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 스캔들(2) (66/283)

7. 스캔들(2)

사진 속 두 사람의 얼굴은 꽤 가까웠다. 이 정도면 순간을 포착했다고 말하기에도… 지나치게 가깝다.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으로, 상대는 주이원의 팔을 붙들고 있었다.

이상한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원하지 않으면 주이원을 붙잡을 수 있는 인간은 없다. 그는 유일무이한 SS급 헌터니까. 적어도 비각성자인 일반인에게 잡힐 일은 없었다.

실제로 이전까지 터졌던 무수한 스캔들 중에 주이원과 닿은 사람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한 악수를 제외하면.

“진짜 사귀나?”

애꿎은 황혜림을 의심했는데 사실 이 사람과 사귀고 있던 건가.

지호는 사진 속 이원을 뚫어지도록 노려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무표정. 어릴 때부터 이원과 함께했지만, 지호는 사진 속 주이원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한참 동안 사진을 뚫어지게 보던 지호는 이원과의 스캔들이 난 상대를 검색해 보았다.

이하연. 올해 스물일곱 살의 배우.

약 2년 전에 꽤 흥행한 영화의 조연으로 데뷔했고, 반년 전에 주연으로 찍은 드라마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며 유명해졌다.

공식 프로필 사진에서는 짧은 숏컷이지만 최근의 사진은 배역 때문인지 머리를 다시 길게 길렀다. 창백하리만치 하얀 피부에 조금 예민하고 도도해 보이는 인상이다.

확실히 눈에 띄게 예쁜 사람이다. 지금까지 그 누구와도 사귀지 않던 주이원이 넘어갈 만큼.

혹시 요즘 집에 들어오지 않는 건 이하연과 교제하며 그녀의 집에 머물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훨씬 이전부터 교제하고 있었는데 집에 데려올 수 없어서 그냥 집에 들어오지 않는 건가.

“…….”

여러모로 생각이 복잡해졌다.

청람 길드에서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확인 중이니 억측은 자제해 달라는 기사를 냈지만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야 지금 주이원은 던전 안일 테니까. 본인의 입에서 나온 해명이 아니다. 기자도 주이원의 입으로 반박하기 어려운 지금을 노려 기사를 냈을 것이다.

사람들은 스캔들에 열을 올리며 두 사람의 관계에 관한 증거를 캐내는 데 몰두했다. 지호 역시 그 증거를 보느라 그간 멀리했던 인터넷에 완전히 몰입했다.

증거 중에는 최근 주이원이 했던 인터뷰도 있었다. 지호가 보고 짜증을 냈던 이상형 관련 답변이 있는 바로 그 인터뷰였다.

- 나는 예쁜 사람이 좋다. 피부는 하얗고 깨끗하고, 눈꼬리는 조금 올라가 다소 예민해 보이지만 정작 주변 사람에게 다정하고 무른 사람. 그런 사람의 섬세한 면을 내가 채워 주고 싶다. 내가 의지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 바라는 게 명확할 뿐이다. 키는 177cm 정도가 좋겠다. 좀 마른 편이면 좋겠고, 손이랑 다리가 예쁜 사람이 좋다. 아, 그리고 헌터인 게 좋겠다. 내가 있으니 등급은 아주 높을 필요 없다. B급 정도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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