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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하는 회귀자를 사랑하는 법(외전)-15화 (189/193)

#외전 15

트라우마 때문에 상담을 받으면서 의사의 조언에 따라 두 사람 다 러트와 히트 조절 및 피임 효과가 있는 안정제를 복용 중이었다.

따라서 임신할 가능성은 없었지만 그 단어가 가지는 긴장감에 감각이 더 예민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응! 흐으… 아…!”

벌어진 사영의 입가로 채 삼키지 못한 침이 흘렀다. 피부는 유준의 페로몬에 절여져 온몸이 성감대가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계까지 차오르는 쾌락에 정신이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문득 겁이 난 사영이 유준의 손을 붙들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 안아… 으응…! 안아 주… 읏…!”

“안아 줘요? 안아 줄까요?”

연신 쑤셔지는 탓에 말을 제대로 이을 순 없었으나 유준은 용케도 사영의 말을 알아들었다. 사영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보면서 박히자니 서러움이 밀려왔다.

두 팔 가득 유준을 끌어안고 심장을 마주 대고 싶었다.

“하으…!”

유준은 머뭇거리지 않고 사영에게서 성기를 빼냈다. 갑작스럽게 허해진 감각에 사영이 몸을 부르르 떠는데 유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몸을 돌려 마주 보았다.

사영의 얼굴은 이미 눈물범벅이었다. 물기로 젖은 얼굴에서도 유준은 눈물 자국을 알아볼 수 있었다. 혀를 내밀어 눈가를 핥아 주자 사영이 입을 벌리고 혀를 따라왔다.

소름 끼치도록 야한 모습이었다. 평소 성욕이라고는 찾아 볼 수도 없을 만큼 단정해 보이는 윤사영이 오로지 제 앞에서만 이토록 쾌락에 잠식된 얼굴을 했다.

이대로 그의 몸을 찢어발겨 전부 삼켜 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온전히 제 안에 가두고픈 욕망이 들끓었다.

목을 울려 낮은 신음을 흘린 유준이 벌어진 사영의 입술 안에 혀를 밀어 넣었다. 젖고 뜨거운 입 안을 혀끝으로 긁고 그의 타액을 전부 빨아 삼켰다.

그리고 사영의 두 팔을 제 목에 둘러 준 유준은 그대로 다시 다물린 사영의 구멍으로 쾅, 하고 단번에 성기를 박아 넣었다.

“흐읍…!”

사영은 입술을 떼고 숨을 들이켜려 했지만 유준이 그런 사영의 뒤통수를 손으로 감싸 제대로 더 당긴 탓에 그럴 수 없었다.

사영의 입 안을 가득 범한 유준의 혀가 목구멍을 막을 기세로 더 깊이 파고들었다.

숨을 마실 수도, 뱉을 수도 없는 사영은 유준이 쳐올리는 대로 흔들리며 위아래 구멍을 전부 다 속절없이 내주었다.

더해 가는 열기에 급기야 사영을 안은 채로 몸을 살짝 일으킨 유준이 무릎을 꿇고 더 거칠게 사영의 안으로 좆을 박아 넣었다.

얼결에 유준의 허리에 다리를 감은 사영이 벌벌 떨며 그의 목을 끌어안은 두 팔에 힘을 주었다.

물에 떠 있는 기분도, 허공에 떠 있는 기분도 아닌 애매한 감각에 몸이 긴장했고 그 탓에 사영의 구멍이 더 조여들었다.

이를 악물고 억눌린 신음을 흘린 유준이 자비 없이 허리 짓을 하며 사영의 몸을 꿰뚫었다.

“하응! 아, 윽, 으응!”

간신히 풀려난 입술 새로 노골적인 교성이 연신 터져 나왔다. 사영은 지금 자신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도 인식할 수 없었다.

머릿속이 어떻게 된 것 같았다. 이대로 영영 유준에게 거칠게 범해지며 살아야 한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이성과 논리, 사고력이나 품위 같은 것들은 전부 사라지고 오로지 육체적인 본능만 남았다.

그 동물적인 쾌락 안에 서로가 유일하게 의식하는 건 자신이 지금 누구를 안고, 누구에게 안기고 있느냐는 인지뿐이었다.

“유, 유준… 흐응…! 흐읏! 나, 이제 갈… 하응!”

사영의 손이 유준의 머리카락을 쥐었다가 목덜미를 긁기를 반복했다. 배 아래쪽으로부터 감당하기 힘든 성감이 밀려왔다.

유준의 단단한 몸에 비벼지는 사영의 성기는 다시 선 지 오래였다. 그러나 애초에 사영의 사정 따위 봐줄 생각이 없던 유준은 그 말을 듣자마자 오히려 더 빠르게 사영의 배 속을 헤집었다.

“아, 안…! 그, 하윽! 으응! 아…!”

그리고 마찬가지로 마지막을 향해 감을 느낀 유준이 쾅, 하고 있는 힘껏 좆을 사영의 구멍으로 쑤셔 박은 순간.

“아으으…!”

사영이 길게 앓는 소리를 내며 유준을 꽉 끌어안은 채 경련을 일으켰다. 사정하는 듯 보였지만 사영의 성기에서는 흘러나오는 액체가 없었다.

그런데도 사영은 엉덩이까지 떨어 대며 힉힉 숨이 넘어갔다. 그 야하고도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반응에 유준의 성기가 확 부풀었다.

“싫어….”

배 안쪽이 부푸는 느낌에 사영이 유준의 어깨에 이마를 비비며 울었다. 유준은 뼈가 잔뜩 도드라진 사영의 등을 쓸어 주며 다정하게 속삭였다.

“이미 늦었어요.”

“하윽…!”

이미 배 안쪽 한계까지 닿아 있던 유준의 좆이 더 커지며 막힌 벽을 밀어 내기 시작했다. 사영은 연신 너무 커, 그만, 제발, 그런 말들을 아무렇게나 뱉으며 유준의 어깨를 아프지 않게 깨물었다.

말도, 행동도, 무엇 하나 유준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뿐이었다. 사영이 그걸 알고 했는지, 모르고 했는지는 짐작할 수 없었다.

기어코 구부러진 길을 펴고 안까지 파고든 유준의 좆이 본능대로 사영의 내벽을 콱 물고 어마어마한 양의 정액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부풀어 오른 사영의 배가 잘게 떨리며 정액을 받아 냈고, 채 품지 못한 정액이 꽉 막힌 구멍의 작은 틈으로 흘러나와 물 아래로 풀어졌다.

요란한 소리로 가득하던 욕실에는 어느새 숨소리와 작은 신음만이 존재했다. 노팅이 풀릴 때까지 사영은 가만히 유준의 품에 안겨 있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었다.

유준과의 섹스는 항상 쾌감으로 이성을 날려 버리게 했는데 어찌 된 게 거듭될수록 그 파괴력이 커지는 기분이었다.

이러다 어느 날은 정말로 유준에게 박힌 채 죽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유준 씨….”

사영은 문득 묻고 싶었다. 사영이 생각할 때 유준은 지나치게 섹스를 잘했다. 어떻게 해야 사영의, 오메가의 몸을 정복할 수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 같았다.

유준의 성기가 안을 가득 채울 때면 정욕의 노예가 된 듯 이성적인 생각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사영은 유준 역시 자신을 안을 때면 그런 기분이 드는지 궁금했다.

‘네’ 하고 대답하며 등을 도닥여 주는 유준의 손길을 느끼며 사영이 물었다.

“…유준 씨도 좋은 거죠?”

“……?”

“유준 씨랑 섹스하는 게 저는 너무 좋은데… 유준 씨도 정말로, 정말로 좋은 거죠?”

사영은 이미 답을 알았다. 저를 안을 때 유준의 표정에서, 그의 숨결과 신음에서, 다급하고도 거친 몸짓과 간간이 흘러나오는 욕설에서 전부 다 느낄 수 있었다.

그걸 알면서도 굳이 말로 묻고, 말로 듣고 싶은 마음이란 얼마나 유치한지.

사영은 요즘도 매일 깨닫는 자신의 모자람에 놀라는 중이었다.

유준은 잠시 말이 없었다. 곧 어이가 없다는 듯한 웃음과 함께 대답이 들릴 거라고 예상했지만 한참이 지나서도 돌아오는 소리가 없었다.

뜻밖의 반응에 사영이 반사적으로 긴장했을 무렵, 사영의 안에서 유준의 성기가 쑥 빠져나갔다.

그리고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웅크린 사영의 몸을 그대로 안아 올리다시피 일으키더니 벽을 짚고 서게 했다.

“유준 씨…?”

뒤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감각에 사영이 뒤를 돌아보려 했지만 등을 꾹 누르며 엉덩이를 붙드는 유준의 손길에 덜컥 몸이 굳었다.

설마, 하는 사이. 정액과 애액이 물과 어우러져 엉망이 된 사영의 구멍으로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유준의 좆이 퍽, 하고 파고들었다.

“하윽…!”

비명처럼 신음을 터트린 사영의 다리가 덜덜 떨렸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양손으로 사영의 골반을 단단히 틀어쥔 유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윤사영 씨한테 박는 게 얼마나 좋은지, 다시 알려 줄 테니까 잘 들어요.”

결국 사영은 아침이 밝도록 온몸으로 그 대답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

연일 드라마 쪽의 신기록을 갈아 치우던 사영의 <수난>이 18화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원래 16화 편성이었으나 시청률과 화제성 고공 행진에 2화가 연장되었다.

그간 인기를 핑계로 연장한 드라마의 끝이 좋았던 때가 별로 없었던지라 일부 팬들을 걱정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감독은 단순히 인기 때문에 회차를 연장한 건 아니었다.

처음 각본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16화 편성의 한계로 인해 중후반부 절정에서 아쉽게 잘라 낸 장면이 꽤 많았다.

방송국은 4화를 추가해 20화를 채우자고 제안했으나 감독은 추가로 넣는다면 작품성을 더 높여 줄 수 있을 거라 판단한 장면을 추렸고, 주인공인 사영과 충분한 논의 끝에 2화 연장을 결정했다.

그 결과 후반부 복선 회수와 마무리는 더 섬세하고 빈틈없이 이루어졌고 여운 가득한 엔딩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결말이었다.

<수난>이 시대에 전하는 메시지와 대중 문화사에 남긴 기록이 매일 같이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여자라는 편견에 막혀 겨우 입봉작 하나를 한 신인이었던 감독은 톱스타들까지 주목하는 ‘대세 감독’이 되었고, 적절하게 들어간 PPL 기업들은 연일 환호성을 질렀다.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 특히 신인 배우들이 엄청난 주목을 받았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그들 중 그 누구도 윤사영의 높아진 위상만큼 압도적인 변화를 겪은 이들은 없었다.

영화에 이어 드라마까지 연달아 크게 흥행시킨 사영은 이제 과거의 영광이나 불우한 시절, 김유준의 연인이라는 타이틀을 굳이 쓰지 않아도 명실상부한 스타가 되었다.

광고계에서의 몸값은 매기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하루하루 높아졌고 국내 굴지 기업들의 주력 상품 광고 모델로 줄줄이 발탁되는 걸로 모자라 높은 모델 효과까지 입증했다.

몇 초라도 사영이 등장하는 방송이나 동영상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어떻게든 사영의 관심을 끌어 보려는 제작사들의 경쟁은 외부로 소문이 날 정도로 치열했다.

김유준 이후로 이 정도로 파급력이 센 스타가 나타난 건 처음이었다. 심지어 그 둘이 연인이기까지 하니 두 사람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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