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 미르 길드(6) (62/283)
  • 6. 미르 길드(6)

    미르 길드에서 대던전을 공략했을 가능성은 있다. S급이 된 이후 지호가 시스템창을 보지 못한 사람은 주이원과 김태용, 두 사람뿐.

    힘을 숨기고 있다면 김태용이 주이원만큼이나 셀지도 모른다.

    “아니, 아니지…….”

    지호는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그 녀석보다 센 사람이 존재한다고?

    그럴 리가.

    “아니겠지…….”

    지호는 확신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무리 김태용이 자신의 힘을 숨긴다 한들 주이원에게 여러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숨길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한 번 지기도 했다는 모양이고.

    한참 김태용이 이상한 헛소리를 했던 식물을 노려보며 생각에 잠겨 있던 지호가 제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냥 속 시원히 말해 주면 죽냐? 개새끼.”

    김태용의 비밀을 안다느니, 조심하라느니. 떡밥만 잔뜩 던져 놓고 정작 실속 있는 정보를 주지 않는 주이원의 뜬 소리가 지호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결국 화살은 매일 모호하게 말을 하는 주이원에게로 날아간다.

    집에 들어오기만 해 봐라, 달달 볶아서 진실을 실토하게 해 줄 테니까.

    지호는 여러 가지를 숨기고 있던 이원을 향해 이를 갈았다.

    * * *

    한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2주가 넘는 시간이 흐를 동안 이원은 집에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지호는 연락도 없이 들어오지 않는 동거인 때문에 잔뜩 열이 받았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일이 몹시 바빠 이원에게 계속 마음 쏟고 있을 틈이 없었다.

    잠깐 사이에 노네임의 길드 사무실도 꽤 찼다.

    노네임은 새로이 A급 헌터 한 명, B급 헌터를 열네 명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오늘은 지호가 그동안 필요로 하던 헌터가 이전 길드와의 계약을 마치고 첫 출근하는 날이었다.

    그의 이름은 박건호.

    올해로 서른다섯 살. 덥수룩한 머리칼이며 흐트러진 옷차림, 큰 키가 무색하게 삐딱한 자세와 희미하게 풍기는 담배 냄새가 인상적인 남자였다.

    외모만 보면 동네 건달이나 백수 둘 중 하나 같지만, 저래 봬도 B급의 보조계 헌터 중에서도 탐색형 스킬을 지닌 헌터였다.

    출근하자마자 길드장실로 온 박건호는 카메라가 제대로 잡지 못하는 신지호의 실물에 한 번 놀라고, 굉장히 뜬금없는 첫 지시에 한 번 더 놀랐다.

    “이플리스 길드에 관한 조사 말씀이십니까?”

    “네. 정식으로 등록된 길드는 아니라서 찾기 어려울 텐데, 작은 거라도 좋으니 최대한 정보를 모아 줬으면 해요.”

    평소에는 조금 흐리멍덩한 박건호의 눈에 반짝 생기가 돌았다.

    “좋습니다, 재미있는 일이겠네요. 그 길드 소문만 가끔 들었거든요. 분명 정보를 다루는 길드였었죠?”

    “맞아요. 들어 본 적 있나요?”

    “들어 보다마다요.”

    지호는 자신 있게 말하는 박건호의 시스템창을 힐끗 살폈다.

    status

    이름박건호
    직업노네임의 길드원
    등급B
    칭호끈질긴 탐정견
    체력234
    마력502
    근력89
    민첩367
    스킬체이서(A), 진지 구축(A), 솜솜이 소환(A), 사냥개의 후각(B), 발바닥에 불나도록(B), 트랩 설치(C), 낙법(F)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