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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스템(7) (11/283)

2. 시스템(7)

분명 지호는 눈을 뜨지 않았다. 눈꺼풀은 무겁게 내리 감겨, 들어 올릴 기력조차 없었다.

그런데도 감긴 눈꺼풀 아래로 무언가 분명한 문장이 보였다.

뭔가가 보였다고 한들 그걸 세세히 볼 만큼 정신을 집중할 상태는 아니다. 그런데도 절로 읽힌 문장은 지호의 정신에 새겨지듯 선명하게 각인되었다.

듣도 보도 못한 현상에 지호는 당황했다.

‘환각? 몬스터의 수작인가?’

다음 순간, 점점 검게 침잠하던 시야가 새하얗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눈이 아닌 의식이 읽어 내는 선명한 형태는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창’이었다.

눈앞의 창은, 컴퓨터를 켜고 운영 체계를 가동해 사용하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창을 닮았다.

창을 본 순간 이 세상에 게이트가 출현하고 몬스터가 발생하기 시작한 이후, 사람들이 떠들어 대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실제 게이트 사태 이전에 나온 판타지 소설에서 게이트나 던전, 각성자와 함께 자주 등장한 것이 바로 이 창으로 보여 주는 시스템이다.

소설 속에서처럼 시스템이 존재했다면 많은 것들이 쉽고 더 간편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이 세계에는 그렇게 자세한 시스템이 없다.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시스템창이 떠오르는 상황은 극히 드물었다. 지금까지 모든 사람들이 시스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던 때는 이 세상에 첫 번째 게이트가 발생했을 때 한 번뿐.

시스템 관리

지구의 차원벽에 균열이 발생했습니다. 이제부터 균열을 통한 이계의 침략이 시작됩니다. 부디 지구의 생명체 여러분은 침략을 막아 내고 지구를 지켜 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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