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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피-80화 (80/261)
  • 80화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음에도 아진의 구멍은 석주를 맹렬히 밀어 내고, 또 밀어 내기만 했다. 석주가 재킷 위로 아진의 턱을 움켜쥐고 좌우로 흔들었다.

    “제기랄……. 야. 남창처럼 굴라고, 남창처럼.”

    “으후으, 흐윽, 흐으으…….”

    아진은 엉엉 울며 고개를 내저었다. 남창이 아닌데 어떻게 남창처럼 굴라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터무니없는 걸 요구하는 석주가 미웠다. 뒷구멍에 꿰인 그의 좆만 아니었으면, 가슴이 눌려 있지만 않았으면, 석주의 그 잘생긴 얼굴에 주먹을 날려 줬을 터였다.

    웬만큼 기다려도 아진의 뒤가 풀릴 기미가 없자, 결국 석주는 멋대로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욱, 흐으, 큭…….”

    몸이 거칠게 들썩였다. 배 속이 짓뭉개지고, 헤집어지고, 찢어지는 고통에 아진이 비명을 내질렀다. 그러나 사력을 다해 질러도 목구멍을 꽉 채운 재킷을 통과하면 하찮은 신음이 됐다.

    머리가 소파 등받이에 쿵쿵 찧어졌다. 쪼그라든 성기가 흔들리는 게 말도 못 하게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다.

    석주가 아진의 엉덩이 한쪽을 움켜쥐고 옆으로 쭉 당겼다. 끊임없이 조여들던 아진의 구멍이 아주 약간 느슨해졌다. 석주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성기를 거칠게 쑤셔 댔다.

    널찍한 방 가득 철벅철벅, 퍽퍽, 쿠욱쿡, 남세스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벌어진 아진의 다리가 맥없이 나부꼈다.

    몇 분이 지나도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 한 번의 허리짓도 허투루 쓰지 않고 깊은 곳을 콱콱 난도질하는 석주의 성기에 정신이 혼미했다.

    “큭, 흐윽, 흐…….”

    아진이 입 안에 들어찬 재킷을 꽉 깨물었다. 아파서 죽을 것 같다. 정말 죽을 것 같다. 이러다 죽을지도 모른다. 아니, 차라리 죽었으면. 그랬으면…….

    교통사고도 당하고, 진걸에게 흠씬 얻어맞기도 하고, 손님의 발길질에 채며 살아와서 웬만한 고통에는 무감해졌다 생각했는데. 아무리 아파도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믿어 왔는데.

    지금은 죽음을 동경하게 될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끔찍한 고통에 영혼이 바스러지는 것 같았다. 이러다 몸이 반으로 찢어져서 죽는 게 아닐까, 싶었다. 징그러운 모양새로 죽어 있는 제 모습이 상상됐다. 그게 두려우면서도 기대가 됐다.

    고통을 포기한 아진이 축 늘어졌을 때였다. 별안간 석주가 아진의 다리를 위로 붙였다. 무릎이 귓가에 닿을 정도로 바짝. 허리가 말리고, 배 속의 장기가 눌렸다.

    갑작스레 바뀐 자세에 아진이 헛숨을 들이마시는데. 석주가 위에서 아래로 퍽, 퍽 성기를 내리찍기 시작했다.

    “우으! 욱…….”

    기겁한 아진이 가까이 다가온 석주의 몸을 마구 밀어 냈다. 믿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접힌 허리에 석주의 성기가 배 속을 통과해 그대로 목구멍까지 헤집는 것 같았다. 전보다 더 힘차게, 또 깊게 처박히는 성기에 구역질이 올라왔다. 허나 입 안에 가득 찬 재킷 때문에 구역질조차 마음껏 할 수 없었다.

    석주의 허리짓은 계속해서 세졌다. 그의 골반에 퍽퍽 얻어맞는 엉덩이가 아릴 정도였다. 회음부 위로 철썩철썩 떨어지는 고환도 아팠다. 비벼지는 음모도 따가웠다. 그 모든 통각이 지나치게 세세히 느껴졌다.

    아진은 재킷 속에서 마구 고개를 흔들었다.

    사장님, 안 돼요. 사장님, 아파요. 죽을 것 같아요. 그만해 주세요. 제발요. 사장님, 사장님…….

    그런 말을 반복했으나 멍청한 억눌림만 욱욱거리며 흘러 나갔다.

    그렇게 얼마나 구겨진 채 있었을까. 배 속을 채운 석주의 성기가 꿈틀거리며 맥동했다.

    석주가 체중을 실어 몸을 내리눌렀다. 이미 가득 들어온 성기가 꾸국, 꾹, 하며 더욱 깊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대로 사정하기 시작했다.

    “흐…….”

    아진의 눈동자가 뒤로 휙 넘어갔다. 몸은 뻣뻣하게 굳은 채 파르르 경련했다. 그게 의도치 않게 석주의 성기를 더욱 조였다.

    “큭…….”

    석주가 나직이 신음하며 정액을 세차게 흘려보냈다. 배 속에 차오르는 뜨끈한 점액질에 아진의 엉덩이가 꿈틀꿈틀 떨렸다.

    늘 그랬듯, 석주의 사정은 길었다. 양도 많았다. 사정하면서도 느릿하게 들어왔다 나감을 반복했는데, 그 덕에 정액이 구멍 여기저기에 독처럼 퍼져 나갔다.

    그러잖아도 빡빡하게 차 있던 배가 더욱 부풀었다. 아진이 연신 구역질을 했다. 재킷이 신물에 젖어 드는 게 느껴졌다.

    마침내 석주의 사정이 끝났다. 아진은 축 늘어져 가쁜 숨을 헐떡거렸다. 그리고 그가 나가길 기다렸다. 그와 함께한 숱한 밤으로 말미암아, 이 정사가 여기서 끝나진 않겠지만 그래도 몇 분은 쉴 수 있을 터였다. 아진은 숨을 고를 찰나의 휴식이 몹시 고팠다.

    여유가 된다면…… 자신의 결백도 주장하고. 보통 사정 후의 석주는 너그러워지고, 다정해지니까. 어쩌면 오늘도-까지 생각했을 때였다.

    “흐욱!”

    석주가 다시 속도를 높여 움직이기 시작했다. 잔뜩 싸지른 정액을 윤활유 삼아 전보다 빠르게 성기를 넣었다가 뺐다. 사정 후 잠깐 부피를 줄였던 좆이 금세 다시 발기했다.

    아진은 손을 마구 앞으로 밀어 냈다. 앞이 보이질 않으니 대충 석주가 있는 곳이다 싶은 곳은 다 밀어 냈다. 석주의 가슴과 배, 또 가끔은 그의 턱도 쳤다. 그러자 석주가 아진의 양 손목을 모아 가슴으로 콱 짓눌렀다.

    고작 한 손으로 아진은 두 팔과 몸까지 결박당했다. 몸을 버둥거려 봤지만 감히 비교가 안 되는 힘 차이였다. 결국 아진은 옴짝달싹 못 하는 채로 석주의 뒤틀린 욕정을 받아 내야 했다.

    그렇게 석주는 성기를 한 번도 빼지 않고 두 번이나 연달아 아진의 배 속 깊은 곳에다 정액을 싸질렀다.

    아진은 종국엔 윽윽거리며 흘리던 신음조차 내뱉지 못하고 반쯤 기절한 채로 그의 몸짓을 따라 흔들려야 했다. 가끔 얼굴을 덮은 재킷에 코를 묻고 숨을 힘껏 들이마시기도 했다. 재킷이 코를 덮어 제가 질식으로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 라는 등신 같은 생각을 하면서.

    두 번째 사정을 마친 석주가 움켜쥐고 있던 아진의 손목을 놔주었다. 그런데도 아진은 무언가에 짓눌려 있는 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반항하지도 않았고, 얼굴을 덮은 재킷을 끌어 내리지도 않았다. 그냥 그렇게 구겨져 있었다.

    석주가 아진의 뒤에 깊숙이 박혀 있던 성기를 쑥 조심 없이 빼내곤 뒤로 물러났다. 위로 올라가 있던 아진의 다리가 아래로 쏟아졌다. 지지대를 잃은 아진이 그대로 소파 아래로 주르륵 미끄러졌다.

    바닥에 무릎을 아프게 박았으나 아진은 작은 신음 하나 흘리지 않았다. 그보다는 동그랗게 벌어진 뒷구멍이 더 신경 쓰였다. 처음 석주가 침입할 때만 해도 꽉 아물려서 맹렬히 그를 밀어 내던 뒤가 지금은 한껏 벌어져서 뻐끔거리고 있었다. 그 사이로 뜨거운 석주의 정액이 울컥거리며 흘러나왔다.

    “…….”

    아진은 소리 없이 눈물을 떨구었다. 남창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감히 말하길, 업으로 몸을 파는 사람이라도 이런 취급은 안 당할 것 같았다. 눈도, 입도, 손도, 몸도 결박당한 채 구멍만 내어 주는 게 이렇게 비참할 줄이야.

    아진은 계속해서 울었다. 제가 강제로 몸을 팔았다는 사실이 서러운 건지, 석주가 제 몸을 샀다는 사실이 서러운 건지, 아니면 그저 아파서 우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눈물이 쉬지 않고 흘러내렸다.

    그때, 돌연 눈앞이 확 밝아졌다. 석주가 재킷을 거둔 거였다. 입 안에 있던 재킷이 입가를 온통 할퀴며 빠져나갔다.

    아진이 고개를 아래로 내리며 눈을 찌푸렸다. 환한 햇볕이 눈알을 찔렀다. 잊고 있었는데, 낮이었구나. 산에서 끌려 내려온 게 이른 아침이었으니 이제 정오쯤 되었을 터였다.

    아진이 가늘게 뜬 눈으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데. 석주가 앞에 섰다. 그의 그림자가 아진의 얼굴 위로 드리웠다. 아진이 눈동자만 움직여 그를 올려다봤다.

    “…….”

    “…….”

    몸을 섞는 내내 얼굴을 마주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서로를 오래 봐 왔음에도 아주 오랜만에 보는 것처럼 낯선 감정이 들었다.

    석주가 아진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가까워진 거리에 눈물로 범벅된 아진의 얼굴이 훨씬 더 잘 보였다. 눈가와 입술은 새빨간데,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서 하얀 게 꼭 화장이라도 한 것 같았다. 제게 얻어맞은 뺨은 푸르딩딩하니 멍이 올라오고 있었지만, 보기 싫진 않았다.

    석주가 아진의 눈물과 침, 그리고 땀으로 축축해진 재킷을 집어 들었다. 그것으로 아진의 얼굴을 벅벅 닦아 냈다. 여기저기에 얼룩처럼 묻어 있던 땟국물이 사라졌다. 더럽던 얼굴이 한결 멀끔해졌다.

    석주의 입꼬리가 보일 듯 말 듯 하게 올라갔다. 망가졌지만 색기는 줄줄 흐르는 아진의 꼴이 퍽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재킷을 대충 옆으로 던진 그가 불그스름한 아진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가 놨다. 그리고 근육일랑 없이 말랑한 허벅지를 쓰다듬고, 미끈한 종아리까지 내려왔다. 그러더니 종아리를 잡고 다리를 쭉 벌렸다. 가랑이가 맥없이 벌어졌다. 축 늘어진 분홍빛 성기와 벌어진 구멍이 석주의 시야에 훤히 들어왔다.

    자신의 아랫입술을 슬쩍 핥은 그가 아진의 구멍에다 그새 발기한 자신의 성기를 맞췄다. 그에 축 늘어져 있던 아진이 파드득 몸을 떨었다.

    “아, 안 돼요! 안 돼요!”

    그가 다리를 뒤틀며 석주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잠깐 방심하고 있던 차, 종아리가 쑥 빠져나갔다. 아진은 필사적으로 앞으로 기어갔다. 그래 봐야 넓은 석주의 방을 벗어날 순 없겠지만, 일단 도망치고 보자 싶었다.

    아진이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앞으로 기어가는데. 이번엔 발목이 잡혔다. 아진이 재차 발을 털었다. 하지만 전보다 훨씬 억센 아귀힘은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아진은 그대로 주르륵 석주의 앞으로 끌려갔다.

    아진이 석주를 올려다보며 도리도리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나 석주는 그대로 아진의 뒷구멍을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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