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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전과는 다릅니다(13) (27/283)
  • 3. 이전과는 다릅니다(13)

    손에 포션 선물 세트를 든 채 문 안으로 들어오는 태웅을 보며 지호가 인상을 찌푸렸다. 선태웅은 몹시 차려입고 있었다. 솔직히 좀, 지나치게.

    오늘의 태웅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한 차림이었다. 암컷에게 구애하는 수컷 공작새처럼 눈에 띄기는 한다만…….

    각자 괜찮은 옷에만 신경을 썼는지 전체적인 조합은 엉망인 채 되레 우스꽝스러운 꼴이다. 특히 허리에 큼지막한 금속 로고가 박힌 벨트가 화룡점정이었다.

    “그, 신지호. 오랜만이다?”

    “꼴이 왜 그래요?”

    저도 모르게 평소처럼 비꼬아 버렸다. 수줍은 얼굴로 걸어 들어오던 태웅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씹, 갖춰 입고 와도 지랄…….”

    “…….”

    “……이상하냐?”

    지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태웅이 얌전히 인벤토리 포켓에서 코트를 꺼내 입었다. 가리니 훨씬 나았다.

    지호는 태웅이 시비를 걸러 온 것이 아님을 한 번 더 상기하면서 자리로 안내했다. 직접 차를 타 내어 주는 동안 태웅은 처음 방문하는 노네임의 길드장실을 힐끔힐끔 살폈다.

    “생각보다 평범하게 해 뒀네.”

    “평범한 게 왜요?”

    “너, 재벌이잖아.”

    “으음…….”

    지호는 애매하게 말을 흐렸다.

    집이 부유한 건 맞지만 청람이 재계 서열 순위에 들 만큼의 대기업은 결코 아니었다.

    물론 청람 길드의 상승세를 타고 모기업인 청람 또한 급격히 덩치를 불리고 있긴 하지만.

    부족한 것 없이 살긴 했지만 대단히 사치스럽게 산 적도 없었다. 부모님은 비교적 검소한 편이었고 아끼지 않고 돈을 쓰는 건 지호의 병원비 정도밖에 없었다. 지호 또한 길드를 세우기 전엔 큰돈을 써 본 적조차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배부른 소리가 될 뿐이라 지호는 말을 아꼈다. 남들보다 풍족하게 살아온 건 사실이니까.

    “이런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라…….”

    지호가 조금 난처해하는 걸 눈치챈 태웅이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저번에 말했던 대로 선물 좀 가져왔다. 여기, 건강에 좋은 포션 세트랑… C급 장비 몇 개 정도지만.”

    예쁘게 포장된 포션 선물 세트를 내려놓은 선태웅은 인벤토리 포켓에서 주섬주섬 아이템을 내려놓았다. 지호의 눈이 빠르게 아이템을 훑었다.

    선태웅이 말한 것처럼 대부분이 C급 장비지만, 효과를 감정하지 못한 A급 장비도 하나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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