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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피-27화 (27/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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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주가 다급히 문을 닫았다. 그와 동시에 뒤통수가 잡히고, 그대로 입술이 마주 닿았다.

    석주의 입술은 뜨거웠고, 짙은 술 냄새가 났다. 장례식 내내 아진이 나르고 치우던 소주 냄새는 아니었다. 그보다 훨씬 독한 술이었다.

    아진은 석주에게 입술을 내준 상태로 방을 훑어보았다. 그간 간간이 그와 입을 맞춘 터라 그 정도 여유는 있었다. 그러다 책상 위에 올려진 위스키 병을 발견했다. 갈색 액체는 반도 채 남지 않은 상태였다. 그 곁엔 안주 하나 없이 빈 잔만 덜렁 있었다.

    저 독한 걸 반이나 들이부은 건가.

    아진이 미간을 찌푸리는데. 석주가 입술을 세게 빨아 당겼다. 딴생각하지 말라는 것처럼 아랫입술을 꽉꽉 깨물기도 했다.

    “아…….”

    따끔한 감각에 아진이 몸을 움츠렸다. 그러자 석주가 그의 양 뺨을 감싸 쥐더니 벌어진 잇새로 혀를 욱여넣었다. 뱀처럼 훅 들어오는 혀에 아진의 뒤꿈치가 들썩였다.

    그와 입을 맞출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꼭 혼이 빨리는 기분이다. 짐승에게 야금야금 잡아먹히는 것 같기도 하고, 잔잔한 파도에 휩쓸리는 것 같기도 하다. 눈꺼풀이 절로 나른하게 내려앉았다.

    “으응…….”

    석주가 아진의 혀를 쪽쪽 빨았다. 오늘의 입맞춤은 유달리 석주가 물고 늘어졌다. 마치 젖을 빠는 갓난쟁이처럼. 덕분에 아진은 입술과 혀가 뽑힐 듯한 따끔함을 느껴야 했다.

    그쯤, 석주가 아진을 자신 쪽으로 당겼다. 정확히는 아진의 엉덩이를 쥐고 자신의 가랑이로 당겼다. 뜨겁고 단단하게 발기한 좆이 아진의 아랫배에 비벼졌다.

    “사장, 흐우, 님…….”

    우악스러운 힘에 아진은 몸이 반쯤 들렸다. 그래서 까치발을 해야 했는데, 그 상태로 석주의 입술을 받아 내기가 쉽지 않았다. 다리가 멀쩡하지 않으니 상체가 비틀비틀 휘청휘청 볼품없이 나부꼈다.

    그런 와중에도 혀가 넘나들고, 타액이 질척하게 섞였다. 음란하고 남세스러운 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결국엔 아진이 아래로 주르륵 미끄러졌다. 촙, 하는 소리와 함께 입술이 떨어졌다. 그러나 몸이 내려앉는다는 걸 느낄 새도 없이 석주가 아진의 허리를 안아 들어 올렸다. 아진의 발이 허공에 동동 떴다.

    “아진아. 너무…… 덥다.”

    아진의 목덜미에 얼굴을 욱여넣은 석주가 중얼거렸다.

    “…….”

    아진이 얼얼한 입술을 안으로 말아 물며 눈을 끔뻑였다. 석주의 몸은 실로 뜨거웠다. 머리카락도 드문드문 젖어 있었고, 맞닿은 피부로 그의 열기가 쑥쑥 밀려왔다. 평소라면 키득키득 웃으며 사장님 진짜 뜨겁네요, 했을 텐데. 오늘은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석주의 열기가 그저 더위 때문이 아님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흘 밤낮을 꼴딱 샌 그가 왜 홀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는지 가늠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아진이 어색하게 석주의 등을 안았다. 그러다 그의 등에 상처가 있음을 인지하고는 그의 허리로 손을 내렸다가, 팔뚝을 가만가만 쓰다듬어 주었다.

    석주는 한동안 아진을 안고 있었다. 헌데 이상하지. 그의 체온이 점점 더 올라갔다. 보통 아진과 껴안고 있으면 열이 가라앉기 마련이었는데, 오늘은 조금씩 조금씩 뜨거워만 졌다.

    뒤늦게 이상함을 감지한 아진이 석주의 목덜미와 뺨을 만지작거렸다. 역시나 뜨겁다. 평소의 열과는 다르다. 아진이 그의 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을 휘적거렸다.

    “사장님. 사장님 열나요.”

    “……알아. 덥다니까.”

    “아니, 더위 때문이 아니라, 열이 난다고요. 아프신 거 아니에요? 몸살? 감기?”

    “괜찮아. 괜찮으니까 그냥 가만히 있어.”

    석주가 고개를 털어 아진의 손을 떼어 냈다. 그러고는 조금 더 힘껏 아진을 안았다. 이제 아진은 석주의 두툼한 가슴 근육과 우둘투둘한 복근, 그리고 한껏 발기한 고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치미는 열 때문인지 고추가 방금 아궁이에서 꺼낸 감자보다 뜨거웠다.

    석주의 어깨에 턱을 올린 아진이 창호지 문으로 스며 오는 노을빛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러다 무슨 생각인지, 난데없이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사장님은 아프신 와중에도 고추를 세우시네요.”

    “푸……. 미안하다.”

    석주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아진이 고개를 미끄러트려 석주의 뺨에 자신의 뺨을 댔다. 맨들맨들한 피부 너머로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아진은 그것을 가만히 느끼며 고저 없는 음성으로 말했다.

    “저한테 미안하실 건 없죠. 제 엉덩이에 넣으실 것도 아니고.”

    “그래. 그럴 것도 아니고…….”

    “아니면, 어…….”

    “…….”

    “……비비기라도 하실래요?”

    그 말에 석주가 얼굴을 번쩍 쳐들었다. 마주친 시선이 어찌나 불같은지 아진이 민망하다는 듯 어색하게 웃었다.

    뜨끈뜨끈한 입술이 엉덩이 살을 한 움큼 베어 물었다. 엎드려 있던 아진이 놀라서 앞으로 기어가는데, 골반이 꽉 잡혔다. 그러고는 그대로 다시 뒤로 끌려갔다. 이번에는 뭉툭한 이가 통통한 볼깃살을 잔뜩 물어 씹었다.

    “아!”

    얼얼한 통각에 아진이 무릎을 안으로 모았다. 그러자 석주가 혓바닥 전체로 엉덩이를 크게 핥았다. 그의 후끈한 숨결이 엉덩이 골과 허벅지 사이로 빼꼼 올라온 고환을 스쳤다. 아진의 마른 다리가 잘게 경련했다.

    “으응……. 사, 사장님……. 비비, 흣, 기만 하라니까요…….”

    아진이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었다. 석주가 정사 후에는 잠을 잘 자니까. 아픈 사람이니까. 욕정 한 번 풀어 주고 재울 셈이었다. 허나 석주는 아진의 바지를 벗기더니 냅다 얼굴을 처박았다.

    엉덩이가 줄줄 빨리는 건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처음 석주와 밤을 보냈을 때도 온몸이 빨리긴 했으나 그땐 반쯤 제정신이 아니었다. 고통과 쾌감이 마구 뒤섞여 뭐가 뭔지 몰랐으니까.

    근데 지금은 지나치게 맨정신이었다. 석주의 방에 오기 전에 낮잠까지 잔 터라 정신이 말똥말똥했다. 그런 상황에 엉덩이를 빨리니 모든 걸 또렷이 느낄 수밖에 없었다.

    석주의 뜨거운 혀. 단단하고 뭉툭한 이. 질척한 침. 볼기를 찌르는 높다란 코. 델 듯 홧홧한 숨. 그가 깨물고 핥을 때마다 푸들푸들 떨리는 제 엉덩이와 이불에 짓눌린 제 성기까지.

    “흐우, 사장님, 그만…….”

    아진이 발등으로 이불을 탕탕 쳤다. 그러나 커다란 덩치와 묵직한 무게로 짓눌러 오는 석주를 밀어 낼 수가 없었다.

    아진이 훌쩍 울음을 삼켰다. 사장님이 또 육욕에 미쳐 버린 모양이다. 입맞춤할 때도 짐승같이 구는 그인데. 제가 안일했다. 괜히 입을 나불거려선 이런 상황을 자초하다니.

    꽃님이 나대지 말고 살라고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는데. 역시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아서 좋을 게 없다.

    아진이 찔끔 눈물을 짜내는데. 석주가 아진의 엉덩이를 크게 물고 쭈우웁 빨았다. 그 후 마른 등을 타고 올라와선, 아진의 불그스름한 귓불을 잘근거리며 말했다.

    “비비게 해 준다며.”

    “그러니까요. 비비게만-”

    “비비게‘만’이라고 안 했잖아.”

    은근히 웃음기가 섞인 음성에 아진이 눈을 홉떴다. 어렵사리 고개를 돌린 그가 석주를 한껏 노려봤다. 머리칼이 한쪽으로 쏠리며 예쁜 청색 눈동자가 오롯이 드러났다. 석주가 그것을 멍하니 보는데, 아진이 뾰족한 음성으로 물었다.

    “……사장님, 양아치예요?”

    “몰랐어? 나 양아치에 깡패에 사기꾼인데.”

    석주가 아진의 눈가에 입술을 비볐다. 아진이 분노의 콧김을 내뿜었다. 말간 미간에 제법 험상궂은 주름이 잡혔다.

    “이 개 같은-”

    아진이 비속어를 지껄이려는데. 석주가 엄지로 아진의 엉덩이 골 사이를 깊숙이 쓸어내렸다. 미끈한 피부가 이어지더니 구멍에서 슬쩍 안으로 들어갔다가 고환까지 또 매끄럽게 이어졌다.

    “흐익…….”

    그 생경하고 남세스러운 느낌에 아진이 파드득 몸을 떨었다. 그새 아래로 내려간 석주가 자신의 침으로 축축한 아진의 엉덩이 양쪽을 벌렸다. 그리고 아진이 무어라 하기도 전에, 혀를 넓게 펼치더니 골을 길게 핥아 올렸다.

    아진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방금 자신이 느낀 감각을 믿을 수가 없었다. 어느 미친놈이 거기를 핥나. 엉덩이를 물고 빠는 것도 기함하는 중인데.

    아진이 버석하니 굳어 있는 사이, 석주는 아예 엉덩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러더니 오목한 골을 마구 핥고 빨기 시작했다. 아진의 목덜미에서 나는 냄새와는 다른 냄새가 났다. 여전히 그의 체취이나 훨씬 습하고 짙었다.

    더럽진 않았다. 종 주제에 몸을 왜 이렇게나 꼼꼼히 씻고 다니는 건지. 기특하게. 덕분에 앞으로 아무 때나 홀라당 벗겨서 물고 빨 수 있을 것 같았다.

    석주가 꽉 아물린 뒷구멍을 삭삭 핥는데. 그제야 정신을 차린 아진이 손을 휘적거렸다.

    “으아! 사장님! 사장님, 미쳤어요? 사장님!”

    석주는 대답 대신 추웁, 춥, 하고 부러 천박한 소리를 냈다. 뜨거운 혀가 주름을 헤치는 느낌에 아진이 기겁했다. 그가 겁도 없이 석주의 머리칼을 잡아당겼다.

    “사장님, 사장님, 흐앗, 응! 사장- 이 미친놈아!”

    아진이 가랑이를 안으로 모았다. 가느다란 허벅지가 그래도 사내의 것이라고 근육이 올라오며 단단해졌다. 그마저도 무릎이 뒤틀린 한쪽 다리는 그저 말랑하기만 했지만.

    근데 얄궂게도, 석주는 그의 엉덩이 사이에 끼인 듯한 기분이 좋았다. 아진의 말마따나 제가 미친놈이 맞는 모양이다. 그러니 종놈의 뒷구멍을 줄줄 빨면서 좆을 세우는 게지.

    “아응, 아! 흐으……. 사장, 니이임……. 으응!”

    석주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던 아진이 축 늘어졌다. 손은 여전히 석주의 정수리에 얹은 채였다. 더위 탓에 축축이 젖은 머리칼이 손가락에 얽혀 왔다.

    그 느낌이 묘했다. 누군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적이 처음이라 그랬다.

    아진은 뒤가 빨리면서도 딴생각을 했다. 원래도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 그런 아진을 귀신같이 알아차린 석주가 주름 전체를 입으로 물어 통째로 세게 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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