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외전(오메가버스 ver.) 20
“싫어요? 그런 것치곤 여기가 움찔대는데.”
싫지 않아서 미칠 노릇이었다. 임성의 성기는 진작 굵은 핏줄을 드러내며 딱딱하게 발기한 후였다. 귀두가 홀로 곧추선 채 위아래로 꺼떡였다.
“그냥, 차라리 그냥…….”
타액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처럼 입 안이 마르고 목구멍이 간질거렸다. 한쪽 엉덩이만 힘주어 잡은 손도, 주름을 훑는 손가락도 진득한 욕망이 가득했다.
힘들어. 임성은 숨을 크게 집어삼켰다가 김희도의 페로몬이 혀끝에 달라붙는 걸 느끼고 순간적으로 숨을 멈췄다. 하지만 이미 페로몬은 임성의 살갗에 내려앉아 자극을 끌어냈다.
주름을 매만지던 엄지 끝부분이 구멍을 천천히 파고들었다. 내벽이 손가락에 달라붙었다.
“손가락으론 부족한 것 같네요.”
얕은 웃음소리가 등 뒤로 떨어졌다. 수치심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면서도 임성의 몸이 들썩였다. 두려움일까, 기대일까. 잘 모르겠다.
아래를 쑤시던 손가락이 빠져나갔다. 힘겹게 고개를 들어 뒤를 돌아봤다. 유니폼과 이너 티를 이로 물어 배를 드러내고 성기에 콘돔을 씌우고 있는 김희도가 보였다. 그의 성기는 머리가 어지러운 와중에도 흠칫 놀랄 정도의 크기였다. 저렇게 큰 게 자신의 몸 안에 들어온다니. 그게 가능해?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
“부끄럽게 왜 봐요.”
시선을 알아챈 김희도가 눈꼬리를 휘며 샐샐 웃었다. 흉흉한 성기와 어울리지 않는 순진한 느낌까지 드는 수줍은 미소였다.
꿀꺽. 임성의 목 울대뼈가 크게 일렁였다. 조용한 분위기에 뜬금없는 목 넘김 소리는 저절로 쥐구멍을 찾게 했다. 평소에 하지도 않는 욕설이 혀끝까지 치밀었다.
“아, 콘돔 끼려는데 왜 이렇게 방해하지. 그냥 쑤셔 주는 게 좋아요?”
김희도가 돌돌 말린 콘돔을 뿌리 끝까지 빠르게 내리고 엉덩이를 다시 잡아 벌렸다. 콱, 한 번에 박아 넣을 듯 거칠게 파고든 귀두와 달리 기둥은 천천히 밀고 들어왔다.
“으, 응.”
임성은 혹시 모를 만약을 대비해 아침에 억제제를 먹었다. 뒤가 흠뻑 젖었던 첫 발정기와는 다른, 단 느낌이었다. 메마른 살갗이 벌어지는 게 느껴졌다.
“아, 으. 윽. 좀, 천천히.”
테이블에 고개를 박고 숨을 헐떡였다. 차라리 그냥 정신없이 박는 게 낫다고 느낄 지경이었다.
“여기서 더 어떻게 천천히 해요. 그냥 쑤셔 박고 싶은 거 참느라 미치겠는데.”
임성이 발등을 들썩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아, 다 들어갔어요. 형. 숨 쉬어요.”
긴장감이 섞인 나른한 한숨 소리가 들리더니 끝까지 밀고 들어온 성기가 안쪽을 살짝 찔렀다. 첫 경험 때 임성이 유독 잘 느끼던 곳이었다. 읏! 뻣뻣하게 힘이 들어간 허리가 살짝 튀어 오르며 아랫배가 간질거렸다.
옆구리를 쓸며 지나간 손이 임성의 성기를 꽉 잡았다가 놓으며 좀 더 세게 박았다. 방금 전보다 진해진 감각과 압박감이 차올랐다.
“흐윽.”
“나도 흥분해서, 좀 거칠지도 모르겠다. 힘들면 말해요.”
김희도는 집요할 정도로 그곳만 찔러 댔다. 빠듯하던 압박감이 미묘한 쾌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김희도의 성기를 뿌리 끝까지 빼내더니 단번에 박아 넣었다.
“읏, 하아. 아!”
그때부턴 가차 없었다. 이미 자극을 느낀 내벽은 조금의 움직임만으로도 쾌감을 자아냈다. 김희도는 작정한 듯 성기를 거칠게 쑤셔 넣으며 엉덩이를 양손 가득 꼬집듯 잡았다.
“힘들, 희도야. 나 힘들어…….”
“네.”
“천천, 히. 조금만, 천천히…… 힘들다고.”
“말하랬지 그만둔다곤 안 했어요. 그리고 힘들기만 한 것도 아니면서.”
김희도의 손이 임성의 상체와 테이블 사이를 파고들어 어느새 뻣뻣해진 젖꼭지를 비틀었다. 임성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물로 김희도가 꼭지 살점을 꼬집으면서 바로 신음을 내뱉었지만. 평소엔 신경도 안 쓰던 살점의 자극이 너무 강했다.
“아흣!”
“쉬, 옆방에 소리 들려도 괜찮아요? 다 모여 있을 텐데?”
그런 소리 할 거면 좀, 살살, 박든가. 솜털이 바짝 서는 소름에 진저리를 치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두툼한 성기가 안을 거칠게 파고들었다가 빠져나가고, 다시 무섭게 치고 들어왔다.
“후우.”
느낌이 이상해. 배 속이 꽉 차다 못해 입 밖으로 성기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럴 리 없는 걸 아는데도 두려움이 이성을 마비시켰다. 김희도가 상체를 숙이더니 임성의 귓가에 입술을 붙였다.
“사실 난 저 사람들이 다 알아도 상관없어요. 이참에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고.”
미쳤어. 소리가 날까 봐 이를 악물었다. 쯧, 혀를 찬 김희도가 아랫입술을 누르며 제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목구멍 깊게 들어온 손가락 때문에 숨이 턱 막혔다.
“입술 깨물지 말랬잖아.”
잇새로 억눌린 숨을 뱉어 내는 그대로 허리가 붙잡혀 단번에 박혔다. 음낭이 엉덩이를 철썩 치고 음모가 달라붙었다. 바닥을 딛고 있는 발이 들썩대다 핏줄이 불거진 발등이 높게 솟아올랐다. 소리 내선 안 돼. 그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이야. 우리 형 잘 참네.”
어디까지 버티는지 보자는 듯 김희도가 거칠게 쑤셔 박았다. 푹, 상체가 앞으로 밀리며 김희도의 앞 허벅지가 엉덩이를 눌러 댔다.
“아흐, 으으…… 아, 아흣! 흣!”
갈라진 신음이 목을 긁으며 튀어나왔다. 좀 천천히 해. 말하고 싶은데 신음을 뱉어 내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임성이 주먹을 꽉 쥐며 테이블을 짚었다. 배 속에서부터 지글거리는 쾌감이 꼬리뼈를 타고 찌르르 울렸다. 뒤에서 쳐 오는 성기가 미칠 듯이 뜨겁고 자극적이었다.
콰직. 목덜미가 물리는 고통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던 임성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마주했다.
“!”
뺨과 목덜미에 잇자국이 범벅된 채 울고 있는 남자가 너무도 낯설었다.
저게 나라고? 믿을 수가 없었다.
“봐, 엄청 예쁘죠. 내 거예요.”
쪽. 잇자국이 선명히 새겨진 곳에 뜨거운 입술이 닿았다. 더는 보기 힘들어 고개를 숙이자 김희도가 덩달아 상체를 내리며 턱과 뺨을 감쌌다. 제 뒤에 짐승처럼 달라붙은 남자가 거울에 비쳤다.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선연한 욕망이 드러난 눈동자가 낯설었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성기가 곧추섰다. 만지지도 않았는데 혼자 발기한 것이었다. 딱딱해진 성기가 서랍에 쓸리며 의도치 않은 자극을 받았다. 테이블을 짚고 있는 팔이 후들거렸다.
“아, 아아. 앗, 아, 흐. 으읏.”
힘든데도 좋아서, 옆방에 팀원들이 있는 걸 알면서도 김희도가 자신을 쑤셔 주는 게 정신 나갈 정도로 좋아서. 목에서 젖은 소리가 파르르 울렸다.
“우리 형. 히트 아니어도 좋나 봐요.”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거친 움직임이 이어졌다. 임성은 끊임없이 흔들리며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쾌감에 이리저리 휩쓸렸다.
“으, 응. 조, 좋아. 너, 허억. 아, 아.”
뭉갤 듯 쳐 대던 김희도의 움직임이 느려지자 저도 모르게 허리를 뒤로 내밀며 그의 움직임을 따라갔다.
수치와 쾌감이 뒤엉킨 머릿속이 엉망이었다.
더 격렬하고 강력한 감각을 원했다. 달아오른 몸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임성은 쾌감을 쫓아 엉덩이를 내리며 허리를 흔들었다.
“으, 읏. 희도야. 거, 거기. 으흣…… 좋아. 너, 너는? 어떤데…… 으응.”
눈가가 잔뜩 붉어진 채, 달뜬 숨소리가 섞인 목소리였다. 김희도가 하, 짧게 웃다가 금세 표정을 굳혔다.
“와, 형. 진짜 사람 돌게 하네요. 일부러 이러나?”
순간 단내가 섞인 더운 공기가 임성의 주변을 확 감쌌다. 난방의 훈훈함과는 다른, 뜨거워서 오히려 소름이 쭈뼛 돋는 밀도 높은 공기였다.
다정함을 가장한 흉포한 페로몬은 임성이 정신을 놓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희도가 이를 세워 목을 잘근잘근 씹으며 성기를 세게 쑤셔 박았다.
“아읏!”
발뒤꿈치가 들리고 발가락이 아플 정도로 쫙 벌어졌다.
배 안쪽, 깊은 곳이 욱신거리다 못해 아팠다. 숨을 쉬고 있는데도 공기가 모자란 느낌. 간지러워 미칠 것 같은. 임성이 상체와 허리를 마구 비틀었다. 그의 팔에 쓸린 콘돔 박스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김희도는 팔을 옆으로 뻗어 콘돔 박스를 집어 올리곤 그대로 뒤집었다. 후드득. 불빛에 번들대는 분홍색 콘돔이 임성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이거 다 쓸 때까지 못 나가는 거 알죠? 형이 먼저 시작했잖아요.”
“하으, 읏, 죽을 것, 같…… 아아, 아! 아!”
이어진 아래만큼이나 두 사람의 혀가 난잡하게 얽혔다. 김희도는 임성의 혀끝을 빨며 혀 안쪽 여린 살점을 샅샅이 핥았다. 임성의 발꿈치가 점점 더 높게 들렸다. 종아리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
“하아, 희, 도야.”
임성은 점점 아득해지는 정신을 애써 붙잡으며 김희도를 불렀다. 테이블에 비벼지기만 하는 성기가 자꾸 애달았다. 파들거리는 손을 뻗어 제 것을 잡으려는 순간 양 손목이 붙잡혀 등 뒤로 눌러졌다.
“내가 있는데 스스로 하는 건 아니지. 날 뭘로 보고.”
한쪽 뺨이 테이블에 눌리며 그대로 뒤에서 박혔다. 어딜 지탱하고 싶어도 손이 붙잡힌 채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김희도는 그 상태로 성기를 거칠게 박아 댔다. 쯔걱. 뿌리 끝까지 삼킨 아래는 위태로울 정도로 팽팽했다. 임성이 입을 벌리고 소리 없는 신음을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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