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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실종(3) (114/283)
  • 13. 실종(3)

    현관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맑고 부드러운 톤의 목소리가 지호를 반겼다.

    “우리 아가, 왔어?”

    “네, 다녀왔습니다.”

    지호는 두 팔 벌린 어머니를 마주 보고 꼭 끌어안았다. 다 큰 성인이 하기에는 부끄러운 짓이란 소리도 종종 들었지만……. 어릴 적부터 집안의 막둥이로 사랑받고 자란 지호에게는 익숙한 어리광이자 효도였다.

    실제로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얼굴 가득 수심이 가득하던 이순희 여사의 얼굴에 근심이 존재하긴 했었냐는 듯 활짝 폈으니까.

    “아빠는요?”

    “으응, 오늘 저녁 약속이 있는데 술 안 마시고 일찍 온다더라.”

    “아, 정말요? 괜히 나 때문에…….”

    “그런 말 말아. 그 양반이 그냥 집에 온다는 거 지형이가 말려서 밥은 먹고 오는 거야.”

    “하하.”

    “그 양반은 됐구, 오늘 엄마랑 오순도순 먹어 볼까?”

    “좋아요. 많이 먹으려고 아무것도 안 먹고 왔는데.”

    “안 먹으면 어떡하니? 과일이라도 먹고 있을까?”

    화들짝 놀란 어머니가 분주히 움직이는 것을 보며 지호의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떠올랐다.

    너무 답답한 심정이었는데 집에 와서 부모님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놓인다. 언제나 든든한 지호의 아군이니까.

    “…….”

    괴로운 마음을 털어놓고 싶지만 지호는 꾹 눌러 삼켰다.

    10년 넘게 이 집에서 자란 주이원은 부모님에게도 아들 같은 존재였다. 그런 부모님에게 차마 주이원에 대한 의혹을 털어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지호는 조금 전, 미르의 두 사람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주이원을 조사하던 사람이라니……. 그 녀석 뒤라도 캔 거예요?’

    사납게 쏘아붙이는 지호의 말에 호진이 어처구니가 없는 듯 코웃음을 쳤다.

    ‘지금 그게 중요하니? 사람이 사라졌다는데.’

    ‘계속 주이원을 의심했잖아요. 객관성이 없는데 어떻게 믿겠어요?’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건 신지호 님입니다.’

    ‘…….’

    ‘만약 여기 있는 양호진 님이 같은 상황으로 의심받았다면 신지호 님께서는 믿어 주셨을까요?’

    ‘아니, 왜 내가 기준이니? 맞는 말이긴 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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