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화 (9/23)

# 08. 빗물에 녹아드는 따스한 멜로디의 색

다음날 우리는 이른 아침 칸느를 떠났다. 다음 주 수업 준비 때문에 많은 곳을 돌 수 없어 

니스의 샤갈 박물관과 마티스 박물관에만 잠시 들렀다. 미쉘과 나는 마티스 박물관 벤치

에 앉아 크레페를 하나씩 물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중에 네가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랑 귀걸이를 한 짝씩 교환해서 끼겠다

는 거야?”

“응. 첫사랑인 만큼 그 감정과 기억을 몸에 새겨두고 싶거든. 지금은 귀도 뚫지 않았지만 

나중에 한쪽에 두 개 뚫어서 각자의 탄생석으로 된 귀걸이를 나누어 끼려고.”

“왜 양쪽에 뚫지 않고 두 개를 한쪽에 뚫어?”

“떨어져 있으면 외롭잖아.”

나는 그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연애에 대한 환상을 이야기 해줬다. 첫사랑이 생기

면 그녀의 탄생석과 내 탄생석으로 된 귀걸이를 각각 하나씩 교환해서 뚫고 싶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미쉘은 내가 품은 환상이 의외였는지 제법 놀랍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지노, 은근히 로맨틱한 구석이 있었네?”

“뭐야, ‘은근히’라니, 내가 목석같다는 거야?”

“하하. 아니, 딱히 그렇다는 건 아니고.” 

“아직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봐서 그렇지 나도 제법 낭만을 아는 남자라구.”

나는 천연덕스러운 말투로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날씨는 어제의 따사로웠던 것과는 

달리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이 회색 구름이 낮게 깔려있었고 공기는 습하고 눅눅했

다. 그런 잿빛의 배경 사이로 마티스 박물관의 주홍빛 건물은 화가 마티스 그 자신처럼 유

독 강렬하게 느껴졌다. 그 건물의 인상적인 빛깔은 칸느의 석양과 닮아있었다. 어제 저녁

에 있었던 일이 떠올리게 했다. 그날 미쉘은 그대로 깊이 잠이 들었다. 그런 그를 깨울 수 

없어 그가 깨기를 기다리다가 나도 모르는 새에 잠이 들었다. 밤공기가 차가워지자 미쉘

은 나를 흔들어 깨웠고 나는 사라지지 않는 노곤함에 집에 들어가자마자 침대 위로 쓰러졌

다.

반쯤 잠이 들었을 때 어렴풋이 1층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것을 느꼈다. 익숙한 멜로

디처럼 느껴져 귀를 기울여보니 그것은 섬집아기 멜로디를 편곡한 것이었다. 처음 들어보

는 것 같이 상당히 변형된 것이었지만, 언제나 들었던 같은 익숙한 느낌의 분위기가 나의 

어린 시절의 향수를 일깨웠다. 그것은 또한 미쉘의 안타까운 어린 시절을 연상시키기도 했

다. 하지만 그날 연주했던 미쉘의 멜로디는, 슬프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 지노?”

“음, 그냥……별거 아냐. 신경 쓰지 마.”

“…….”

나는 문득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를 떠올렸다. 눈을 뜨자마자 내 눈앞에 바로 마주한 미

쉘의 예쁜 얼굴에 얼마나 깜짝 놀랐던지. 하지만 놀란 가슴은 이내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애틋함으로 누그러졌다. 내 손을 꼭 쥔 채 옷도 갈아입지 않고 아기처럼 새근새근 잘 자고 

있던 그 모습은 가랑비처럼 서서히 내 가슴을 먹먹하게 적셔왔다. 

내색하진 않지만 그런 과거를 안고 있다니, 무척이나 마음고생을 했겠지. 그렇게 생각하

며 어제 본 사진 속의 아름다운 소년을 떠올리니 마음 한구석이 흠씬거리며 아려왔다. 지

금 내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농담을 하는 미쉘은 평소와 다름없었음에도 아침에 깨어나

자마자 보았던 그의 천진한 얼굴이 자꾸 겹쳐졌다. 나는 괜히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기 위

해 말을 돌렸다.

“아아~ 이제 황금 같은 여행도 끝이구나. 다음 주부턴 본격적인 영상제 준비에 들어가야 

해서 한동안 이렇게 느긋하게 놀 시간도 없겠다.”

나는 습기에 녹이 슨 것 같이 찌뿌드드한 몸을 틀며 기지개를 켰다.

“……좋았어? 나와 함께한 이틀.”

“물론이지, 덕분에 이렇게 멋진 곳도 구경해보고 오랜만에 바다도 보고…….”

“…즐거웠다니 다행이네.”

내가 만족스러운 듯 웃어보이자 미쉘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그 웃음어린 얼굴을 바

라보다가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 의식의 수면위로 떠올랐다.

“참, 저 있잖아…, 이거…….”

나는 가방 안주머니에서 조심스럽게 그것을 꺼내 미쉘에게 내밀었다. 바로 어제 받은 벤

자민의 시디였다. 내가 내민 것의 정체를 확인한 미쉘의 얼굴은 기묘하게 일그러졌다.

“…왜 돌려주는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받기엔 좀 부담스러운 것 같아서…….”

아무리 미쉘이 스스로의 잘못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시디를 줬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부담

스러운 건 사실이었다. 실제로 얼마 전에 벤자민의 진짜 음반을 소장하고 싶어서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이루어진 경매의 최고가가 거의 1000유로에 다다

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시디가 갑자기 내 손 안으로 굴러들어온 건데 어떻게 부담스

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미쉘은 내가 내미는 시디를 다시 내 쪽으로 밀어냈다. 조

금 화가 난 것 같기도 했다.

“이 사람 음악이 싫은 게 아니면 받아줘.”

“…싫어서가 아니라 받을 이유가 없어서 그래. 나야 갖고 싶은 게 당연하지만…,”

“그럼 받아줘.”

“…….”

그렇게 내 말을 끊고 들어온 미쉘의 목소리는 상당히 강압적이었다. 하지만 그 얼굴의 일

면엔 내게 또다시 거절당했을 경우의 두려움이 서려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나는 그의 

말에 한참이나 망연하게 그 시디를 바라보다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그럼 생일선물 겸 받는 걸로 할게.”

참 통속적인 자기합리화군. 나는 속으로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했다. 내가 앞에 놓인 시디

를 집어 드는데 순간 미쉘이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사고의 여과를 거쳐서인지 한 

템포 늦은 반응이었다.

“…생일? 너 생일이었어?”

“아, …응. 정확히 말하자면 어제가 생일이었지.”

“이런…, 미리 말해줬으면 준비라도 하는 건데…….”

뒤따라오는 미쉘의 혼잣말은 후회와 스스로에 대한 책망이 가득 묻어나있었다. 나는 별 

것 아닌 것에도 그렇게 하나하나 반응하는 미쉘의 모습이 귀여워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조금만 더 그런 상태를 유지했다면 나도 모르게 그의 예쁜 머리카락을 쓰다듬어버렸을지

도 모르겠다. 나는 애써 손이 가는 것을 참으며 기분 좋게 말했다.

“그래서 받겠다고 했잖아, 네가 준 벤자민의 시디.”

“…….”

“정말 고마워. 잘 들을게.”

그저께 혼자이고 싶지 않았던 이유, 미사와 약속을 잡았던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다. 빠리

에서 보내는 첫 생일 전야를 홀로 외롭게 보내고 싶지 않았던 스스로를 향한 작은 위로. 

뭐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예상치 못한 커다란 선물을 받게 되긴 했지만 말이다.

“…게다가 네 덕분에 이렇게 칸느까지 여행도 오고, 정말 난 운이 좋은가봐. 안 그래도 요

즘 날씨 때문인지 계속 기분이 좀 우울했거든. 하지만 어제 그렇게 아름다운 바다를 마음

껏 즐기고 나니까 이젠 좀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아.”

“무슨 일 있었어? 왜 우울해 했는데?”

“아…… 그냥, 아직 적응이 안 됐었나봐.”

날씨 핑계를 댔지만 그 일주일간 우울했던 가장 큰 이유는 미쉘과의 갑작스런 사건 때문

이었다. 그 때문에 확실히 수업에도 집중하지 못한 것 역시 사실이었지만, 굳이 그런 부끄

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았다. 성의없는 내 대답에 미쉘은 마지막 남은 크레페 조각을 

입에 집어넣은 뒤 휴지로 손을 닦으며 말했다. 

“……하긴, 빠리는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도시지. 무척이나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곳이니

까. 정말 좋아하는 ‘무엇’이 없다면 이곳에서의 생활을 견디기 힘들 거야. 나도, 얼마 전까

진 무척 힘이 들었거든.”

“아, 그럼 최근에 뭔가 빠질 만한 것을 발견했다는 말이네? 미쉘이 빠리에서 버틸 수 있

게 하는 그 좋아하는 건 뭔데? 나도 알고 써먹어야겠다.”

“음……그건……”

“그래, 뭔데? 말해봐.”

내가 미쉘을 잔뜩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보자 그는 장난스런 웃음과 함께 이렇게 말했다.

“엉 세크레un secret(비밀).” 

“……어, 뭐야. 치사해.”

*

“그럼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죠. 다들 지쳐 보이는군요. 하긴, 다음 주가 대망의 영상제

이니 그렇겠죠? 영상제 이틀 전까지 마감인 거 아시죠? 늦으면 안 됩니다. 감점이니까 신

경 써서 날짜에 맞추도록. 그럼 날씨 좋은 주말, 잘 보내세요.”

혹독하게 진행되는 과제에 다들 피곤에 절어있던 학생들은, 쥐나뻬 교수의 ‘날씨 좋은 주

말 잘 보내라’는 말이 결코 곱게만 들리지 않았다. 나 역시 날씨 좋은 건 뭐 하러 강조하는

거야, 라고 속으로 투덜거리며 사흘 밤을 샌 탓에 어지러운 머리를 짚고 가방을 챙겼다. 일

어서자마자 어깨에서 느껴지는 커다란 손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 손은 2미터 가까이 되

는 거인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웃음을 가진 팀장 쟈끄의 것이었다. 

“조제뜨에게 들었어. 며칠 밤을 새서 나흘 치 분량을 사흘 만에 끝냈다며? 역시 우리들의 

희망이야. 정말 대단해, 지노.”

“쟈끄, 그래서 말인데 나……오늘……”

“그래, 알아, 알고말고. 자기 분량도 제대로 못 채우는 ‘기생충 같은’ 녀석들 대신 ‘훌륭

한’ 지노가 남은 분량을 도맡아 해주겠다는 거.”

“…….”

“그럼 피곤할 텐데, 조금이라도 쉬도록 해. 그럼 오늘 수업 마치고 작업실에서 보자?”

쟈끄는 아주 태연한 동작으로 어깨를 툭툭 치곤 나가버렸다. 피곤한 거 알면 이렇게 사람

을 혹사시키지나 말지. 일부러 오늘 하루 쉬려고 사흘이나 밤샘작업을 한 건데 그의 은근

한 압력에 나는 말도 못하고 그 일을 떠맡아버리게 되었다. 작품 제출일이 일주일도 채 남

지 않았는데 잠시나마 쉬길 원했던 내 소망은 헛된 꿈이었던 것이었다. 나는 한숨을 포옥 

쉬면서 강의실을 걸어 나왔다. 졸업하면 애니메이션 회사를 차릴 거라던 쟈끄의 말을 회상

하며, 나는 벌써부터 그의 부하직원들에게 연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오늘 수업은 더 이상 없었다. 나는 선선한 가을바람에 스러질 것처럼 비틀거리며 기숙사

로 돌아왔다. 며칠간 제대로 쉬지 못해 샤워라도 하면서 정신을 가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옷을 벗고 있던 중 미쉘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마도 오늘 밤 출발하기로 한 *루아

르 당일치기 여행 때문일 것이다. 나는 미안한 목소리로 사정을 얘기하고 어쩔 수 없이 약

속을 취소해야겠다고 말했다.

[…뭐야, 그럼 오늘도 못 보는 거야? 벌써 못 본지 2주째인데. 게다가 까트린느와 롤리타

는 거의 한 달 만에 보는 거잖아.]

미쉘은 마치 어린애처럼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일부러 토라진 목소리를 내는 것 같아 나

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정말 미안해. 영상제가 바로 다음 주라 시간을 빼낼 수가 없었어.”

[됐네요, 축제 때 네가 만든 작품 봤을 때 실망할 만한 거면 각오해둬!]

“후후, 그래,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게. 하여튼 이번 주말에 당일치기로 다녀오

기로 했던 루아르 고성여행, 진짜 미안해. 내 대신 사과해줘. 까트린느가 칭찬하던 롤리타

의 연어샌드위치를 무척 기대했었는데.”

“그래,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작업에 집중하도록 해. 루아르야 다음에 가도 되니까.”

“음……아, 맞다. 그러고 보니 전에 애니메이션 만들 때 자료로 쓰려고 까트린느에게 빌

렸던 사진자료 돌려주기로 했는데. 다음 주에 영상제때 돌려줘도 되지만……. 빌린 지 꽤 

돼서 얼른 돌려주려고 했거든.”

“그래? 그럼 나 지금 너희 기숙사 앞에 잠깐 들러서 가지고 갈까? 안 그래도 지금 그쪽으

로 갈 일이 있었거든. 도착하는데 한 30분 정도 걸릴 거야.”

“에, 나 지금 못 나가는데.”

“그래? 그럼 더 좋지- 오랜만에 네 방에도 들를 겸 직접 기숙사로 가지러 갈게.”

“그래줄래? 정말 고마워, 미쉘-”

“별말씀을. 그럼 좀 있다 보자.”

미쉘의 목소리는 아쉬운 듯 들렸지만 이내 내 사정을 이해해주었다. 나는 그에게 한편으

론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 우리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냈다. 예전에 그 어색한 감정

은 칸느 바다의 노을빛에 다 녹아버린 것 같았다. 작품준비로 한창 바빴지만 나는 쉴 틈만 

나면 언제나 미쉘과 함께 빠리를 돌아다녔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그와 있으면 즐거운 

일로 가득하다. 언제는 음식점에서 같이 식사를 하다가 오늘의 이벤트라며 가장 멋진 커플

에게 주는 후식으로 엄청난 양의 무스 오 쇼꼴라Moisse au Chocolat(초콜릿 무스)를 제

공받기도 하는 황당한 사건도 벌어졌었다. 하지만 불쾌하기 보단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상

황에 우스워서 한참이나 깔깔 웃어댔다. 그는 그런 나를 보며 희미하게 따라 웃긴 했지만 

별로 동조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샤워를 마치고 물기를 닦으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12월 초. 기숙사 앞의 가로수들은 이미 

헐벗은 채로 앙상한 나뭇가지들만이 차가운 바람을 견뎌내고 있었다. 건너편 번화가 쪽 가

로수는 벌써부터 온몸에 전구 이파리를 휘감은 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가 아직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방안에선 한기가 돌았다. 나는 브리프를 꺼내 입고 얼마 

전에 한국에서 부모님이 보내주신 선풍기형 난로를 꺼냈다. 난로 주변은 금세 온기가 감돌

았고, 나는 그 앞에서 몸을 말리다 늘어지는 노곤함에 며칠 전 햇볕에 바짝 말렸던 청보랏

빛 담요를 깔고 누웠다. 그 전기난로가 한국의 온기자락 같아 나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

해주는 것 같았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켜두었던 벤자민의 시디에서는 마지막 곡인 「라망뜨L’amante(연

인)」가 시작되고 있었다. 여행에 다녀와 헤어질 때 받았던 그 시디였다. 이전에 복사한 

시디와 별 차이는 없겠지만 진짜 음반이라는 생각에선지 그 음악은 더욱 내 마음에 와 닿

는 것 같았다. 그 포근하면서도 그리운 멜로디가 일에 치여 예민해진 내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오는 것 같았다. 나는 나른한 고양이처럼 팔을 베고 눈을 감은 채 몸을 담요 위에서 뒹

굴었다. 내가 있는 곳은 책과 빨랫감, 미술 도구가 잔뜩 어질러져있는 볼품없는 미대생의 

기숙사일 뿐이었지만, 기분만큼은 마치 천국에 온 것처럼 편안하고 아늑했다.

미쉘을 알게 된 지도 벌써 두 달이 훌쩍 넘었다. 누구에겐가 쫓기는 듯한 그와의 첫 만남

이 아직도 잊혀 지지 않는다. 호기심에 내가 전에 아무렇지 않은 듯이 그날 왜 그렇게 행동

했는지에 대해 물어봤을 때, 그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었다. 하지만 어쨌

든 이제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두 달 넘게 알아온 미쉘은, 절대 죄를 지을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도 그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언젠가는 나에게도 말해주겠지 조

금 더 기다리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외로운 눈빛이 어느덧 따뜻하게 변해 

있을 그때. 그때 나는 아마 그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미쉘이었다. 나는 그 나른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즐기기 위

해 그대로 드러누운 채 들어오라고 말했다. 미쉘은 문을 열고 한 발짝을 들이밀더니 내 모

습에 황당한 듯 그대로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난로 앞에서 브리프 차림으로 담요와 함께 

뒹굴고 있는 모습이라니, 조금 추한 모습이긴 했지만 그가 워낙 편해진 탓에 나는 신경 쓸 

생각도 하지 않았다. 친한 친구끼리 욕탕에도 심심치 않게 같이 들어가는 한국에서의 버

릇 때문인지, 그에게도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부끄러운 생각이 들 리 만무했다. 나

는 담요를 몸에 대충 걸치며 일어났다. 미쉘은 복잡 미묘한 표정으로 한참이나 생각에 잠

긴 표정이었다. 무슨 생각에 잠긴 건지 입까지 벌린 채였다.

“뭐해? 안 들어오고. 문 닫아, 추워.”

“…아, 응.”

“방금 샤워했는데 몸이 노곤해서 잠깐 누워 있었어. 난로 앞에서 뒹굴고 있으니까 난로 

앞을 떠나기 싫은 고양이의 심정을 알 것 같더라. 그렇게 서있지 말고 침대 위에라도 앉아

서 난로라도 쬐고 있어. 이거 되게 따뜻해.”

“……아, 그래.”

“가만있자, 네가 뭣 땜에 왔더라? 아- 까트린느의 자료사진집!”

“…….”

나는 담요를 뒤집어 쓴 채로 까트린느의 사진집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찾는 것은 생각

보다 쉽지 않았다. 워낙 바빴던 탓에 방은 어질러질 대로 어질러진 상태였고 나는 책 더미

와 책장을 오가며 뒤지기 시작했다. 벤자민의 음악이 모두 재생되어 음악이 멈추었다. 그

것과 거의 동시에, 나는 거추장스러운 담요를 그대로 벗어 던져버렸다. 그리고 옷을 갈아

입을 생각도 없이 속옷 바람으로 다시 어질러진 방을 뒤졌다. 미쉘은 내 침대에 앉아 베개

를 무릎에 얹고 그 위에 턱을 괸 채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내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옮겼

다. 그렇지만 내가 책상 아래를 찾아볼까 하는 생각으로 고개를 숙이다 우연히 그와 눈이 

슬쩍 마주치자 그는 으레 시선을 피해버렸다. 나는 별 신경 쓰지 않고 무릎을 꿇고 책상 밑

으로 기어 들어갔다. 상체를 굽힌 채로 안쪽에 쌓아둔 책들을 뒤지고 있는데 미쉘이 갑자

기 심하게 기침을 토했다.

“아아, 미안. 먼지가 많아서 그런가보다. 창문 좀 열게.”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나는 창문을 위로 올리고 밖에서 들어오는 상쾌한 바람 냄새를 맡았다. 바깥 공기는 맨살

로 맞기에는 역시 차가워졌다. 나는 닭살이 돋은 채로 부르르 떨며 돌아섰다.

“으으- 벌써 제법 추워진 것 같아. 미쉘, 내 피부 좀 봐, 오돌오돌. 그거 알아? 프랑스처

럼 한국에서도 이런 걸 ‘닭살’이라고 해. 신기하지?”

“…….”

“…그나저나 큰일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다 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곧 찾을 테니 

조금만 기다려줘.”

재미있으라고 한 소리였는데 미쉘이 별 반응이 없자 나는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으며 다

시 책상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 책상 아래에 머리를 쳐 박고 찾고 있는데 감기기운이 있는

지 조금 잠긴 것 같은 미쉘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저…저기 지노, 나중에 찾으면 내가 다시 가지러 올 테니까 난 이만 가볼게. 갑자기 볼일

이 생각……”

“아아-!”

미쉘의 기어들어가는 소리를 들을 새도 없이 나는 갑자기 크게 탄성을 질렀다. 사진집을 

둔 장소가 떠올랐던 것이다. 따로 보관한다고 책장 꼭대기에 올려다 놓았던 기억이 어렴풋

이 머리를 스쳤다. 나는 벌떡 일어나 책장을 밟고 비틀거리며 올라가기 시작했다. 책장 꼭

대기에 손을 뻗어 더듬거리면서 내 아래에 서있는 미쉘을 내려다보며 고양된 목소리로 말

했다.

“미쉘, 잠깐만! 찾은 것 같아. 이 위에 있을 거야.”

“엇… 야, 그렇게 올라가면 위험하잖아. 내가 올라갈 테니 내려……지노!”

“으아아아앗-?”

나는 무거운 책들을 뽑으며 그자세로 책을 안고 옮기려다 중심을 잃고 그대로 떨어져버렸

다. 주변은 떨어진 책들과 함께 아수라장이 되었고, 질끈 감았던 눈을 떠보니, 나는 미쉘에

게 떨어져서 그의 가슴팍에 누워 있었다. 나를 보호하려고 했던 것인지 그의 커다란 손이 

내 머리와 허리를 소중한 듯 감싸 쥐고 있었다. 나는 그를 깔아버린 것이 미안해서 그대로 

그의 가슴을 짚고 일어나려다가 미쉘의 머리맡에서 사진집을 발견했다. 나는 흥분을 감추

지 못하고 그 자세에서 책을 집어 들었다. 

“으으, 역시 여기 있었구나! 이것 봐, 미쉘. 드디어 찾았……야, 왜 그래?”

미쉘은 자신의 팔로 얼굴을 감싼 채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나는 그가 떨어질 때 심하게 

다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쳤다. 나는 다급하게 얼굴을 감싸고 있는 그의 

팔을 풀려고 했다.

“미쉘, 괜찮아? 어디 다친 거야? 어디 좀 봐!”

“……미안한데,”

“응? 뭐가?”

“이제 그만 나 좀 편하게 해줄래.”

“……!”

무슨 소린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그의 말에 동작을 멈추고 그의 팔을 잡은 채로 골똘하

게 생각했다. 그러다 나는 예상치 못한 것으로부터 그 말의 의미를 깨닫고 그의 위에서 고

무공처럼 순식간에 떨어져 나갔다. 내가 비켜주자 미쉘은 아무 말 없이 벌떡 일어나 그대

로 방을 뛰쳐나가버렸다. 

나는 나대로 공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있었다. 순간적으로 느낀 그 존재

감은 무척이나 당혹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깔고 있던 그의 몸 아래에선 뜨거운 

것이 꼿꼿하게 굳은 채 엉덩이에 맞닿아 있었다. 그 느낌이 무척이나 생생해서 나는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고, 달려 나가던 미쉘의 붉게 물든 얼굴만이 머리에서 아른거렸다. 

최근에서야 조금씩 느끼기 시작한 건데 게이들은 생긴 것부터 시작해서 특유의 몸동작이

나 말투, 패션이 이성애자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물론 모든 게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

만 아무튼 미쉘과 지내면서 특별히 게이 특유의 모습을 느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정

치와 더불어 섹스가 프랑스 인의 수다거리 중 하나지만 나와 미쉘은 그런 류의 이야기를 

해본 적도 거의 없었다. 그래서 한참이나 잊고 있었다. 그가 게이라는 것을. 

아무리 내가 친구라지만 속옷만 입고 앞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한 것이 그에게 조금 자극적 

이었나보다. 아무리 편한 여자 친구라도 그녀가 내 앞에서 속옷차림으로 돌아다닌다면 나

라도 이상한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그의 행동은 같은 

남자로서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일이었다. 생각해 보면 별일 아닌 것이었다.

나는 옷을 꺼내 입고 정신없이 헤집어 놓아 난장판이 되어버린 주변을 정리했다. 나야 그

의 심정을 이해하니 다시 얼굴을 마주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데 문제는 미쉘이었다. 

친구 앞에서 욕정을 가진 것을 그대로 들킨다는 게 그의 입장에서 어떨지 염려되었다. 부

디 깊이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까트린느의 사진집을 안아들었다. 나중에 

짬을 내어 까트린느에게 직접 사진집을 전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뒤엎어진 책들을 정리하던 중 조심스러운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미쉘

은 돌아가지 않았던 것이다. 안 그래도 그가 나를 다시는 보지 않으려고 할까 걱정하고 있

었는데 그가 이렇게 찾아주어 나는 너무도 고마웠다. 미쉘은 홍조가 가라앉지 않은 얼굴

로 작게 말했다. 

“…까트린느의 사진집, 받아가려고…….”

그 표정은 마치 죄를 지은 것처럼 주눅 들어 있었고, 내 시선을 줄곧 피하고 있었다. 

“밖이 쌀쌀할 텐데 차라도 한잔 하고 갈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대하는 내 태도에 미쉘은 놀란 듯 그 말을 듣자마자 그

의 파란 눈을 마주쳐왔다. 내가 벌레취급이라도 할 것으로 생각했나보다. 나는 그 표정에 

피식하고 웃어주었다. 미쉘은 말없이 내 방에 다시 발을 들였다.

“자, 쇼콜라 쇼Chocolat Chaud(핫 초콜릿). 안정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될 거야.”

“…….”

그는 천천히 쇼콜라가 든 컵을 받아들었다. 창밖에선 다시 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공

기는 습해졌고, 나는 창문을 닫고 난로를 틀었다. 한참이나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안 되겠

다 싶어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 다시 안 보려고 할까봐 걱정했어.”

“……뭐?”

“아까 일 때문에……네가 많이 당황한 것 같아서 날 다시는 안 보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

야 하나 속으로 많이 걱정했다구.”

“…그건 내가 해야 될 말이야. 죄책감에 당장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서 다시 

찾은 거지만… 사실 문도 안 열어 줄까봐 무서웠어.”

“풋, 설마 내가 그럴까봐?”

“그래도…, 저번에 그런 일도 있었고….”

“…….”

미쉘은 여전히 키스 사건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나보다. 그 때 너무 심했다 생각돼서인

지 나는 괜히 미안해져서 과장된 손동작으로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같은 남자잖아. 그 정도는 나도 이해해. 정말 편하게 생각하는 여자 친구가 내 앞에서 속

옷만 입고 돌아다녔다면, 나라도 그랬을 걸? 하하하….”

“…….”

“남자가 원래 짐승이잖아, 머리랑 몸이랑 따로 노는 짐승. 사랑 없이 섹스 할 수 있는 것

도 남자고. 네가 게이인 걸 깜빡하고 조심하지 않은 나도 잘못이지, 뭐. 네가 너무 편해서 

그만……. 어쨌든, 아까 일로 신경 쓸 필요는 전혀 없어. 우리가 서로 소중한 친구라는 건 

변하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별거 아닌 일로 서로 불편해 하지 말자. 알았지?”

“…그래.”

그의 표정은 안심한 것 같은 표정이었지만, 동시에 왠지 모르게 기묘하게 뒤틀려 있는 것

처럼 보였다. 나는 말과 달리 어두운 기운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그의 얼굴을 보며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잠시 또 정적이 꺼질 듯이 다가왔다. 어느 덧, 후두둑 하며 차가운 빗물이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혼자 있었다면 무척이나 차가운 소리처럼 들렸겠지만 미쉘과 난로, 쇼콜

라가 함께하고 있는 지금은 빗소리마저 보드라운 노래처럼 들려왔다. 나는 문득 생각났다

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벤자민의 시디를 다시 틀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미쉘

은 깨어난 듯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네 덕분에 요즘 진짜 음반으로 듣고 있어. 음향에 별 차이는 없지만 묘하게 진짜 음반이

라 그런지 더 가슴에 와 닿는 것 같더라고.”

“……마음에 들어?”

“들고 말고가 어디 있어. 내가 정말 갖고 싶었던 건데. 언제나 그렇지만 벤자민의 음악은 

내게 정말 많은 영감을 주거든.”

내가 풀린 표정으로 배시시 웃자 그걸 바라보던 미쉘의 입 꼬리도 웃지 않으려고 참다가 

결국 부끄러운 모양으로 슬쩍 올라갔다. 그것이 무척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저 미소에 

울고 갈 여자들이 한둘이 아니겠구나 생각하며. 남자인 내가 봐도 저렇게 잘생기고 매력적

인 남자가 게이라니, 여자들에겐 참 안타까운 현실일 따름이었다. 아까의 일로 한참이나 

딱딱하게 굳었던 입술은 내 말에 기분이 조금 풀렸는지 이완된 모양으로 쇼꼴라 쇼를 들이

켰다. 무의식적으로 그 입술에 시선을 빼앗긴 채 참 예쁘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그가 말했

다.

“그러고 보니 다음 주 수요일 오후 1시라고 했던가? 너희 영상제.”

“아, 응. 마감 날짜에 맞춰서 작품을 다 완성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어. 벌써 사흘째 잠도 

못 잤는데. 아직 잔업이 한참 남았거든.” 

“뭐, 사흘-?”

사흘 밤이라는 말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다급하게 다가왔다. 

“너 괜찮아?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그러고 보니 안색도 굉장히 창백한데!”

커다란 손으로 내 이마를 짚으며 다그치는 미쉘의 표정은 나보다도 더 힘겨워보였다. 그 

목소리는 걱정과 애정으로 가득했다. 나는 그런 그가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재미있어

서 웃으며 그의 손을 뗐다.

“아냐, 괜찮아. 나만 고생하는 것도 아니고. 걱정하지 마.”

“…….”

미쉘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표정은 마치 나를 당장이라도 들춰 업고 응급실로 

달려갈 것처럼 불안해보였다. 

빠리에 도착한 첫날 미쉘을 만나지 못했다면, 또는 미쉘과 화해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난 

어땠을까. 이렇게 내 건강을 걱정해주고 언제나 환한 미소로 내 마음까지도 밝게 해주는, 

미쉘 같은 친구가 없었다면 나는 지금쯤 외롭고 고달픈 빠리의 유학생활에 벌써 지쳐버렸

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쉘이 빠리에서 지내면서 외롭지 않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나에게 있어선 꿈과 함께 미쉘이 나의 ‘그것’이 되어있었다. 그만

큼, 녀석은 내게 이미 너무나 소중한 존재가 되어있었다. 그땐 인식하지 못했지만. 나는 내

게 힘을 주는 주문 같은 이름을 불러보았다.

“미쉘.”

“응?”

“미쉘.”

“…뭐, 왜 그래?”

“고마워…….”

“…뭐가?”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

“네가 없었다면, 빠리에서의 생활이 무척이나 심심했을지도 몰라.”

미쉘은 내 말에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자신의 특유의 미소를 내보였다. 한없이 다정해 

보이지만, 그 속엔 언제나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것 같이 불안함이 섞여있는 미소. 언제부

턴가 이 미소에 중독되어 버렸다. 하지만 언제 중독 된지 모르는 새에 담배를 끊을 수 없

게 되는 것처럼, 이 미소가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걸 그 때 나는 미처 알지 못했다.

미쉘, 그거 알아? 솔직히 너에 대해 두 달 동안 알아낸 건 네가 누군지 알 수 없다는 거

야. 그런데 그것이 너무도 나를 아프게 해. 나에게 이렇게 잘해주고 있지만, 어딘가 문을 

닫고 있는 너에게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때때로 무력한 나 자신이 너무도 싫어져.

주)루아르 : 15~16세기에 역대 왕들과 귀족들에 의해 축성된 고성들이 많은 지방

으로 루아르 강을 끼고 있다. 루아르의 역사는 백년전쟁이 한창이던 1427년 샤를 7세가 영

국군에게 무릎을 꿇은 빠리에서 시농 지방으로 궁정을 옮긴 일로 시작된다. 이곳은 루아

르 계곡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은 물론 피난지로서도 최적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이후 약 

160년간 루아르 강 유역은 프랑스의 정치와 문화의 중추로서 영화를 누렸다. 크고 작은 성

들이 무려 30개 이상 밀집되어있는 이 지방의 성들은, 역사의 무대가 되었던 유명한 성도 

있고 현재까지 자손들이 살고 있어 공개하지 않는 성도 많다고 한다.

인간이 사랑을 시작했을 때 비로소 삶이 시작된 것이다. 

- 스큐데리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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