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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헌터는 당신을 공략 중-7화 (7/201)

7화

송류진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털썩 주저앉았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힘들었다. 기절에다 각혈에다…. 그리고 백루찬과 홍희를 상대하는 것까지.-사실 이게 제일 정신없었다.-

주머니 속에 넣어 뒀던 휴대폰을 켰다.

‘이전 세계’에서도 썼던 폰과 기종이 같았다. 뭐 이런 건 안 바뀌냐…. 게이트가 터졌는데도 X성이 남바완이냐고.

아까 동작역에서 시간만 몇 번 확인했던 휴대폰은 잠금이 걸려 있어서 열지를 못했었다.

나는 찜찜한 표정으로 그것을 내려다보다가, 예전부터 내가 써 왔던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폰은 바로 잠금이 풀어졌다.

…씨발, 사생활 사찰 죽이네.

시스템이 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하긴 나를 이 책 속에 빙의시킨 것만 봐도….

나는 머리를 쓸어 올리다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동작역으로 나가고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해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는 것 같았다. 일단 몸부터 씻고 생각해야겠다.

이곳에 온 뒤로 처음 하는 샤워였다. 더러워진 몸을 깨끗하게 씻고 나온 나는 수건을 머리에 올린 채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다행히 몇 가지 반찬과 식자재가 구비되어 있었다.

차해준 그래도 밥은 제대로 해 먹었구나.

감격스러워 흐르지도 않은 눈물을 닦고는 찌개와 밥을 만들어 먹었다.

요리는 이전 세계에서도 내가 다 했기 때문에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 갑자기 동생이 떠오르네….

바쁘게 하루를 보내며 잊고 있었던 걱정이 치솟아 올랐다.

중학교 때 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기 때문에, 없어진 나를 걱정할 만한 인물이라곤 동생이 다였다.

하지만 동생도 디자인과라 학교 때문에 무척이나 바빴고…. 살아 있는지 들여다는 볼까.

숟가락을 물고 그런 생각을 하다 빈 식기들을 설거지하기 위해 일어났다.

이상하게 그런 생각은 들지만, 차해준과 동기화가 되어 버리면서 엄청난 걱정과 불안이 나를 집어삼키진 않았다.

괴리가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남의 가족 얘기하는 기분이 들었다.

오히려 차해준의 가족 관계가 더 실제처럼 와 닿고 동시에 그가 안타까웠다.

한국 현판 소설 주인공답게 참 복잡하고 괴로운 유년 시절을 보냈는데, 온갖 불행 서사를 끌어안고 살아왔던 놈이었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에 가정 폭력이 있었고, 어머니는 일찍 차해준을 낳고 돌아가셨다.

외동으로 외롭게 자란 차해준은 아버지가 폭력을 휘두르는 겨울밤 고2 때, 각성했다. 그때 그나마 있던 집이 터져 나가고, 아버지도 돌아가셨다.

자신을 때리고 못살게 굴었는데도 그래도 가족이라고, 차해준은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왔다.

그래서였다. 각성자의 힘을 쓰지 않고 자신을 감추며 살아왔던 건.

나는 설거지를 마치고,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그래도 사람 살 만한 이 오피스텔은 차해준의 명의였다.

그동안 짬짬이 아르바이트 해서 모은 돈과 나탈리스를 잡으면서 얻게 된 아이템으로 샀었다. 제로급 웨이브 보스 몹이었으니 부속물도 상당했다. 나탈리스의 사체는 순식간에 사분오시되어 몬스터 연구소와 제작자들에게 팔려 나갔다. 차해준은 그때 나탈리스의 비늘과 검, 그리고 마나 하트 조각을 얻었다. 손톱 조각만 한 마나 하트 조각이었지만 팔아서 집을 사고도 남을 만큼의 돈을 얻을 수 있었다. 생각해 보면 차해준에게 나탈리스는 효자였다. 의지할 것도 가진 것도 없는 차해준에게 그나마 머물 공간을 주었으니까. 나는 찬찬히 차해준의 기억을 정리했다.

차해준은 열심히 공부했고, 좋은 대학에 입학했다. 안정적인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체육 교육과에 들어갔다.

친구가 있었나…. 겉모습만 보면 인기 많았을 것 같은데, 말수가 적고 분위기가 음울해서 조금 기피 대상이었다.

아르바이트와 장학금으로 근근이 버티면서, 진짜 사람들이 위험하게 휘말릴 만한 일이 아니면 힘을 쓰지 않았다.

나는 생각할수록 차해준이 짠해졌다.

정이 뭐라고 다치면서 사람들 구하고, 그러면서 보답은 다 뒤로하고.

… 다 받아먹었어야지, 이놈아.

아휴, 한숨이 나왔다. 그냥저냥 유복한 가정에서 별 탈 없이 자라고, 인생에 큰 사건은 부모님이 돌아가셨던 것 외에 없는 나와는 비교되는 삶이었다.

불쌍한 새끼…. 혀를 한번 차고 몸을 일으켜 앉았다.

어쨌든 지금 차해준은 나고, 나는 세계 멸망과 원래 세계로의 귀환을 위해서 메인 캐릭터들을 찾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죽는다.

[각성자 차해준의 남은 수명: 364]

자정이 지나자 정확하게 줄어드는 수명.

씨벌 오늘 그래도 백루찬도 만나고 진행률도 5%나 올렸는데 변화도 없으면 대체 어떻게 해야 이 시한부 삶을 탈출한다는 거냐….

아무리 생각해도 시스템이 자꾸 엿 먹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나는 일단 시나리오를 살펴보기로 했다. 미래라도 알아야 잘 써먹지.

상태 이상이 두렵긴 했지만 어떻게든 이겨 내 보자. 응? 차해준!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스킬, 독서를 외쳤다.

“독서. 스킬 사용.”

[스킬 발동! 독서(Lv.1)]

시스템창이 바로 응답했다. 심상에 거대한 책이 떠오르고 낡은 책의 페이지가 넘어갔다.

[종전의 기록: ‘시나리오’를 열람합니다.]

[현재 페이지 수: --/451장]

[현재 페이지 수: 7/451장]

※!주의!※: 종전의 기록에 걸린 저주가 스킬 시전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페이지 수에 변화가 나타났다. 앞 내용을 보고 싶었지만, 지나간 내용은 다시 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결국 나는 7장 뒤 페이지부터 확인해야 했다.

[8. 서울의 골목, 화려한 간판들의 불이 켜진 유흥 거리. (45년 3월 28일)

사람들이 저마다 흥청망청 떠들며 지나간다. 한 남자가 빨간 간판이 달린 PC방으로 향한다….]

“쿨럭-!”

[상태 이상 발생!]

[각혈, 오한, 피로감이 몸을 내리누릅니다. 폐가 조이며 숨 쉬기가 힘들어집니다.]

[위기!]

[위기!]

페이지를 다 읽자마자 상태 이상이 켜지며 통증이 몰려왔다.

다행히 눈을 뜨자마자 고개를 옆으로 돌려 침대에 피를 토하는 건 피했다.

나는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 입가를 닦았다. 씨발, 진짜 익숙해지지 않는 고통이다.

“허억, 헉….”

숨통이 조이고, 누가 폐를 쥐어짜는 것 같았다.

바닥의 시뻘건 피 웅덩이를 가물가물한 눈으로 보다가 눈을 감았다.

몸이 으슬으슬 춥다. 하 진짜 개 같다…. 환자도 아니고…. 그래도 혼자 있는 집이라서 다행인가. 누구 눈치 안 봐도 되고….

나는 주섬주섬 이불을 꽁꽁 싸매 덮고는 눈을 감았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왔지만, 피로감에 짓눌린 몸은 그대로 기절하듯 잠에 빠져들었다.

***

다크서클이 눈 밑에 가득 내려왔다. 나는 휘청이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어제 야밤에 시나리오를 읽는 짓을 했더니, 아침에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엘리베이터 안에 달린 거울로 잔뜩 까칠해진 얼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쉬었다.

존나 쉬고 싶었는데… 정말 한 발짝도 나오기 싫었는데, 오늘 나와야 했다.

왜냐면… 시간표에 11시 수업이 있었거든….

하 좆같다, 진짜…. 퀭한 내 얼굴을 들여다보다가, 나는 모자를 푹 눌러썼다.

다행히 차해준의 오피스텔이 대학교 근처에 있어서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학교 앞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욕지거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시발 이게 학교냐! 학교가 무슨 산꼭대기에 있는데!

45도 각도로 꺾어진 등산로를 바라보며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아야 했다. 진짜, 개 X같아…….

그리하여, 나는 안 좋은 몸을 이끌고 아침부터 등산을 감행해야 했다.

원래 같았으면 차지도 않았을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스킬을 쓰면 순식간이었겠지만, 일단 차해준은 각성자인 걸 숨기는 처지였고,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생긴 상태 이상 때문에 지금 몸 상태로는 쓸 수도 없었다.

서울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교는 게이트 여파로 산이 옮겨지면서 생긴 학교였다.

헌터들이 항시 상주하며 학생들을 지키고 있고, 학교 시스템에선 헌터들도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신설 과가 생기기도 했다.

게이트 때문에 그와 관련된 학과도 많이 생겼지만, 차해준은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냥, 평범하게 교권 잡는 것을 목표로 두었다.

이전 세계에선 그것도 존나 힘든 일이고 공부해야 하긴 했지만….

이 세계는 각성자들이 있는 세계라서 일반 직업은 직업 순위에서 밀려난 지 오래였다.

“헉… 허억… 죽겠다.”

등산을 하고 올라온 나는 땀범벅이 되어 교정 내 벤치에 털썩 주저앉았다.

체육 교육과면… 몸 써야 하는 거 아니냐.

그 생각을 하니 다크서클이 바닥까지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해. 울고 싶다….

“해준아!”

늘어져 있던 나는 갑자기 달려든 인영에 깜짝 놀라 퍼진 몸을 떨었다.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면서 어깨에 팔을 두르며 나를 껴안았다.

“너 왜 일주일 동안 연락이 없었어? 내가 보낸 메시지는 읽지도 않고.”

대뜸 내 양쪽 뺨을 붙잡고 자신을 보게 한 남자가 나를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갈색 머리카락이 목덜미를 덮을 정도로 내려온 남자는 온화한 인상의 미남이었다. 미친 얼굴 모니, 이 세계 수준 왜 이래…. 이놈도 존나 잘생겼다.

“왜 말이 없어? 메시지 왜 안 읽었냐니깐? 전화도 안 받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눈을 끔벅끔벅하다가 눈앞의 남자를 훑어 내렸다. 그러고 보니 입고 있는 옷이 범상치 않았다.

짙은 남색의 제복, 가슴팍엔 은색으로 된 표장(흉장)이 달려 있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거기에 써진 걸 읽었다.

각…성자, 관리 본부?

순간 놀라 눈이 크게 떠졌다. 야, 시스템창! 시스템창 나와!

[상태창

이름: 송류진

칭호: 선의의 보답자

클래스: 어스 톰바도르(earth tombado)]

휴대폰 메신저에 메시지가 엄청나게 쌓인 게 하나 있었는데, 걔가 얘였나? 너무 피곤해서 대충 훑어보고 잤더니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송류진, 송류진.

나는 속으로 그 이름을 떠올리며 기억을 되짚었다. 그리고 떠오르는 기억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송류진.

차해준의 유일무이한 친구였다.

백루찬처럼 S급이고, 대지 관련 특수 각성자에다가, 정부 소속 각성자로 각성자를 대표하는 얼굴마담에, 실력까지 부족한 게 없는 놈이었다. 더군다나 고등학생 때 각성해 한국 최초 미성년자 S급 각성자로 이름을 날렸다. 각성자 후견인도 1차 제로 웨이브에서 살아남았던 각성자가 해 줬다. 그 이유도 송류진의 유명세에 한몫했었다.

차해준과는 중학생 때 처음 만났다. 그때, 어떻게 만났더라?

아, 일단 이건 제쳐 두고.

마음 같아선 당장 초월자의 눈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지금 몸 상태로 또 사용하면 상태 이상이 악화할 게 뻔해서 참았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내 얼굴을 붙잡은 손을 내려놨다.

송류진이 울상을 지으며 뚱하게 입술을 앞으로 내밀었다.

와, 이전 세계의 내 불알친구들은 귀척하면 쥐어 패고 싶던데, 송류진은 달랐다.

부드럽게 빠진 눈꼬리가 걱정스러움을 가득 담고 있었다. 축 처진 눈썹과 표정은 강아지 같았다.

눈망울이 말도 안 되게 촉촉해 보인다. 어쩜… 다들 이러지. 특수 각성자는 각성하면 미모도 업그레이드해 주나요?

“해준아, 뭐라고 말이라도 해 봐. 한마디도 안 하니까 걱정되잖아. 무슨 일 있었어?”

“아니, 벼, 별일은 없었어.”

별일… 존나 많았지만 나는 말을 줄이기로 했다. 송류진은 내가 각성자인 걸 모른다. 비슷한 시기에 각성했지만, 송류진과 차해준은 완전히 다른 입장이었지…. 내가 옅게 웃으며 답하자 송류진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고 주물럭거리며 나를 보는데, 나는 온통 손에 감각이 쏠렸지만, 간신히 고개를 내리지 않을 수 있었다.

“밥은 잘 챙겨 먹은 거야? 너 맨날 삼 일은 굶다가 라면 하나 겨우 먹고 그랬잖아. 일주일 내내 그런 건 아니지? 얼굴이 너무 안 좋아…. 아팠어?”

송류진은 살살 손등을 쓸어내리다가 이내 깍지를 끼고 울망울망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음, 이러니까 좀 부담스럽군.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어, 좀. 몸이 안 좋아서. 지금도 안 좋아.”

“병원은.”

“…….”

“내가 너 이럴 줄 알았어. 또 혼자 끙끙대며 앓았겠지. 진짜 안 되겠다. 일어나, 병원부터 가게. 어디가 안 좋은지 말해.”

“아냐. 수업이….”

“지금 수업이 중요해?”

송류진이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하며 나를 일으켜 세웠다. 일어나자마자 중심을 못 잡고 휘청이자 송류진이 허리를 붙잡아 줬다.

졸지에 송류진에게 매달리듯 선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일어나면 어지럽다고 짜샤….

“너… 진짜. 하….”

답답하다는 듯, 굳은 얼굴이 나를 바라봤다. 아니, 상태 이상이 아직도 안 풀려서 그래. 하, 이걸 말할 수도 없고. 나는 허리를 감은 팔을 붙잡고 둘러댔다.

“병원은 무슨, 너도 바쁘잖아. 괜찮다, 나.”

“…….”

원래 정부 소속 각성자들은 일반 헌터들보다 바쁘다. 게이트 관리며, 대피, 안전사고 등등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송류진은 차해준이 대학교에 합격한 뒤 자기도 관련 고등 수업을 듣고 싶다면서 따라서 입학했다. 등록금은 학교에서 상주 헌터로 일하는 것으로 퉁친 걸로 안다.

학교 입장에서는 땡잡았지…. 대지 속성, 그것도 고등학교 때부터 유명했던 S급 송류진이 상주 헌터로 학교를 지킨다니까. 그해 입학생들도 미어 터졌었고, 말이지.

“차해준.”

내 말에 심기가 더 상한 듯, 송류진의 미간이 잔뜩 구겨졌다. 아씨, 괜히 쫄게 되네.

“어… 엉?”

“너 식은땀에 얼굴도 지금 엄청 창백해.”

내가 쓴 모자를 뒤로 넘기며 이마에 손을 올린 송류진이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열도 펄펄 끓네, 아주. 가자.”

송류진은 허리에 감은 팔에 힘을 줘 걸음을 옮겼다. 야, 이 자세로? 학생들이 이렇게 많은데?

“괜찮다니까. 아니, 그래. 혼자 걸을게. 좀 떨어져 보, 볼래?”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둘러업고 가고 싶은 걸 참고 있는 거야. 안아서 데리고 가기 전에 그냥 따라와.”

얼굴은 온순하게 생겼으면서, 묘하게 강압적이다. 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송류진은 제 몸에 나를 더 바짝 붙이며 걸음을 옮겼다. 나는 졸지에 끌려가듯 송류진을 따라가야 했다.

국산 피카츄에 이어 이번엔 뭐라고 해야 하냐….

나는 떨떠름한 얼굴로 송류진을 바라봤다.

이브이나 해라, 짜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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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헌터는 당신을 공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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