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7 비밀 상점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었지?
나는 침대 위에서 울리세에게 깔려 있었다. 물론 그것이 이상한 일이란 것은 아니다. 다사다난했던 첫 섹스 이후 그와의 섹스는 빈번하게 이루어졌으니까.
문제는, 나를 깔고 있는 그가 알몸 상태라는 거다. 그냥 알몸이 아닌 목에 탐스러운 벨벳 리본이 매여져 있었다.
“왜, 왜 그러고 있는 거예요?”
“……예쁘지 않습니까?”
사르르 눈을 반달로 접어 웃는 울리세는 정말이지 끝내주게 사랑스러웠다. 그 어떤 귀여운 인형에도 뒤지지 않을 모습에 일순간 홀려 울리세가 내 볼을 깨물고 핥으며 맛을 보는 것을 방조하고 말았다.
뒤늦게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그의 손길에 잠옷이 풀어 헤쳐져 맨 가슴이 드러난 채였다. 유륜을 이로 가볍게 깨무는 울리세를 피하기 위해 나는 슬금슬금 물러나려 했다. 그러자 울리세가 골반을 강하게 붙들었다. 그 와중에도 울리세의 목에 자리 잡은 리본이 유혹하듯 살랑였다.
“그, 리본은 대체 뭐예요?!”
“어울리지 않습니까?”
“아니, 물론 그렇긴 한데.”
기쁘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나를 재차 홀리려 하는 울리세의 얼굴을 다급하게 양손으로 가렸다. 그의 조각같이 아름다운 얼굴이 손에 가려진 틈을 타 심호흡을 하자 술렁이는 가슴이 진정되었다.
“그러니까 왜 그런 파렴치한……!”
“……흠. 좋아하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울리세는 얼굴을 가린 내 손바닥을 끈적끈적하게 핥았다. 기겁한 나는 잽싸게 손을 치웠고, 드러난 울리세의 얼굴은 유혹하듯 야살스러운 미소를 띠고 있었다.
“제가 왜 그, 그런 파렴치한 걸 좋아한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야…… 요셉이 보지 않았습니까.”
“제가요? 언제요?”
“그 좁아터진 방에서 말입니다.”
울리세가 말하는 때가 언제인지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있는 대로 굴려보았다. 좁아터진 방이면 쪽방인데……. 내가 저런 걸 쪽방에서 봤었다고? 진짜로 내가? 그때의 나는 아파서 누워만 있었는데?
머리가 아파올 정도로 고민을 하다 마침내 그가 말하는 때가 어느 땐지 알아챘다. 하지만…… 그가 그걸 안다고? 나는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안 보이는…… 옷……?”
“기억나셨나 보군요.”
싱긋 웃으며 내 가슴에 얼굴을 기댄 울리세는 그야말로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내가 그 옷을 본 것을 알았다고? 그건 시스템 창에 있던 거였는데?
“그걸 어떻게 본 거예요? 그건…… 그건…….”
“뭐, 이제 그게 중요하진 않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울리세는 태연하게 주제를 넘겼다. 그가 시스템 창을 볼 수 있었다니. 놀라운 사실에 당황해 식은땀이 흘렀다. 그러나 유륜을 깨물고 핥고 빠는 그의 행동에 정신이 흐트러졌다.
“이제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요셉. 중요한 건 제가 이 옷이 어울린다는 것이지요.”
“리, 으으…… 리본은 아! 옷이, 아닌데…….”
“요셉, 당신이 착하지 않으니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태연하게 거짓말을 읊은 그는 손으로 봉긋하게 남은 한 가슴을 모아 쥐었다. 그의 꾸준한 자극으로 내 유두는 뾰쪽하게 서 있었다. 내가 보아도 음란한 그 모습에 몸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오늘도 당신에게 봉사할 수 있어 이 집사, 정말 기쁘답니다.”
“으…… 으읏! 응! 옷, 옷이라도 벗게……!”
“고용인을 겁탈하는 주인처럼 좆만 꺼내는 건 어떠십니까?”
말은 권유였지만 울리세는 상의를 단정하게 정리해 준 뒤 고무줄 바지를 조금만 내려 내 성기만 꺼낸 뒤였다. 반쯤 발기해 그의 손에 쥐어져 있으니 성기가 장난감 같아 보였다.
“제가 당신에게 봉사하는 걸 허락해 주세요, 주인님.”
울리세가 내 다리 사이에 웅크리고 앉아 성기를 뺨에 대고 올려다보며 순종적인 말투로 말했다. 그 순간, 그가 정말로 순진한 고용인처럼 느껴져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 내 욕망 어린 시선을 느꼈을까 그가 혀를 내밀어 내 성기를 핥았다.
“흐으읏!”
“응? 허락해 주세요.”
일부러 애교 있는 목소리로 말하는 울리세는 정말이지, 정말이지 견딜 수 없었다. 치솟는 고양감과 지배욕. 내 안에 그러한 감정이 있는지도 몰랐다. 감정에 놀라 곱씹을 틈도 없이 나는 어설프게 그의 목에 걸린 리본을 손가락에 감았다.
“허, 락한다.”
분위기에 휩쓸려 언젠가 보았던 귀족의 모습을 흉내 내었지만 분명 형편없었을 터였다. 하지만 내 허술한 말에도 울리세는 음욕으로 달아오른 얼굴로 순종하며 눈을 내리깔았다.
“네.”
작게 속삭인 그는 내 성기를 진득이 핥아 올렸다. 붉은색의 혀가 참을 수 없이 음란했다.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을 다루듯 그는 봉사에 매진했다. 나는 다리를 크게 벌리고 그의 애무를 받아들였다.
“아, 으응! 울리, 세에…….”
달아올랐던 몸은 빠르게 절정으로 치달았고, 나는 애타는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그는 그런 나를 올려다본 채로 애무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눈동자가 마주친 그 순간, 나는 형편없이 가버려 허벅지를 잘게 떨었다. 울리세가 내 다리를 역으로 쓸어 올렸다.
“한 번으론 부족하시겠지요.”
사정한 정액을 빠짐없이 마신 울리세는 내 성기를 뱉고 손으로 쥐고 문질렀다. 가버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민감한 성기는 재차 끈적끈적한 프리컴을 흘렸다. 하지만 이것으론, 이것으론 부족했다. 내 엉덩이가 들썩거리며 울리세의 손을 기다렸다. 구멍이 우물거리며 성기를 바랐다. 이렇게까지 음탕해진 스스로가 믿기지 않았다.
“그, 만…… 아, 울리, 세…… 으응!”
울리세에게 손을 뻗자 만지는 것을 멈추고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순종적인 종의 모습이었다. 나는 헐떡이며 그에게 명령했다.
“그만, 만지고…… 하아. 당장…….”
하지만 아무리 연기한다 해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나는 차마 내 구멍에 넣어달라는 말을 하지 못한 채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씨근덕거렸다. 그런 나를 보며 픽 웃은 울리세는 다리 사이에 웅크려 있던 몸을 일으켜 마주 본 상태에서 무릎으로 서 있길 종용했다.
“요셉, 그렇게 마음이 약해서 어떻게 합니까? 주인님이라면 당장 내 구멍에 처박으라는 말 정도는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으…… 으으……. 좀 봐줘요.”
부끄러워 그의 어깨에 고개를 묻자 아주 조용히 웃는 울리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정말로 만족스러워 보였다. 동시에 진정되지 않은 육욕으로 몸이 더욱 뜨거워져 갔다.
“자. 혼자 넣어보세요.”
“으…… 네? 뭘, 뭘 넣어요?”
울리세가 내 손을 잡아 우람하게 발기한 성기에 가져다 댔다. 보이지 않았지만 만지는 것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흥분한지 알 수 있었다.
“제 좆을. 요셉의 구멍에.”
“제, 제가 어떻게 그걸…….”
부끄러움에 그의 몸에 더 찰싹 달라붙었다. 이렇게 하면 나를 어떻게 하지 못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울리세는 키득거리며 별 어려움 없이 나를 떼어냈다. 그러곤 바지를 찢어발기듯 벗겨내었다. 실이 뜯어지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하실 수 있겠지요? 네? 주인님, 저를 겁탈해 주세요.”
이제야 그가 상상 이상으로 흥분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눈은 욕정으로 핑글핑글 돌고 있었다. 겁탈이라니 오히려 그건 내가 해야 할 말 아닐까. 그는 내 손에 착실히 젤까지 올려주었다.
나는 결국 못 이기는 척 손에 젤을 짜 구멍으로 가져갔다. 이미 달아오른 몸은 질척이는 젤까지 합해서 무리 없이 질척한 소리를 내며 벌어졌다. 언제나 내 구멍을 풀어주었던 건 울리세였기에 스스로 구멍을 넓히는 이 행동은 정말이지 낯설었다.
“힛, 흐읏. 울, 울리세에.”
애원하듯 훌쩍였지만 그는 나를 빤히 올려다볼 뿐이었다. 나는 결국 열망 어린 두 눈을 피하듯 눈을 질끈 감고 울리세의 성기를 잡아 구멍에 맞췄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집어넣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깔짝거리며 번번이 성기가 미끄러져 고배를 마시고 있었을까 울리세의 손이 내 허리를 잡았다.
“주인, 님. 당신의 충실한…… 종을, 큭…… 괴롭히시면 안 되지요.”
“하아으으응!”
거대한 성기가 무자비하게 내 몸을 꿰뚫었다. 파들거리는 다리는 몸을 지탱하지 못해 무너졌고 나는 양팔로 울리세의 목을 감고 매달렸다. 극점을 강하게 자극받은 나는 칠칠치 못하게 침을 흘리며 숨을 골랐다.
그는 내 몸을 꿰뚫은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곧바로 내 골반을 잡아 쾅쾅 박아댔다.
“응? 그렇지, 큭, 않습니, 까?”
“아…… 웃! 아! 응!”
그는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나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허물어진 몸을 추스르지도 못하고 멍청하게 신음만을 흘렸다. 극점을 쾅쾅 박히는 바람에 내장에는 전류가 흐르는 듯했다. 쾌감이 나를 사정없이 두들겨 새로운 모습으로 조형했다. 음탕하고 난잡한, 수치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요셉, 요셉……. 요셉. 요셉…….”
그가 나를 몇 번이고 부르며 흔들어대는 탓에 나는 다시 한번 사정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연이은 사정으로 파들파들 떨어도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나는 그런 무자비한 그를 채근하듯 목덜미를 자근자근 씹었다. 그러자 그가 나를 있는 힘껏 끌어안고 내 몸에 사정했다. 내장을 가득 채우는 정액이 나를 기쁘게 했다.
“하아…….”
“흣……. 으……. 울리세…….”
사정의 여운으로 늘어진 나와 같이 그 또한 사정의 여파를 나른하게 즐기는 듯했다. 오늘은 이거로 끝인가? 그럴 리가 없는데. 생각한 바로 그 순간, 울리세가 나를 뒤집어 눕혔다. 그의 거대한 몸에 깔린 채로 올려다보자 그가 가볍게 허리를 처올렸다.
“아! 응!!”
“주인님. 아직, 밤은 길답니다.”
그의 희열에 가득 찬 목소리를 들으며 내 정신은 아득한 쾌락에 잠겼다.
그날, 내 정액은 모조리 털렸다. 정액뿐일까,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액마저 흘렸다. 녹초가 된 나를 행복하게 보듬은 그는 다음 날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는 나의 수발을 들며 행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그가 싫지 않은 나 또한 우스웠지만, 행복하니 괜찮은 것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