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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피-10화 (10/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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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흐욱, 윽…….”

    붉은 구멍이 야금야금 제 것을 물어 삼키는 게 퍽 기특했다. 그래서 엄지로 팽팽하게 펴진 주름을 살살 쓰다듬어 주거나, 가랑이 사이로 볼록 올라온 분홍빛 고환을 지분거리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움찔움찔 떨리는 작약한 몸뚱이와 억눌린 신음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이 하얀 피부 위로 붉은 피가 흘러내려도 좋은 눈요깃거리가 될 것 같았다.

    원래 남을 괴롭히며 좆을 세우는 취미는 없는데. 본디 약과 술은 인간의 그릇된 욕망을 방대하게 하는 법이다.

    아니면 아진이 문제일지도. 이런 야한 몸뚱이를 가지고 있으면서 뒤로는 앙칼지게 사내를 밀어 내는 게 음험한 욕망을 부추겼다.

    석주는 볼 안쪽 살을 슬슬 핥으며 성기를 깊숙이 욱여넣었다. 뿌리까지 손가락 세 마디 정도가 남았는데 더는 들어가지 않았다. 아진도 숨을 꺽꺽 뒤틀며 힘겨워하고 있었다. 어차피 여자도 다 못 받는 좆이다. 석주는 더 들어가는 걸 포기하기로 했다.

    그가 천천히 성기를 물렸다. 아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반가움의 표현이었다. 제 뒷구멍이 영 별로라 석주가 물러나는 건 줄 알았다. 이깟 몸으로 어떻게 장사를 했냐고 비난해도 좋으니 일단 이 행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반쯤 빠지던 석주의 것이 멈춘다 싶더니 쿠우욱, 다시 파고들어 왔다. 투둑. 악착같이 버텨 주던 뒷구멍이 끝내는 터져서 피를 보이고야 말았다.

    “흐우욱…….”

    아진이 이불 위로 이마를 긁었다. 배 속이 꿰뚫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과식한 것처럼 배가 부르기도 했다. 과식이라 칭할 만큼 배부른 식사도 몇 번 해 본 적이 없거늘. 좆을 머금어 부른 배라니. 속에서 구역질이 치받았다. 장기가 목구멍까지 올라온 것 같았다.

    아진이 부르르 몸을 경련하며 다리를 꼬았다. 석주가 미간을 구겼다.

    “좆을 쥐어짜기만 한다고 좋은 게 아인데. 그것도 못 배웠나?”

    “아우으, 후으…….”

    아진이 무어라 말했다. 그러나 입 안에 들어찬 축축한 천 탓에 무엇 하나 온전한 단어가 되지 못했다. 어쩐지 갓난쟁이의 옹알이 같은 소리에 석주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러고는 돌연, 손을 아래로 넣어 아진의 아랫배에 깔린 작은 성기를 쥐었다.

    아진의 눈썹이 위로 바짝 올라갔다. 평생 누군가에게 고추가 잡히는 건 처음이라서.

    뒤가 뚫렸을 때처럼 아프진 않았다. 다만 놀랐을 뿐. 몇 분 사이에 새로운 감각을 얼마나 경험하는 건지. 샐 수가 없었다.

    석주는 아진의 것을 아프다 싶을 정도로 세게 쥐었다. 고추가 터질 것 같은 감각에 아진의 허벅지가 덜덜 떨렸다. 석주는 그런 아진의 등 위에 누워, 그의 귓가에 소곤소곤 속삭였다.

    “봐 봐. 이래 조이는 것보다는, 이래, 어? 적당히 조여 주면서 물어야지.”

    “으으응……!”

    석주의 손에서 힘이 쭉 빠졌다. 그러고는 그의 말마따나 ‘적당한’ 조임으로 손을 모아 성기를 흔들기 시작했다.

    아진의 눈꺼풀이 반쯤 감겼다. 찌르르한 감각에 무릎이 안으로 보였다.

    자위는 아진도 즐겼다. 다리만 병신이지 아랫도리는 멀쩡한 터라 변소에 숨어 고추를 흔들거나, 겨울에는 솜이불을 뒤집어쓰고 아래를 만지작거리기 일쑤였다. 아진이 마음껏 경험할 수 있는 쾌락은 그뿐이었으니까. 돈도 안 들고, 준비물도 필요 없고, 오로지 손과 아래만 있으면 됐으니까.

    근데 석주가 쥐고 흔들어 주는 건 제가 흔드는 것과는 달랐다. 저보다 곱절로 커다란 손. 굳은살로 단단한 손바닥. 귀두를 꽉꽉 문지르는 엄지손가락. 그리고 지나치게 뜨거운 체온.

    그게 아진을 녹아들게 했다. 그 어떠한 사내라도 이렇게 아래가 만져지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리라.

    “우응, 흐, 우으…….”

    아진의 목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 그가 어색하게 허리를 아래위로 움직거렸다. 흡사 성기를 이불에 비비는 소년 같은 몸짓이었다. 그 낭창한 몸짓이 어찌나 하찮은지.

    석주가 소리 없이 웃으며 아진의 성기를 꽉 쥐었다. 놀란 아진이 코로 새액,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 석주의 좆이 부우욱 내벽을 긁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흐…….”

    그의 성기는 전과 다름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커진 것 같기도 했다. 근데 이상하지. 전만큼 아프지 않았다. 석주의 귀두가 아랫배 언저리에 있는 어떠한 곳을 묵직하게 할퀴고 지나갔는데, 그 순간 아진은 전신에 벼락이라도 맞은 듯한 감각을 느꼈다.

    아진의 몸이 움찔움찔 떨렸다. 그러더니 석주의 손바닥 위에다 정액을 후두둑 싸질렀다. 그것을 느낀 석주가 큭큭거리며 웃었다.

    “그래도 창놈은 맞네?”

    그래, 모름지기 창놈은 뒤로 느껴야지. 그가 혼잣말을 읊조리며 아진의 아래에서 손을 빼냈다. 그러고는 양쪽 엄지로 아진의 엉덩이를 벌렸다. 좋은 곳을 한 번 긁어 줬다고 금세 녹진하게 풀려서는 움찔거리는 구멍이 보였다. 기름에 번들거리는 구멍이 참 맛깔났다.

    석주가 자신의 아랫입술을 핥으며 천천히 성기를 빼냈다. 그러면서 아진의 골반을 잡아 올렸다. 아진의 엉덩이가 위로 봉긋 솟아올랐다.

    그는 꿇어앉은 양 무릎을 아진 쪽으로 바짝 당겨 앉았다. 그리고 아진의 골반을 제 쪽으로 끌며 퍽! 성기를 쑤셔 박았다.

    “우흑!”

    “후…….”

    아진이 파드득 몸을 떨었다. 배 속이 짓뭉개지는 건 전과 다름이 없는데, 느낌이 달랐다. 터진 구멍이야 여전히 쓰라렸지만, 그보다는 쾌감이 더 컸다. 제 손으로 성기를 가지고 놀 때와는 전혀 다른 쾌감이었다.

    석주는 퍽퍽 힘차게 성기를 치받았다. 그럴 때마다 뒷구멍과 아랫배의 가운데쯤에 있는 무언가가 꽉꽉 짓이겨지다시피 했다.

    “으응, 큽, 흐우우, 으으응…….”

    아진은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환각을 보았다. 배 속을 드나드는 구렁이가 무슨 요술을 부리는 건지. 아니면 석주가 요술을 부리는 건지. 처음 들어올 때만 해도 까무러치게 아프더니. 어쩜 이리도 순식간에 좋아질 수 있는지 아진의 편협한 세상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됐다.

    찰박찰박, 기름에 젖은 엉덩이가 석주의 골반에 눌려 납작해졌다가 부풀길 반복했다. 힘껏 쑤셔 박을 때마다 시냇물처럼 찰랑거리는 엉덩이가 깜찍했다.

    “하아, 말라깽인 줄 알았더니, 큭, 엉덩이에만 살이 붙었네.”

    “우윽, 흐, 응! 아흐으…….”

    “좆 받아먹기 딱 좋은 엉덩이야. 응?”

    석주가 기특하다는 듯 아진의 귀를 통째로 줄줄 빨았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귓구멍으로 스며드는 느낌에 아진이 목을 움츠렸다. 하지 말라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기도 했다. 그러나 석주에게 깔린 몸으로, 뒤로 굵직한 성기가 꿰인 몸으로 그를 뿌리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 와중에 석주의 몸짓이 빨라졌다. 아진의 등 위로 가슴을 붙이고 있던 그가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그리고 아진의 골반을 멋대로 밀었다가 당기길 반복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허리도 아진 쪽으로 퍽퍽 쳐 댔다.

    힘이 어찌나 좋은지. 아진의 허리가 둥그렇게 말렸다. 이불은 파도에 휩쓸린 것처럼 구겨졌다.

    “으흑, 아, 히윽…….”

    힘껏 얻어맞는 배 속과 엉덩이에 아진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좆이 한계까지 밀려 들어왔다가 주우욱 힘차게 빠져나갔다. 사정한 지 얼마 안 된 아진의 성기가 벌떡 일어나서는 혼자 꿈틀거리고 있었다. 눈앞에 번쩍번쩍 불이 튀었다.

    아진이 다리를 비비 꼬았다. 사정을 참아 보기 위함이었다. 그러자 석주가 그의 허벅지를 철썩 내리쳤다. 그 따끔한 통각에, 얄궂게도 아진은 피빗, 정액을 싸지르고야 말았다.

    “으으응…….”

    전신이 뻣뻣해지면서 뒷구멍에도 자연히 힘이 들어갔다. 그에 석주는 더욱 힘차게 좆을 쑤셔 댔다. 오므라드는 내벽을 북북 긁으며 처박혔다가 쩍, 소리를 내며 빠지는 성기에 아진의 허리가 움찔움찔 위로 튕겨 올랐다.

    마른 손가락에 잡힌 이불이 엉망으로 구겨졌다. 젖은 천이 입을 틀어막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제가 무슨 말을 했을지 차마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아진이 눈물을 찔끔찔끔 짜내며 몸을 떠는데. 석주가 아랫배를 감싸 왔다. 우악스러운 손놀림은 아니었지만 아진은 본능적으로 긴장했다. 석주가 아랫배를 꾹 눌러 왔다. 그와 동시에 배 속 깊은 곳에서 질퍽하고 뜨거운 무언가가 터졌다.

    “우흑, 흐…….”

    “하아, 하아…….”

    석주의 정액이었다. 석주는 푸지게 정액을 싸지르면서 아진의 안으로 조금씩 조금씩 더 성기를 욱여넣었다. 그러면서 아진의 마른 배 위로 은근히 도드라진 자신의 성기를 슥슥 쓰다듬듯 문질렀다. 정말이지 변태 같은 짓이었다.

    석주는 그로 모자라 아진 쪽으로 무게를 점점 더 실었다. 석주가 골반을 위로 잡아당기는 바람에 간신히 무릎으로 서 있던 아진은 그대로 쭉 미끄러져서 엎드려 눕게 됐다. 두 사람의 다리가 얼기설기 엉켰다. 석주의 가슴이 아진의 등에 바짝 붙었다. 자연히 접합부 역시 철썩 붙었다.

    그 와중에도 구렁이 같은 좆은 정액을 울컥울컥 쏟아 냈다.

    “흐우으, 으우…….”

    아진이 몸을 뒤틀었다. 숨이 막혔다. 석주의 고추 때문에. 또 그의 비대하고 단단한 몸집 때문에. 가뜩이나 배 속이 빠듯한데 아랫배를 누르는 손바닥 때문에. 허리를 뒤틀며 더욱 깊숙이 들어오려 하는 성기 때문에. 그리고 젖은 천에 받힌 호흡이 자꾸 목구멍으로 역류하기 때문에.

    무엇 하나 아진이 버틸 수 있는 게 없었다. 정액 탓에 배 속이 빵빵하게 부풀었다. 무슨 정액을 오줌처럼 싸는 건지.

    “큭, 후으윽…….”

    참다못한 아진이 우욱, 하고 구역질을 했다. 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오고 있었다. 코가 맵고 눈물이 핑-하고 돌았다. 몸이 기이하게 경직됐다. 쾌감에 떨던 것과는 사뭇 다른 뻣뻣함이었다.

    아진의 눈동자가 위로 까뒤집히기 직전이었다. 석주의 성기가 천천히 밖으로 빠져나갔다. 귀두가 나갈 땐 뻡, 하고 방울 터지는 소리가 났다.

    구멍이 바쁘게 개폐를 반복하며 안으로 오밀조밀 모여들었다. 그 틈으로 석주가 실컷 싸지른 정액이 울컥울컥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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