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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피-243화 (243/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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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으, 응, 흡…….”

집요한 입맞춤에 뒷구멍이 부드럽게 풀리면서 질컥질컥 야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석주의 혀가 어렵지 않게 구멍을 파고들었다. 아진이 목을 옆으로 비틀었다.

석주는 날름날름 게걸스럽게 내벽을 핥았다. 혀를 깊게 넣었다가 빼기도 하고, 질척한 타액을 흘려보내기도 했다. 구멍 가득 넣은 혀를 좌우로 움직이면서 주름을 쭙쭙 빨아 대는 음탕함에 아진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흐, 응, 흣…….”

내리꽂히는 석주의 시선이 부끄러웠다. 고환 사이에 파묻힌 그의 콧대와, 회음부 위로 흩어지는 그의 후끈한 숨결이 민망했다. 엄한 곳에 들러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는 입술과 혀에 소름이 다 돋아났다.

뒷구멍은 시시각각 부드러워졌다. 이제 석주는 혀끝에 힘을 주지 않아도 구멍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혀의 움직임을 따라 알아서 오목하게 파이고, 가끔은 꿈틀거리며 나가지 말라 붙잡는 구멍이 몹시 귀여웠다.

고개를 슬쩍 비튼 석주가 혀뿌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깊숙이 혀를 집어넣는데.

“그만, 그만…….”

아진이 석주의 이마를 떠밀었다. 그러다 손바닥을 스치는 밴드에 화들짝 놀라 손을 거두었다. 동그랗게 뜨인 눈에 걱정이 가득했다. 헛숨을 들이켜는 가슴팍이 도톰해졌다가 푹 꺼졌다.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묻은 채로 피식 웃은 석주가 아진의 성기를 말아 쥐었다. 발기한 성기가 뜨거웠다. 석주는 그 높은 체온에 집중하며 손을 움직였다.

“흑…….”

아진의 고개가 뒤로 휙 쳐들렸다. 줄줄 빨리는 구멍에, 석주의 코에 문질러지는 고환에, 적당한 압박감으로 흔들리는 성기까지. 단숨에 절정이 가까워졌다. 몸이 훅 달아오른다 싶더니 이마와 손바닥에 땀이 배어 나왔다. 반면 등줄기는 서늘해졌다.

“응, 읏, 아, 흐우…….”

아진이 허리를 들썩거렸다. 아랫배가 찌릿찌릿 시큰시큰했다. 엉덩이가 아래로 내려갔다가 위로 쳐들리며 멋대로 움직였다. 그러나 석주의 입과 손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거세게 빨고 움켜쥐어 왔다.

아진이 이불을 구겨 쥐었다. 눈이 질끈 감기며 발등이 일자로 쭉 뻗었다. 그러다 석주가 구멍을 힘껏 빨며 엄지로 귀두를 짓이기듯 문지르는 순간, 쭉- 쭈욱- 정액을 뿜어냈다. 오래 금욕한 걸 나타내듯, 정액이 하얗고 질었다.

“아흑!”

아진의 허벅지와 엉덩이가 덜덜 경련했다. 눈꼬리를 타고 눈물 한 줄기가 흘렀다.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전신의 근육은 물론 뇌까지 움츠러들었다가 흐물흐물하게 퍼졌다.

석주는 간헐적으로 꿈틀거리는 아진의 성기를 아래위로 느리게 쓰다듬으며 남은 정액까지 싸게 만들었다. 아진은 부들부들 몸을 떨며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지만, 결국 성기 뿌리가 지끈거릴 때까지 정액을 짜내야 했다.

“아…….”

아진이 맥없이 축 늘어졌다. 석주가 잘했다는 듯 아진의 뒷구멍을 쫍 빨았다가 놨다. 그리고 성기 기둥을 따라 입 맞추며 올라왔다.

쾌락의 여운에 발갛게 달아오른 아진이 그런 석주를 멍하니 바라봤다. 무릎으로 몸을 지탱하고 선 석주가 바지를 내렸다. 두툼한 성기가 퉁 튕기듯 올라왔다. 잔뜩 성난 그것은 색이 짙었고, 핏줄이 울룩불룩하게 도드라져 있었으며, 만지지 않았음에도 꺼떡거리며 머리를 흔들어 댔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거대한 그것에, 구렁이보다 위협적인 그것에 넋 놓고 있던 아진이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그가 꾸물꾸물 상체를 일으켰다.

“나도, 나도 빨아 줄게요.”

“됐어.”

석주가 단칼에 거절했다. 아진의 눈썹이 아래로 내려앉았다. 저 큰 걸 능숙하게 물고 빨 자신은 없다만, 그래도 뭐든 해 주고 싶었다. 수없이 잠자리를 함께해 왔으나 석주의 것을 문 적은 몇 번 없었다. 그는 본인이 제게 빨리는 것보다 저를 빠는 걸 훨씬 더 선호했기 때문이다.

아진이 지그시 아랫입술을 깨물며 시무룩해하는데. 석주가 엄지로 아진의 뺨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급해서 그래. 얼른 널 안고 싶어.”

그리 말한 석주는 급한 마음을 드러내듯, 아진의 아랫배에 흩어진 정액을 손바닥으로 훔쳐 냈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성기에 문지르듯 발랐다. 커다란 손에 둘러싸인 성기가 꿈틀거리며 맥동하는 게 육안으로도 보였다.

아진이 또 멍하니 성기를 구경하는데. 석주가 가볍게 그를 밀어 눕혔다. 그리고 성기를 쥐지 않은 손을 아진의 가랑이 사이로 가져갔다. 곧 뒷구멍에 그의 검지가 닿아 왔다. 석주의 침으로 질척해진 뒤가 뻐끔거리며 검지 끝을 물었다.

석주는 빠르게, 그러나 꼼꼼히 뒤를 풀었다. 아진은 베개를 껴안은 채 신음을 삼켰다. 뒷구멍에 손가락이 드나드는 건 그렇게 좋은 기분이 아니다. 다만 삽입을 위해 필히 건너야 하는 수순이라 꾸역꾸역 참아 내는 거였다.

“우흑……. 윽, 아아…….”

석주는 금세 손가락을 세 개까지 늘렸다. 부드럽게 풀려 있던 뒷구멍이 더는 무리라며 움츠러들었지만 꾸역꾸역 내벽을 휘저으며 안을 침범했다. 그러다 구멍이 손가락을 뿌리까지 간신히나마 삼켜 냈을 때. 휙 손을 거두었다. 탱글탱글한 구멍이 대번에 움츠러들었다.

“후우…….”

석주가 아진의 정액으로 미끈거리는 자신의 성기를 흔들며 짙게 신음했다. 아진이 꼴깍 마른침을 삼켰다. 심장이 쿵, 쿵, 쿵, 거칠게 뛰었다. 두렵기도 하고, 기대도 됐다. 꼭 롤러코스터의 가장 높은 지점에 멈춰 섰을 때의 기분이었다.

성기에 정액을 꼼꼼히 바른 석주가 아진의 다친 다리를 자기 어깨에 걸쳐 두었다. 붕대가 감긴 정강이에 꾹 입술을 눌렀다가 떼곤, 귀두를 조심히 구멍 위로 맞췄다. 혀와 손가락으로 분탕질당한 주름이 빠끔거리며 귀두 끝을 머금었다.

석주는 느리게 성기를 밀어 넣었다. 축축한 조임과 뜨끈한 온도에 미간이 절로 구겨졌다. 그렇게 성기를 반쯤 넣었을 때였다. 아진이 크게 심호흡했다. 고작 반이 들어왔을 뿐인데 속이 더부룩하고 아래가 아렸다.

베개를 더 힘껏 껴안은 아진이 인상을 쓰며 재차 호흡했다. 그러자 뒷구멍이 꿀렁거리며 석주의 것을 물었다가 놓았다. 그 순간, 성기가 훅 부풀었다. 숨이 턱 막히는 부피감에 아진이 눈을 부릅떴다. 베개를 내던진 그가 붕대로 뒤덮인 석주의 가슴을 밀어 냈다.

“잠깐, 잠깐만요, 갑자기 커, 커졌, 아흑!”

근데 석주가 퍽 허리를 쳐올렸다. 우람할 정도로 발기한 성기가 삼 분의 일쯤 더 들어왔다. 돌덩이처럼 묵직한 귀두가 전립선을 콱 후벼 팠다.

“힉…….”

아진이 엉덩이를 잔뜩 조이며 고개를 뒤로 꺾었다. 전신이 찌릿찌릿했다. 사정 후 축 늘어져 있던 성기가 순식간에 다시 발기했다. 전신의 근육이 딱딱하게 굳고 날카로운 이명이 귓구멍을 들쑤셨다.

아진이 끅끅거리며 숨을 뒤트는 사이, 석주가 느리게 눈을 감았다가 떴다.

“하아…….”

찰나, 그의 눈꺼풀이 파르르 경련했다. 성기를 남김없이 조이는 내벽에 관자놀이가 다 띵했다. 그에게서 옮겨붙은 체온이 가슴을 뜨겁게 데웠다. 그의 눈동자가 칼로 도려낸 것처럼 또렷해졌다.

아진을 더 탐하고 싶었다. 마음껏 성기를 쳐올리고, 힘들다고 꼴딱꼴딱 숨을 거꾸로 삼키는 목구멍에다 혀를 욱여넣고 싶었다. 싫다고 절 밀어 내는 손을 깨물고, 제 온몸으로 그를 깔아뭉갠 채 그의 체온을 강탈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지금은 아니다. 오늘만큼은 아니다. 느리고 진득하게 아진을 느끼고 싶었다. 육체가 아니라 감정을 나누고 싶었다.

석주가 아진 쪽으로 몸을 숙였다. 그리고 그의 머리칼을 살살 쓸어 주었다.

“숨 쉬어, 아진아.”

그의 저음에 아진이 후우웁, 숨을 들이마셨다가 후우우, 하고 내뱉었다. 그 가냘픈 숨소리가 어찌나 귀여운지. 그의 호흡을 따라 움직거리는 내벽은 또 어찌나 야한지. 소리 없이 웃은 석주가 불그스름하게 익은 아진의 뺨에 쪽쪽 입술을 눌렀다가 뗐다.

“흐으…….”

그러든 말든 아진은 명치까지 쑤셔박힌 듯한 성기에 힘겨워하고 있었다. 숨 쉬는 것도 힘에 부쳤다. 간헐적으로 꿈틀꿈틀 경련하는 성기도, 뒷구멍도, 손끝도, 발끝도 무엇 하나 제 의지로 움직이는 게 없었다.

아진이 강아지처럼 끙끙거리자 석주가 그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그리고 손목과 팔뚝 안쪽을 따라 입술을 내리며 속삭였다.

“꿈에서는…… 내가 네 손을 잡고 데워 줬었는데.”

“…….”

“지금은 네가 날 데우네.”

뒤바뀐 체온이 사무치게 좋았다. 모든 게 운명 같고 기적 같았다. 석주가 아진의 목덜미에 뺨을 비비며 웃는데. 아진이 한쪽 팔로 붕대가 두껍게 감긴 그의 등을 조심히 껴안았다.

“후으……. 그때도, 좋았, 는데. 지금도…… 좋아요.”

“…….”

“형이 어떤, 읏, 기분으로 내 손을 잡았었는지 알 수 있거든요.”

아진이 석주와 깍지를 꼈다. 뜨끈한 손바닥과 서늘한 손바닥이 맞닿았다. 그가 석주의 어깨에 이마를 묻으며 웃었다.

실오라기 하나 없이 닿아 있는 이 순간이 좋았다. 옷을 입고 있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아주 하찮은 것이라도 거짓 없이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모든 오해와 불행이 끝난 지금이 좋았다. 비록 흉터가 남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두 눈으로 서로를 보고, 두 손으로 서로를 만질 수 있다는 게 마냥 기쁘기만 했다.

“…….”

얼굴을 든 석주가 아진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아진이 옅게 미소 지었다. 군청색 눈동자가 뭉근히 반짝였다. 잠깐 멍하니 있던 석주가 그의 입술로 찾아들었다. 자연스레 고개를 옆으로 꺾은 아진이 그 키스를 받았다.

석주는 아진의 입술을 물었다가 놓으며 천천히 아래를 움직였다. 배 속 깊이 박혀 있던 살덩이가 내벽을 끌며 나가는 느낌에 아진이 꾹 신음을 삼켰다. 그리고 석주의 다정한 입술과 꼭 맞잡은 그의 손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귀두까지 빠졌던 석주의 성기가 전립선을 묵직하게 누르며 들어왔다.

“우응…….”

석주의 혀를 입에 담은 아진이 탁하게 신음했다. 맞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석주가 지지 않겠다는 듯 손을 더 꽉 쥐어 왔다. 그러곤 차닥차닥 부드럽게, 허나 정확하게 성기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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