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리타 (127)화
(128/237)
암리타 (1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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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덩치가 큰 녀석으로 데려오려고 했는데 시기가 맞지 않았어.”
등 뒤에서 뻗어온 손이 프리아의 손 위로 겹쳐졌다. 프리아가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오웬 역시 손에 잡힌 손등을 부드럽게 매만졌다. 두 손이 한 몸이 되어 쓰다듬는 동작에 기분이 좋아진 강아지가 우는 소리를 멈췄다.
본래 오웬이 원했던 것은 혹시 있을지 모를 위급상황을 대비한 호신견이었다. 궁의 사냥견은 모두 성견이라 숙련되지 않은 자가 다루기 어려웠고 임신한 암컷이 있기는 했으나 출산일이 멀었다. 오로지 프리아만을 주인으로 섬길 영민하고 용맹한 어린 녀석이 필요했다. 강아지가 필요하다는 오웬의 말을 들은 부사령관이 마침 자신의 집에 몇 달 전 태어난 새끼 개가 있으니 데려오겠다 말하였다. 사냥철이면 제몫을 톡톡히 한다며 그는 모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오전, 건장한 체격을 지닌 그의 품에서 정작 나타난 것은 귀부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앙증맞은 크기의 애완용 암캉아지였다. 곰도 때려잡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랗고 두툼한 손바닥 위로 소중하게 올려놓은 흰 강아지를 본 순간 오웬의 입가로 피식 하는 웃음이 샜다. 황제가 후궁에게 선물로 줄 강아지를 구한다는 말에 그의 부인이 반색하며 적극 추천했다는 것이다.
‘이 녀석이 그 사납고 용맹하다는 모견에서 태어난 강아지인가?’
‘말씀드린 녀석은 아닙니다만 후궁께서 아주 좋아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