쉽네요. 그리고 뭘 원하냐라... 음... 진부한 표현이지만 선배 그 자체를 원해요."

"죄, 죄송합니다. 기억이 잘 나질 않네요... 그.. 저를 원하신다 하시면...?"

휙!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해서 되묻는 내 질문이 채 끝나기 전에 그녀가 내눈이 씌여져 있던 무언가를 벗긴다.

"윽..!"

갑자기 밝은 빛을 본 나는 눈살을 찌푸린다. 그러다 곧 그녀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어...... 헉! 어?!"

그녀가 누군지 알아보고 흠칫 놀라는 나를 본 그녀는 귀여운 강아지의 애교를 본 것처럼 손을 흔들며 해맑게 웃는다.

" 아, 아름이...? 아니, 아름씨..!;;"

2년 만에 다시 본 그녀와의 재회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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