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방울전-75화 (75/102)
  • 75화

    이락은 아까부터 율의 고환을 입에 넣고 춥춥 소리를 내며 빨고 있었다. 입에서 꺼내어 보니 고환 두 개가 타액으로 번들거리며 매달려 있다. 밑으로 시선을 내리자 움찔거리는 작은 구멍이 보인다. 어서 넣어 달라 재촉하는 것 같아 더는 인내심을 발휘하기 힘들어졌다.

    그는 근처에 있던 베개를 가져와 바닥에 놓은 뒤 율을 뒤집어 그 위에 엎드리게 했다. 졸지에 자세가 바뀐 율이 놀라서 돌아본 것도 잠시 이락은 율의 엉덩이를 양쪽으로 벌리고 구멍을 혀로 핥았다.

    율은 기겁하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더럽습니다…. 그, 그만, 아…!”

    뜨거운 숨결에 살갗이 데는 기분이라 율은 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어째서 저런 곳까지 핥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락은 그것이 마치 음식이라도 되는 양 요리조리 입술과 혀를 써 가며 집요하게 빨았다.

    그러더니 더 벌려 이번엔 구멍에다 혀를 넣으려고 시도한다. 율은 처박고 있던 고개를 번쩍 들고 기어서 도망치려다 이락에게 붙들렸다. 동시에 이락이 찰싹 소리 나게 볼기를 때린다. 놀라서 입을 벌리고 쳐다보니 능글맞게 웃으며 손가락을 구멍에 대고 문지른다.

    “가만히 있어라. 그래야 여기에 혀를 넣든, 자지를 넣든 할 게 아니냐.”

    혹시 밖에서 들을까 싶어 율은 제발 조용히 해 달라 사정하였다. 구멍을 문지르던 손가락이 좁은 입구를 침범하였으나 좀처럼 벌어질 생각은 하지 않고 뻑뻑하기만 하다. 빌어먹을. 이락은 인상을 찌푸리며 문갑을 열어 무언가를 꺼냈다.

    작은 병이었는데, 그것을 율의 엉덩이에 붓자 기름이 회음부를 타고 내려가 고환까지 흠뻑 적신다. 이락은 고환을 손에 넣고 주무르다 엄지를 구멍에 집어넣었다. 처음보다 수월하게 들어갔고 완전히 넣은 다음에는 천천히 움직이며 손가락의 개수를 늘려 갔다.

    손가락을 움직여 안을 더듬던 그가 어딘가를 건드리자 율이 화들짝 놀란다.

    “이상합니다…. 거긴, 하지 마십…시오….”

    최대한 목소리를 죽였으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락은 짓궂은 표정으로 그 부분을 계속하여 건드렸다.

    “아….”

    율은 어쩔 줄 몰라 하며 괴로움에 몸부림을 쳤다. 이락은 안에서 내벽이 자꾸 수축하는 것을 느끼고는 손가락을 찔러 넣은 채 좌우로 벌렸다. 구멍이 적나라하게 벌어지는 감각에 율은 몸서리를 쳤다.

    “윽…!”

    “아파?”

    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프고, 이상하고…. 아프단 말에 이락이 손을 뺀다. 그만두려는 건가. 안도할 새도 없이 그가 바지 끈을 푸는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던 율은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온천에서 볼 때는 어둑어둑하여 그 크기가 덜 실감이 났는데, 지금은 양물을 감싼 핏줄까지 세세하게 보이니 덜컥 겁이 난다. 저게, 정말 내 안에 들어왔던 건가. 믿기지 않아 이락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문득 밖에서 방 안의 그림자가 비치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

    “불… 불을 꺼 주십시오….”

    “걱정하지 마. 보이지 않는다.”

    이락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귀두를 구멍에 대고 문질렀다. 살이 찢기던 통증이 떠올라 율은 긴장하여 몸이 경직됐다. 하기 싫습니다…. 라고 말을 하자 이락이 앞쪽으로 손을 뻗어 율의 양물을 쥔다. 율의 양물 역시 발기를 하였고, 그것도 모자라 멀건 액이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앙큼하긴. 싫다면서 나 몰래 질질 흘리고 있었구나.”

    “아, 아닙니다….”

    하기 싫은 것과 몸이 반응하는 것은 별개이지 않은가. 분명 싫은 게 맞는데…. 막상 이락이 행위를 시작하면 몸이 달아오르고 심지어는 여러 번 사정까지 하게 된다. 수컷은 마음이 동하지 않아도 배설이 가능하단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쩐지 서럽고 억울하였다.

    “딴생각은 그만하고, 내게 집중해.”

    말을 맺음과 동시에 두툼한 귀두가 좁은 입구를 비집고 통과하여 들어왔다.

    율은 고통스러워 몸을 들썩였다.

    “아파?”

    “예….”

    “참아.”

    “…….”

    그럴 거면 왜 물어본 건지. 속으로 투덜거릴 새도 없이 이번엔 기둥이 따라 들어 온다. 내벽을 강제로 넓히며 이락의 양물이 완전히 자리를 잡자 배 속이 저리다 못해 아프다. 아랫배를 더듬던 율은 이락의 성기가 피부 안쪽으로 만져져 충격을 받았다. 곧이어 이락이 등 뒤로 몸을 포개더니 손을 앞으로 뻗어 자신의 성기가 불룩 튀어나오는 곳을 찾아낸다.

    “느껴져? 여기에 내 것이 있다.”

    “누르지 마십, 앗,”

    이락이 율의 귓불을 빨고 귓속에 혀를 넣고, 뺨과 턱을 연달아 핥으며 영역 표시를 하듯 타액을 발라 놓는다. 덕분에 아랫배로 향하는 감각이 그나마 완화되었는데, 이락이 천천히 허리를 뒤로 뺀다. 내장들이 밖으로 쏟아질까 두려워 율은 눈물이 그렁하여 이락의 팔을 붙들었다.

    “제발 빼, 빼 주십시오….”

    “자꾸 빼라고 하면 무령보다 널 더 원망할 거다.”

    율은 기어코 한마디를 더했다.

    “그러지 마시고, 흑, 차라리 전처럼, 여인을, 읏, 안으십시오….”

    이락이 멈춘다. 청을 들어주려는 것인가. 그러나 율은 그의 눈빛이 싸늘하게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였다. 하, 하고 짧게 내뱉는 숨소리에 분노가 섞인 것 또한 알지 못하였다. 이어서 귓가에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목소리가 흘러 들어왔다.

    “네 뒷구멍이 지겨워지면, 그때 생각해 보마.”

    천박한 말과는 달리 움직임이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해도 배 속을 가득 채운 이물감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그가 어서 끝내 주기만을 바라고 있는데 이락이 손을 앞으로 뻗어 율의 양물을 쥐고 위아래로 흔든다. 율은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조였고 이락은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욕을 내뱉었다.

    “미치겠군.”

    안에 들어간 그의 양물이 꿈틀, 움직이더니 더 커진다. 율은 경악하여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다가 나중엔 포기하고 그가 준 천을 주워 입에 물었다. 으음…. 간신히 신음은 막았으나 마음과는 달리 엉덩이가 저절로 들썩인다.

    이락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천천히…. 제발 천천히…. 밖에서 다 듣겠습니다.

    애원할 때마다 강도가 더 세진다. 뱃가죽이 찢어질까 두려워 벌벌 떠는 와중에 이락이 뒤로 물러나며 율의 허리를 잡아당긴다. 하반신이 끌려갔고 기지개를 켜는 고양이처럼 엉덩이만 위로 치켜들게 하더니 있는 힘껏 올려 쳤다.

    철썩, 하는 소리와 함께 율의 몸이 용수철처럼 앞으로 튕겼고, 놀란 나머지 물고 있던 천을 떨어트리며 헉, 하고 숨이 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철썩, 철썩, 몸이 부딪힐수록 눈앞에선 별이 번쩍번쩍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율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타액을 주르르 바닥에 흘렸다. 아아, 숨은 쉬어지지 않고 고통과 쾌감이 뒤엉켜 온몸을 난도질한다. 울음을 참느라 눈 주위가 벌겋게 변하였는데, 때마침 밖에서 왕구의 목소리가 들렸다.

    “형님. 뭔 일 있습니까.”

    “신경 쓰지, 마라. 쥐방울이 내가 낸 문제를 틀려, 후, 볼기를 때려 주고 있는 것뿐이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다 큰 아이를 때리면 어찌합니까. 말려야 하는 거 아니야. 누가 들어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수군수군 말소리가 들렸고 율은 그 와중에도 사색이 되어 밖에다 대고 소리쳤다.

    “저, 저는 괜찮, 으읏, 습니다! 이락 님이 장난을 치는 거니, 오지 마십시오! 절대! 읍!”

    장난이래. 하여튼 짓궂으시다니까. 애를 왜 저리 괴롭히나 몰라. 하긴 쥐방울이 귀여워서 괴롭히는 맛은 있지. 자기들끼리 킥킥대는데 이락이 방율의 귓가에 대고 속삭인다.

    “맞아. 너를 괴롭히는 게 퍽 즐겁긴 해.”

    율은 대답 대신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게 얼마나 악취미인 줄 아느냐고 따질 여력도 없었다. 서둘러 이 행위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싫어하면서도 매몰차게 거절하지 못하는 건 이락이 두려운 이유도 있었지만, 그에게 빚진 게 많으니 이렇게라도 갚아야 한다는 부채감도 한몫하였다.

    그가 어머니에게 보낸 산삼이며 그동안 해 준 것들을 다 갚을 능력이 안 되니…. 몸뚱이로라도 갚자…. 언젠가부터는 그리 생각하게 됐다. 따지고 들수록 자신의 처지가 서러워져 도로 눈물이 맺힌다. 내가 기녀와 다를 게 무엇인가….

    얼굴을 파묻고 울고 있으니 이락이 갑자기 율을 확 뒤집는다. 졸지에 천장을 보고 누운 율은 우는 얼굴을 들키기 싫어 팔등으로 눈을 가렸다. 그런데 이락이 삽입한 채 율을 빤히 내려다본다.

    “울어?”

    “아닙니다….”

    “아니긴.”

    이락이 팔을 치우자 맺혀있던 눈물이 관자놀이를 타고 흘렀고, 눈 밑은 붉게 변해 있었다. 이락은 조심스레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 다정한 손길에 율은 그가 이제 그만하는 게 아닐까 내심 기대를 하게 됐다.

    “이락 님….”

    훌쩍이며 말을 하는 도중에 이락이 허리를 뒤로 뺐다가 팍, 때린다. 강한 충격에 율은 소리도 내지 못하고 몸을 파르르 떨며 머리를 뒤로 젖혔다. 이락은 그런 율을 내려다보며 그림처럼 웃더니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이젠 혀로 핥아 준다. 양물은 여전히 구멍을 드나들었고, 귀에 속삭여지는 목소리는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면서도 어딘가 서늘함이 느껴졌다.

    “네가 운다고 내 마음이 약해지진 않아. 아니, 오히려 더 괴롭히고 싶달까. 그러니 실컷 울어. 누가 알아? 이렇게 매일 하다 보면 질려서, 네 말대로 여인을 찾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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