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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진의 눈이 커다랗게 확장했다. 방금 절정에 다다른 성기가 이게 무슨 일이냐는 듯, 움찔거리며 대가리를 쳐들었다. 전혀 반갑지 않은 발기였다. 아진이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석주의 가슴을 밀어 냈다.
“사장, 님, 잠시만……. 흐윽, 잠시만…….”
“안 돼.”
단호하게 일갈한 석주는 아진의 엉덩이를 터트릴 듯 움켜쥐고 멋대로 올렸다가 내리길 반복했다. 아진이 아무리 말랐기로서니 들고 움직이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그는 마치 인형을 흔드는 것처럼 가볍게 움직였다.
“흐이익!”
엉덩이가 갈라지는 듯한 느낌에 기겁한 아진이 손을 버둥거리자, 석주가 그의 두 손을 모아 뒤로 결박했다. 그러고는 그런 채로 몸을 흔들어 댔다.
아진은 머리가 줄줄 녹아내리는 듯한 환촉을 느꼈다. 눈앞이 어찌나 번쩍거리는지. 방에 불도 켜 놓지 않았는데 전구가 깜빡이는 것 같았다.
아직도 쾌락이, 그리고 석주의 성기가 낯선 뒷구멍은 석주가 나갈 때마다 부지런히 조여들었다. 그럼 곧장 두툼한 살덩이가 좁아진 내벽을 부득부득 넓히며 들어온다. 배 속 깊숙이 쑤셔 박히는 흉포함에, 또 아랫배가 시큰거리는 쾌감에 아진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응, 아! 흣, 으응, 아으응!”
“하아, 하아…….”
콱콱 박히는 성기에 아진이 매가리 없이 나부꼈다. 그러다 석주가 힘 조절을 잘못해 조금 더 깊숙이 들어오기라도 하면 헛구역질을 해야 했다.
몸속이 이상해지는 것 같다. 기괴하게 으스러진 다리를 보던 때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공포심이 들었다.
그 짙은 공포 속에서 아진이 매달릴 수 있는 이는 석주뿐이었다. 아진이 석주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흐우, 사장, 사장님……. 천천히, 천천, 우흑, 아! 으응!”
물기에 흠뻑 젖은 아진의 말에도 석주는 대답이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아진이 다시 입을 떼는데. 석주가 고개를 내려 그의 입술을 물었다. 원하는 바를 들어주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덕분에 아진은 곱절로 힘들어졌다. 아래로 받아 내는 성기와 입으로 받아 내는 혀에 숨이 꼴딱꼴딱 넘어갔다. 홉뜨인 그의 눈꺼풀이 감기지 못하고 경련했다.
그때. 석주의 팔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귀두가 빠질 때까지 아진을 들어 올렸다가, 뿌리 언저리까지 성기를 처박았다. 푸걱푸걱하고 바람이 새는 소리와 좁은 곳을 비집고 들어가는 물소리가 방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격한 움직임에 석주의 두툼한 고환이 아진의 엉덩이를 철썩철썩 때렸다.
석주에게 잡힌 아진의 손끝이 움찔움찔 오므라들었다. 배 속 깊은 곳에 두툼한 성기가 쑤셔 박힐 때마다 몸이 굳었다가 풀어지길 반복했다. 고개가 뒤틀리며 맞물려 있던 입술도 떨어졌다.
“어흐윽, 아! 으응, 큭, 아아…….”
“후우…….”
그러다 석주의 성기가 깊숙이, 어쩌면 다시는 나오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깊숙이 처박혔다. 그리고 뜨끈한 것이 팍 터졌다. 그것은 매우 질고, 뜨겁고, 양이 많았다.
“큭…….”
“히익…….”
아진이 목을 움츠렸다. 처음에는 석주가 제 배 속에다 오줌을 싸는 줄 알았다. 무슨 사정을 이리 오래, 많이 하는지. 그러잖아도 석주의 성기로 한계치까지 벌어져 있던 내벽이 더욱 빵빵해졌다. 오죽하면 홀쭉한 아진의 윗배가 볼록하니 올라올 정도였다.
“사장, 으아앗! 사장, 님…….”
아진이 도리도리 머리를 흔들며 석주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려 했다. 그러나 그 몸부림에 석주의 좆이 아주 조금, 정말 조금 더 들어왔다. 그 조금에 아진은 구렁이가 명치까지 올라온 듯한 환촉을 느꼈다.
그리고 얄궂게도, 모호하게 발기했던 아진의 성기가 쭉- 정액을 싸질렀다. 전보다 희멀겋고 무른 정액이 석주의 가슴팍을 재차 적셨다.
“흐으, 흐…….”
아진의 몸이 달달달 한겨울의 마른 나뭇가지처럼 떨렸다. 그 와중에도 석주는 여전히 아진의 배 속에다 절정을 토해 내고 있었다. 미간을 온통 구긴 석주가 작은 몸을 더욱 세게 껴안았다.
“배, 배가 터질 것 같……. 죽어요, 안 돼, 안 돼…….”
아진이 벙긋벙긋 알아듣지 못할 말을 했다. 고개를 번쩍 쳐든 그가 애처로운 눈빛으로 석주를 올려다봤다. 나 좀 구해 달라는 눈빛이었다.
그 얼굴이 어찌나 예쁜지. 땀에 젖은 앞머리가 옆으로 넘어가서 말간 안면이 모두 드러났는데, 하얗고 빨간 게 도무지 사람 같지 않았다. 그 환상적인 얼굴에 석주는 하마터면 사정하면서 좆을 세울 뻔했다.
다행히 석주의 사정은 아진의 숨이 끊기기 전에 끝났다. 석주가 바들바들 떠는 아진을 조심히 이불에 눕혔다. 그 후 깊숙이 아물려 있던 성기를 천천히 빼냈다.
아진의 뒷구멍이 나가는 성기를 옴팡지게 조여 댔다. 이거 뭐 나가지 말라고 애원이라도 하는 건지……. 석주가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마음 같아선 빼지 않고 그대로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아진이 정말 죽을 것 같아 꾹 참았다.
펍, 하는 소리와 함께 석주의 성기가 완전히 나왔다.
“아흐으…….”
아진이 몸을 움츠렸다. 그러면서 손으로 얼얼한 엉덩이를 더듬거렸다. 질퍽거리고 미끈거리는 액체가 만져지는데, 이게 기름인지 석주의 정액인지 아니면 피인지 분간이 안 됐다. 그저 억울하고, 서럽고, 무섭기만 했다.
아진이 훌쩍훌쩍 울음을 삼키는데, 석주가 그의 위로 엎드렸다. 그 후 땀과 눈물로 축축한 아진의 눈가를 핥으며 속삭였다.
“괜찮아. 멀쩡해.”
“지, 진짜요?”
“응.”
코끝이 불그스름한 아진이 석주를 뚫어지라 바라봤다. 행여 거짓말인 건 아닌가 의심이라도 하는 모양이었다. 그에 석주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아진의 아래로 손을 뻗었다.
“아!”
석주의 검지와 중지가 뻐끔 벌어진 뒷구멍으로 들어왔다. 그의 좆에 비하면 확연히 부피가 작은 것이나, 이물감은 여전했다.
“뭐, 뭐 하는…….”
아진이 석주의 손을 밀어 내려 했다. 근데, 석주가 구멍 저 깊은 곳에서 손을 크게 한 바퀴 돌리더니 빼냈다. 그러자 안에 고여 있던 정액들이 울컥거리며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으아…….”
괴상한 감각에 아진이 다리를 오므렸다. 그러나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구멍은 움찔거리기만 할 뿐 다물리지 않았다.
“봐. 괜찮지?”
석주가 자신의 정액으로 흥건한 손가락을 아진의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아진이 고개를 내저었다.
“안, 안 보여요.”
석주가 눈을 가늘게 떴다. 어느새 어둠이 내린 탓에 제 손은 물론, 아진의 아래도 잘 보이지 않았다. 벌떡 일어난 그가 천장에 달린 조명을 켰다. 오로지 아진의 뒷구멍을 관음하기 위해서였다.
방이 환해졌다. 눈알이 따끔거리는 밝음에 아진이 설핏 눈살을 구기는데. 석주가 아진의 다리를 위로 올렸다. 마치 아기의 기저귀를 갈 때처럼. 아진의 허리가 뒤집히고, 엉덩이가 천장을 향해 솟아올랐다. 세 번의 사정으로 축 늘어진 아진의 성기가 배꼽 위로 늘어졌다.
“사, 사장님…….”
남세스러운 자세에 아진이 엉덩이를 뒤틀었다. 그러자 석주가 훤히 벌어진 아진의 허벅지 안쪽에 꾹 입술을 눌렀다가 뗐다. 그리고 벌름거리는 구멍을 옆으로 쭉 벌렸다. 녹진해진 구멍은 저항 하나 없이 가로로 길게 늘어졌다.
“아흑…….”
“이제 보이지? 피 안 나. 터지지도 않았어.”
“알, 알았어요. 알았어요. 그러니까 이제 놔주세요.”
아진이 애써 시선을 천장으로 돌리며 애원했다. 허나 석주가 그 청을 들어줄 리 없었다. 그가 아진의 구멍을 따라 엄지를 움직였다.
“으앗!”
“아진이는 임신 못 하니까 좋네.”
“네?”
“내가 백 번을 싸질러도 임신 못 하잖아. 좆 달려서.”
“…….”
“아닌가? 백 번쯤 싸면 임신하려나? 아진이 임신하면 우리 결혼해야겠네.”
석주가 구멍 속으로 엄지를 쑥 집어넣었다. 그러고는 뭉툭한 손끝으로 말랑하고 뜨거운 내벽을 훑다 튕기듯 손가락을 올렸다. 주름이 볼록해졌다가 다시 오물오물 제자리로 돌아갔다.
“흐으……. 아니,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진이 도리도리 머리를 흔들었다.
“뭐가 아니야? 임신이? 아니면 결혼이?”
석주가 킥킥거리며 물었다.
“두, 둘 다. 둘 다.”
아진이 열심히 부정했다. 사장님이 또 미친 소리를 한다. 손에 돌 같은 게 잡혔으면 그의 머리를 냅다 깨 버렸을지도 몰랐다.
“놔주세요…….”
아진이 절박하게 몸을 뒤트는데. 석주가 빙긋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뻐끔거리는 구멍에다 어느새 발기한 자신의 좆을 푹 욱여넣었다.
“괜찮아. 천천히 알아보면 되지.”
아진은 눈을 깜빡일 힘조차 없었다. 늦은 오후에 시작했던 정사가 정오가 훌쩍 넘도록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는데. 석주의 몸짓이 또 빨라지기 시작했다.
“아으, 흣, 으으…….”
“하아, 하아……. 아진아…….”
석주가 붉게 달아오른 아진의 눈가를 핥았다. 그러면서 쿡 성기를 쑤셔 박은 채 몇 번째인지 모를 절정에 다다랐다.
아진은 석주가 진짜 제 뒷구멍에다 백 번이나 싸지르려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됐다. 그런데 다행히. 성기를 빼낸 석주가 풀썩 아진의 가슴 위로 쓰러졌다. 그리고 아진의 유두를 문 채 가만히 있었다.
아진이 밭은 호흡을 골랐다. 뒷구멍이 벌름거리고, 그 사이로 엉킨 정액이 꿀렁꿀렁 흘러나오는 게 선연히 느껴졌다. 그가 목을 움츠리자 석주가 옆으로 누워 아진을 당겨 안았다.
“…….”
“…….”
긴 정적이 흘렀다. 둘 다 색색 숨만 내쉬었다. 아진은 이러다 또 뒷구멍이 뚫리는 건 아닌가, 겁을 집어먹으면서도 가물가물 내려앉는 눈꺼풀을 이기지 못했다. 제가 잠든 사이 석주가 저를 토막 내어 야금야금 먹는다 해도 깨지 못할 것 같았다.
아진이 그렇게 까무룩 잠이 들려는데, 석주의 숨결이 어째 전보다 뜨겁고 습했다. 호흡도 불규칙했다.
아진의 눈꺼풀이 바짝 올라갔다. 일순 잠이 확 달아났다. 설마. 설마. 에이, 아니겠지. 설마 사장님이. 아닐 거라 생각하는 찰나.
“우윽…….”
석주가 억눌린 신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뜨끈한 물방울 하나가 목덜미에 떨어졌다. 아진의 눈이 커졌다.
석주가……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