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브리콜라주 (2)화 (2/76)

02. 

담배 대신 혀끝으로 입술을 축이면서, 게이트를 빠져나오자마자 사무실로 향했다. 엉덩이가 워낙 무거워 회전조차 힘겨운 트럭을 반납하기 위해서였다.

그러곤 근처 편의점으로 직행했다. 구질구질한 트럭에서 벗어나 한결 후련한 기분으로 담배를 사려는데, 매대 오른쪽에 놓인 컵라면이 내 발목을 잡았다.

“…….”

…육사발면이 보였다. 봉지 라면보다 컵라면이 더 맛있기로 유명한, 육사발면. 꼬들꼬들한 면발이 특징이라 생으로 부숴 먹어도 맛있고 끓여 먹으면 더 맛있는, 육사발면…. 2년인가 3년 전, 게이트 사고로 인해 회사가 망하면서 단종되어 버린 불운의 라면이기도 했다.

개당 이만육천 원. 2개 묶음 오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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