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쌍피-244화 (244/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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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하으, 읏, 음, 으응…….”

비벼지는 입술 사이사이로 신음이 비집고 나갔다. 적당한 쾌락에 아진의 얼굴이 나른하게 풀렸다. 꼭 뜨거운 물로 길게 샤워한 것 같은 얼굴이었다. 긴 산책을 끝내고 늘어진 강아지 같기도 하고. 그 얼굴이 귀여워, 석주가 목으로 웃었다.

석주는 부지런히 아진을 만지고 주물렀다. 늘씬한 허리를 쓸어내리기도 하고, 쾌감으로 산수유 열매처럼 볼록하게 도드라진 유두를 으깨듯 문지르기도 하고, 제 성기를 문 채 우물거리는 뒷구멍을 따라 그리기도 하고, 제가 허리를 쳐올릴 때마다 은근히 솟아오르는 아랫배를 집요하게 관음하거나, 단단하게 힘이 들어간 엉덩이를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꽉꽉 주무르기도 했다.

어떻게든 아진을 더 탐하고 싶었다. 그의 몸에 속속들이 제 흔적을 묻히고, 제 몸에도 그의 흔적을 새기고 싶었다.

그렇게 잔잔한 쾌감이 얼마나 이어졌을까. 아진이 석주의 혀를 세게 빨아당겼다. 그러면서 엉덩이를 은근히 석주의 아래로 치댔다. 단번에 그것을 인지한 석주의 광대가 얼핏 솟아올랐다.

그가 고개를 뒤로 물렸다. 그리고 개처럼 혓바닥을 넓게 펼쳐 아진의 입술을 크게 핥았다. 그 후 본격적으로 허리를 치받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우응, 아, 읏, 으응!”

눅진하게 풀린 뒷구멍은 석주가 들쑤시면 들쑤시는 대로 우물거리며 받아 삼켰다. 아진의 엉덩이와 그의 골반이 부딪치며 턱턱 둔탁한 소리가 났다.

아진의 눈동자가 몽롱하게 풀어졌다. 단단하고 동그란 귀두가 전립선을 가르며 깊숙이 처박히는 느낌이 환상적이었다. 석주가 들어올 때마다 아랫배가 시큰거리는 건 물론, 성기도 혼자 들썩거렸다. 발가락이 안으로 하얗게 말렸다가 펴지길 반복했다.

“하……. 아진아…….”

짙은 쾌감에 있는 대로 인상을 쓴 석주가 신음처럼 아진을 불렀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아진의 유두를 힘껏 빨았다.

“흣! 아!”

유두가 지끈거리는 느낌에 아진이 가슴을 안으로 모았다. 어째 더 빨기 좋은 모양새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설핏 웃은 석주가 입을 크게 벌렸다. 그리고 유두는 물론 말랑한 가슴살까지 크게 삼켜 냈다.

“우응…….”

아진이 석주의 목을 감싸 안았다. 그러면서 엉덩이를 어색하게 흔들었다. 배 속에 든 성기가 꺼떡거리며 내벽을 휘저을 때마다 눈앞이 하얗게 셌다가 돌아오길 반복했다.

지독하리만큼 자극적이고, 정신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기분 좋은 쾌락이 온몸을 뒤덮었다. 제 몸에 대해 저보다 더 잘 아는 석주는 추삽질 한 번 허투루 하지 않고 좋은 부분만 북북 긁고 퍽퍽 뭉개 주었다.

“좋, 아요……. 하윽, 응, 좋아요, 형…….”

아진이 석주의 턱에 쪽쪽 키스하며 신음했다. 천박할 정도로 풀어진 눈코입이 그렇게 야하고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아진의 유두가 붉게 퉁퉁 부풀 정도로 빨던 석주가 그것을 이로 꽉 깨물었다. 작고 말랑한 알갱이가 잇새로 짓눌리는 감각에 어금니 사이로 침이 다 배어 나왔다.

“아!”

갑작스러운 통각에 놀란 아진이 허리를 들썩거렸다. 그러면서 뒤가 확 조여들었다. 석주와 아진이 동시에 신음했다. 석주는 옴팡지게 조이는 성기에, 아진은 지나치게 세세히 느껴지는 성기의 모양새에.

잠깐 가슴팍을 꿈틀거리며 쾌락을 영위하던 석주가 아진의 골반을 움켜쥐고 자신의 아랫도리에 바짝 붙였다. 그리고 귀두 삿갓이 빼꼼 보일 때까지 성기를 빼냈다가 단번에 쿠우욱 찔러 넣었다.

“히윽…….”

아진이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혔다. 눈꺼풀이 푸르르 경련했다. 갈퀴처럼 구부러진 손가락이 석주의 팔뚝을 내리 긁었다. 그 따끔한 통각에 석주의 입가에 만족의 미소가 피어올랐다.

아진은 한동안 꿈틀거리며 쾌락에 몸을 떨었다. 전신의 핏줄을 타고 번개처럼 흐르는 오르가슴에 숨 쉬는 것도 까먹었다.

잠깐만, 잠깐만. 그렇게 말했는데, 입술만 뻐끔거릴 뿐 말로 만들어 내진 못했다. 석주는 그 가녀린 애원을 봐 놓고도 무시했다. 꿈틀꿈틀 우물우물 성기를 빨아 대는 뒷구멍에 뒤통수가 터질 것만 같았다.

아진의 유두 한 번, 저도 사내라고 도드라진 목젖 한 번, 그리고 홧홧한 숨을 토해 내는 입술과 눈물이 아롱아롱 맺힌 눈가까지 빨았다가 놓은 석주가 살 속에 깊이 파묻혀 있던 성기를 주욱 빼냈다.

“흐윽…….”

아직 쾌락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아진이 목을 움츠렸다. 그래도 사라진 성기에 숨은 쉴 수 있겠다, 때 이른 안심을 하는 찰나. 푸걱, 푸걱. 석주가 짐승처럼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는 기억이 드문드문 끊겨 있었다. 따끔할 정도로 세게 붙었다가 떨어지는 피부, 팔랑거리며 흔들리는 젖은 머리, 이불을 쥐어뜯는 손가락, 욱신거리는 배 속과 시큰거리는 성기, 비비 꼬이는 허리, 갈급한 호흡을 틀어막고는 혀를 쑤셔 오는 입술, 마구잡이로 뒤섞이는 체온. 그런 감각들만 느껴졌다.

그러다 성기가 내벽의 어느 지점을 짓이기며 들어왔다. 전보다 더 깊숙이, 깊이 들어왔다.

“아흐윽!”

아진은 하마터면 헛구역질을 할 뻔했다. 그러나 컥컥거리며 숨을 몰아쉬기도 전에, 다시 성기가 쑥 빠져나가더니 전보다 더 깊게 들어왔다. 어렴풋이 가늠하기로서니 석주의 성기가 거의 다 들어온 게 아닌가 싶었다.

폐까지 납작해진 듯한 부피감에 아진이 끅끅거리는데. 석주가 아진을 다정하게 껴안아 왔다. 그러더니 성기를 깊게 욱여넣은 채로 들썩들썩 허리를 얕게 움직였다.

“아흐, 읏, 응…….”

“하아, 하아…….”

서로의 숨소리가 귓가를 먹먹하게 울렸다. 훌쩍 울음을 삼킨 아진이 석주를 마주 안았다. 그리고 그의 두툼한 어깨에 이마를 묻었다.

한계까지 들어와 배 속을 들쑤시는 성기의 자극은 엄청났다. 핏줄이 곤두선 성기 기둥에 계속해서 짓눌려 있는 전립선과, 무서울 정도로 깊은 곳을 치대고, 뭉개는 귀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 석주의 귀두가 저 깊은 곳과 콱 아물리는 순간. 아진은 자신이 사정한다는 자각도 없이 울컥 절정에 다다랐다.

“흐우, 흐…….”

순간 확 움츠러드는 내벽에 석주의 이마 위로 핏줄이 곤두섰다. 그의 허리 놀림이 더욱 집요하고 거세졌다. 쾌락 위로 덧씌워지는 쾌락에 아진이 몸을 비비 꼬았다. 그러나 성기에 깊숙이 꿰인 몸으론 도망칠 수 없었다.

척척척, 젖은 접합부에서 음탕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석주의 성기가 움찔거리며 맥동했다. 사정감이 다가온 거였다.

석주가 성기를 빼내려 했다. 이대로 아진의 안에 토해 냈다간 뒤처리가 힘들 것 같아서. 근데 아진이 덥석 석주의 허리를 안아 왔다. 석주가 흠칫 아진을 보는데. 눈가가 불그스름해진 아진이 눅눅한 음성으로 속삭였다.

“그냥 안에……, 안에 해 주세요.”

“아진아.”

“안에…… 해 줘…….”

“아…….”

씨발. 석주가 들릴 듯 말 듯 하게 욕을 읊조렸다. 그러고는 반쯤 잡아 뺐던 성기를 콱 처박았다. 성기가 움츠러드는 내벽을 헤치며 깊은 곳에 다다랐다. 탱글탱글한 석주의 고환이 아진의 엉덩이 골 사이로 짓눌리고, 끝내 성기가 통통한 엉덩이 사이로 모두 사라졌다. 아진의 아랫배가 봉긋 부풀었다.

그와 동시에 석주가 정액을 쭉쭉- 쭈욱 갈겨 댔다.

“큭…….”

짧게 신음한 그가 아진의 귓불을 깨물었다. 그의 정액은 늘 그랬듯 양이 많았다. 배 속을 다 적시다 못해 몸 안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뜨겁고 질척한 액체가 울컥울컥 오줌처럼 쏟아지는 감각에 아진이 목을 움츠리며 신음했다.

“하아, 아진아…….”

석주가 그런 아진의 입술을 춥춥 빨았다. 그러면서 아진의 아랫배를 손바닥으로 감싸 쥐었다. 제 정액으로 부푼 아진의 배를 보고 있으니 그를 임신이라도 시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남이 알면 기함할 생각을 한 석주가 몰래 미소 지었다. 아진이 진짜 임신을 한 것도 아닌데 그가 몹시 사랑스러워졌다.

석주는 아진의 통통한 입술을 물고 빨며 느리게 추삽질했다. 성기의 움직임을 따라 뒷구멍의 주름이 말렸다가 펴지길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희멀건 탁액이 삐직삐직 새어 나왔다.

그 기묘한 느낌에 아진이 흠칫흠칫 몸을 떨었다. 그 떨림을 느낀 석주가 아진을 살폈다. 그러다 땀에 젖은 동그란 이마를 크게 쓸어 주며 성기를 뒤로 물렸다. 더 있다간 제가 또 짐승처럼 아진을 짓누를 것 같았다.

그렇게 석주가 성기를 반쯤 빼냈을 때였다. 돌연 아진이 석주의 팔뚝을 덥석 쥐어 왔다. 다리로는 석주의 허리를 휘감았다.

“한 번 더. 한 번 더 해요.”

나는 아직 충분히 닿지 못했어.

밤보다는 아침과 가까운 새벽이었다. 끈질기게 이어지고 이어지던 정사를 끝낸 석주와 아진은 가볍게 뒤처리를 하고, 서로를 마주 본 채 누웠다.

아진이 구겨진 이불을 펼쳐 석주의 위로 덮어 주었다. 그리고 베개도 머리 아래에 끼워 주었다. 바지런히 움직이는 작은 손에 석주가 소리 없이 웃었다.

한동안 부산을 떨던 아진이 다시 석주의 곁에 몸을 뉘었다. 석주가 아진의 머리카락을 다정히 쓰다듬었다. 착실히 아물어 가는 광대의 상처를 안타깝게 바라보기도 했다.

아진도 그러했다. 석주의 몸 여기저기에 칭칭 감긴 붕대가 말도 못 하게 아팠다. 특히나 손목에 감긴 붕대가 그러했다. 아진이 거친 정사에 느슨해진 붕대를 꾹꾹 잡아당기며 말했다.

“흉터가 남을 거래요.”

“괜찮아.”

석주가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그에 아진의 눈매가 대번에 살쾡이처럼 올라갔다.

“괜찮긴 뭐가 괜찮아요. 치료해야지. 엄마가 피부과 가면 흉터 없앨 수 있다고 했어요. 우리 퇴원하면 피부과 가요.”

석주의 손목을 두 손으로 쥔 아진이 우물우물 말했다. 정사 이후 건조하게 식었던 눈가가 금세 다시 붉어졌다. 석주가 작게 웃으며 그의 뺨에 입 맞췄다.

“보기 싫으면 할게. 그러니 울지 마.”

“보기 싫은 건 아니에요. 볼 때마다 슬플 것 같아서 그렇지…….”

석주가 전생을 피하기 위해 아득바득 살아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헌데 끝내 몸 여기저기에 흉터를 달고야 말았다. 배나 어깨는 물론 이마와 손목까지. 여기저기 난자한 흉터가 아진은 못내 가슴이 아팠다.

“…….”

석주가 울상을 한 아진을 가만히 쳐다봤다. 그러다 아진에게 잡힌 손을 빼내 머리를 괬다. 그의 시야에서 상처를 치우면 조금 덜 슬퍼할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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