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빙의했는데 임신부터 하면 어떡해요-126화 (126/136)

외전 10

형은 허리를 잡은 손을 내 엉덩이에 넣어 구멍을 벌렸다. 이미 그의 페니스를 머금느라 주름 없이 쫙 펴진 입구가 늘어나 나는 흐느끼듯 말했다.

“모, 모태… 나는 그런, 거, 흣-”

“후… 유원이가 아직 아기라서 그런가.”

“으흐으… 아, 아기 아니- 흐으, 아…!”

“그럼 형이, 도와줘야겠네.”

한 손으로 내 엉덩이를 벌린 형이 누운 상태로 허리만 퍽퍽 추어올렸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몸이 들썩거려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급히 그의 가슴팍에 두 손을 짚었다.

그의 몸 위에 앉은 자세로 내벽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힘에 그의 것이 몸을 가로질러 심장까지 찌르는 것만 같았다. 숨을 내쉴 때마다 아기집 입구를 파고드는 성기에 몸을 달싹거리며 그를 불렀다.

“으흐, 아…! 형, 아, 너무, 흐읏, 흐아…!”

깊이 들어온 페니스가 안쪽을 누르며 예민한 곳을 짓이겼다. 강렬한 쾌감에 몸이 무너지듯 힘이 빠져 고개를 숙이자 형이 내 허리를 양손으로 붙잡았다. 허리를 꽉 잡은 그는 내 몸을 움직였다. 형이 나를 아래로 내릴 때마다 그가 동시에 허리를 세게 추켜올린 탓에 한 번도 닿지 않았던 깊은 곳을 형의 귀두가 짓이겨 놓았다.

“으윽, 으하응, 아, 못 해애, 흐윽, 아…!”

“진짜?”

“으응, 흐으… 나 힘, 힘들어요… 그, 만….”

계속되는 강렬한 자극에 벌어진 허벅지가 덜덜 떨리고 머릿속이 몽롱했다. 독한 감기약을 먹은 것처럼 몸이 자꾸만 흐물거렸다. 하아, 하. 거친 숨소리를 내며 달달 떨리는 손을 들어 힘겹게 그의 가슴팍을 밀어냈다. 그러자 움직임을 멈춘 형이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런 다음 내 아래를 꽉 막고 있던 손까지 떼어 내고 질 나쁜 미소를 지었다.

“흐으… 하, 아….”

더운 열기로 몸을 녹이던 쾌감이 점차 가라앉으며 애매하게 끝나 버린 관계에 사정하지 못한 아래가 간질거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탓에 구멍이 나도 모르게 벌름거렸고 축축하게 녹아내린 애액이 아래를 질척하게 적셨다. 끝나지 않은 열기에 애탄 얼굴로 입을 열었다.

“으으… 혀, 혀엉… 읏, 하윽….”

그러나 형은 아무리 불러도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벌레라도 들어간 듯 아래가 간지러워 미칠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엉덩이를 조금씩 움직이며 허리를 들썩거렸다.

“흐응, 얼르은, 으…흐읏, 제발….”

“하아….”

위로 살짝 휘어진 그의 성기가 긁어 주던 전립선을 혼자서 비비자 눈에 열기가 다시 몰려왔다.

“으응, 하윽, 으…흐응-”

“하, 이리 와.”

“흣, 으응, 아, 태범, 흣, 태범이 형…!”

나를 품에 안은 그는 신음을 뱉어 내는 내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곤 다시 부드럽게 입을 맞추며 허리를 움직였다. 혼자서 아무리 움직여도 닿지 않았던 깊은 안쪽을 추어올리는 움직임에 다시 머리끝까지 저릿저릿한 감각이 치밀었다.

“으흣-”

그가 나를 번쩍 들어 다시 아래로 내렸다. 침대에 눕자 두 손으로 나를 가둔 형이 뜨거운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동자는 붉은 열기로 가득했다.

“다시는 절대 못 놔줘. 이젠 안 놔줄 거야.”

“흐읏, 아흑, 나, 갈 거, 흣, 갈 거 같아요…!”

땀으로 젖은 머리를 쓸어 올린 그는 혼자 다짐하듯 나를 꽉 끌어안은 채 속삭였다. 그러곤 혀를 내밀어 내 목 위를 길게 쓸어 올렸다. 질척한 혀가 페로몬 샘이 있는 목덜미 위를 덮었고 그가 이를 세우고 긁어 대더니 말했다.

“사랑해, 차유원.”

“하흑…!”

그 말과 동시에 무언가 강렬한 끈이 그와 나를 묶는 것처럼 안에서 찌르르한 감각이 느껴졌다. 더 짙고 선명한 쾌감에 내 아래에서 묽은 정액이 터져 나왔다.

형도 무언가 느낀 것처럼 나를 꽉 끌어안으며 허리 짓 속도를 높였다. 이미 한 차례 사정한 귀두가 계속해서 예민한 안을 퍽퍽 쳐올리는 쾌감에 덜덜 떨렸다. 그리고 또다시 그의 성기가 부풀어 오름과 동시에 투명한 물줄기가 형의 몸에 떨어져 내렸다.

“아…! 흐윽, 아니, 흐응…!”

마치 오줌처럼 터져 나오는 거센 물줄기에 당황한 내가 손을 들어 아래를 잡으려 하자 형이 내 두 손을 모아 머리 위로 고정했다. 노팅을 시작한 알파의 자지가 아기집 안까지 꽉 차오를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고개를 숙여 아래를 내려다보니 얇은 뱃가죽 위로 툭, 성기의 모양이 드러났다.

하지만 좀 전에 몸이 찢어질 듯 아팠던 것과는 달리 나도 모르게 허리를 둥글게 돌리며 그의 것을 연신 조였다. 앞에선 여전히 투명한 물줄기가 그의 몸을 적셨고 나는 입 안의 살을 깨물었다.

“흐으, 형, 하윽, 으…!”

마지막 남은 사정액까지 그에게 분출하고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 하…”

“사랑해, 차유원.”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짜릿한 느낌이 온몸을 강타했다. 마음속 깊은 곳까지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웃음을 머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이는 그를 향해 나도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도 사랑해요.”

***

“네? 각인이요?”

“네.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쌍방 각인이네요.”

2박 3일의 짧은 신혼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을 때, 무언가 달라진 느낌이 들긴 했는데…. 각인이라니. 그것도 형과 내가 동시에.

“혹시 그럼… 임… 신은….”

분명 러트용 콘돔을 사용하긴 했지만 마지막엔 기억도 가물가물했다. 그저 본능에 취해 몸을 흔들던 것 말고는…. 화끈거리는 얼굴로 쭈뼛거리며 묻자 의사 선생님이 입을 열었다.

“아쉽게도 임신은 아닙니다.”

“다행이다.”

의사 선생님의 말과 다르게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개를 돌려 형을 바라보자 그도 나와 같은 얼굴로 내 손을 꽉 잡았다.

각인이라는 결과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올랐다. 쌍방 각인이라니. 마치 우리가 특별한 연인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설레었다.

형이 내 것이라고 도장을 찍은 기분이었다. 어쩐지 서울에 올라오고 나서부터 다른 사람들의 페로몬 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신기했다. 그저 형이 형질이 알파인 아저씨들을 쫓아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형.”

내가 배시시 웃으며 그의 손을 끌어안자 형이 내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부드럽고 살랑거리는 페로몬이 나를 감싸고 피부가 간질거렸다. 와…. 각인을 하면 원래 이런 건지. 형의 기분을 페로몬이 전해 주는 느낌이었다. 형도 내 기분을 느낀 것인지 옅게 웃으며 내 볼을 콕콕 찔렀다.

“뭐가 그렇게 신기해.”

“그냥요, 형이랑 결혼하고 유범이를 낳은 것도 아직 실감이 안 나는데…. 각인이라니.”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것일까, 갑자기 조금 불안했다. 그러자 형이 내 손을 깍지 껴 쥐고 조금 힘을 주었다. 온유하고 따뜻한 페로몬이 흘러들어 와 점점 마음이 안심됐다.

“아, 형. 저 학원 다시 다니려고요.”

“준석이한테 들었어. 그때 거기 다시 다닌다고.”

형이 싫어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다. 제대로 다녀 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그만둔 것도 아쉽고 이번에는 형의 도움 없이 제대로 다녀 보고 싶었다.

한국대는 무슨…. 지금 생각해 보면 상상도 정도껏이지, 무슨 한국대를 나왔다고. 아효. 그나마 학교를 다닐 때 열심히 했으니 이 정도였지 아니었더라면 재수 기간을 최소 3년은 잡았어야 했을 것이다.

“어차피 여기 반지도 있고, 각인도 했으니까 걱정 없죠?”

“그래. 알겠어. 대신 학원은 내가 직접 데려다주고 데려올 거야.”

“응, 나도 좋아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으레 그렇듯 형과 온전히 단둘이서 있는 시간이 없었다. 그나마 학원을 오가는 길을 형과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꽉 잡은 형의 손가락 위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내려다보며 활짝 웃음을 터뜨렸다.

***

“으악, 형 저 가방! 어제 가방 어디에 뒀었죠?”

주방장 아저씨가 만들어 준 샌드위치를 입에 문 채 급히 가방을 찾았다. 어젯밤에 학원에서 야간 자율 학습을 마치고 형이 데리러 온 차에 타자마자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분명 형이 챙겼을 텐데 안방도 그렇고 거실에도 가방이 보이지 않았다.

“으으, 저 지각해요!”

“공부할 거라고 공부방에 갖다 뒀었잖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던 형이 공부방으로 가 내 가방을 가져왔다. 그러고 보니 어제 조금만 자고 일찍 일어나 공부를 하겠다고 헛소리를 했던 게 떠올랐다. 민망함에 뒷머리를 긁적이던 것도 잠시, 벌써 8시 반이 넘은 시간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다, 다녀오겠- 악!”

오늘은 회사에 가지 않는다던 형의 옷차림이 가벼워 혼자 가려고 했다. 그러나 형이 내 가방을 낚아채고 잠시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차 키를 꺼내 왔다.

“뭐가 그리 급해.”

“호, 혼자 가야 하는 줄 알고….”

내 말에 형이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눈가를 찡그렸다. 그러고 보면 바쁜 날에도 날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는 건 늘 형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굳은 그의 입가에 입을 맞추며 배시시 웃었다.

“여보.”

“이럴 때만 여보지.”

조금씩 부드럽게 허물어지는 형의 얼굴을 보곤 그에게 새가 부리로 쪼아 대는 것처럼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소란스러웠던 아침이 형 덕분에 평화를 찾았고, 학원에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