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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수상한 녀석들(3) (204/283)
  • 30. 수상한 녀석들(3)

    온몸이 뻐근했다. 몸을 일으키려던 지호는 뒤로 묶인 팔 때문에 멈칫했다. 단순히 묶인 것만이 아니라 사슬 따위로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었다.

    단순한 사슬로 묶어 둔 건 아니겠지. 지호는 시험 삼아 마력을 일으켜 봤으나 머리가 깨질 듯한 느낌에 이내 그만두었다. 어차피 묶인 거, 당장 도망치기보다는… 처음의 목적을 달성하는 게 낫겠지.

    지호는 조금 전부터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는 상대를 노려보았다.

    “……허수혁 헌터.”

    얼마나 기절해 있던 건지 목소리가 듣기 싫을 정도로 갈라졌다. 허수혁이 화들짝 놀라 생수를 따 지호의 입술에 받쳐 주었다. 지호는 물을 받아마시는 대신 입을 꾹 다물었다.

    “……마셔요.”

    수혁은 조금씩 물을 흘려 지호의 메마른 입술을 적셨다. 견디기 힘든 유혹에 지호는 입술을 열었다. 어차피 납치한 시점에서 뭘 하려면 진작 했겠지, 인제 와서 다른 것을 탔겠는가.

    아무 맛도 안 나는 미지근한 생수가 달았다. 잠시 거절했던 게 무색하게도 지호는 달게 물을 받아 마셨다. 벌컥벌컥 물을 마신 지호는 수혁을 빤히 바라보았다.

    헤어질 때만 해도 잔뜩 불안해하던 이답지 않게, 수혁의 얼굴은 묘하게 상기되어 있었다.

    “지금 상황을 좀 설명해 주시겠어요?”

    “신지호.”

    “…….”

    “지호야.”

    지호를 이곳에 가둔 장본인들 중 하나인 주제에 뜬금없이 친근하게 이름을 부른다. 도통 이해되지 않는 반응에 지호가 얼굴을 찌푸렸다.

    “허수혁 헌터, 지금 이게 무슨…….”

    “나도 이름으로 불러 봐.”

    “……네?”

    “이름으로 불러 보라고.”

    “…….”

    무슨 미친놈인가. 지호는 잔뜩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그리고 허수혁의 이름을 부르는 대신, [수호의 창]을 사용했다.

    “큭!”

    어떻게든 스킬은 쓸 수 있었지만 묵직한 둔기로 머리를 후려 맞은 듯 아팠다. 스킬을 쓴 지호에게 경고를 보내듯 손을 묶은 수갑이 요란하게 진동했다. 당장은 버틸 만했지만 여러 번 쓰기는 힘들었다.

    반면에 허수혁은 지나치게 멀쩡했다. 아무리 제대로 명중하지 않도록 스킬을 썼다고 해도,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는 건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

    애초에 [수호의 창]은 지구 또는 지구의 관리자에게 해를 끼치는 자를 공격하는 스킬이다. 즉, 눈앞의 허수혁은 지호에게 해를 끼칠 생각이 전혀 없단 뜻이다.

    대체 왜, 어떻게.

    지호는 이를 악문 채 허수혁의 시스템창을 열었다.

    status

    이름허수혁
    직업천공의 길드원, 미튜버
    등급A
    칭호질투하는 자, 허쉬, 천공의 아이돌, 얼굴이 복지다, 금사빠
    체력690
    마력1112
    근력307
    민첩562
    스킬내 노래를 들어!(A), 팬서비스(A), 주혁이 형이 최고니까(F), 팬의 염원을 담아(B), 조회수 100만 각(B), 갖고 싶어(D), 아 정말요(C)

    스킬 효과에 따라 실제 스테이터스와 적용되는 스테이터스가 달라집니다.

    수호신 ‘최초의 살인자, 카인’과 계약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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