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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헌터는 당신을 공략 중-81화 (81/201)

81화

이상(異常)

당황스러웠다. 몰려든 기자들은 병실 창문 커튼이 걷어지는 걸 눈치채고는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다. 나는 황급히 커튼을 다시 쳤다.

아니 뭔? 무슨 사달이야, 이게? 물론 한일고에서 좀 너무 나대긴 했는데. 근데 그건 확실히 나서야 했던 상황이었다고!

아냐, 혹시 모른다. 이 병원에 나 말고 유명한 각성자가 입원을 했는지도……라는 희망 회로를 돌려 보자. 하지만 곧 창문 커튼을 다시 슬쩍 열자 잔뜩 터지는 플래시에 나는 얼이 빠지고 말았다.

이럴 땐 헌터X헌터 사이트를 확인해야 하는데. 호출기, 호출기 어디 갔지. 주머니부터 시작해 침대 및 병실을 뒤져 봤지만 어디서도 호출기는 보이지 않았다.

분명… 정소은에게서 돌려받을 때 주머니에 챙겨 놨었는데 어디 갔지? 송류진이 가지고 있나?

그를 찾기 위해 병실을 나서려는데, 문을 여는 순간 이상한 상황을 마주하고 말았다.

검은 정장을 입은 덩치 큰 경호원들이 문 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 양옆으로 두 명씩. 보아하니 다들 각성자다.

뭐야, 각본인가?

갑자기 문이 열려서인지, 경호원들이 뒤를 돌아봤다. 인상을 팍 쓰고 보는 시선이 딱딱하다. 각본이 아니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

뭔가 잘못한 기분에 마른침을 삼켰다.

“…안녕하세요?”

“들어가 계십시오. 나가시면 안 됩니다.”

“…예?”

얼빠진 목소리로 대꾸하자 경호원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아니 뭐야, 왜 여길 지키고 있어? 인상을 쓰며 복도를 살피는데 경호원이 다가와 문 앞을 막아섰다.

“들어가 계십시오. 나오시면 안 됩니다.”

“혹시 오해하신 거 아닙니까? 이 병실은 저밖에 안 쓰는데.”

“개인실인 거 압니다. 차해준 님, 들어가 계십시오.”

딱딱하게 말하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뭐야, 진짜 내 병실 앞을 지키고 있는 거야? 그때, 복도 쪽에서 의사와 함께 있던 송류진이 나온 나를 보고 서둘러 다가왔다.

“해준아, 왜 나온 거야? 어디 아파?”

“어, 아니.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싶은데 호출기가 없어서. 그래서 잠깐 문을 열었는데… 이분들은 누구야?”

내 말에 송류진은 잠시 난처한 표정을 짓다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내 어깨를 감싸고 다시 병실로 들어가며 말했다.

“기자들이 병실 앞까지 찾아와서 일부러 불렀어. 너 혹시 쉬는 데 방해될까 봐.”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다는 듯 대답하는데, 이상하게 표정이 낯설었다. 그래, 병원 밖에 몰려온 기자들을 보면 상황이 이해가 가긴 하는데….

송류진은 나를 침대에 다시 눕히려 했으나 내가 괜찮다고 손을 내저었다.

“내 호출기는 어디 있어?”

분명 연락이 잔뜩 왔을 텐데. 조하영은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학교 상황은 어떻게 된 건지 정확하게 듣고 싶었다. 호출기를 찾자, 송류진은 잠깐 멈칫하더니 옅게 미소 지었다.

“부서졌어.”

“어?”

“보니까 화면도 다 깨지고, 켜지지도 않더라고. 그래서 버렸어. 괜찮으면 내가 하나 사 줘도 될까? 넌 내 선물은 항상 받지 않았잖아. 이번엔 내가 해 줄게. 허락해 줘.”

그게 부서졌다고? 분명 정소은에게 받았을 때만 해도 멀쩡했었다. 송류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자 녀석이 시선을 맞춰 온다. 나는 마주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사 주면 나야 좋지.”

“고마워, 해준아.”

웃는 얼굴은 눈꼬리도 부드럽게 휘어져 온화한 느낌을 풍겼지만, 어딘지 위화감이 느껴졌다. 나는 직감했다.

송류진은 지금 나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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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고 게이트 사건 요약 정리]

모 그룹 사장 아들이 한일고 재학 중이라 사장이 한일고에 지원을 엄청 함. 사장 아들은 학교 편하게 다니면서 공부하고, 여러 증언들 보면 대놓고 자기가 있는 반을 통제하면서 겉으론 공부 잘하는 범생이. 선생님들께 신뢰받는 반장 이미지 구축함. 아이들 사이에서도 평이 상당히 갈림. 그러나 종종 강압적인 면모가 드러날 때가 있었다 함. 아무튼 이 사장 아들을 J라고 하겠음.

1. J는 전교 1, 2등을 다투는 수재였는데 같은 반이던 C에게 계속 지면서 1등을 뺏겨 옴.

2. 근데 하필 C가 J의 집에 얹혀 사는 애였음. 부모님 사정으로.

3. J는 C를 무시하며 자신이 1등 할 수 있도록 시험 볼 때마다 C에게 틀린 답을 쓰라는 둥, 협박을 일삼음.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고 하고 엄청 괴롭혔다고 함.

4. 그러다가 한일고에 교생으로 각성자가 오게 됨. 여기서 한일고에 오게 된 교생은 긍기사

5. 긍기사가 오면서 C를 챙겨 주고, C는 좀 밝아짐. 긍기사는 교생 실습 충실히 하면서 열심히 함.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김. J가 각성자인 긍기사를 아니꼬워했고, C에게 잘해 주는 것 맘에 안 들어 함.

6. 그래서 -

.

.

.

요약: J가 상주 헌터에게 돈 찔러 넣고 다인 방어 시스템 해제하게 만듦. 그리고 시험지 훔쳐서 C에게 덮어씌우려 함. 다인 방어 시스템 해제돼서 게이트 터짐.

결론 : J 때문임.

댓글

└한 방에 이해함. 사실 요약본만 봤다. J가 걔임? NJ그룹 아들

└ ㅇㅇ 이름 대놓고 말해도 상관없음. 범죄자에게 인권이 어딨냐? 지X영 그놈 때문에 몇 명이 죽어 나갔는데.

└ 사진 + 사진 + 얘가 지X영임. 옆에가 상주 헌터.

└생긴 것 보소. 관상 )이즈 사이언스;

└뉴스 보고 너무 화가 나서 미칠 뻔했다. 요즘 세상에도 이런 미친 개또라이 같은 새끼가 존재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음. 인류애 산산조각 박살 남.

└인간인 것을 포기한 새끼들이 왜 이렇게 많냐. 기본적인 건 갖춰야 하는 거 아닌가…. 죽은 피해자는 무슨 죄야… 너무 가슴 아파.

└ 일벌백계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막아야 합니다.

└욕심과 시기, 질투가 불러온 비극. 통탄스럽다.

└죽은 애들은 무슨 죄냐고…. C도 불쌍해. 모함 받아서 학교에서 완전 난리 났었다는데.

└국회의원들 이때싶 입 털면서 법안 만든다는데 사건 다 터지고 외양간 고치는 짓 여전하죠?

└검찰로 사건 넘어갔다고 합니다. 구속되었고요. 아직 어린애인 것 같은데 안타깝네요. 속죄하며 살길.

└안타깝긴 뭔 안타까워. 몇 명이 죽었는데.

[한일고 게이트]

나 현역 헌터인데, 이번 게이트 진짜 위험했다. 게이트 열리자마자 몬스터 웨이브 일어났고 1+급 뜨는 거 보고 진짜 지릴 뻔했다.

긍기사랑 한일고에서 각성한 S급 아니었으면 그 일대 봉쇄까지 갈 수 있었던 상황이었어. 몹들 A급 이상이었음.

[한일고에서 각성한 새로운 스급]

사진

+

사진

+

얘가 C지?

댓글

└맞음.

└C가 뭔 소리야?

└베게 보고 와라.

└각본이 철통 감시하고 있는데 뚫고 사진 찍은 거냐. 존나 대단.

└긍기사랑 같이 보스 몹 잡았다매. 목격자들이 비눗방울 같은 게 학교 덮는 걸 봤다고 했음. 몹이 그걸 못 뚫었대. 각본에서 송류진이랑 우반희도 갔다고 하고.

└몰젠도 출동했잖아. 백루찬 뜬 거 기사로 봄. 홍희도 떴고.

└ㄴㄴ 싸운 건 긍기사 한 명임. 각본이랑 모르젠트 출동했는데 둘 다 웨이브 때문에 몬스터들이 도로 점령해서 늦게 도착함. 죽인 건 긍기사 한 명임.

└보스 몹 A급이었다며. 1+급 게이트에서 나온 보스를 A급 각성자가 혼자 잡는다는 게 말이 되냐?

└각성자 이 애 맞음. 한일고 생존자한테서 들었다.

└뭔 생존자들 지금 다 병원에서 격리 중인데 무슨 개소리야.

└폰은 뒀다 죽 쒀 먹었겠냐고. 다 연락하지.

└한일고 3학년 1반 천새벽. S급 결계사. 1분 뒤 폭파함.

└1분 지났어 새끼야.

[뉴스 떴다 한일고 게이트 공식]

S급 각성자 새로 뜬 거 맞음

한일고 3학년 1반 천새벽

결계사래.

긍기사가 보스 몬스터 혼자 해치운 거 맞음.

모르젠트에서 보도 자료 뿌림.

새로운 스급 각본이 원래 데려가려 했는데 이번에도 모르젠트가 채 갔다는 얘기가 있음.

댓글

└간지 오졌다 결계사.

└미성년자네. 정한솔도 긍기사랑 같이 있었을 때 각성하지 않았냐. 그것도 S급.

└긍기사한테 뭐가 있나? 그것도 어린애들이랑….

└천새벽 19살임. 민증도 나옴. 개쌉소리 작작 하길 요청하고요.

└긍기사가 신이냐? 각성자 지정해서 각성시키게. 우연이겠지. 존나 말이 안 되지만 우연히 같이 있던 애들이 각성하고 우연히 다 S급이 되고.

└니가 젤 못 믿고 있는 거 같은데.

└천새벽이면 지우영이 괴롭혔던 애 맞다. 교실에서 나댄 적 없고 조용했던 애래. 다들 각성할 줄 몰랐다고.

└결계사는 처음 나온 거 아니냐? 진짜 대한민국 이 좁은 땅덩어리에 무슨 인재가 이렇게 많아.

└국뽕 차다 말다 차다 말다 함. ㅅㅂ 지우영 같은 새끼랑 천새벽이랑 긍기사 같은 사람이 어떻게 공존하지?

└현길용 그놈은 왜 아무도 언급 안 하냐. 상주 헌터 그 개자식.

└라온 길드 소속이었다면서. 거기서도 제명 대상자였다는데.

└라온 길드 이미지 우짜노.

└걔넨 챙길 것도 없다 원래 ㅇㅇㅊ길드.

[NJ 주가 나락 감]

망해도 싸다.

댓글

└예전부터 말 많았지. 이번 기회에 불매 시작함.

└개같이 망해라.

└오너들 갑질 영상 터졌다. 보러 가라.

[긍기사 보스 몬스터 잡는 영상]

구라고

긍기사ㅠㅠㅠㅠ 나 운다. 이번에도 다 끝나고 쓰러졌다는데 ㅠㅠㅠㅠㅠ 혼자서 몬스터 몇 마리를 잡은 거야. 맨날 다치기만 하고 할미는 울어요.

댓글

└아ㅅㅂ 진짜

└낚

└시

└낚

└여

└라

└이러다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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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헌터는 당신을 공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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