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쌍피-200화 (200/261)

200

“아으…….”

아진이 고개를 아래로 늘어트리며 미간을 좁혔다. 석주가 그런 아진의 뺨에 연신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힘들면 그만해도 돼.”

아진이 팩팩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입을 앙다문 채 몸을 아래로 내리기 시작했다. 그에 석주의 미간에도 주름이 생겼다.

삽입은 힘겨웠다. 골반이 지끈거리는 걸 참고 귀두를 삼켜 내고, 귀두에 비해 조금 부피가 작은 기둥의 삼 분의 일까지는 쑥 집어 먹었는데. 그 이상은 들어가지 않았다. 아래가 꽉 찼다. 속이 더부룩하고, 목구멍 저 안쪽이 울렁울렁한 게 구역질을 할 것만 같았다.

아진의 머리칼이 푹 젖었다. 그의 머리칼을 쓸어 주는 석주의 표정도 잔뜩 구겨져 있었다. 그가 풀죽은 아진의 성기를 적당한 아귀힘으로 흔들어 주었다. 그러나 아진은 도통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

결국 기를 쓰다 못한 아진이 풀썩 석주의 가슴팍으로 쓰러졌다. 무릎으로 버티고 선 허벅지가 덜덜 떨렸다. 그가 석주의 팔뚝을 긁으며 웅얼거렸다.

“형, 흐욱, 형…….”

“응. 나 여기 있어.”

“도와줘요, 흐으, 도와줘. 나 혼자 못 해…….”

도와죠요, 나 혼자 모태……. 힘없이 벌어진 입에 발음이 줄줄 샜다.

애매하게 박힌 성기는 좋기는커녕 괴롭기만 했다. 그러나 이것이 다 들어왔을 때, 모두 들어와서 뒤를 콱콱 쑤셔 줄 때의 느낌이 어떠한지 잘 알고 있는지라 포기할 수 없었다.

널따란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아진이 색색 숨을 몰아쉬고 있으니, 석주가 그의 관자놀이에 짧게 키스했다. 그리고 아진의 엉덩이 한쪽을 옆으로 쭉 벌리고, 반대 손으로 성기를 문 주름을 덧그렸다. 혹 찢어지진 않았는지 확인하는 거였다.

“아응…….”

아진이 작게 신음했다. 배 속은 더부룩한데, 달뜬 뒷구멍은 여전히 예민했다. 석주의 손가락이 팽팽하게 펴진 주름을 긁고 비빌 때마다 오싹한 쾌감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석주는 천천히 아진의 몸을 아래로 잡아 내렸다. 그러면서 주름을 살살 긁어 주었다. 아진의 뺨이 봉긋해졌다가 패길 반복했다. 괴로운데 좋았다. 좋은데 괴로웠다.

“괜찮아, 괜찮아.”

석주가 연거푸 아진에게 입을 맞췄다. 그러면서도 부지런히 성기를 욱여넣었다. 아진은 손을 꽉꽉 쥐었다가 풀며 앓았다. 그리고 정말 구역질을 할 것 같다 싶을 때쯤. 석주의 성기가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남기고 모두 들어왔다.

“흐으, 으…….”

“하아……, 아진아. 너무 좁아.”

성기를 터트릴 듯 조여 오는 뒤에 석주가 훅 한숨을 내쉬었다. 아진이 가쁘게 호흡할 때마다 구멍이 꿈틀꿈틀 난리였다. 눈앞이 시뻘게졌다. 이성을 다잡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했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 손바닥이 간질간질했다. 아진을 마구 움켜쥐고 주무르고 싶어 하는 못된 욕망이 석주의 뇌를 갉아 먹고 있었다.

그가 으득 이를 짓씹으며 눈을 감는데. 뜨거운 손이 석주의 어깨를 짚어 왔다. 눈시울이 발갛게 달아오른 아진이었다. 입술을 겹쳐 문 그가 무릎에 힘을 주고 서서 천천히 성기를 빼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반쯤 빼냈다가 다시 힘겹게 허리를 내렸다.

“아으…….”

아진의 턱선을 따라 납작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그는 힘든 내색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계속해서 몸을 들썩였다. 석주가 물끄러미 그를 쳐다봤다.

아진은 은근히 고집이 있다. 강단도 있고. 뭐 하나 마음먹으면 제법 굳세게 실행하는 편이다. 하물며 섹스도 그러했다.

석주는 아진의 관자놀이에 맺힌 땀과 턱선을 따라 흐르는 땀, 그리고 붉어진 눈가에 연신 입을 맞추었다. 근데 아진이 흐윽, 하고 물기 어린 숨을 삼키며 고개를 번쩍 쳐들었다.

“왜, 흐, 왜 이렇게, 아윽! 아프기만…….”

반들반들한 뺨에 신경질이 가득 찼다. 이만하면 많이 움직인 것 같은데 아직도 아프기만 한 뒤에 짜증이 났다. 제가 바라던 건 이게 아니었는데. 이런 게 아닌데.

순간 핑-하고 열이 올랐다. 목덜미가 뜨끈해지고 눈앞이 뱅글뱅글 돌았다. 아진이 석주의 어깨 위로 미역처럼 늘어졌다.

“더워……. 형이 해 줘요…….”

“…….”

석주가 천장을 보며 크게 심호흡했다. 그의 검은 눈동자 위로 수많은 갈증과 갈망, 혼란과 욕망이 스쳐 갔다. 잠시 무언갈 고민하던 석주가 아진의 엉덩이 양쪽을 꽉 움켜쥐었다. 그러고는 그의 몸을 들어 성기를 쭈우욱 뽑아냈다가, 아까 아진이 느꼈던 지점을 긁어 올리며 단번에 쑤셔 넣었다.

“히윽…….”

아진의 몸이 곧게 펴졌다. 석주의 목을 안고 있던 팔도, 맥없이 늘어져 있던 다리도, 아래로 고꾸라져 있던 고개도, 수그러들었던 성기도 뻣뻣해졌다. 석주가 그가 느끼는 지점을 제대로 긁은 듯싶었다. 아파하지 않으니 다행이었다.

그래, 다행인데. 다행이긴 한데.

아진의 뒷구멍이 난리였다. 석주의 성기를 움찔거리며 조여 대는데 아주 혼이 쏙 빠졌다. 석주가 볼 안쪽 살을 씹으며 이성을 다시 다잡는데. 좁고 따끈한 품으로 석주를 와락 껴안은 아진이 서툴게 몸을 들썩이기 시작했다.

“거기, 거기…….”

살랑살랑 흔들리는 아진의 머리칼이 석주의 시야를 어지럽혔다. 그가 내뿜는 더운 입김이 뺨을 간질이고, 눈물로 평소보다 더 반짝이는 군청색 눈동자에 석주가 가득 맺혔다.

“…….”

석주의 눈동자가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검어졌다. 그렇게 부득부득 움켜쥐고 있던, 십수 년 동안 꾸역꾸역 잡아 왔던 이성이 흔적도 없이 휘발하는 순간이었다.

석주가 아진의 둔부를 고쳐 쥐었다. 그리고 성기를 전보다 더 많이 빼냈다가, 아진의 몸을 아래로 훅 끌어당겼다. 푸걱, 하고 투박한 소리가 아래에서 울렸다.

“아…….”

다시 한번 대차게 짓뭉개진 전립선에 아진의 눈에서 초점이 사라졌다. 입이 힘없이 벌어지고, 눈꼬리를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적당한 크기의 성기가 움찔움찔 떨리고, 요도가 꼬물꼬물한다 싶더니 탁하고 뜨끈한 정액을 쭉쭉 싸질렀다.

오랜만의 사정에 신난 성기는 정액을 양껏 토해 냈다. 힘도 좋아서 석주의 턱주가리가 다 허옇게 젖을 정도였다.

아진은 간헐적으로 흠칫흠칫 몸을 떨며 쾌락의 절정을 향유했다. 석주는 그런 아진을 동공이 점처럼 작아진 눈으로 탐하며 튄 정액을 핥아 먹었다. 사정의 여파로 꿈틀거리는 내벽을 느끼던 그가 다시 아진을 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조심하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뒷구멍은 완전히 풀어지다 못해 조금이라도 더 좆을 받아먹겠다며 우물거렸고, 아진의 신음은 달콤하게 녹아내렸다. 모든 게 보드랍고 말랑해지는 와중에 시시각각 단단해지는 건 석주의 성기뿐이었다.

“아흑! 아, 으응, 아응!”

“하아, 큭…….”

석주는 아진의 엉덩이를 아래위로 마구 흔들며 골반을 위로 쳐올렸다. 아진은 그에게 매달린 채 들썩들썩 움직였다. 사내 두 명이서 이성을 놓고 몸을 흔들어 대니 침대가 기우뚱기우뚱 난리였다.

“아, 아, 흐앗, 응!”

석주의 머리를 꼭 껴안은 아진이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다. 배 속 깊숙이 처박히는 성기에 온몸이 다 저릿저릿했다. 전립선이 박박 긁히고, 뭉개지고, 밀어 올려질 때마다 이미 사정한 성기가 또 다른 무언가를 토해 내려 꺼떡거렸다.

쿵쿵 쑤셔박히는 성기가 말도 못 하게 좋았다. 오죽하면 아랫배가 욱신거리는 통각마저도 좋았다. 머리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예민해진 뒷구멍은 석주의 성기를 매우 세세히 느꼈다. 도드라진 귀두의 삿갓이나, 단단한 몸체나, 불룩불룩 솟은 핏줄 같은 것들. 이따금 귀두 삿갓이 주름을 간질일 때나, 땀에 젖은 몸이 미끄러져서 전립선을 비스듬히 긁혔을 때나, 마찰로 희뿌옇고 질게 변한 석주의 침이 뒷구멍에 엉켜 드는 게 느껴질 때. 절로 입술을 겹쳐 물게 됐다.

“좋아요, 히윽, 좋아요, 형…….”

손가락이 자꾸 갈퀴처럼 구부러졌다. 뭉툭한 손톱으로 석주의 팔뚝이나 어깨, 등을 긁게 됐는데 그럴 때마다 석주의 짙은 눈썹이 움찔거리며 구겨졌다. 그게 어찌나 보기 좋은지. 석주를 더욱 괴롭히고 싶어졌다.

그래서 뒷구멍을 옴팡지게 조이거나, 또는 석주가 성기를 쳐올릴 때 부러 허리를 들어 그가 깊숙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놀렸다. 그럼 석주가 짐승처럼 거칠게 호흡하며 아진의 엉덩이를 터트릴 듯 잡아 아래로, 아래로 끌어 내렸다.

잔뜩 발기한 석주의 성기가 배 속 끝까지 처박힌 채 불끈거리며 맥동했다. 아진이 몸을 바르작거렸다. 짙은 쾌감에 척추가 다 줄줄 녹는 것 같았다.

아진의 체온이 계속해서 올라갔다. 그만큼 석주의 것을 빨아당기는 뒷구멍도 뜨거워졌다. 몸은 묘한 분홍빛으로 달아올랐다. 뜨끈뜨끈하고 말랑거리는, 마치 갓 나온 떡처럼 부드러워진 아진에 석주의 이마 위로 핏줄이 불룩 솟아올랐다.

그가 아진을 침대 위로 눕혔다. 그리고 가느다란 다리 양쪽을 쥐어 자신의 어깨에 얹고, 허벅지를 감싸 안으며 반쯤 삐져나온 성기를 깊숙이 욱여넣었다.

“아흐으…….”

아진의 엉덩이가 단단해졌다. 석주는 그 살덩이를 꽉꽉 주무르며 성기를 퍽퍽 치받았다. 절정을 향해 가는 그의 허리짓은 끝없이 빨라지고 거세졌다. 땀에 젖은 아진의 앞머리가 팔랑팔랑 둔탁하게 흔들렸다. 살과 살이 마찰하며 철썩철썩, 척척, 찹찹, 난잡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응, 아, 아, 흣, 아앙, 아!”

배 속을 콱콱 두들겨 맞을 때마다, 전립선이 후벼 파일 때마다 아진은 다급하게 신음했다. 석주의 바위 같은 무릎을 긁기도 하고, 제게서 떨어지지 않는 그의 진한 시선을 만끽하며 배시시 어딘가 모자란 것처럼 웃기도 했다.

“좋아요, 아읏, 좋, 아, 응! 형…….”

온갖 야살을 떨어 대며 뒤를 조이는 아진에 석주의 성기가 훅 부풀어 올랐다. 까득, 이를 짓씹은 그가 아진의 위로 몸을 숙였다. 두 마디 정도 남아 있던 성기가 천천히 안으로 밀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엄청난 압박감에 붉게 익어 있던 아진의 만면이 창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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