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화
대망의 실습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다른 애들은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고 하는데, 난 되레 난처함만 배가 될 뿐이었다. 차해준의 집에는 하다못해 장례식에 입고 갈 정장도 한 벌 없었기 때문이다. 다 후드 티 아니면 반팔 티, 검은색 남방…. 진짜 색채가 1도 없다.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결국 나는 옷을 사기 위해 외출을 감행했다. 차해준이 모아 뒀던 돈을 아무리 아껴서 썼다지만 조금씩 나가는 지출이 왠지 모르게 아까웠는데 옷을 사려니 손이 다 떨린다.
“형아~!”
백화점 앞에 미리 나와 있던 한솔이가 밝게 웃으며 나를 불렀다. 그렇다. 나는 오늘 옷을 사기 위해 한솔이와 여정을 떠날 참이었다.
“안녕하세요, 형! 오랜만이에요!”
한솔이 손을 잡고 있는 정희수가 쑥스럽게 웃으며 인사했다. 마주 인사해 주며 한솔이 주변을 살폈다.
“둘만 나왔어?”
한솔이 얼굴이 이미 뉴스를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진 뒤라, 이렇게 나와도 되는지 걱정이 되었다. 따라붙은 기자들은 없나, 쓱 주변을 훑는 나를 보며 정희수가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다.
“여기까지 모르젠트 길드원분이 데려다주셨어요! 경호는 뭐… 형이 있는데 딱히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렇긴 한데, 그래도 괜히 찔러 보는 이상한 놈들이 있을 수 있단 말이야.”
나는 내가 쓴 모자를 한솔이에게 씌워 주었다. 게이트가 튀어나오는 각박한 세계다 보니 높은 등급 각성자들에게 불만을 표출하는 이상한 놈들이 있긴 했다. 근데 어려서 그런가 모자가 너무 큰 것 같다.
“무슨 일 있으면 내가 형 지켜 줄게!”
한솔이는 씩씩하게 대답하며 내 손을 꽉 붙잡았다. 그래, 한솔아. 순식간에 마음이 따뜻해지는구나. 나는 흐물흐물 풀린 얼굴로 웃었다.
한솔이도 S급인데, 그때 본 마수들이라면 어지간한 잡몹들은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겠지. 여차하면 백루찬 믿고 튀면 되고.
“헌터 상점으로 가실 거죠? 제작자들이 만든 옷이 아무래도 더 좋긴 하니까.”
제작자는 제작 스킬을 가진 각성자를 뜻했다. 게이트나 몬스터 부속물로 의류, 무기, 액세서리 등등의 아티팩트를 만드는데, 게임 속 아이템처럼 인챈트를 시켜 급속 회복이나 소소한 마력 회복, 원기 회복 같은 성능을 집어넣을 수 있어 인기가 많았다.
“헌터 상점도 따로 있어?”
“…엄, 모르셨어요? 백화점으로 부르셨길래 그쪽으로 가시는 줄 알았는데.”
“아, 맞아. 거기 가려고 했어. 하하.”
정희수가 놀란 얼굴로 쳐다보길래 대충 둘러댔다.
무기도 제작자가 만든 게 몬스터가 직접 떨군 것만큼은 아니지만 성능도 좋았다. 그래, 이참에 한솔이 무기라도 하나 사 주자. 실드 발동되는 아티팩트라든가.
보통 시스템창까지 뜨는 헌터물이면 아이템은 필수로 있던데… 여긴 영 글러 먹은 세계관이라 자주 볼 수 없는 모양이다.
게이트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데 맨 몸으로 있는 건 좀 그렇지. 그리고 시나리오에서 학교에 게이트가 터지니까 그걸 대비할 겸, 준비를 미리 해 놓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나는 한솔이 손을 잡고 사이좋게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차해준 아냐?”
“어디?”
“와… 모르젠트 정한솔이다.”
“우리 귀염뿌꾸 한솔이가….”
매장을 돌아다니며 헌터 상점으로 향할 때 주변 사람들이 나와 한솔이를 알아보고 저들끼리 수군댄다. 정희수가 어색한 얼굴로 나와 한솔이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어떻게 다 알고 있네요.”
“그러게.”
모르젠트 길드 이름도 있고, 터진 사건들이 꽤 크다 보니 모르는 게 이상하긴 하다. 그래도 다들 눈치만 보며 다가오진 않았다.
헌터 상점, 각성자 용품 매장이라고 불리는 곳에도 브랜드별로 구역이 나눠져 있었다. 일반 매장과 달리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나는 곧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가격 실화냐.”
“…원래 각성자 용품이 가격대가 좀 나가는 편이긴 해요.”
정희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려 통장 잔고를 체크했다. 이거… 한솔이 실드 템 하나 사 주면 거덜 나는 거 아냐.
나는 떨리는 손으로 진열된 작은 팔찌를 내려놨다.
안내해 준 직원이 깔끔한 솜씨로 아티팩트에 묻은 지문을 닦고 다시 진열장에 넣어 놓는다.
“다른 아티팩트를 보여 드릴까요?”
“…네. 그래 주시면 좋죠.”
가격에 놀란 얼굴을 했지만 직원은 상냥하게 굴며 우리를 매장 다른 곳으로 이끌었다. 한솔이도 그렇고 모르젠트 길드 이름값이 있다 보니 함부로 대하지 않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이럴 땐 역시 노비여도 대감 집 노비가 좋다니까….
직원은 이번엔 목걸이로 된 실드 아티팩트를 꺼내 놓았다. 고급스러운 벨벳 상자에 들어 있는 목걸이는 메탈 색 체인으로 되어 있었는데, 마치 X블 영화 마법사가 쓸 법한… 그런 모양의 펜던트가 달려 있었다. 손가락 두 마디를 합친 크기의 원형 안에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솔이는 그것을 보고 눈을 빛냈다.
“실드 마법이 새겨진 ‘오르문간드의 머리’입니다. 총 3회 정도 사용 분량이 있고, 마력만 주입하면 충전이 되는 식이에요.”
직원이 장갑을 낀 손으로 펜던트를 들어서 자세히 보여 주었다. 마력을 넣으면 뱀의 눈에서 빛이 나고 마석을 감싼 꼬리가 움직인다고 말해 줬다.
“이거 마음에 들어?”
“웅…!”
한솔이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주 마음에 드나 보다. 뒤에서 정희수가 조금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직원에게 가격을 물었다.
“50억입니다.”
“5… 네?”
“50억입니다. 마력만 있으면 기한 없이 계속 쓸 수 있는 충전식 제품이라서요.”
내 눈이 대차게 흔들렸다. 정희수와 한솔이는 내 반응을 눈치채지 못하고 사이좋게 웃고 있었다. 내가 원래 있던 곳과 금전 개념이 많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또 느꼈다. 가격이 욕 나오네….
“다른 거 더 안 봐도 돼?”
“이거 좋아.”
“그래, 그럼.”
정희수는 직원에게 이걸로 하겠다며 포장을 부탁했다. 나는 정희수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이거는 내가….”
“아이, 형! 괜찮아요! 한솔이가 직접 살 거예요.”
“맞아! 내가 살 거야! 사 주려고 하지 마!”
정희수와 한솔이는 단단히 오해했다. 아니… 나는 이거는 내가 감당 못 한다고 말하려 했는데….
한솔이가 내 팔을 붙잡고 신나게 흔들었다.
“한솔이 부자야. 길마 형이 계약금 많이 챙겨 줬어.”
“맞아요, 형. 사 줄 생각 하지 말고 형 거 봐요. 한솔이도 이제 알아서 다 할 수 있어요.”
나는 잠시 입을 꾹 다물었다. 내가 감동받았다고 생각했는지 정희수와 한솔이는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즐거워하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너희… 나를 너무 좋게 생각해 주는 건 좋다만….
나는 넋 빠진 얼굴로 내 손을 붙잡고 이끄는 한솔이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이제 나 한솔이한테도 쨉이 안 되는구나… 통장이….
“정장 코너 저쪽이에요!”
어딘지 모르게 신나 있는 정희수에게 끌려 도착한 매장은 각성자 의복 전문 매장이었다. 마네킹으로는 테크 웨어같이 실용성 넘치는 옷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한쪽에 따로 정장 코너가 있었다. 옷은 설마 50억은 안 하겠지. 설마.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옷을 골랐다. 여긴 왜 가격표도 안 붙여져 있냐. 두렵게.
나와 같이 유심히 옷을 살피는 한솔이와 정희수를 힐끔 보고 나는 잡고 있던 옷걸이 안쪽을 유심히 살펴봤다. 가격표, 가격표 어디 있냐.
“여기서 뭐 하냐?”
“아 씨! 깜짝이야-!”
순간 갑자기 귀 옆에서 들린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몸을 움츠렸다. 너무 집중했더니 사람이 다가오는 것도 몰랐다.
귀 옆에 가까이 고개를 들이밀고 있던 우반희가 명백히 비웃는 얼굴로 상체를 바로 세웠다. 아, 이놈이 진짜…! 하마터면 멋대로 손부터 나갈 뻔했잖아!
“보면 몰라? 옷 보고 있잖아.”
“찾는 게 이건 아니고?”
우반희가 내 손에 있던 옷을 뺏어 들고는 가격표를 흔들어 보였다. 야, 나도 방금 가격표 찾았었거든? 내가 당황하며 그것을 뺏으려 손을 뻗자 놈이 그걸 뒤로 숨기려 했지만.
내가 누구냐. 랭킹 1위 헌터 한야이시다. 나는 당연하게 옷을 빼앗아 가격을 확인했다. 우반희가 맥 빠진 헛웃음을 내뱉었다.
“그거 사게?”
가격이 약 5000만 원… 말이 되냐. 나는 가격표를 주섬주섬 달아 놓고는 옷걸이를 다시 걸었다. 오천만 원 뉘 집 개 이름인가요? 미쳤다. X발….
“이제 곧 여름인데 방한 제품을 왜 사? 얇은 거면 몰라도.”
이거 방한 제품이었나. 어쩐지 좀 두껍더라. 나는 큼큼 목을 가다듬고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반희는 그런 나를 졸졸 따라왔다.
“…왜 따라와?”
“그냥. 호구에 호갱까지 되려는 어떤 놈 구경 좀 하려고.”
“허 참, 누가? 내가?”
옷 사는 데 누가 호갱이 돼? 그보다 내가 언제부터 호구였냐? 내 삐딱한 시선에 우반희가 몰랐냐는 투로 대답했다.
“게이트에서 하는 짓 보면 호구 맞던데. 쓸데없이 지 목숨보다 다른 사람 목숨부터 챙기고.”
“네가 말하면 칭찬인지 욕인지 구분이 안 가.”
“욕인데 무슨 소리야.”
“…그냥 꺼져라 좀.”
“와 이제 존댓말은커녕 막말 쩌네요. 이런 사람이었나?”
우반희의 이죽거림에 그냥 한번 노려보고 고개를 돌렸다. 하여간 이놈도 말이 안 통하는 놈이다.
“저 아저씨 뭐야! -으읍!”
“하… 한솔아! 아저씨는 무슨, 이거 옷 보자, 옷!”
우반희의 등장에 한솔이가 눈을 부라리며 나에게 달려오려 했지만, 우반희가 각본 소속인 걸 아는 정희수가 잡아채고 한솔이를 다른 곳으로 이끌었다. 하하, 고맙다. 희수야…. 괜히 한솔이가 진 뺄 필요는 없지.
다시 옷을 돌아보려고 하는데, 저놈의 호갱 소리가 마음에 걸렸다. 나는 찝찝한 얼굴로 우반희를 쳐다봤다. 차려입은 정장은 기본 정장이었지만 핏이 알맞게 들어맞고, 가슴팍에 있는 각본 흉장을 제외하고는 놈은 꽤나 패셔너블해 보였다.
백날 천 날 흰 코트만 입고 다니는 백루찬이나… 빨간 정장을 차밍 포인트라며 입고 다니는 홍희보단… 훨씬 나아 보인다. 같이 온 정희수와 한솔이도 옷 고르는 안목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예쁘네. 이거 살래?”
정희수가 이상한 배색의 남방을 집어 들고 심통이 잔뜩 난 한솔이에게 들이밀었다. 한솔이는 옷 말고 나를 보고 있었다. 한솔아, 우반희 싫지? 나도 그래, 근데 어쩔 수 없다.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정 그러면 좀 도와주든가.”
“아까는 꺼지라며?”
“진짜 꺼지든 고르는 거 도와주든 둘 중에 하나만 할래?”
“성질머리하고는.”
누구한테 성질머리를 따지냐 지금, 네가? 어이없어 기가 찬 표정으로 노려봤지만 우반희는 냉큼 옆으로 와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옷걸이에 걸려 있는 옷들을 휙휙 넘기며 살피는 게 대충 보는 거 같아 보였지만, 하나씩 골라서 꺼내는 옷들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우반희는 꽤나 괜찮아 보이는 정장들만 추리고 있었다.
“기성복 사려면 대충 기능 같은 건 살펴봐야지. 이것들 다 온도 조절, 습도 조절이 가능한 것들이야. 가격도 나름 합리적이지. 물론 오래 입을 건 못 되지만.”
“…….”
“이거, 이거랑, 이거. 가서 입어 봐. 대충 네 기장에 맞겠네.”
나는 군말 없이 우반희가 건넨 옷을 받아 들었다.
탈의실로 가서 정장으로 갈아입고 나와 거울 앞에 섰다. 우반희가 예상했던 대로 기장이 딱 맞았다. 핏도 알맞게 맞는 것이 보는 눈썰미가 대단했다.
“와… 와, 형 잠시만요.”
정희수가 정장을 입고 거울 앞에 선 나를 보고 감탄하더니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이 모습을 나만 볼 수 없어. 무조건 홍희 님에게 보여 드려야 돼….”
혼자 중얼거리며 사진을 여러 번 찰칵 찍더니 바로 메시지를 보낸다. 아니 내 사진을 왜 홍희에게 보내 줘?
옆에서 한솔이가 엄지를 척 내밀었다. 나는 싱긋 웃으며 엄지 내민 한솔이 손에 같이 엄지를 붙였다.
“형 멋있어?”
“웅! 멋있어! 와아!”
감탄하는 시선이 진심 같다.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시선을 올리자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우반희가 보였다. 우반희는 멀거니 나를 보더니 픽 웃었다.
“좀 받네, 옷발.”
뭐래. 내가 개무시하며 고개를 돌리자 우반희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떨떠름한 어조로 말했다.
“왜 이렇게 잘해 주지?”
“호갱님이 안타까워서요.”
별 뜻 없다는 듯 나를 빙 둘러서 살펴본 우반희가 내 옷깃을 탁탁 털어 주었다. 음, 갑자기 이런 친절, 어색하고요…. 그때 갑자기 한솔이가 내 품으로 뛰어들며 우반희 앞을 막아섰다.
“다가오지 마.”
“오-.”
우반희가 눈을 빛냈다. 한솔이는 처음 보는 살벌한 얼굴로 우반희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 허리를 감은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간 게 느껴졌다.
“이제 꺼져 버려.”
“말버릇하고는. 누구한테 배웠는지 뻔하네.”
“꺼지라고!”
한솔이가 왁- 소리를 지르자 매장에 있던 직원들 시선이 우리를 향했다.
다들 움찔하며 인상을 찌푸리고 머리를 잡는다. 한솔이의 목소리에 기묘한 울림이 있었는데, 나도 눈을 꾹 감았다가 떴다.
한솔이가 흥분하니… 자꾸 능력이 새어 나오네. 능력이 테이머이다 보니, 말에 감정을 실어 조절할 수 있었다. 지금은 조절이 안 되는 것 같지만….
나는 열심히 한솔이를 달랬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괜찮다고 연신 속삭였다.
“형이 더 강해.”
“…그건, 맞지만.”
한솔이는 억울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가, 다시 우반희를 보고 내 품에 찰싹 들러붙었다. 우반희를 계속 노려보는 채였다.
나는 한솔이 등을 계속 두드려 주며 한숨을 내쉬곤 우반희에게 궁금했던 것을 슬쩍 물었다.
“류진이는?”
“…걔는.”
“어.”
우반희는 말을 하다 말고 나를 힐끔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왜. 류진이 무슨 일 있나? 설마 아직도 집에서 안 나왔어?
“…일단 나중에 얘기하고. 다른 것도 입어 봐.”
우반희가 나를 돌려세웠다.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우반희 표정이 영 아니어서 나는 조용히 탈의실로 들어가 다른 정장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나오니 우반희는 이미 가고 없었다. 한솔이가 나온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 중얼거렸다.
“…나, 아까 그 형 싫어. 형아 만나지 마.”
한솔이가 시무룩하게 중얼거렸다. 피식 웃으며 대답해 줬다.
“나도 싫어. 걱정하지 마, 한솔아.”
잘해 줘도 싸가지 없는 예또 자식…. 송류진에 대해선 결국 한마디도 못 들었다. 또 생각하니 마음이 영 좋지가 않네.
하, 그래도 뭐 어쩌겠어. 일단 내 일부터 하자.
나는 정희수와 한솔이를 데리고 열심히 쇼핑을 마쳤다. 우반희 덕분에 산 정장으로는 2천 가까이 깨졌다….
빌어먹을 놈. 비싼 거 일부러 골랐지. 눈물을 흘리며 카드를 긁었다. 절로 욕이 나오는 지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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