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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다 일어난 나는 몸을 쭉 펴고 기지개를 켰다. 으으…… 절로 앓는 소리가 새어 나갔다. 그건 그렇고 여긴 어디지 하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제르펠에게 주워졌다는 사실 기억해 냈다. 뱀이 후각이 좋다더니 확실히 그랬다. 왜냐 지금 이곳에 제르펠에게서 맡은 냄새가 떠돌기 있기 때문이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오~ 방 겁나 좋아. 앞으로 생활이 편하겠어.
생활감은 느껴지지 않는 방이었지만 중간중간 걸려 있는 큰 그림이나 금색 장식품 그리고…… 검? 아무튼 딱 봐도 돈을 많이 투자한 걸 알 수 있었다. 이곳이 이제 내가 살 곳이었다. 방 안 탐색은 필수였다. 난 방 안을 둘러보자는 심정으로 아무 생각 없이 일직선으로 기어가는 도중 밑이 낭떠러지라 식겁했다.
미친. 겨우 살았는데 골로 갈 뻔…….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내가 있는 곳은 침대 옆에 있는 서랍 위쪽이었다. 밑은 쿠션이 있어 푹신했고 위에는 춥지 말라고 담요 또한 덮어져 있었다. 게다가 쿠션은 어찌 푹신푹신하고 담요는 부들거리는지 내가 알던 쿠션과 담요가 아닌 것 같았다.
자식. 뭘 좀 아는구먼. 역시 돈이 짱이야.
옆에는 킹사이즈 침대가 있었고 사람 2~3명 누워도 거뜬할 크기였다. 저런 침대에 누우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졌다. 넘어가기 위해 견적을 재어 보면서 몸을 쭉 뻗었다. 아슬아슬하게 침대 시트 끝에 닿았다.
낑낑대며 시트에 매달려 겨우 침대 위에 올라갔다. 사람이 오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듯 시트에는 온기가 없었다. 침대 시트는 고급스러운 천답게 부들부들했다.
이게 바로 빈부 격차 아니 신분 차이인가…….
내 자취방 한쪽을 차지했던 아담한 침대를 생각했다. 내 침대와 비교되는 것 같아 눈물이 났지만 이제 내 침대나 다름없지. 언제 이런 침대에 누워 보나 싶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뒹굴뒹굴하고 있었다. 뿌듯함에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것도 잠시 시간이 지나니 지겨워졌고 휴대폰과 TV가 그리워졌다.
당연히 없겠지…….
여기는 다른 세계인 건 확정이 났고 신을 믿으며 제국이라는 말을 봐서는 중세 시대쯤 되어 보였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폰이 있을 리 만무했다. 심심함에 몸을 바둥거렸다. 그래도 의식주는 해결되었다며 스스로를 달랬다. 꼬르륵거리며 배에서 밥을 달라며 아우성이었다. 이제 주가 확보되니 식을 달라고 항의하고 있었다.
애는 뭐 하기에 안 와.
그때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하였는가. 방문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제르펠이 들어왔다. 그는 오자마자 옆에 있던 의자에 겉옷을 벗어 던지고는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벌떡 일어나 그를 바라보았다. 저런 건 보통 하인들이 해 주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제르펠과 나의 눈이 마주쳤다. 암흑 속에서 금색 눈동자가 나를 향했고 불도 켜지 않은 채 정확히 내가 있는 곳을 파악했다.
그의 금색 눈이 날카롭게 빛났고 동공이 좁혀진 것은 나의 기분 탓이었을까. 그 눈을 보자마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방 안의 온도가 내려가는 것이 온몸으로 느끼면서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머릿속에서는 도망치라고 나를 재촉했다.
나도 모르게 몸을 말고 쉭쉭거리면서 위협을 했다. 그 소리가 방 안에 울리자 방금까지 맴돌았던 싸늘한 기운이 눈 깜짝할 새 사라졌다. 하지만 몸은 조금 전의 떨림을 기억하고 있는지 덜덜 떨리는 건 쉽게 멈추지 않았다.
그는 아차 싶었는지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래……. 네가 있었지.”
아마 그건 살기라는 것이다. 그의 눈은 똑바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고, 여차하면 옆에 있던 검을 뽑을 듯이 손이 움찔했다.
그는 내심 미안한지 긴장을 풀라는 듯이 머리부터 꼬리까지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표정의 변화는 없지만 계속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손길에 안심되었다. 천천히 심장 박동이 제소리를 되찾았다. 긴장한 내가 더 몸을 떨지 않게 될 때까지. 그는 계속 쓰다듬어 주었다.
“슈이렌. 너를 깜빡 잊어버렸군.”
또 숨어들어온 암살자인 줄 알았더니. 흘러가는 말투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난 이상하게도 공포심은 갑자기 어디론가 날아가고 멍하게 그를 올려다보았다.
소설 속의 한 줄에 암살이니 독살이니 하며 생명의 위협을 받지만 이겨 내는 주인공들을 책 속에서 본 적은 많았다. 하지만 그것이 직접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 겪고 있다고 하니 괜히 마음이 안쓰러워졌다.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무슨 목숨의 위협을 받고 그러냐…… 황태자라 그런가…….
내 심장 소리가 잠잠해졌다. 그는 마저 잠옷을 입었고 등을 돌린 순간 자자란 흉터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마음이 착잡해졌다. 저 흉터들이 지난날의 그의 고생을 말해 주는 것 같았다. 나를 잊어버렸다고 화를 낼 마음이 싹 가셨다.
황태자라면 분명 주위 사람들이 많을 테고 시종이나 시녀들이 수발을 들어줄 것이 뻔하지만 전혀 그런 낌새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익숙한 듯 자신이 모든 것을 처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오랫동안 혼자서 해 왔다는 것이 보였다.
그는 황태자지만 누구도 곁에 두지 않았다. 정원에서도 그의 곁에 있었던 건 겨우 기사 한 명이었다. 높으신 분들 보면 뒤에 우르르 사람들을 몰고 다녔다. 그가 사람을 믿지 않는 건지 귀찮아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방 안의 인기척을 느끼고 바로 암살자라고 말한 것도 그렇고 상황을 조합해 보면 주변에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가 많아 믿지 않는 게 아닐까…… 조심히 유추해 보았다.
그와 동시에 든 생각은 왜 나를 데려온 건지 의문이 들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동물이라서?
동물은 말이 통하지 않기에 배신당할 걱정도 없다. 그의 말처럼 내가 그의 목숨에 위협이 될 리는 없었다. 마음이 쿡쿡 아려왔다. 살짝 고개를 숙였던 얼굴을 제르펠이 쓰다듬던 손으로 감싸왔다. 제르펠을 올려다보자 그는 천천히 눈을 감고 뜨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넌 언제까지 살 수 있을까?”
그 말을 들은 나는 깜짝 놀라서 제르펠을 보았다. 마치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예고와 다름이 없었다.
그딴 말을 하니까 내가 죽는 것 같잖아!
놀란 마음에 그의 손에 매달려서는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에 그치지 않고 해명하라고 말을 하듯 쉭쉭거렸다. 제르펠은 그 모습이 귀여웠는지 작게 웃었다. 폭탄 발언 뒤 태연하게 웃는 모습에 화가 나 꼬리로 침대를 마구잡이로 내리쳤다. 내 항의가 통했는지 달래듯 말했다.
“걱정 마라. 그리 두지 않으마.”
먼 곳을 바라보며 하는 말에는 깊은 다짐이 서려 있었다. 힘 있는 그의 말에 믿음이 생기면서 놀란 마음이 진정되었다. 결의에 차 있는 듯한 그의 얼굴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눈을 껌뻑이며 쳐다보자 내 시선을 느꼈는지 제르펠이 고개를 돌렸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꼬리가 약간 휘어진 것 같았다.
“긴장이 다 풀렸나 보구나.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내 말을 알아듣는 것 같단 말이지.”
일부러 숨기는 건 아니지만 꿰뚫어 보는 그의 말에 가슴이 콕콕 쑤셔왔다.
에이. 이번에만 봐준다. 늦었는데 잠이나 자라.
고개를 획 돌리고 웅크리자 바람이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내 쿠션과 담요를 자신의 베개 옆에 옮겨 두고는 잘 자라고 인사를 하고는 잠이 들었다. 난 잠이 들어 있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을 감자마자 잠든 모양이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시선이 갔다.
황태자라서 태평할 줄 알았는데 그건 딱히 아니었는지 그 나름의 고생이 엿보였다. 어린데 벌써 고생에 시달리고 있으니 좀 신경이 쓰였다. 좋든 싫든 이제 서로 동고동락해야 할 사이었다.
신을 원망해 봤자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었고 난 사고로 죽었다. 그리고 뱀으로 환생을 했다. 상황을 받아들이고 지금의 생활에 익숙해져야 했다. 그나마 운 좋게 황태자에게 주워진 것이 행운이었다.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방도 내 마음에 쏙 들었다.
다른 반려동물을 보면 그들이 주인보다 상전이라는 생각을 한 적도 종종 있었다. 이왕 이리 된 거 뱀으로서, 반려동물로서의 삶을 풍족하게 즐기자 다짐했다. 반려동물의 역할이 뭐겠어? 주인을 즐겁게 기쁘게 해 주는 거지! 애교나 떨면서 호화로운 생활이나 즐기자!
* * *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들리자 눈을 번쩍 떴다. 어제 다짐을 한 뒤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생각하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 버렸나 보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그는 준비를 다 했는지 옷을 다 입고 있었다.
부지런하기도 하지.
입을 쩍 벌려 하품을 좀 하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기지개를 쭉 일으켰다. 좋아! 오늘부터 호감도 업을 위해 노력해야지. 그는 그런 나를 지켜보더니 말을 걸어왔다.
“일어났나.”
고개를 끄떡이며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러고는 침대에서 내려와 그의 다리 쪽으로 다가갔다. 기어 다니는 몸이라 불편했지만 꾹 참았다. 겨우 도착해 입으로 바지 끝을 잡아당겼다. 주인아 나 좀 데려가. 호화로운 삶을 위해서는 그의 점수를 따놔야 안심이었다. 제르펠은 그런 슈이렌의 행동을 바라보고 말했다.
“같이 가고 싶은 건가…….”
그 말을 듣고서 난 고개를 격렬하게 끄덕이며 나 좀 데려가라고 온몸으로 표현을 했다.
“가만히 있어야 한다.”
내가 애냐? 그를 못마땅하게 쳐다보았다. 그는 나에게 조용히 손을 내밀었고 난 냉큼 타고 올라갔다. 문을 열고 나가니 이안이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전하. 좋은 아침입니다. 그…… 뱀…… 아니 슈이렌 님도 같이 가십니까?”
인사를 하던 그는 나의 존재를 보고는 호칭을 뭐라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어색한 투로 뒤에 존대를 붙였다. 내가 님 자를 듣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따라오고 싶어 하더군.”
“네?”
나는 고개를 치켜들고는 그게 맞다고 끄덕거렸다. 그 모습을 본 이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지켜보았다. 미간이 좁혀지는 것이 제가 본 것이 맞는가 의심하는 표정이었다. 난 슬쩍 그의 시선을 회피했다.
집무실에 도착하자 제르펠은 나를 책상 한쪽에 올려 두고는 쌓여 있는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을 방해할 수는 없어 처음에는 그저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근데…… 얘 쉬지 않는다. 사람 맞아? 쉬엄쉬엄해 임마.
심지어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볕이 따뜻해 잠시 잠에 들었는데 눈을 떠도 그는 아까 본 자세 그대로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 워커홀릭 수준이었다. 물론 내 눈앞에 쌓여 있는 서류 산을 보고 있자니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휴식은 중요했다. 그가 척척 일을 처리해 내자 그 어마어마하던 양의 서류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호감도 작을 할 틈은 무슨 일이나 방해라지 말아야 할 수준이었다.
그냥 짜져 있자.
나는 몸을 작게 말며 다시 잠을 청하려고 했다. 잠이 들려고 하는 도중 아주 중요한 사실이 떠올랐다.
잠깐! 나 밥 먹었니? 어제부터 배가 살살 고팠지만 상황이 그렇다 보니 배고픔도 잊어버리고 말았다. 어제 느꼈던 싸늘한 공기를 다시 떠올리자 몸이 오싹해지는 기분이었다. 몸을 부들부들 떨다 말고 옆의 제르펠을 바라보았다.
제르펠과 같이 집무실에 왔기에 그도 먹지 않았을 확률이 높았다. 고개를 쭉 내밀고 주위를 휙휙 하며 돌아보자 무언가 섭취한 흔적은 보이지 않고 오직 종이. 종이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그나마 옆에 차 한 잔이 있다는 정도…….
설마 안 먹었어? 사람은 세끼 꼬박꼬박 먹어야 한다고! 급히 주위를 둘러보다가 손님용 탁자에 간단한 다과가 있는 걸 발견했다. 옆을 쳐다보니 일에 집중하고 있는 제르펠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난 결심을 하고 서류들의 산을 건들지 않게 조심히 가서 옷깃을 잡아당겼다. 그는 서류를 보고 있다가 나에게 눈길을 돌렸다. 아까 발견한 다과 쪽으로 눈을 돌리며 꼬리로 열심히 가리켰다.
밥 먹자! 너도 밥 좀 먹고 일하고!
주인 걱정하는 것도 반려동물의 일이지. 이걸로 점수도 따고 밥도 먹고 일석이조였다. 내 몸짓이 그에게 전해지기를 기도하며 열심히 온몸으로 표현했다.
그는 그런 슈이렌의 몸짓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드디어 들고 있던 만년필을 놓았다. 제르펠은 내 몸짓의 뜻을 파악했는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배가 고팠나 보구나.”
손을 뻗어 옆에 있던 종을 흔들었다. 종소리가 울리자 소리를 듣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안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슈이렌이 배가 고픈 것 같은데……. 학자는 왔느냐?”
“그렇지 않아도 지금 오시는 중입니다. 한두 시간 후면 도착할 거라 예상됩니다.”
“그래?”
그는 슈이렌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뱀은…… 작은 새나 쥐를 먹던데 준비할 수 있겠느냐?”
이안은 웃고 있지만, 입가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생각하는 듯 말이 없던 이안은 제르펠이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적절한 대안을 내놓았다.
“쥐나 새를 구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한번 부드러운 날고기를 잘게 썰어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먹지 않으시다면 빠르게 다른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겠습니다.”
쥐 얘기가 나오자 나는 결국 내가 쥐를 먹어야 하는 건가 하고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다행히 날고기를 준비한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먹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지만 쥐 고기보다는 백배, 천배는 나았다.
그게 볼일이 끝이었는지 다시 제르펠은 서류를 들었고 이안은 나가려고 했었다. 아니 내 것만? 마음이 급해진 나는 계속 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상식적으로 아침을 거르면 시종들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거라 생각했다.
애 밥 좀 먹여. 너도 걱정될 거 아냐?
난 제르펠의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이안 쪽으로 눈치를 줬다. 뱀과 인간이 통할 리가 없겠지만 그때는 어찌나 합이 잘 맞았던지. 제르펠은 나를 보며 뭐가 문제지 생각했다. 반면, 이안은 이때다 싶어 눈을 번뜩였다. 그는 노련하게 감정을 감추며 넌지시 생각을 말하였다.
“전하께서 식사하지 않는 것이 걱정되신 것 아닐까요?”
“뭐?”
난 그게 맞다고 옷깃을 놓고는 끄덕거렸다. 나의 행동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그게 정말이냐? 라고 묻자 난 더 격렬히 끄덕거렸다.
저 시종한테도 점수 좀 땄겠지? 맛있는 밥 부탁해~!
잠시 고민하던 그는 이안에게 자신의 몫까지 준비해 오라고 말하였다.
“네. 즉시 준비해오겠습니다.”
이안도 항상 아침을 거르는 제르펠이 걱정했었는지 제르펠이 명을 물리기 전에 재빨리 사라졌다. 난 만족해 뿌듯하게 웃고는 목표를 달성했으니 더는 그를 방해하지 않게 내 자리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보던 제르펠은 머리를 쓸어 넘겼다. 어색하다는 듯이. 하지만 그의 입꼬리는 미세하게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