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스타 스위치 스캔들-38화 (38/123)

#38

user66 늑목? 저거 군대에서 훈련할 때 쓰는 거 아니냐

user82 와씨 문해일 개빨라ㄷㄷ

user92 역시 군필자라그런가 한호성 늑목 잘탄다ㅋㅋㅋㅋㅋ

user93 ㅁㅊ 쟤가 군필이라고??? 아직 미필인 내동생보다 어려보이는데

user94 군필 맞음ㅇㅇ 올해 슴여섯이니까 실제로 어린 편?도 맞고ㅋㅋㅋ 아이돌치고 일찍 다녀왔지

user132 흠 근데 오늘은 구성 자체가 살짝 루즈한듯... 그네나 뱅뱅이가 재밌는뎅

user145 애들도 착해보이고 나름 열심히긴 한데 얼놀이랑 잘 맞진 않는 느낌

댓글이 워낙 많아 일일이 읽긴 어려웠다. 스크롤을 훅 내리자, 어느 순간부터 키읔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user362 사실 세균 역할 하기 싫었던 거냐곸ㅋㅋㅋㅋㅋㅋㅋ

user370 제논 원래 약간 사차원? 컨셉이야? 전에 블로그 털린 것도 예사롭지 않던데

user372 ㅇㅇ 사차원+중2병 컨셉

user373 컨셉 아니고 실제 성격인듯ㅋㅋㅋ

user393 ?? 저기서 저렇게 넘어진다고?

user395 종잇장처럼 생기긴 했다ㅋㅋㅋㅋㅋ

user399 아미친ㅋㅋㅋㅋ 원통해한다

user401 약해빠진 몸뚱어맄ㅋㅋㅋ 그래도 자기 몸인데 말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니냐구요

user408 근육도 없고 쓸모없는 거 남일같지가 않네.....

user414 진짜 미안한데 비에 젖은 넝마같아 팔랑거리는 게ㅋㅋㅋㅋㅋ

한호성은 피식 웃었다. 방송을 보진 못했지만 어떤 장면인지 알 것 같았다. 현장에서 모두가 포복절도했던 만큼, 시청자들도 땅을 내려치는 제논을 보고 웃음이 터진 모양이었다.

user432 진짜 열심히 하네ㅋㅋㅋ

user433 나 하이파이브 팬까지는 아니고 살짝 관심있는데 제논 요즘 갑자기 철들었대 원래 성의없기로 유명했는데 팬서비스도 잘하고 무대도 열심히 한다더라고 실력은 여전히 숙연하지만... 그래도 와꾸는 잘하니까 괜차나ㅎㅎㅎ

user434 살짝 관심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미 입덕하신 것 같은데요

‘영찬이가 요즘 열심히 하긴 하지.’

자신이 칭찬받은 게 아님에도 뿌듯해졌다. 역시 대중의 눈은 은근히 정확해서, 노력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알아보기 마련이었다. 그게 한호성이 늘 최선을 다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user1302 난 그냥 이기고 싶은 게 아니라ㅋㅋㅋ 압도적으로 이기고 싶은 거니까ㅋㅋㅋㅋㅋㅋ

user1308 아시발 못참고 리모컨 던짐ㅋㅋㅋㅋㅋ

user1310 명대사 미쳤다ㅋㅋㅋㅋㅋㅋ

user1312 ㅋㅋㅋ브금 왤케 비장해ㅋㅋㅋㅋㅋㅋㅋ

user1320 블로그랑 말투 똑같아ㅋㅋㅋㅋ

user1336 와 저런 애랑 같은 팀이면 너무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user1337 제논도 윗댓같은 애랑 같은 팀 하기 싫을듯

user1344 열심히 하는 거 보니까 호감이긴 하다ㅋㅋㅋㅋ 나와서 홍보만 하고 몸 사리는 애들보다 훨 낫네

user1349 열심히는 하는데 성과가 왜 저렇냐고요ㅋㅋㅋㅋㅋ 방금 발목 삐끗한 거 아니야??

user1353 오 그래도 아까보다는 잘한다

도대체 어떻게 편집되어 방송되었는지, 문제의 장면에서 댓글이 확 늘어났다. 수많은 사람이 ‘ㅋㅋㅋ’를 남발하는 모습은 왁자지껄한 광장을 연상케 했다. 얼굴도 모르는 네티즌들이 우영찬을 보며 웃고 있었다.

한호성은 함께 즐거워하는 한편, 걱정스러웠다. 진짜 제논이었더라면 이런 반응에 수치심을 느꼈을 터였다. 그로서는 진지하게 한 언행이 우스갯거리가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제논보다 멘탈이 강한 우영찬이라면 괜찮을 수도 있지만, 모르는 일이다.

‘확인해 둬야겠는걸.’

호성은 커뮤니티를 전체적으로 훑어보았다. 혹여 우영찬이 상처받을 만한 반응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어른이놀이터] 어질리티 하는 요크셔테리어_gif

제논 달리는 거 꼭 까만 요크셔 같지 않아?ㅋㅋㅋ 귀여워

user1 우리엄마도 같이 방송 보다가 그 얘기하심ㅋㅋㅋㅋ 어질리티하는 강아지같다구

user2 맞아 그것도 그냥 요크셔 아니고 까만 요크셔ㅇㅇ 제논은 까만색이 어울려 고양이였더라도 깜냥이일 듯

[어른이놀이터] 낡고 지친 회사원은 오늘 방송 보고 웃지 못한 것이에요,,,

제논 맘=내 맘

약해빠진 몸뚱어리.. 근육도 없고 쓸모없어.... 오늘까지만 치킨 먹고 내일부턴 진짜 운동한다

user1 치킨 내려놓고 걍 오늘부터 운동해ㅋㅋ

writer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돼?

user1 미안...

[어른이놀이터] 제논 그래도 아이돌이니까 기본적인 체력은 좋을텐데

보기보다 약한가? 아니면 얼놀이 빡센건가

user1 둘 다인듯? 아까 불판에서 봤는데 원래 몸 약해서 스케줄도 가끔 빠지는 멤이래

[어른이놀이터] 세균좌 앞으로도 예능 많이 나오면 좋겠다

본인은 별생각 없는 거 같은데 그래서 더 웃겨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괜찮나…….”

한호성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세균좌’, ‘세균맨’, ‘치아를 꿈꾸는 그분’ 따위의 별명이 붙은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우영찬이라면 크게 상처받진 않을 듯싶었다.

사실 이 상황은 아이돌로선 더할 나위 없는 호재였다. 주말 황금 시간대의 예능에 나가서 톡톡히 분량을 챙긴 데다, 시청자의 반응도 좋으니 말이다. 게다가 돌아가는 상황을 보아하니 당분간 화제가 될 듯싶었다.

“형, 이거 봤어?”

마룻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이주진이 팔을 뻗었다. 한호성은 그의 핸드폰을 받아 들었다. 이주진도 인터넷 반응을 살피는 중이었던지, 화면에 한 커뮤니티의 게시글이 보였다. 거기엔 우영찬이 땅을 내리치다 못해 제 몸을 퍽퍽 내리칠 때의 영상이 첨부되어 있었다.

“‘약해빠진 어른이들 공감짤’이래. 왠지 우리 동요 처음 방송됐을 때랑 양상이 비슷하지 않아?”

“아, 그러게.”

하이파이브에게 인기와 부를 가져다준 동요 3종도 처음부터 반응이 폭발적인 건 아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한두 개를 중심으로 웃긴다는 말이 나오더니, 어느 순간 밈이 되어 버렸다.

인터넷상에서 밈이란 다 함께 즐기는 놀이와 다름없는 법. 네티즌은 기꺼이 그 놀이에 동참했고, 그럴수록 동요의 화제성은 더더욱 높아졌다.

“이번에도 그때처럼 입소문 날 것 같지?”

한호성은 이주진에게 핸드폰을 돌려주며 말했다. 이주진은 평소의 그답지 않게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응. 이것도 밈이 되겠어. 아니, 이미 된 것 같아. 프위터 실프도 올랐더라고.”

“그래?”

“반응도 좋던데. 방금 보여 준 부분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잠시 말이 없던 이주진이 입술을 달싹였다.

“좋겠다…….”

한숨처럼 흘러나온 그의 진심에, 한호성은 무어라 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누구나 그렇듯 이주진도 성공을 갈망하는 사람이다. 한호성은 그가 얼마나 야심 찬 성격인지 알았다. 저 자신도 그런 성격이기에 이주진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노력하는 그룹이라 할지라도, 다른 멤버가 자신보다 인기가 많으면 어쩔 수 없이 속상한 게 사람 마음이다. 본디 질투란 원치 않아도 생기고야 마는 감정이니까.

그나마 자신은 경험이 쌓임에 따라 질투심을 처리하는 비결을 체득했다. 하지만 확실히, 이주진과 같은 나이일 땐 질투와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괴로워한 기억이 있었다.

“주진아.”

안타까운 마음에 무심코 입을 연 그때. 화장실 문이 열리더니, 문해일이 수건으로 머리칼을 털며 나왔다.

“샤워 끝났다. 화장실 쓸 사람 있으면 써.”

“난 좀 더 누워 있을게. 먼저 씻을래?”

“응!”

이주진이 힘차게 몸을 일으켰다. 잠시나마 여린 속내를 드러낸 게 멋쩍은지, 일부러 더 씩씩하게 행동하는 기색이었다.

화장실로 향하는 이주진의 뒷모습을 한호성은 짠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자신이 필요 이상으로 염려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모쪼록 이주진이 너무 심란해하지 말았으면 했다.

‘질투만큼 사람을 좀먹는 감정도 없지…….’

또한 질투만큼 사람을 노력하게 만드는 감정도 없다. 이주진이라면 설령 질투 때문에 번민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발전하리라고, 한호성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뭐야. 나 씻어야 하는데 화장실에 또 사람 들어갔냐?”

작은 방 문이 벌컥 열리더니 우영찬이 거실로 나왔다. 그는 물소리 나는 화장실을 쳐다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근시일 내로 이사할 예정 없냐? 화장실이 하나라서 불편한데.”

“예정이 아예 없지는 않은데, 아직 계획 중인가 봐.”

꼭 화장실 때문이 아니더라도 지금 숙소는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있었다. 회사와 가까운 대신 방송국과 거리가 멀고, 보안 면에서도 부족하니 말이다. 그 때문에 회사도 마땅한 숙소를 물색하는 중이었다.

“아직 계획 중이라니. 앞으로도 안 할 거라는 뜻과 다름없군.”

“왜 그렇게 꼬인 말을 하고 그래.”

“내가 틀린 말 했냐? 너희 회사는 일을 너무 못해.”

“꼭 클랩 같은 소리를 하네.”

한호성은 피식 웃었다. 난해한 컨셉을 들고 나오거나, 안 예쁘다 싶은 의상을 입고 나올 때마다 팬들이 으레 하는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너희 회사가 일을 못 해서 그런 거겠지.”

“…….”

아니라고 할 수만은 없었다. 장 대표와의 개인적인 친분은 잠시 접어 두고, 한호성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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