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 관리자(11) (53/283)
  • 5. 관리자(11)

    한숨을 쉬며 몸을 돌린 지호는 이쪽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는 갤러리들을 마주했다. 잠시 타인의 존재를 잊고 있던 지호는 다시 얼어붙었다.

    재밌는 구경을 본 사람처럼 흥미진진한 눈동자를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지호는 아무 일도 없던 척 게이트로 앞장섰다.

    “그, 그럼 나가죠.”

    밖으로 나와 맡는 시원한 공기로도 달아오른 얼굴이 쉽사리 식지 않는다. 아마 꽤 오랫동안 식지 않을 것 같다.

    뒤따라 나온 관객들은 민망해하는 지호를 보며 대부분 모르는 척해 주었다. 촬영하던 협회 직원만이 슬쩍 다가와 지호에게 속삭였다.

    “영상 뒷부분은 잘라도 지장 없으니까 자르고 공개하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 그걸 찍고 있었단 말이에요?”

    “원래 공략 후의 훈훈한 모습도 같이 찍으려고 켜놨는데, 너무 놀라서 끄는 걸 잊었네요……. 죄송합니다.”

    “아, 아니에요. 편집만 잘해 주세요. 뒷부분은 꼭 영구 삭제 해 주시고요.”

    “네, 물론이죠.”

    협회 직원이 믿음직스럽게 말했지만 지호는 어딘가 모르게 불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좋은 생각만 하자, 좋은 생각.

    던전을 나와 다시 닫힌 게이트와 꽉 차오른 던전 시계를 확인하자 오늘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지호는 협회 직원과 태용에게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나누고, 함께 던전을 공략해 준 길드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했다.

    지호가 협회의 직원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셋이서 쑥덕거리던 길드원들이 다가왔다.

    “길드장님, 저희 셋이 한잔하러 가기로 했는데 같이 가실래요?”

    “셋이서요?”

    그동안 꽤 친해진 건가?

    소리가 양팔에 한쪽씩 승주와 호진의 팔을 꿰어 붙잡았다. 그냥 흐르는 대로 흘려보내며 순응하는 호진과 달리 승주는 못마땅한 기색으로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하지만 안 가겠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길드원끼리의 친목, 좋지. 그간 길드원 간의 사이가 팍팍했던 만큼 자발적으로 자리가 만들어진다면 두 팔 벌려 환영이었다.

    알겠다고 하려던 순간, 이원이 지호의 팔을 낚아챘다.

    “지호는 저랑 갈 거라서.”

    이원이 통보하듯 말했다. 단호하게 끼어든 이원에게 소리가 씩 웃어 보였다. 자주 접해서인지 소리는 그다지 이원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러지 말고 청람 길드장님도 같이 가세요.”

    “지호는 오늘 볼일이 있습니다.”

    “내가 볼일은 무슨…….”

    “이런 날은 부모님 뵈러 가야지.”

    “……아.”

    정색하려던 지호의 말문이 막혔다.

    맞는 말이다. 너무 맞는 말이라 듣고 있던 허소리도 “아, 그렇네요.” 하며 납득했다. 보기와 다르게 효자로 알려진 임승주도 곧장 허리를 숙였다.

    “길드장님, 오늘은 집으로 들어가시죠. 이 두 사람은 제가 부길드장으로서 책임지겠습니다.”

    “네, 그럼… 이걸로 마시세요.”

    지호는 못마땅한 기색을 감춘 채 비장하게 말하는 승주에게 카드를 건넸다. 지호는 떠나가는 세 사람을 배웅했다.

    “그럼 갈까?”

    “그래.”

    평소라면 가족을 생각했을 텐데, 요 몇 주 완전히 정신이 팔려 공략 직후의 일 따위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원이 아니었다면 얼결에 술이나 마시러 갈 뻔했다.

    이런 건 주이원이 더 낫다.

    헌터 스페이스

    제목: 속보 신지호S승급

    ㅈㄱ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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