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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헌터는 당신을 공략 중-103화 (103/201)

1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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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원 인별 사진 +긍기사 몰젠 공략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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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_forever7 길드장님 사무실 앞에서 만난 해준 형이랑

형이랑 공략 1팀 활동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헤어지기 있어?ㅠ나 형 사랑해

└ㄱㅇㅇ보여 주기식 친분 존나 많지 않음? 긍기사 표정 썩어 있누

└개웃기네 울 고영이 여기저기 사랑받는 거 질투? 함? 너 따위가?

└토 나와 컨셉질 존나 웃기네 ㄱㅇㅇ인성 쓰렉으로 소문난 거 누가 커버 치고 있는 줄 앎?

└자기소개하시나 같은 몰젠이니 친할 수도 있지 인별 사진 하나가지고 별 개쌉소리를 다 하고 있네

└영워니 사랑해 ㅠ

└긍기사 왜케 말라 보이냐ㅠㅠ하지만 잘생김은 마르지 않았죠

└긍기사 몸값 더 올랐겠다 한일고 게이트 혼자 처리하고 지금 몇 개째임 저번에도 하나 혼자 처리하지 않았나? 디지털 단지에서

└목격잔 존많 대피하면서 몰젠 공략1팀 모여 있는 거 직접 봤다 다들 좋더라…(얼굴) 뭔가 마음이 뿌듯하고…(얼굴) 천년만년 보호해 몰젠

└사랑 고백 뭐임?

└그는 진심이다 Real love 나는 알아요 그들 friendship? nononononono

└긍기사 왜케 오랜만임 기사 사진 하나도 안 뜨고 철벽 보호 하드만 인별에 낼름 올라오네 강영원 눈치 뒤진 거 인정

└뭐래 ㅅㅂ 강영원 욕하려고 차해준 끌어들이지 마라

└차해준 쌉존잘 근데 왜케 아파 보이냐

└아플 만하다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 알기론 실습도 했다매 교생 실습 각성자가 그건 또 왜 참여해서

└실습 안 했으면 한일고 전멸이었음 천운이라고 해야지

└턱선 도드라진 거 봐 눈 봐 코 봐 입 봐 얼굴 봐

└헌터들 얼굴 찬양이나 하고… 여기가 무슨 개인 팬카페입니까?다들 작작 좀 하세요 저놈들이 뜯어가는 세금은 생각 안 하는지 나라 꼴 잘 돌아간다

└아 아저씨 길드 소속 헌터들은 세금 안 뜯어가요 진짜 세금 뜯어가는 각본 욕은 무서워서 못 하고 괜한 헌터만 까는 거 존나 티 남

└각본 욕은 왜 못 함?

└고소장 잘 날림

└공무원이나 다름없는 놈들이 고소장?ㅋㅋㅋㅋㅋㅋㅋㅋ 구라 치네

└우반희가 직접 관리한다든데 주변에 당한 사람 있어서 앎

└아…

[ㅁㅊ한국대에 백루찬 뜸]

[한국대에 긍기사 뜸 +천새벽 정한솔 다 옴]

제곧내

└당장 간다

└가긴 뭘 가! 축제 즐기러 온 거면 즐기게 냅둬라고 말했지만 나도 간다

└한국대생 의문의 1승

└아 안 그래도 인파 존나 몰렸다고 그만 와;;;

[한국대 등산로 마비됨]

나 여기 다니면서 이런 적 처음 봐;

└ㅅㅂ나 한국대생인데 정작 내가 정문 넘지도 못 한 거 실화냐

└그 정도는 아니다; 그냥 발 디딜 틈이 없는 정도. 난 백루찬이랑 차해준 봤지만;

└와 조롱; 재섭어

***

오후 4시가 넘은 시간, 백루찬을 끌고 오면서 학교에 간 새벽이를 픽업하고, 한솔이까지 챙겨서 한국대로 왔다. 홍희도 데리고 오려 했지만 걔는 너무 바빠서 같이 갈 수 없었다.

“나 없이 어디 잘 놀 수 있나 보자….”

홍희가 이를 악물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그렇다고 뭐 내가 네 일을 대신 해 줄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지 않냐. 자고로 왕관을 쓴 자는 그 무게를 감당…. 나는 말없이 옆을 돌아봤다.

“왜요?”

어쩐지 좀 신나 보이는 백루찬이 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나를 쳐다봤다. 왕관…. 그래. 대신 쓴 사람이 고생해야지, 어쩌겠어. 잠깐 홍희를 애도하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네가 기분 풀렸으면 됐다….

“혀엉… 사람이 너무 많아.”

한솔이가 내 옆에 착 달라붙어 우는 표정을 했다.

“그러게. 축제라 그런가 좀 많긴 하다.”

한솔이를 잘 달래며 주변을 살펴봤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모여든 것 같긴 했다. 한국대 축제가 많이 유명한가? 그런 생각을 하는데 옆에서 백루찬과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던 새벽이가 내 얼굴을 힐끔 보고 풋 웃었다.

“왜 웃어?”

“아뇨, 쌤… 진짜, 모르시는 거 같아서.”

“뭘 몰라…?”

내가 뭘 모르는데, 어? 영문을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해졌는데 백루찬이 새벽이 옆에서 같이 나를 놀리듯 바라보았다.

“저 형, 진짜 모르는 거야. 여기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지.”

“완벽하신 줄 알았는데… 역시.”

“왜 둘이서만 속닥거려?”

“아녜요.”

샐쭉하니 웃은 백루찬이 고개를 돌렸다. 한솔이는 내 손을 붙잡고 상기된 얼굴로 주변을 돌아봤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불안해하더니 그래도 어느 정도 괜찮은 거 같았다. 나는 씩 웃었다. 어쨌든 다 같이 오니, 기분도 색다르고 좋네.

슬슬 노을 지는 하늘의 풍경은 예뻤고, 조명이 색색이 켜진 잔디밭 광장도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 과거의 일을 붙잡고 마냥 슬퍼하기엔 산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 그래야지! 그동안 힘들긴 했어도 그래도 나름 잘 견뎠다고!

“형 나 찹스테크 먹고 싶어.”

“그럴까?”

한솔이가 푸드 트럭이 모인 곳에서 나를 잡아끌었다. 몰린 사람들이 많아서 언제 살 수 있을까 싶었지만, 우리가 찹스테크 파는 푸드 트럭 앞에 줄을 서자, 갑자기 줄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여기 로테이션 잘되네. 뭔가 우리를 피하는 듯한 느낌은 착각이겠지…?

“찹스테크 4인분 주세요.”

“여, 영광입니다!”

푸드 트럭에 있던 아저씨가 코를 훔치며 소리쳤다. 왜, 왜 영광이에요… 허허. 얼떨결에 악수하자고 내민 손도 잡아 버렸다. 푸드 트럭 아저씨는 열심히 고기를 볶아 건네줬다. 그러곤 대뜸 트럭 밖으로 나오더니 백루찬에게 새 앞치마와 팬을 내밀었다.

푸근한 인상의 아저씨가 사람 좋게 웃었다.

“저, 사인 좀.”

“아, 좀-.”

백루찬이 살짝 인상을 쓰는 게 보여서 옆구릴 팔꿈치로 찍으며 내가 대신해서 앞치마와 펜을 받았다.

“어우, 당연하죠. 가능합니다. 뭐 해. 어서 사인해.”

“…….”

백루찬은 어딘지 못마땅한 표정으로 내가 내민 펜을 받았다. 역시, 여기서는 웬만한 연예인보다 유명하다니까. 괜히 내가 뿌듯해서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웃었다.

“맛있어요!”

“감사합니다. 사인해 주세요. 한솔군.”

“와앙 저도요?”

“그럼요~.”

아저씨는 백루찬에게 사인 받은 앞치마를 이번엔 한솔이와 새벽이에게도 내밀었다. 새벽이는 쑥스러워하며 어설프게 사인을 마쳤다. 아저씨가 뽕 잘 뽑으시네. 이제 다음은 뭘 먹을까. 닭 꼬치구이? 그런 생각을 하며 기다리는데 이번엔 내 앞에 새로운 앞치마가 내밀어졌다. 백루찬과 아이들이 사인한 게 아닌 새 거였다.

“아, 제 것도요?”

“어휴, 제일 기다렸습니다….”

“아하하, 감사합니다.”

어색하게 웃으면서 앞치마를 받아 들고 사인했다. 지켜보던 아저씨가 쑥스럽다는 듯 머리에 쓴 두건을 매만지다가 말했다.

“한일고에 제 조카가 다니는데,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정소은이라고….”

아, 소은이. 내 호출기를 줬었던 그 애. 잊을 리가 없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자 아저씨가 푸흐흐 웃었다.

“감사합니다. 소은이가 얘기를 참 많이 하더라고요. 언제 한번 대접해 드리고 싶었는데, 이런 것만 드리니 아쉽네요.”

“아휴, 아니,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당연한 일을….”

“그쵸. 좀 대단하긴 해.”

내가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허리를 숙이는 아저씨를 막자 백루찬이 대뜸 끼어들어 내 어깨를 잡고는 귀 옆에서 속닥거렸다.

“이럴 땐 그냥 받아요.”

아저씨는 같이 일하던 직원에게 뭐라 말하더니 고기를 산처럼 쌓아 건네주셨다.

“배고프시면 또 오세요, 고기 많습니다!”

“아, 예, 예. 감사합니다.”

“제가 더 감사하죠!”

아저씨는 웃으면서 내 손을 잡고 거칠게 흔드시고 트럭으로 돌아가셨다. 나는 얼떨떨하게 다시 사람이 몰리기 시작하는 트럭을 보다가, 백루찬을 힐끔 쳐다봤다.

“사인하기 싫어하더만 받는 건 또 잘 한다?”

내 말에 백루찬이 한숨을 푹 내쉬며 내 머리를 꾹 눌렀다.

“형은 바보야? 한 사람 해 주면 다른 사람들도 해 줘야 하니까 그렇죠.”

그렇게 말하는 백루찬 뒤로 눈을 빛내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봐 버렸다. 아… 그런 깊은 뜻이. 나는 어색하게 웃었고, 백루찬은 내 팔을 붙잡아 당겼다.

“다른 데로 가요.”

“어, 한솔아! 새벽이 형아 손 잘 잡아.”

“나 형 손 잡을래!”

“내가 먼저 잡아서 안 돼.”

한솔이가 손을 뻗자 백루찬이 맞잡은 내 손을 위로 휙 올렸다. 한솔이가 이익- 하며 분하다는 듯 잡으려 했지만 아직 키가 작아서 닿지를 않았다.

백루찬이 나를 끌고 실실 웃으며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지나갔다. 언제부터 몰린 건지, 주변에 핸드폰을 들고 사진 찍는 사람들하고 힐끔힐끔 쳐다보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백루찬이 앞서서 가자,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진다.

나는 풉 웃었다. 보고는 싶고, 닿으면 무섭고. 딱 백루찬 같아서 웃겼다.

“와, 오랜만에 봬요!”

다음으로 간 곳은 정희수가 있는 곳이었다. 한국대 후배라더니, 여기서 부스를 맡고 있었다.

“희수 혀엉~!”

한솔이가 우다다 달려가 정희수에게 엉겨 붙었다. 정희수는 백루찬을 보고 움찔했지만 이내 나를 보고 눈을 반짝이며 웃었다.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그럼요! 이게 다 한, 아니 해준 형 덕분에….”

정희수는 어물거리며 대단히 부담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왜, 왜 그렇게 보냐…. 어째 눈빛에서 존경심이 느껴지는 건 착각인가.

“해준 형. 역시… 저는 알고 있었어요.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위대한 그런 영웅인 거. 그 일대기를 제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니 ‘지최경’의 우수회원으로서….”

벅찬 얼굴로 중얼거리는 말을 막으며 어색하게 어깨를 두드렸다. 얀마 너 언제 거기 우수회원이 되었냐….

“사람들 몰려서 바빴겠다. 여긴 뭐 하는 곳이야?”

간신히 말을 돌리며 정희수를 붙잡고 부스로 가까이 갔다.

보니까 장난감 총으로 풍선을 맞히는 부스였다. 사은품으로 인형을 준다는데, 주변에 커플들이 많았다.

근데 총이….

-철컥

“…이거 진짜 아냐?”

장전이 되는 것도 그렇고 모양이 너무 살벌한데? 상당히 묵직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벽에는 풍선이 아니라 커다란 스크린이 걸려 있었다. 정희수가 자랑스러운 얼굴로 코를 쓱 훔치며 말했다.

“최신 3D VR 총 게임 시스템입니다. 가상 헌터 체험이랄까요! 동아리 회비를 탈탈 털어서 야심차게 준비한 겁니다!”

앞에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순서가 끝나자마자 정희수는 나를 붙잡고 스크린 앞으로 갔다. 부스 한쪽을 가득 메운 스크린 안엔 부서진 도시가 그래픽으로 구현되어 있었다. 정희수는 선글라스같이 생긴 고글을 건넸다.

“한번 해 보세요! 특별히 진짜 헌터분들은 점수가 만 점 넘으면 돈 안 받아요!”

“뭐야, 서비스 아니었냐.”

“이게 좀 비싸 가지고….”

정희수는 머리를 긁적이며 헤헤 웃었다. 2인 1조로 하는 게임이라 고글 하나가 더 남아 있었다. 백루찬이 슬쩍 다가오더니 내 손에서 고글을 빼앗아 꼈다.

“저랑 내기할래요?”

백루찬은 아주 익숙하다는 듯 총을 들고 철컥- 장전했다. 그 순간 주변에서 감탄사가 터졌다. 나도 순간 멍하니 봤다. 이 자식 고글이랑 총이 너무 잘 어울리잖아….

“무슨 내기?”

“이기는 사람이 지는 사람 소원 들어주기.”

뭐냐, 그건. 지면 좋은 거 아냐? 나는 총을 바로 잡고 씩 웃었다. 하지만 순순히 질 수 없죠. 내가 또 한 승부욕 한다고.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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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헌터는 당신을 공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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