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격돌(1)
이원은 힐끗 지호가 있는 쪽을 돌아보았다. 다른 짓을 할 틈이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신과 동급으로 싸울 수 있을 만큼의 힘이라고?’
신지호가 계약한 수호신은 하나부터 열까지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했다. 관리자와 계약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신에 필적할 만한 힘을 부여하기까지 한다니.
‘멸망의 대적자라.’
저것은 분명히 단순한 수호신보다 훨씬 상위의 존재다. 어쩌면 이 세계의 근원과 맞닿아 있는 자. 또는 대던전과 관리자, 그 시초에 있을지도 모르는 자.
그런 자가 왜 지호에게 관심을 보이는 건지 모르겠지만…….
‘기분 나쁘군.’
상대가 얼마나 강하든 지호를 넘보는 놈이 곱게 보일 리 없다. 지금 당장이라도 지호를 말리고 싶다. 하지만 이전처럼 물러나 있으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지호의 전력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저런 힘이 아무런 페널티 없이 주어질 리 없다. 이원은 그게 못내 걱정이었다.
하지만 믿어야겠지. 지호가 더 이상 무리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니까.
‘많이 컸네, 신지호.’
잘 자란 지호를 보니 뿌듯함이 몰려온다. 1년 전만 해도 툭 치면 죽을 것 같았는데. 그 무렵에는 어디 내놓지도 못하고 가둬 둘까 준비도 했었다.
안 그러기를 잘했지. 그때 가뒀으면 지금 같은 애정이나 신뢰는 얻지 못했을 테니까. 지호의 몸도 튼튼해졌고, 관계도 꽤 안정적이고…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날름 잡아먹을 일만 남았다.
‘여유롭게 가자, 여유롭게.’
이원은 아래에 피가 쏠리려 드는 걸 간신히 참으며 속으로 되뇌었다. 어마어마한 시간도 견뎠는데 이 정도를 못 버틸까. 어차피 시간문제다.
“퍽 여유 있으시군.”
상당히 심기가 꼬인 목소리에 이원은 고개를 돌렸다. 거대한 드래곤이 눈에서 귀기를 흘리며 이원을 노려본다. 증오와 배신감이 가득한 눈. 제 생을 모조리 타오르는 한이 있더라도 이원만은 죽여 버리겠다는 살의가 느껴진다.
이원에게는 그다지 관심 없는 일이었다. 오랜 세월 제게 충성한 놈이 이빨을 드러내든 말든, 날파리가 성가시게 구는 수준으로 귀찮았으니까.
“아, 뭐. 너 상대로 여유 없을 필요도 없고?”
이원이 씩 웃었다. 물론 평소보다는 여유 없을 예정이긴 한데……. 이원은 제 시스템창을 살폈다.
status
이름 | 주이원 |
직업 | 청람의 길드 마스터 |
등급 | EX |
칭호 | 환생자, 바다의 신성, 이플리스의 신화, 지구의 영웅, 구원의 반역자, 탐욕의 악마, 영육의 학살자, 별빛의 길잡이, 던전 마스터, 신지호의 맹약자 (더 보기) |
체력 | |
마력 | |
근력 | |
민첩 | |
스킬 | 영원한 신성(EX), 바다의 지배자(EX), 진리에 닿은 마법사(EX), 흡수(EX), 만독불침(EX), 페르사의 주인(EX), 각인(EX), 이플리스의 수호(EX), 무도武道의 극의(SSS), 차원의 길잡이(SS), 이상적인 군주(SS), 위압적인 폭군(S) |
인벤토리 | (2971/3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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