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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는 입술을 동그랗게 모은 채 뒷구멍 위로 입을 맞췄다. 그러다 혀를 넓적하게 펼쳐 주름 전체를 핥고 또 핥았다. 아진의 고개가 휙 뒤로 넘어갔다. 부릅뜨인 눈꺼풀이 파르르 경련했다.
석주가 지나치게 느껴졌다. 그의 콧김, 잇새로 흘러나오는 숨결, 회음부와 고환을 번갈아 가며 긁어 대는 높다란 콧대, 가랑이 사이로 올라온 그의 집요한 시선, 주름을 갉아 먹겠다는 듯 음탕하게 움직이는 혀. 그 모든 게 아진을 아득하게 했다.
“으웅, 흡, 흐응…….”
아진이 석주의 손목을 더욱 세게 쥐었다. 뭉툭한 손톱에 찔린 석주의 손목 위로 작은 초승달이 끊임없이 새겨졌다. 따끔할 만도 한데, 그러면 그럴수록 석주의 혀 놀림은 더욱 농밀해졌다.
석주는 주름 전체를 핥다가 혀끝에 힘을 주고 구멍을 파고들었다. 그 생경한 느낌에 놀란 아진이 둔부를 조이면, 그의 입 안에 들어간 손가락으로 혓바닥을 살살 문질러 주었다. 아진은 눈을 꼭 감은 채 그의 손가락을 핥기 시작했다.
춥춥, 쩝쩝, 음란한 소리가 질척하게 울려 퍼졌다. 너무 야하고 난잡해서 귓바퀴가 다 녹는 것 같았다.
“흣, 아으, 아우으…….”
석주는 끈질기게 아진의 뒤를 빨아 댔다. 옹골차게 버티던 구멍이 음탕한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흐물흐물 풀어지기 시작했다. 아진의 허벅지가 덜덜 떨렸다. 말랑한 둔부가 간헐적으로 단단해졌다가 풀어지길 반복했다.
석주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혀를 쑥 집어넣었다. 물컹하면서도 은근히 두툼한 침입자에 아진의 입이 벙긋 벌어졌다. 그의 선홍색 성기가 깜찍하게 꺼떡거렸다.
“아흑!”
아진이 입술을 우물거렸다. 아니, 그만, 이만하면, 충분히, 뭐 그런 말을 하려 했는데 눈치 좋은 석주가 손가락으로 입천장을 삭삭 간지럽게 긁어 왔다. 아진의 허리가 들썩거렸다.
석주는 쉬지 않고 혀를 움직였다. 이따금 앞니로 예민해진 주름을 긁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아진이 허벅지로 석주의 얼굴을 꽉 조였다. 그럼 석주는 흥분 어린 콧김을 뿜으며 아진의 뒷구멍에 얼굴을 더 깊이 처박아 댔다.
녹아내린 구멍은 기특하게도 벌름거리며 석주의 혀를 잡아당겼다.
석주는 혀뿌리가 아릴 만큼 혀를 날름거렸다. 그러면서도 쾌락에 일그러지는 아진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프리컴으로 번들번들해진 아진의 귀두를 아쉽게 쳐다보기도 했다. 뒷구멍에 혀를 처박고 있으면서 성기도 빨아 먹고 싶은 모양이었다.
석주는 아진의 뒤에 얼굴을 들이밀면서 아진을 자신 쪽으로 끊임없이 당겨 댔다. 나중엔 아진의 몸이 반쯤 옆으로 돌아가 있었다.
“흐우, 웅, 으응…….”
아진의 허벅지가 덜덜 경련했다. 뒤를 얼마나 지독하게 빨렸는지. 받은 것도 없거늘 구멍이 얼얼했다.
입 안에 든 석주의 손가락이 침으로 쪼글쪼글해졌다. 아마 제 뒷구멍도 석주의 침으로 난장일 터였다. 석주의 혀가 깊숙이 들어왔다가 나갈 때마다 뒷구멍이 꿈틀꿈틀 벌름벌름 천박하게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벌어져 있던 다리가 뻐근했다. 그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석주는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참다못한 아진이 석주의 머리를 밀어 냈다.
“우흐, 응, 우우…….”
그만해, 이제. 그렇게 말하고 싶었는데 틀어막힌 입은 온전한 단어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사정감이 치밀었다. 아진이 질끈 눈을 감았다.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고작 뒤를 빨린 것만으로 사정할 순 없었다. 저도 남자인데. 자존심이 있지. 아진은 뒤꿈치로 석주의 등을 쿵쿵 내리찍으며 몸을 뒤틀었다.
그만, 그만. 그만 빨아, 미친놈아.
그런 말을 속으로 소리치면서. 그 짜증 섞인 간절함을 알아차렸을까. 석주가 추우웁, 남세스러운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흐으…….”
아진이 얼얼하고 홧홧한 데다가 축축하기까지 한 뒷구멍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때. 석주가 손가락으로 아진의 볼 안쪽을 휘저었다.
아진이 새치름한 눈으로 석주를 노려보는 순간. 그가 혀를 내어 자신의 입가를 핥았다. 그 장면이 아진의 망막 위로 느릿하게 재생되었다.
적당히 도독하던 석주의 입술이 조금 부어 있었다. 입가가 은근히 분홍빛을 띠었고 마찰에 달아오른 입술은 새빨갰다. 하긴, 그에게 빨린 뒷구멍이 이리도 아리는데 그의 입술이 멀쩡할 리 없었다.
그 음란한 얼굴을 멍하니 보던 아진이 시트에 뺨을 비비며 다리를 오므렸다. 뒤를 헤집던 석주의 혀는 어떻게 참아 냈는데, 지나치게 색기 있는 저 얼굴 때문에 사정할 것 같았다.
아진이 끙, 소리를 내며 요의라도 온 듯 지끈거리는 아랫배를 갈무리하려 기를 쓰는 찰나. 석주가 아진의 혀를 돌돌 돌리며 중얼거렸다.
“입에서 네 맛 나.”
그 말에 아진이 팩 석주를 쏘아봤다.
“우우으!”
소리는 단어가 되지 못하고 흩어졌다. 입술을 씰룩거리던 석주가 내내 아진의 입 속에 박혀 있던 손가락을 느리게 빼냈다. 아진이 빽 고함을 질렀다.
“미친……. 그런, 그런 말 하지 마요!”
열과 수치심에 달뜬 얼굴이 붉었다. 석주가 낮게 웃으며 그의 뺨에 입을 맞췄다. 손가락을 물고 있던 탓에 입가로 새어 나온 그의 달큰한 타액을 핥아 먹기도 했다.
“하자고 한 건 넌데 부끄러워하면 어떡해.”
“내가, 내가 하자던 건 이런 게 아닌데…….”
“그럼? 뭘 해 줄까?”
“그게, 음, 딱히 또 뭘 해 달라고 할 건 없는데…….”
입술 끝에 꾹 힘을 준 아진이 고민했다. 석주가 그런 아진의 귓불을 쭙 빨았다가 놨다.
“그만할까?”
아진이 도리도리 고개를 내저었다. 석주가 피식 웃으며 아진의 침으로 쪼글쪼글해진 손가락을 뒷구멍으로 가져갔다. 말랑하게 풀린 뒷구멍은 손가락이 닿자마자 벌름 벌어지며 끝마디를 물었다. 아진이 훅 더운 숨을 토해 내며 석주를 올려다봤다.
“형은 어떻게 그렇게 여유로워요. 처음이라면서. 남의 거기, 거기도 막 빨고.”
“상상은 수도 없이 했으니까.”
“상상요? 그럼 전부터 하고 싶었다는 거예요?”
석주의 손가락이 쑥 안으로 들어왔다. 길이도 길이거니와 굵기도 제법 되는데. 석주가 얼마나 줄기차게 빨았으면 뒷구멍이 그것을 무리 없이 한 번에 삼켰다. 그래도 이물감이 생경한지라 아진의 몸에 힘이 들어갔다.
석주가 아진의 허벅지를 쓸어내리며 대답했다.
“하고 싶었지.”
“후으……. 근데 왜 하자고 안 했어요?”
“고작 상상하는 것 정도가 내가 바랄 수 있는 최대치라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단 뜻이야. 너는 항상 나한테 벅차니까.”
아진이 그래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어깨 쪽으로 붙였다. 석주가 옅게 웃으며 그의 예쁜 이마에 입을 맞췄다.
“내가 잘해 볼게.”
“…….”
“잘할게, 아진아.”
그다지 상황에 어울리는 말은 아니었다. 섹스를 잘해 보겠다는 건지, 평상시에 제게 잘하겠다는 건지. 후자인가. 아진이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까지 말했을 때였다. 뒷구멍에 들어온 손가락이 크게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예민해진 주름이 우물거리며 손가락을 따라 움직이고, 미처 혀가 닿지 못했던 내벽은 괴한의 침입에 놀라 한껏 움츠러들었다.
그래도 참을 만했다. 이 몸뚱이로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전생에서 겪어 보았고,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아진은 베개를 꽉 껴안고 석주의 손가락을 버텨 냈다. 손가락은 하나에서 둘이 되고, 곧 세 개가 되었다. 그쯤엔 아진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두 개까지는 그냥저냥 버틸 만했는데 세 개는 버거웠다. 빠듯하게 벌어진 뒤가 터질 것 같아 두려웠고, 속도 더부룩했다.
아진이 이만하면 됐으니 그냥 삽입해 달라, 말하려 할 때쯤. 아진의 안색을 살피며 손가락을 이리저리 배회하던 석주가 아랫배 바로 뒤쪽에 있는 부분을 꾸욱 누르듯 문질렀다. 그 순간 등줄기가 찌릿했다. 반쯤 죽었던 성기가 움찔거리며 힘을 되찾았다.
“아…….”
아진의 눈이 나른하게 풀렸다. 그 쾌감이다. 절정을 제외하고, 섹스로 경험할 수 있는 최대의 쾌감. 제가 바라던 그 감각.
베개를 밀친 아진이 석주를 올려다봤다. 이제 됐다는 눈짓이었다. 같은 지점을 비비고 긁던 석주가 다급하게 손을 빼냈다. 탄력 있는 뒷구멍이 그의 손가락을 쭈우웁 빨며 놓아주었다.
얼굴이 단단하게 굳은 석주가 아진을 들어 올려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혔다. 석주의 목과 등을 감싸 안은 아진이 몽롱한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갑작스러운 자세 변경의 이유를 모르겠다는 낯이었다.
석주가 빠르게 자신의 바지를 벗었다. 그리고 경악스러울 정도로 발기한 좆으로 아진의 손을 끌어왔다.
“네가 넣어야 해.”
“제가요?”
“내가 넣으면 널 다치게 할지도 몰라.”
“…….”
아진이 손안에 넘칠 듯 잡힌 석주의 성기를 내려다봤다. 그의 것은 여전했다. 여전히 크고, 길고, 굵고, 우람했다. 아무튼 크다는 묘사는 전부 갖다 붙일 수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긴 시간 동안 욕정을 참아 온 귀두가 돌처럼 단단했다. 울룩불룩 사납게 솟은 핏줄은 아진이 알던 ‘그’ 성기보다 더 흉측했다.
거기다 아진의 시선에 흥분한 건지 꺼떡거리며 움직이는 게 살아 있는 구렁이 같았다.
아진이 심호흡했다. 잠깐 도망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제가 하자고 졸랐는데. 사내답게 하던 일은 마무리 지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입매에 힘을 줬다.
아진이 석주의 성기를 아래위로 흔들었다.
“후우…….”
석주가 짙은 숨을 내쉬었다. 그 숨결이 아진의 뺨과 콧잔등을 슬쩍 할퀴었다. 쾌감에 일그러진 그의 눈가를 응시하던 아진이 무릎으로 섰다. 그리고 단단한 살덩이를 제 뒷구멍에다 맞췄다.
석주는 한 손으로는 아진의 골반을 잡아 그가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했고, 반대 손으로는 아진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주물러 주었다.
곧 뒷구멍에 귀두가 맞물렸다. 석주의 침으로 끈적하게 젖은 데다가 가만히 있어도 동그랗게 벌어져 있을 만큼 풀어진 구멍은 귀두 끄트머리를 빨아당기듯 삼켰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다.
흡사 골프공만 한 귀두는 아진의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멈추어 섰다. 고작 귀두만으로 뒷구멍이 팽팽하게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