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Level Up!(1)

기운 없이 비척비척 방을 나서자 지독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예민해진 오감 때문에 몇 배로 괴롭게 느껴지는 냄새에 지호가 급히 코를 틀어막았다.

“이게 대체 무슨 냄새야?”

“이거? 짠.”

어울리지도 않는 핑크색 앞치마를 두른 이원이 무언가를 들고 다가왔다. 넓은 트레이 위의 예쁜 잔에는 구정물 같은 액체가 찰랑찰랑 넘치도록 담겨 있다. 꼭 어릴 때 먹던 한약이 생각나서 지호는 절로 미간을 찌푸렸다.

“뭔데, 이거.”

“자기 몸보신할 비약 왔어.”

“어제 이채희 헌터가 만든 거?”

“으응, 그거.”

그 돈지랄의 향연이 이런 끔찍한 액체를 만들어 내다니. 지호는 진저리 치며 비약을 노려보았다.

“……너, 돈 너무 많이 쓰지 마라.”

“얼마 안 썼어. 남는 재료 갖다 쓴 건데.”

“…….”

뻔한 거짓말인 줄 알지만 어떻게 구한 건지 다 안다고 설명할 방법이 없기에 지호는 입을 다물었다.

그래, 몸을 안 좋게 해 주는 것도 아니고 좋게 해 준다는데…….

하지만 냄새가 정말 끔찍하다. 죽어도 마시기 싫을 만큼 끔찍한 냄새인데……. 먹으면 정말 좋긴 한 걸까?

지호는 슬그머니 시스템창을 열어 비약의 상태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